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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이 된다는 건 무섭다 박서영 유고시집

걷는사람 시인선 7
박서영 지음 | 걷는사람 | 2019년 02월 0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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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91189128265(1189128268)
쪽수 136쪽
크기 128 * 201 * 12 mm /169g 판형알림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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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죽음을 통해 삶을 정련精鍊한 박서영의 유고시집
박서영 시인은 초기 시편들에서부터 죽음에 대한 이미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유고시집에서도 비슷한 맥락을 보이고 있지만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런 이미지들에 절박함이 도드라지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분홍색 목젖에 울음이 매달려 흔들린다” “하늘이 울음을 얼려 눈을 내리는 밤이다” “한 호흡만 더 건너가자, 생이여” 등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담담하게 견뎌내는 모습을 담은 문장들은 아름다우면서도 슬프게 다가온다. “그는 언어를 빚은 게 아니라 그의 생을 빚었다. 그가 서둘러 우리 곁을 떠난 것은 그가 몸 안에 ‘천국’을 너무 많이 지니고 있어서 그 ‘천국’을 돌려주려 간 게 분명해 보인다.”고 전하는 김재근 시인의 추천사가 유난히 아프게 다가온다.

작가의 말

동물원 문을 닫을 시간이야.
흩어지는 모래밭에 두 발을 묻은 토끼가
갑자기 일어서서 노을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은다.
두 손을 맞잡은 토끼의 모습이
헤어진 인연을 끌어당기듯 따스하고 뭉클하다.
저렇게 작은 짐승이, 저렇게 작은 손으로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우정과 사랑을 지키게 해 주십시오.
아, 저렇게 희미한 소리로 우는 토끼가
신神의 침묵을 경청하고 있는 토끼가
낮은 울타리를 넘어
수천 번은 도망갈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좁디좁은 모래땅을 떠난 적 없이
멀고도 높은 꿈의 슬픔에 몰입하고 있다.

밤하늘 살별이 긴 꼬리를 깜박이며
모습을 감출 때까지
달이 나와서 사라질 때까지
토끼 한 마리가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야간개장의 사랑
나도 잠들기 전 기도하는 버릇이 있어
회고록을 지어내기 위해 그림자를 늘어뜨린 토끼처럼
쏟아지는 외로움에 눈이 빨개지면서
나와 함께 흘러가줄 토끼를 찾고 있어.
우는 짐승과 기도하는 짐승에게서 사랑의 기척을 느끼며!

목차

1부 넌, 아직도 나 때문에 울고 있구나
거북이와 새
천국
미안해요

방해가 되었습니까?
흑백사랑
밤의 그림책
전당포
사과를 파는 국도
통영
달고기와 눈치
나뭇잎
밤의 외로움
신생아 발굴
오월의 여행

2부 하늘이 울음을 얼려 눈을 내리는 밤
의자 위의 돌 하나
당신의 방
세월 너머 멀리멀리
울음의 탄생
위로
우리가 서 있는 바로 거기
목련나무 빨랫줄
동경
아, 자정 조금 넘어가는 이런 밤에
혼혈 양은 슬픔
그림자가 시간을 옮기는 집

3부 몸 안의 은하수가 사라져버리면
토끼의 고백
고래를 말하듯
보리밭 놀이방
무중력 배아기의 슬픔
심해의 열 달
연인들
운명을 슬슬 쓰다듬어 보는 저녁이야
방언으로 속삭였다
중얼거리는 사내가 있다
노란 리본을 맨 목공소
흰 것들이 녹는 시간
달과 무
검고 파란 시간의 죽음 곁에서
바바마마

4부 당신의 심장에 불을 켜주고
공룡 발자국 화석
미혼모未婚母
거위의 죽음
돌꽃 1
돌꽃 2
돌꽃 3
황 목수의 작업실
뿌리의 방
능소화
남해 암수바위
가을날 매미
천 년 은행나무 슬하에서
구역
기다리는 사람
우리의 천국

해설
‘멀고도 높은 꿈’, 그 슬프고도 무서운 계시 / 김경복(문학평론가, 경남대 교수)

추천사

김재근(시인)

갑자기란 단어는 늘 불안을 내포한다. 미리 정해져 있지만 대비할 수 없는 ‘죽음’, 박서영이 그렇다. 그의 시어에는 ‘울음과 슬픔’ ‘앵두나무와 하얀 꽃과 구름과 무덤’이 가득하다. 이 시어가 주는 하강의 이미지들로 현실에 ... 더보기

출판사 서평

2018년 2월 작고한 고故 박서영 시인의 유고시집이 걷는사람 시인선을 통해 출간됐다. 1995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박서영 시인은 생전에 시집 『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 『좋은 구름』을 냈고, 작고 후 세 번째 시집이 묶이게 된 것이다. 김재근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이 유고시집은 고故 박서영 시인의 ‘그림자가 흘려보내는 눈물의 고백서’다.” “그가 남긴 울음 같은 시편들로 우리는 ‘천국의 진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를 애도했다. 박서영 시인의 부고를 듣고 많은 지인들이 놀라 안타까워했다. 모든 죽음이 갑작스럽지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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