우주피스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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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국내에서 처음 출간된 원작 소설 〈우주피스 공화국〉은 이국적이면서 몽환적 분위기인 분위기 묘사로 문학계에 많은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카프카를 연상케 하는 마법적 사실주의 소설인 이 책은 영어, 불어, 리투아니아어, 체코어 등으로 번역되면서 여러 나라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소련으로부터 독립된 발틱 국가들에서는 포스트 소비에트의 분위기를 외국인의 눈으로 묘사한 책으로 알려지면서 수많은 언론에 도배를 하는 일까지 있었던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되고 10년이 지난 뒤 하일지 씨는 자신의 소설 장면들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술을 전공한 적이 없는 그가 그리는 그림 또한 놀라운 수준이다. 제도적인 미술 기법을 무시한 체 독창적인 방법으로 그리는 그의 그림에 대하여 강찬모 화백은 “현역 작가 중에 이렇게 그리는 사람을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국적이고 몽환적인 그의 그림들은 특히 이 그림들의 배경이 된 리투아니아에서 깊은 관심을 받고 있다. 리투아니아의 길거리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누가 봐도 첫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리투아니아의 실존 인물들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투아니아에서도 하일지 초대전을 기획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는 자신의 시집에 수채화를 그려 넣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아크릴화로 채워진 하일지의 소설책을 갖게 되었다. 헤세의 수채화가 목가적이고 낭만적이라면, 하일지의 아크릴화는 도회적이고 환상적이다.
이 책은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미술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 도서가 될 것이다.
작가정보
경주 출생
프랑스 프와티예대학교 불문학 석사, 리모주대학교 박사
소설 〈경마장 가는 길〉
〈진술〉
〈우주피스 공화국〉
시집, 〈시계들의 푸른 명상〉
〈내 서랍 속의 제비들〉 등 다수의 저술이 있음.
현재는 화가로 활동중.
광주교육대학 졸업, 영어교육학 석사
영국 Lincoln College에서 Drama&Theater 수료
영국 Manor Leas Junior School 근무
영어스킷&영어뮤지컬 창작 및 연출
현재 초등학교 영어 교사
조경옥은 광주교육대학 졸업(1981) 이후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국비 유학의 행운을 얻어 2003년 영국 링컨 컬리지(Lincoln College)에서 드라마&씨어터(Drama&Theater)를 수료했으며 동시에 링컨 마노리스 주니어 스쿨(Lincoln, Mano Leas Junior School)에서 근무하였다. 한국에 돌아와 학교 현장에서 드라마를 통한 영어 교수학습법을 현직교사들과 공유하고 다수의 창작 영어연극과 뮤지컬을 연출했다.
연극배우로서 (극단 시민 소속) 이오네스코의 대머리여가수를 대한민국 최초 공연했고(1980), 유튜브 채널에서 하일지 소설 〈우주피스 공화국〉을 직접 발췌하여 낭독했다.
시, 그림, 음악 등 모든 장르의 예술을 사랑하며 죽기 전에 빔 벤더스(Wim Wenders), 아녜스 바르다(Agnès Varda)와 같은 영화 한 편 만들 꿈을 꾸는 사람. 현재 초등학교에서 영어과목을 가르치는 현직 교사이다.
목차
- 머리말
눈 속의 요프기타
택시 운전사 요나스
호텔 우주피스 사람들
에거스 씨 댁의 야화
우주피스 국가를 연주하는 요르기타
은발의 블라디미르
밤길에 만난 사람들
[중략]
ㆍ
ㆍ
그리운 우르보나스
우주피스는 허공에 펄렁이고 있다
오! 내 아들, 게르디 할
책 속으로
눈 속의 요르기타
환전소를 거쳐 할이 공항 청사를 빠져나왔을 때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고, 공기는 몹시 냉습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당황했는지 할은 한쪽 팔에 걸치고 있던 외투를 황급히 입었다. 그의 외투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것이긴 했지만 이 나라 겨울 혹한을 감당하기에는 다소 얇아 보였다. 아마도 그는 이 나라의 겨울 사정을 잘 몰랐던 것 같았다.
청사 앞 광장은 중소 도시의 역전 광장처럼 초라하고 한산했다. 열 대 가량의 노란색 택시가 열을 지어 서서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고 좀 떨어진 곳에는 시동을 걸어놓은 푸른색 시내버스 한 대가 세워져 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광장 바닥은 온통 빙판으로 변해 있었고, 광장 저편으로는 자작나무 숲이 펼쳐져 있었다. 이렇게 작고 초라한 국제공항을 생전 처음 보는 듯 할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할은 몹시 추운 듯 들고 있던 여행용 가방을 빙판 위에 내려놓고는 외투 깃을 세우고 외투 주머니에서 장갑을 꺼내어 꼈다. 그리고 주위를 돌아보았다. 눈이 내리고 있는 데다가 저녁 어스름까지 밀려오고 있어서 저만큼 희미하게 보이는 자작나무들은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작나무 숲 뒤편에 도시가 있는지 마지막 승객을 태운 푸른색 시내버스는 광장을 빠져나가 자작나무 숲 쪽으로 가고 있었다. 눈이 내리고 있어서 그렇겠지만 버스가 허공으로 천천히 떠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버스마저 떠난 공항 앞 청사 앞 광장은 갑자기 텅 빈 것처럼 고요해졌다.
바로 그때였다.
“요르기타!”
누군가가 이렇게 소리쳤다. 그런데 그 소리가 얼마나 애절하게 들렸던지 할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젊고 아름다운 금발의 여자가 우수에 찬 표정으로 서 있었다. 기품있는 자태로 서 있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와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한 농부의 상봉은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극적으로 보였다. 눈은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소설 〈우주피스 공화국〉은 〈경마장 가는 길〉로 유명한 소설가 하일지 교수님의 열 번째 작품입니다.
낯선 리투아니아의 빌뉴스 공항에 도착한 주인공 할(Hal)이 아버지의 유골을 고국 땅에 묻어주기 위하여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것이 이 소설의 이야기입니다. 이 마법적 사실주의 소설은 2009년에 국내에서 처음 출판된 이후, 영어, 프랑스어, 리투아니아어, 체코어 등 여러 나라 말로 번역 출판되었고, 각국의 언론과 비평계의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 책이 출판된 지 10년이 지난 2019년, 하일지 교수님은 갑자기 화가로 변신하여 수백 점의 그림을 그려내기 시작했습니다. 초중고등학교 미술 시간을 제외하고는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전혀 받은 적이 없는, 고희를 바라보는 소설가가 짧은 시간에 수많은 그림을 쏟아낸다는 것도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그의 그림 하나하나가 참으로 독특하고 수준이 높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프랑스와 리투아니아 등 여러 나라에서 이미 초대전 제의를 받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그린 그림 중에는 당신의 소설 〈우주피스 공화국〉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 시리즈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보시게 될 스물다섯 점의 이국적인 그림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헤르만 헤세는 자신의 시집에 수채화를 그려 넣었습니다. 그런 그의 책을 갖게 된 독일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나는 동경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이제 아크릴화로 채워진 하일지의 소설책들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기뻐해야 할 것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수채화는 목가적이고 낭만적이라면, 하일지의 아크릴화는 도시적이고 환상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림책 우주피스’는 원작소설 ‘우주피스 공화국’에 진입하기 전, 즐거운 에피타이저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독자들께서는 그림책 속 그림들로 자신만의 우주피스 공화국을 세울 수도 있을 겁니다. 찬찬히 읽어봐 주시면 이 책을 엮은 저에게는 더 없는 보람이 될 것입니다.● 조경옥
기본정보
ISBN | 9791189688608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9월 17일 |
쪽수 | 128쪽 |
크기 |
153 * 211
* 10
mm
/ 249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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