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인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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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조선일보 > 2022년 8월 2주 선정
저자가 번역한 11권에 책에 실은 역자의 글과 해제를 모으고 여기에 번역론을 더한 책이다. 그의 번역 작업은 인간에 관한 진정한 앎의 문제의식을 매개로 일관되게 연결되어 있었다. 번역은 번역가 개인의 해석과 평가가 개입될 수밖에 없는 일종의 비평 행위이기도 하다. 번역가로서 텍스트 비평 작업에 각별한 의미를 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번역 작업을 회고하며 성찰하는 과정은 직역과 의역 같은 일반적 난제와 원칙, 번역을 통한 한국어의 새로운 규칙화와 역동적 변화 가능성에 관해 깊이 사유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나아가 기계 번역의 효용과 근본적 한계를 따져보면서 번역이 인간의 어떤 본질과 연관된 것인지를 탐색하는 데로 나아가게 하였다.
작가정보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교수이다.
역서로 『감의 빛깔들』, 『전설의 야수 연대기』, 『아일랜드 왕자』, 『나리가 짠 햇빛 목도리』, 『상상력과 인지학』, 『파르치팔과 성배 찾기』, 『코페르니쿠스: 투쟁과 승리의 별』, 『발도르프 학교 외국어 교육』, 『신성한 씨앗』, 『에드먼드 버크 보수의 품격』, 『벤담과 밀의 공리주의』, 『존 스튜어트 밀의 사회주의론』, 『탐욕사회와 기독교 정신』, 『스스로 지키는 온건강』, 『생각을 확장하다』, 저서로 『채만식 문학과 풍자의 정신』, 『소설의 현실 비평의 논리』, 『영어공부와 함께한 삶의 지혜를 찾는 글쓰기』, 편저로 『채만식 선집』, 『치숙』, 『원본비평정본 탁류』 등이 있다.
목차
- 추천의 말 | 감사의 말씀 | 서문
1 동화와 미술을 통해 본 인간의 참모습
- 모니카 골드, 『상상력과 인지학』, 푸른씨앗, 2012
2 파르치팔과 함께 하는 자아 찾기 여행
- 찰스 코박스, 『파르치팔과 성배 찾기』, 푸른씨앗, 2012
3 진실의 영원성을 가르쳐 준 사람, 코페르니쿠스
- 하인츠 슈폰젤, 『코페르니쿠스: 투쟁과 승리의 별』, 과천자유학교출판국, 2008
4-1 에드먼드 버크를 통해 생각해보는 보수의 품격
- 에드먼드 버크, 『에드먼드 버크 : 보수의 품격』, 좁쌀한알, 2018 & 2021
4-2 『에드먼드 버크 : 보수의 품격』 개정판 출간에 부쳐
- 에드먼드 버크, 『에드먼드 버크 : 보수의 품격』, 좁쌀한알, 2018 & 2021
4-3 『에드먼드 버크: 보수의 품격』, 보수란 무엇인가?
- (주) 멀티캠퍼스(SERICEO) 강의 원고(2021.2)
5 벤담과 밀, 민주주의와 행복을 논하다
- 제러미 벤담·존 스튜어트 밀, 『벤담과 밀의 공리주의』, 좁쌀한알, 2018
6 사회주의라는 거울에 비친 J. S. 밀의 사회개혁론과 인간학
- 존 스튜어트 밀, 『존 스튜어트 밀의 사회주의론』, 좁쌀한알, 2018
7 R. H. 토니의 기독교 정신과 ‘도움 되기’의 사회경제 사상
- R. H. 토니, 『탐욕사회와 기독교 정신』, 좁쌀한알, 2021
8 그리운 리타 선생님
- 리타 테일러, 『감의 빛깔들』, 좁쌀한알, 2017
9 GMO 추방과 토종 씨앗 지키기-살아남기의 길
- 골든 수피 센터 엮음, 『신성한 씨앗』, 좁쌀한알, 2017
10 건강, 내가 만드는 인간 네 요소의 균형
- 마이클 에번스·이언 로저, 『스스로 지키는 온건강 : 인지의학 입문』, 좁쌀한알, 2022
11 외국어 공부의 깨달음을 향해
- 에르하르트 달, 『발도르프 학교 외국어 교육』, 푸른나무, 2021
12 번역과 인간
책 속으로
이 책의 두드러진 특징이자 볼거리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동화와 함께 소개·해석하는 동서고금의 여러 진귀한 미술 작품이다. 기원전 15,000년 중석기시대에서 20세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피카소 같은 유명인이나 아홉 살 난 어느 어린이처럼 다양한 이들이 그리고 만들 것들이다. 그런데 동화의 해석에서도 느끼는 바이거니와, 특히 이 미술작품들의 해석에서 볼 수 있는 저자의 (인지학적) 안목은 그 자체가 매우 참신하면서도 특별히 가르쳐주는 바가 있다. 이렇게도 다양하고 서로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기 십상인 작품들에서 근본적인 내적 연관성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지 않은가. (17쪽)
보수주의의 원조 에드먼드 버크는 정작 보수 또는 보수주의라는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프랑스혁명의 파급으로 위기에 처한, 보수해야 할 영국 정치의 전통을 그가 자명한 가치로 생각하고 의심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구한 세월을 거치며 아무런 역사의 우여곡절 없이 자명한 것으로 인정된 보수의 가치 또는 전통의 가치는 없습니다. 요컨대 버크는 프랑스혁명이 던진 충격에 대응하면서 보수해야 할 자국의 진정한 전통에 관해 깊이 사유하게 되었고, 이것이 근대 보수주의론의 시발점이 된 겁니다. 결국 에드먼드 버크는 지금 우리가 ‘보수’해야 할 전통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셈인데요. (88쪽)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 58세의 나이 차이가 나는 이 두 사람의 사제 관계는 적어도 제자의 눈에는 스승이, 한편으로는 일관된 공리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당대 영국의 법률과 정치의 ‘적폐’를 청산하고 제반 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하면서 큰 가르침과 감동을 준 인물임과 동시에, 85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인간의 내면과 정신세계를 폭넓고 깊이 있게 보지 못한 ‘철없는 만년 어린아이’로 비쳐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기묘하고 별난 인연으로 보인다. (112-113쪽)
오늘날의 주류 의학은 인간을 물질적 존재로 보는 반면에, 인지의학의 바탕이 되는 인지학에서는 인간을 정신적 존재로,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누구든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자 하기만 하면 정신적 지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존재로 보며, 물질(육체)은 인간을 이루는 하나의 구성 요소이자 “물질적 형태를 띠고 나타나는 정신”으로 본다. (239쪽)
앞서 누차 보았듯이 번역은 그런 것만 있는 것이 전혀 아니다. 본래 번역은 인간 언어의 본질, 나아가 인간의 본질 그 자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행위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번역이 인간의 번역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인간의 본질을 인공지능의 본질로 환원하는 것인가?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러한 주장은 인간을 인공지능이라는 기계(물질)와 본질적으로 동일시하는 유물론적 환원주의를 근본으로 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301쪽)
출판사 서평
인간의 가장 오래되고 본질적인 지혜를 담은 옛이야기와 미술 작품을 다룬 책에 관한 글에서, 오늘날 세계시민 시대의 바람직한 외국어 공부의 정신과 방법을 논한 책에 관한 글까지, 번역가의 비평 에세이는 인간의 역사 과정에 나타난 문학과 예술 작품과 고전 저작, 그리고 온전히 건강한 현대인의 삶이라는 문제를 다룬 책들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인간에 관한 참된 앎과 인간 삶의 바람직한 변화 방향을 모색하는 저자 나름의 인간학이다. 마지막 글은 이 열한 편의 글을 쓸 수 있게 해준 열한 권의 책을 번역하면서 얻은 문제의식을 정리하기 위해 인간에게 번역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공부하고 정리한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9459161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7월 29일 |
쪽수 | 304쪽 |
크기 |
152 * 224
* 26
mm
/ 589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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