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참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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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의 창조 작업을 ‘포스트모던’의 성공적인 전형으로 보고 이에 합당한 분석틀로 작품을 읽어내고자 했다. 어떤 문학작품도 특정한 전통이나 사조에 속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는 조수의 밀물과 썰물처럼 끊임없이 진자운동을 거듭한다. 물론 나 자신이 어떤 문학사조를 특별히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혹 이정미의 글쓰기가 대립되는 기존의 전통이나 사조와 긴장·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음도 알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 ‘긴장과 갈등’이야말로 문학을 비롯한 모든 예술 창조에 있어서 역동적인 ‘힘’이 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봉선화처럼 곱고 바오밥처럼 튼실한 시편들이 계속 생산되기를 기대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정미
시인은 1957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이리 남성여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덕성여대 영문과, 고려대 대학원 교육학과를 수료, 동 대학원 비교문학 석사를 졸업했다.
그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사회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왕성하게 했다. 2011년 6월 30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패셔니스타 영어선생님, 2014년 1월 2일 전주방송 <전북인 이야기> 뷰티풀 우리선생님, 2014년 10월 12일 전주 MBC <생방송 뷰> 떴다! 패션여왕, 2014년 12월 30일 전주 MBC <생방송 뷰>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연말 특선 토크쇼), 2016년 10월 22일 전주 MBC <개인사 편찬위원회 3회> 익산의 패셔니스타 이정미 선생님으로 출현했다. 2017년 『미래시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현재 30년간 복무한 이리남성여자 중학교 영어교사를 퇴직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계획은 읽고 쓰면서, 그동안 간직한 텍스트를 유튜버 활동으로 세상과 소통할 계획이다.
작가의 말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와 둘이 본, 시내 극장에서 제목은 잊었지만(아마 ‘아라비안나이트’가 아니었을까?) 충격적인 장면은 평생 겪은 경험 중에서 가장 커다란 문화 충격이었다. 머리에 터번을 쓴 아랍인이 검은 회색빛의 커다란 바위 앞에서 ‘열려라 참깨’하고 주문을 외우니 바위가 자동 미닫이문처럼 스르르 열리던 그 장면은 ‘낯섦’이 가져다준 몸살이었다. 그러나 그 주문이 언제 어떻게 간절함으로 다가올 것인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간절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절절한 감정은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무의식에 깊숙이 가라앉았던 마법의 주문인 ‘열려라 참깨’를 떠올렸다. 그 주문은 ‘아라비안나이트’라는 책 속에서만 의미 있었다. 현실에서 울릴 공허함은 가슴의 생채기에서 흘러내린 진물로 이미 봉퉁아리진 뻑뻑해진 심장의 둔탁한 외마디로 간신히 봉합되었다.
그러나 ‘예술’이 존재하는 한 ‘열려라 참깨’의 주문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 그 주문을 외우는 일이 시인의 마음에 둥지를 틀고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끊임없이 굴려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형벌인 것을 이미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므로. 삶이 지속하는 한 ‘열려라 참깨’의 주문은 영혼의 주머니 속에서 달그락거릴 것이다. 그 열쇠를 꺼내어 시동을 걸어야만 날마다 힘주어서 한 걸음 한 걸음 뗄 수 있으니까.
말복 즈음 이정미
목차
- 1부 바오밥나무 봉선화
봉선화·12
노을을 넘어가네 ― 바오밥나무 봉선화 1·13
대문 앞 바오밥나무 ― 바오밥나무 봉선화 2·14
플라멩코 춤사위 ― 바오밥나무 봉선화 3·16
꽃잎 찧어 무명실로 ― 바오밥나무 봉선화 4·18
일용할 양식 ― 바오밥나무 봉선화 5·19
오막살이 집 한 채 ― 바오밥나무 봉선화 6·20
외로움은 비를 맞아가며 ― 바오밥나무 봉선화 7·22
봉선화 꽃잎 몇 개 띄우듯 ― 바오밥나무 봉선화 8·24
빚쟁이 세월 ― 바오밥나무 봉선화 9·26
땅심 받은 백합 ― 바오밥나무 봉선화 10·28
심장의 더듬이로 ― 바오밥나무 봉선화 11·30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 바오밥나무 봉선화 12·32
쌍화점·34
2부 출구 상실
바람 소리·38
기다림·39
모항에서·40
홍시·42
공무도하가 ― 아소 님하 그 강을 건너지 마오·44
참게장·46
깻잎 김치·48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50
출구상실·52
하얀 나비를 보았어요 ― 그녀의 명복을 빈다·54
헌화가·56
천년의 고독·57
한·60
인생·62
미상·64
돌아눕는 강·66
3부 햇빛 속에 도망친
햇빛 속에 그을린 달빛 ― 햇빛 속에 도망친 1·70
뒤뚱거리던 마지막 통화 ― 햇빛 속에 도망친 2·72
햇빛 속에서 소금 기둥으로 ― 햇빛 속에 도망친 3·74
깍지 낀 달빛 속에서 ― 햇빛 속에 도망친 4·76
나주벌 햇빛 속에서 ― 햇빛 속에 도망친 5·78
산통 깨진 인연 ― 햇빛 속에 도망친 6·80
햇빛 속에서 쏘아붙인 ― 햇빛 속에 도망친 7·82
햇빛 속에서 시위를 당긴 ― 햇빛 속에 도망친 8·84
다시 김치가 되어 ― 햇빛 속에 도망친 9·85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던 ― 햇빛 속에 도망친 10·86
햇빛 속에서 쓴 ― 햇빛 속에 도망친 11·88
김치가 되어 ― 햇빛 속에 도망친 12·90
열려라 참깨! ― 햇빛 속에 도망친 13·92
4부 상사화
백 년 동안의 고독·96
술래잡기·98
햇볕 한 조금·100
예감·102
잠·104
두통·106
옆집 총각의 상사화·107
상사화·108
분노 ― 2015년 10월 5일·110
깨어나라, 인디언!·112
낯선 거리에서 ― 그것이 알고 싶다 사건·114
부디, 영면하소서·116
병마·118
인생의 저녁에·120
■ 해설 | 호병탁
‘땅속줄기식물rhizome적 사고’로 확장되는 놀라운 시의 세계·123
책 속으로
1부 바오밥나무 봉선화
봉선화
봉선화 꽃잎이 술잔에서 맴돈다.
반쯤 쉰 아버지 메나리 소리
뒤로 젖힌 고개
목청껏 꺾어진다
깡마른 몸매에
왼편 허리춤에 갖다 댄
고집 센 손아귀는
허물어질까 다시 추슬러보는
아스라한 젊은 날의 꿈
흩어진 꿈 매만져주는
울 밑에 선 봉선화
꽃잎이 술잔에서 맴돈다
갈라 터진 입술 사이
목쉰 소리 풀어헤치며
노을을 넘어가네
― 바오밥나무 봉선화 1
땅 위로 뻗어 간 밑둥치
나무를 뽑아 거꾸로 세운 듯
색다른 생김새
많은 것 말할 것 없이
그냥 생긴 그대로
큰 나무 둥치는
서른 명의 아름드리에도
닿지 않아
두세 가닥 인삼 하체로
봉퉁아리진 튼실한 줄기
농가 앞 봉선화를 그리워하며
터벅터벅
노을을 가네
오늘도
대문 앞 바오밥나무
― 바오밥나무 봉선화 2
봉선화 한 그루 시골 농가 대문 앞에 우뚝 버티고 있었다
작은 식물 바오밥나무였다
본래 줄기는 봉퉁아리져서 몇 가닥의 인삼 하체였다
쏟아 붓는 태양의 작렬에 녹아내리다 용암으로 굳어졌는가
울 밑에 선 여릿한 자태는 간데없고
햇살의 따가움과 바람에 씻기어
바다에서 소금 바람에 내어 말린 선원의 등짝
떡 벌어져 땅 위에서
꽃대궁 색깔도 구릿빛으로 물들고
누구를 맞이하려는가
굵은 모가지로 받아치는 분기탱천한 땡볕
애달픈 그리움은 설 곳을 잃어
나무의 우직한 탄탄함으로
서러움일랑 걷어차 버리게나
장독대 뒤편 그늘에 몸 기대어
언니들의 손톱 위에서 한 줄기 빛이었거늘
보아라
애절한 한의 가락으로 연명하던 울 밑에 선 봉선화
백 년의 세월 겪고 나니
땅 위에 딱 버텨 봉퉁아리진 불룩함과 구릿빛 갈색
다시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우렁찬 함성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뿌리의 내뻗음
바오밥나무 봉선화
찾아 나서겠네
플라멩코 춤사위
― 바오밥나무 봉선화 3
젊은 날은 피어오르는 안갯속에 갇힌
소독 연막차 연기처럼 금새 사라지질 않아
한낮 대중탕에 혼자 앉아
흥얼대는 철 지난 유행가
매표대 아가씨 미닫이창을 밀고
빼꼼히 고개 내민다
데어~ㄹ 워스 어 빅 츄리 인 더 빌리지
발랄하게 울려 퍼지는 영어시간 챈트송
아이들과 함께하는 무대 위의 공연
스페인에서 플라멩코 공연 관람에 혼을 내맡겨 본 적 있어
인터넷 동영상 흉내라도
바오밥나무처럼 하늘로 열정을 쏘아 올리고
생채기 진물은 따따딱닥 따닥닥
마루판을 굴려가며
봉퉁아리진 울퉁불퉁 현란한 발동작
손가락 끝은
벽력같이 하늘로 뻗어 가고
희부연 허벅지는
조명등 아래 빛을 뿜어내며
그런 발동작이 가능하기나 한지
봉선화 그리움으로 봉퉁아리진 소리
따닥따딱 따따따닥 딱딱딱
꽃잎 찧어 무명실로
― 바오밥나무 봉선화 4
요즘 세상에도 상록수 영신의 길을 걷고자 하네
가을 추수가 걷히면
땅 돋우어 집짓기를 시작한다네
서울 어떤 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오랜 연구 생활 모은 몇 푼 돈
농촌을 살맛 나게 일구는 데 쓰려 한다네
젊은이들도 돌아와 살고 싶은
노인분들도 외롭지 않은
오순도순 말동무 하며
이파리마다 정 매달은 아름드리 바오밥나무들
우뚝우뚝 하늘로 솟아오르고
느티나무 그늘 아래 평상에 앉아
도란도란 봉선화 꽃잎 찧어 할머니 손톱에
무명실로 꽁꽁 동여매 주려 한다네
일용할 양식
― 바오밥나무 봉선화 5
젊은 날
그늘에 핀 봉선화로
가냘프게 흔들렸지
분별없는 4월의 그리움
무작정 슬리퍼 차림으로 버스에 오르고
정작 내릴 곳은 없어
창가에 대고 내릴 곳을 찾아 헤맸네
두 눈은 더듬이 촉수
흙내음을 핥아야 사는
중년의 일터가 내 바오밥나무였지
아침에 집 나서
이슥한 저녁 돌아오는 내 집은
아늑하고 한가로웠네
바오밥 나무 아름드리 둥치로
한 걸음 한 걸음
한 생의 저녁 눌러 밟고
봉선화의 붉디 붉은 꽃물로
어둑한 저녁 손톱 물들이겠네
오막살이 집 한 채
― 바오밥나무 봉선화 6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늙은 아비와 어린 딸이
처마 밑 작은 꿈 이어가던 곳
조그맣게 오그라든
한 마리 달팽이
따뜻한 밥 눈물로
아버지 피골을
어루만지기도 하였지만
차디찬 세월 불쑥 손 내밀어
고기 잡던 아버지
숲 속으로 끌고 갔네
혼자 남은 어린 딸
혼자 걷는 오솔길
사라진 아비와 늙은 처녀
한 판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네
한 손에 부채를 들고
무명 버선발로 줄을 고르며
앞으로 나아갈 때 고른 숨 내뱉고
뒤로 물러갈 때 땀방울 떨구고
철모른 딸인 줄 몰랐네
어느 날부터인가
사샤미 짐대에 올아셔
해금 혀는 늙은 처녀가*
* ‘사샤미 짐대 올아셔’와 ‘해금 혀는’에 대한 주석.
출판사 서평
이정미의 작품을 독서하며 강하게 다가오는 느낌은 무엇보다도 그가 전형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입장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트’라는 접두어에 나타나 있듯이 이는 모더니즘 ‘이후’를 가리키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 접두어는 단지 시간적 이후를 말하는 것 뿐 아니라 ‘넘어서’라는 이탈과 반작용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의 계승인 동시에 그것과의 단절이기도 하다. 시인의 작품들은 불확정과 비결정성, 다원성과 상대성, 반反재현성 등 모더니즘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탈脫중심화’에 의거한 자기반영적·존재론적 특성, 그리고 주목해 볼만한 ‘상호텍스트성’이란 포스트모더니즘의 새로운 특성 또한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봉선화 한 그루 시골 농가 대문 앞에 우뚝 버티고 있었다
작은 식물 바오밥나무였다
본래줄기는 봉퉁아리져서 몇 가닥의 인삼 하체였다
쏟아 붓는 태양의 작렬에 녹아내리다 용암으로 굳어졌는가
울 밑에 선 여릿한 자태는 간 데 없고
햇살의 따가움과 바람에 씻기어
바다에서 소금바람에 내어 말린 선원의 등짝보다
떡 벌어져 땅 위에서
꽃대궁의 색깔도 구릿빛으로 물들고
누구를 맞이하려는가
굵은 모가지로 받아치는 분기탱천한 땡볕
애달픈 그리움은 설 곳을 잃어
바오밥 나무의 우직한 탄탄함으로
서러움일랑 걷어차버리게나
장독대 뒷 편의 그늘에 몸 기대어
언니들의 손톱 위에서 한 줄기 빛이었거늘
보아라
애절한 한의 가락으로 연명하던 울 밑에 선 봉선화도
백 년의 세월을 겪고 나니
땅 위에 딱 버텨 봉퉁아리진 불룩함과 구릿빛 갈색은
다시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우렁찬 함성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뿌리의 내뻗음
그 바오밥나무 봉선화
찾아 나서겠네
-?바오밥나무 봉선화? 전문
위 인용된 작품 ?바오밥나무 봉선화?는 같은 제목 연작 형식으로 시집 전체에서 산견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봉선화’는 우리가 어린 시절 그 이름을 부르며 노래하던 그야말로 “울밑에 선” 작고 정감 있는 꽃으로 우리 민족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익숙한 꽃이다. 아녀자들이 이 꽃잎으로 손톱에 붉은 물을 들이며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던 꽃이기도 하다. 특히 화자에게는 “아스라한 젊은 날의 부서진 꿈”을 “목 쉰 소리 풀어 헤치며” 노래하던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든 꽃으로 그 꽃잎파리는 아버지의 “술잔에서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봉선화?) 이 꽃은 화려하고 당당함과는 거리가 멀다. 화자의 “어린 날” 무언가 한을 품은 듯 “그늘에” 피어 “가냘프게 흔들”리던(?바오밥나무 봉선화-일용할 양식?, 이후 중복되는 시제는 생략하고 부제만 표기함) ‘한해살이풀’에 불과했을 뿐이다.
반면 ‘바오밥baobab’은 높이 20m, 둘레 10m, 수령이 1000-5000년이나 되는 거목으로 아프리카에서 생장하는 나무이름이다. 화자는 이 “나무 둥치는 서른 명의 아름드리에도/ 닿지 않”는다고 그 엄청난 크기와, “나무를 뽑아 거꾸로 세운 듯”하다고 그 “색다른 생김새”를 묘사하고 있다.(?-노을을 넘어가네?) 실제로 나무줄기는 술통처럼 생겼고, 줄기 꼭대기에 얇은 가지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잎이 없을 때는 꼭 뿌리처럼 보인다. 이런 이상한 생김새 때문에 전설에는 “악마가 바오밥을 뽑아서 가지를 땅으로 밀어 넣고 뿌리는 공중으로 향하게 했다”라는 말이 전해지는 거대한 나무다.
이 정도 초보적인 지식으로도 우리는 시제로 견인된 두 식물이 각각 그 크기, 수령, 생김새, 생장지역 등 모든 속성에 있어 천양지판임을 즉시 간파할 수 있다.
그런데 시인은 ?바오밥나무 봉선화?라는 시제가 붙은 수많은 시를 쓰고 있다. 바오밥나무‘와’ 봉선화가 아니다. 바오밥나무 ‘혹은’ 봉선화도 아니다. 바오밥나무 ‘같은’ 봉선화도 아니다. 열거도 선택도 비유의 어떤 기능도 없이 판이하게 다른 두 식물은 서로 뭉뚱그려져 연결되어 있다. 즉 시인에게 바오밥나무는 봉선화고, 봉선화는 바오밥나무가 되는 동격의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파격적인 상상력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9205430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8월 29일 | ||
쪽수 | 144쪽 | ||
크기 |
137 * 219
* 18
mm
/ 313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황금알 시인선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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