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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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참아야만 하는 걸까?
사회초년생, 0년 차 인턴이 전하는 고군분투 인턴 생활기
이 책은 단순히 인턴 의사가 겪은 힘든 일화와 그로 인한 고충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회로 나가기 위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가슴 떨리는 첫 면접,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응급의학과 생활에서 느꼈던 것, 급박하게 흔들리는 구급차 안에서 환자의 손을 잡아주었던 순간까지 모두 담겨 있다. 또한, 자신의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사회초년생의 모습 역시 담아냈다. 누구나 한 번은 반드시 지나오는 이 시기를 겪어내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메시지가 실려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민규
현직 이비인후과 전공의. 13살부터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13년 만에 꿈을 이뤄 2019년에 인턴이 되었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과 금방 마주했다. 병원 사람들, 선배, 동료 의사들, 그리고 환자까지. 교과서와는 전혀 다른 세상과 맞닥뜨리며 준비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깨달았다. 의사가 아닌 다른 길을 가야 할지 고민하던 중, 인턴 시절의 이야기를 글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턴이 남긴 생생한 글로 사회초년생들이 조금 더 실질적인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상상했던 것보다 만만치 않은 현실을 살아가는 독자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목차
- 프롤로그 … 4
1장. 사회 초년생 김민규
1-1) 의사 아버지, 의사 아들 … 13
1-2) 17번! 김민규입니다! … 17
1-3)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 22
1-4) 가운의 무게 … 25
2장. 이제 시작이다!
2-1) 3월에는 대학병원 가지 마라 … 33
2-2) 영원과 같은 1초 … 36
2-3) 1mm … 39
2-4) Visual loss, Epistaxis, High fever all in one! … 44
2-5) 순간적인 상황 판단력! … 49
2-6) 핑거에너마, 그 미칠 것 같은 … 55
2-7) 제발 한 방향으로 알아보기 쉽게 튀어주세요 … 61
2-8) CPR, 그 삶과 죽음의 경계 … 66
2-9) 엄마 같던 그녀 … 73
2-10) 내가 환자가 된다면? … 79
3장. 저도 사람입니다.
3-1) 병원의 ‘을’ 인턴 … 87
3-2) 죄인 … 93
3-3) 선생님도 여기 아프겠다 … 96
3-4) 그것 하나도 못 하면 어떻게 합니까! … 100
3-5) 내가 흔들리면 안 돼! … 108
4장. 따듯한 사람, 차가운 사람
4-1) 사망선고 … 123
4-2) 너 말고 의사 불러 … 128
4-3) 완벽한 오진 … 135
4-4) 손바닥 온기 … 143
5장. 삶과 죽음의 경계에 내가 서있고
5-1) 환자 pulse 있습니다! … 151
5-2) 어울리지 않는 사람 … 161
5-3) 전하지 못한 위로 … 165
5-3) 주치의 노트 … 169
5-4) 내가 하는 첫 수술 … 176
5-5) 마지막 인사 … 185
에필로그 … 192
책 속으로
응급실에는 보통 80명 정도의 환자가 머물러 있다. 여기에서 생기는 모든 인턴의 일은 인턴 2명에게 맡겨진다. 한 사람당 40명의 환자를 맡고 있다 보니 벅찰 수밖에 없다.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끊임없이 일을 하며 팔에 붙여진 스티커를 떼어내도 그 숫자가 줄지 않고 늘어만 간다. 한쪽 팔에 4개씩, 손등에 하나씩, 총 10개가 붙어 있을 때도 있다. 스티커 하나의 무게가 몇 톤은 되는 것 같다. 붙을 때마다 마음의 부담이 더해져 몸이 멈춰버릴 것 같았다. p.41
‘아니다. 해보자. 일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해낼 것이다.’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내 판단을 믿고 가장 급하다고 생각되는 것, 빨리 끝낼 수 있는 것부터 다시 스티커를 떼어낸다. 다시 내 몸에 붙여지는 스티커에 무너지지 않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렇게 정신이 혼미해지도록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팔에 붙은 스티커가 모두 사라진다. p.43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다. 특히 응급 소생술이 그렇다. 그 긴장감은 드라마에서 절대 표현할 수가 없다. 방송에 도저히 내보낼 수 없는 장면과 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환자의 가슴을 압박할 때마다 ‘두두둑’ 하며 부러지는 소리를 내는 갈비뼈가 그렇다. 소리도 소리지만 손끝을 타고 올라오는 그 둔탁한 느낌이 등골까지 소름 끼치게 한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그의 가슴뼈를 부서져라 압박해야 하는 것이다. p.68
어떤 것이 좋은 선택일까? 저 상황이 나에게 다가온다면 나는 우리 부모님을 위해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너무도 어려운 문제이고 정해진 정답도 없는 것 같았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보호자를 위해 의학적으로 크게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차가운 응급실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싶었다. p.77
생각해보면 나에게 스트레스를 줬던 모든 일은 절대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었다. 응급실에 환자가 못 오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진료를 빨리 못 본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돌려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노티를 잘 받아주는 과만 골라 전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일이 많이 밀려 바쁘니 누군가의 심장에게 멈추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할 수도 없다. 내게는 선택권이 없었고 그저 상황에 정면으로 맞닥트릴 수밖에 없었다. p.81
내가 이 병원 0년 차라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그야말로 최약체. 병원에서 인턴은 마치 회사 신입사원과 같다. 쏟아지는 온갖 잡무와 왜인지 무시당하고 있는 듯한 느낌들로 인해 그동안 해왔던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 사원. 나는 의사가 아닌 인턴이었다. p.91
지난밤 연습할 때처럼 전혀 되지 않았다. 첫 번째부터 실수라니…. 깜짝 놀라 정신이 번쩍 들면서 식은땀이 한 방울, 두 방울씩 허리를 타고 흘러 내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첫 시작부터 실패했다는 죄책감과 환자에 대한 미안함, 쏘아보는 주치의에 대한 두려움이 범벅이 되어 기계처럼 정확히 움직여야 할 주사기는 무질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p.104
내가 부러지면 나무는 쓰러진다. 내가 버텨야 할 무게는 늘어갔다. 환자는 의식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몸은 점점 부어 피부가 트고 있었고, 빠져나갈 곳이 없는 수분은 튼 피부를 통해 스멀스멀 나오고 있었다. 장 상황 또한 악화되었다. 하루에 욕창 소독을 4번까지 늘렸다. 심지어 소독을 하는 중간에도 변이 나와 수없이 다시 하기도 했다. 순식간에 악화되는 상황에 정신을 차릴 틈이 없었다. 그러나 눈앞에서 더 처참해지는 광경에 내가 부러지면 정말 끝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내야만 했다. 어느새 나의 일과 중 대부분이 욕창과의 전쟁이 되고 있었다. p.115
돌아오는 길은 임종실로 향했을 때보다 불편한 마음이 가득했다. 결코 익숙해지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직 들려 오는 울음소리를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불 꺼진 복도를 걸었다. 아직 떠나지 못한 사람이 서 있을 것만 같았다. p.127
의사는 냉정해야 한다. 슬픔 앞에서도 냉정해야 하고, 좌절 앞에서도 무릎을 꿇으면 안 된다. 그 시간에 환자의 상태를 한 번 더 들여다보고 한 번이라도 더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의 손을 꼭 잡고 병원에 오는 내내 날이 잘 드는 메스보다, 생명을 연장해주는 기계들보다 때로는 따뜻한 손이 더 큰 치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p.147
출판사 서평
날이 잘 드는 메스를 쥐는 것만큼이나
환자의 손을 맞잡는 게 중요하기에,
따뜻한 치유를 하고 싶은 한 의사의 기록
의사를 다룬 책은 많다. 책뿐만이 아니라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 많은 분야에서 의사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의사’라는 직업이 겪는 이야기의 특별함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수많은 의사의 이야기 중에서, 0년 차 의사인 인턴 이야기를 담은 책은 많지 않다. 이미 성장한 의사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은 또 어떤 일이 터질지 몰라 두려워하고 이리저리 치이는 인턴의 365일을 고스란히 기록한 이 책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CPR의 위급한 상황이나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에게 사망선고를 하는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 속에서 사회초년생만이 느끼는 혼란 역시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때로는 의사도 아니라는 환자의 무시와 경험 부족에서 오는 자책 속에서 흔들리기도 한다. 몸은 한 개인데 위급 환자가 동시에 들이닥쳐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는 순간도 있고, 80명 정도의 응급실 환자에게서 생기는 인턴의 업무를 두 명의 인턴이 담당하는 환경에서 그대로 응급실 밖으로 나가버리고 싶다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흰 가운을 입고 환자를 만나지만 스스로 ‘의사’라고 칭할 수 없는 애매한 위치에서 느끼는 자괴감은 병원 밖 사회에서 또 다른 0년 차들이 겪는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자는 매일 겪는 크고 작은 실패와 성공 속에서, 마치 단단한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처럼 조금씩 성장한다. 그 성장통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서로 주고받는 치유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8977871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6월 01일 |
쪽수 | 200쪽 |
크기 |
127 * 189
* 24
mm
/ 263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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