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상세정보
ISBN	9791188810666(1188810669)
쪽수	224쪽
크기	142 * 212 * 29 mm /306g 판형알림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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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이 책의 주제어

한국문학의 역사를 더듬어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시간!

2018년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작별』. 한국문학의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 김유정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되어 지난 한 해 동안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별하여 시상해온 김유정문학상은 현재 한국문학의 의미 있는 흐름을 짚어보는 계기가 되어왔다.

2018년에는 총 20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본심을 진행했다. 본심 심사위원인 소설가 오정희, 전상국, 문학평론가 김동식이 개별 작품들에 대한 검토와 세밀한 토론을 거쳐 수상작으로 한강의 《작별》을 선정하였다. 겨울의 어느 날 벤치에서 잠시 맘이 들었다가 깨어나고 보니 눈사람이 되어버린 여성에 관한 이야기로, F. 카프카의 《변신》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는 작품인 동시에 작가가 이전의 작품들에서 보여준 변신에 관한 서사와 그 맥이 닿아 있는 작품이다.

다른 징조도 그 어떤 특별한 신호도 없었다. 그냥 보통의 하루, 매일 산책하는 천변의 어느 벤치에 앉아 약속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졸음이 쏟아졌고 잠이 들어버렸다. 깨어보니 그녀는 눈사람으로 변했다. 그 몸에서 한 군데 다른 부분이 있다면 왼쪽 가슴, 심장이 있던 자리다. 예전처럼 박동하진 않았지만 미미하게 따뜻할 뿐이다.

그녀가 눈사람이 된 건 이상한 일이었다. 하긴 이상하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이미 그녀는 세상에서 조금씩 지워지고 있었고 녹아 사라지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없었다. 그녀는 아이와 끝말잇기를 하고,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걸고, 남동생에게 연락하고자 한다. 그런 와중에 그녀는 좀 더 녹아 사라지는 중이다. 그녀는 억울하지 않았다. 후회스러웠으나 후회는 없었다. 그냥 끝, 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녀는 고요하게 마지막 순간을 기다렸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이번 수상작품집에서는 시간이 흐르면 물로 흘러 녹아 사라지고 말 운명, 인간과 인간 아닌 것의 경계, 삶과 죽음의 경계, 존재와 소멸의 경계 그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존재의 쓸쓸한 운명에 관해 아름답고 슬프게 재현해놓은 수상작 《작별》과 더불어 한 시골마을의 권태로운 일상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이 얼마나 위태롭고 큰 파장을 불러오는지를 그려낸 강화길의 《손》, 폐지 줍는 노인과 엮인 뺑소니 사건으로 인해 인간의 양면성과 본질을 표현한 김혜진의 《동네 사람》 등 6편의 수상후보작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 『작별』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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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이미지

심사평 007

/수상작/
한 강 《작별》 011

/수상 후보작/
강화길 《손》 057
권여선 《희박한 마음》 089
김혜진 《동네 사람》 115
이승우 《소돔의 하룻밤》 139
정이현 《언니》 175
정지돈 《Light from Anywhere(빛은 어디에서나 온다)》 203

출판사 서평

2018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한강 〈작별〉
존재와 소멸의 슬프면서 아름다운 경계에 대해 말하다!

2018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강 《작별》 출간

“존재와 소멸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경계”라는 심사위원단의 격찬을 받은 작가 한강의 〈작별〉을 표제작으로 한 2018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출간되었다. 한국문학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 김유정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김유정문학상은, 지난 한 해 동안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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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막을 수 없는 죽음 dl**stm14 | 2021-11-23 | 추천: 0 |

데뷔 당시 젊다는 이미지의 1970년생의 작가라는 말이 나오며 주목을 받았지만, 한강은 신세대 작가답지 않은 정통적 소설 문법과 섬세한 감수성, 그리고 비극적 세계관을 특징으로 글을 쓴다. 또한, 사람의 몸을 주제로 삼은 불편하고 파격적인 소설들을 쓴다. 작가의 작품 『작별』에서도 사람이 눈사람으로 변하는 파격적인 설정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섬세하고 담담하게 글을 쓴다. 작가의 이런 글을 쓰는 방식이 여운을 강렬하게 남기는데 이 작품은 단편소설임에도 특징이 두드러진다. 『눈먼 자들의 도시』, 『이방인』 이후 오랜만... 더보기

데뷔 당시 젊다는 이미지의 1970년생의 작가라는 말이 나오며 주목을 받았지만, 한강은 신세대 작가답지 않은 정통적 소설 문법과 섬세한 감수성, 그리고 비극적 세계관을 특징으로 글을 쓴다. 또한, 사람의 몸을 주제로 삼은 불편하고 파격적인 소설들을 쓴다. 작가의 작품 『작별』에서도 사람이 눈사람으로 변하는 파격적인 설정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섬세하고 담담하게 글을 쓴다. 작가의 이런 글을 쓰는 방식이 여운을 강렬하게 남기는데 이 작품은 단편소설임에도 특징이 두드러진다. 『눈먼 자들의 도시』, 『이방인』 이후 오랜만에 강렬한 여운을 주면서 감탄이 나오는 작품이었다.

추운 겨울, 벤치에 앉아 깜빡 잠들었다가 깨어났는데, 주인공의 몸이 눈사람으로 변하면서 작품이 전개된다. 눈사람으로 변한 그녀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인 현수 씨와 자신의 아들을 만나고,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대화하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주인공처럼 하룻밤 사이에 죽음을 맞이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주인공처럼 고통이 없으며, 한순간이 아닌 시간이 주어진 죽음은 거의 소설 속에서만 가능한 조건일 것이다. 작가는 눈사람으로 변한 주인공의 짧은 시한부 판정을 통해서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방식이 최선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것이다." 철학자 밀의 주장대로 한 번 주어지는 인생을 내 방식으로 의미 있게 보내야 한다. 죽기 전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스스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활동으로 삶을 채워야 한다.

"그녀 자신의 삶이라고 불렸던 몇십 년의 시간에 대해, 잠시라도 제대로 생각을 하고 싶었다. (중략) 순간들을 더." 현수 씨에게 혼자 생각하고 싶다며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글의 부분이 크게 인상 깊었다. 죽기 전, 짧은 순간에 살아온 순간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주마등이란 표현이 생각났다.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 처한 상황에 순간적으로 감정 이입하여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작가의 세심한 감정 표현이 쌓여 더 효과적으로 나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작품 속의 주인공은 눈사람으로 변해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만약 고통을 느끼면서 죽어갔다면 고통이 없었을 때의 감정과 생각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작가의 의도로 주인공이 죽음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며 작품을 전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루의 고통을 잊기 위해 술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들이 있다. 술에 취하면 일시적으로 현실을 외면할 수 있다. 주인공은 좋지 않은 과거와 현실의 기억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술에 취한 듯 고통을 없애 작품에서 전달하고 싶은 말을 더 효과적으로 전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설정 덕분에 작품 속에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차분하게 할 말을 하고 자신의 몸이 녹아가는 상황에서도 강인하게 버틸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눈사람이 녹는다는 것은 주인공이 현실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눈이 오는 그날 밤은 일시적으로 살 수 있지만, 다음 날은 다시 조처하지 않으면 죽게 된다. 주인공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진눈깨비를 맞는다. 더는 현실에서 살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고통 없이 삶을 떠날 기회가 찾아와 삶을 포기해버린 것일 수도 있다. 여기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와 사회적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고통이 없는 죽음, 즉 안락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삶을 자신의 방식대로 살 수 있는 것처럼, 죽는 방법도 본인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의 의미가 더는 존재하지 않으며 기쁨의 원천이 없을 때 삶의 의욕을 잃을 수 있다. 또한 행복이 전혀 없고, 고통만 존재하는 삶이라면 그 누구도 삶을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안락사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윤리적인 문제와 불법적인 문제가 무조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잘 사는 것만큼 잘 죽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죽음은 삶을 완성하는 과정이기에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죽음에 대해 더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안락사와 관련해 고차원적으로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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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경계 그 어딘가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휸 ch**0922 | 2021-11-21 | 추천: 0 |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한 고찰은 오래전부터 근원적인 질문이었다. 소설가 한강은 16년 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채식주의자』집필을 시작하면서 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삶과 죽음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었다. 작가의 이러한 경향은 불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는 20대 때 불교에 심취하여 윤회사상과 인간의 근원적인 물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작가가 이러한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작별』이라는 소설 역시 삶과 죽음의 그 경계 어딘가를 다루는 소설이다. 육체는 이미 사람이 아닌... 더보기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한 고찰은 오래전부터 근원적인 질문이었다. 소설가 한강은 16년 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채식주의자』집필을 시작하면서 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삶과 죽음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었다. 작가의 이러한 경향은 불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는 20대 때 불교에 심취하여 윤회사상과 인간의 근원적인 물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작가가 이러한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작별』이라는 소설 역시 삶과 죽음의 그 경계 어딘가를 다루는 소설이다. 육체는 이미 사람이 아닌 눈사람이 되었고, 정신적으로는 더욱 성숙해지고 고요해진 상태에서 눈이 녹아 없어지면 삶이 끝난다는 것을 알며, 자신의 마지막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면서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이 소설에서는 다루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추운 겨울날 잠깐 잠에든 사이 주인공이 눈사람이 되면서 시작된다. 추운 겨울날 따뜻함을 원하는 사람들과 다르게 온몸이 눈으로 바뀌어 버린 주인공에게는 영하의 날씨가 따뜻함이었다. 이러한 추위와 따뜻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정호승 시인의 ‘슬픔이 기쁨에게’라는 시를 떠오르게 하였다. 이 시에서 슬픔은 소외된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하고 이기적인 존재인 반면에 기쁨은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아름다운 존재로 묘사된다. 이처럼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시 하게 여겨왔던 것들이 사실은 그러지 않을 수 도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눈사람이 되기 전, 그녀는 정규직 사원으로 아들과 함께 사는데 빠듯할 정도의 월급을 받으며 회사생활을 하였고, 현수는 1달 정도 인턴생활을 하였는데, 이때 둘을 서로를 처음 알게 되었다. 이후 현수는 인턴생활을 그만두고 마땅한 직장을 얻지 못하여서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상황이 되는데, 이로 인해서 이후 만남에 대한 비용은 대부분 그녀가 지불하는 모습이 이 작품에서는 보여진다. 이는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들과는 조금 다른 배경이라서 좀더 신선하게 다가왔었던것 같고,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실업자의 문제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다가가면서 사람들에게 문제의식을 일깨워 주는 것이 인상 깊었던 것 같다.
눈사람이 되고 나서 주인공은 아들과 끝말잇기를 하는 부분이 있다. “행복,,복덩이,,이야기꾼..“. 이 작은 놀이에서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그녀가 느끼는 감정은 어떨까. 지금 하고 있는 이 놀이가 엄마와 하는 마지막 놀이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다시 보지 못할 수 도 있을 것이라는 슬픔과 같은 여러가지 감정들이 교차했을 것이다. 이러한 감정들은 말로 표현하기도 벅찬 감정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가는 작품에서 오히려 아들의 감정을 담담하게 절제함으로서 이러한 감정들을 더욱 증폭시켰던 것 같다.
『작별』이라는 작품을 처음 읽고 든 생각은 우리의 일생을 압축해 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눈사람이 되어 처음에는 그냥 사람과 별반 다른 모습이 없어 보이지만, 점점 녹아 결국 녹아내리는 모습은 우리의 인생의 마지막을 묘사하는 것 같았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우리의 인생 뿐 만 아니라 더 많은 것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소설의 초반에서 눈사람이 된 나를 처다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서는 사회적 약자나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게 생겼다고 차별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표현하는 것 같았고, 현대사회의 실직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일깨워 주면서 나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던 소설이었던 것 같다. 닫기
차가운 세상에서의 따뜻한 이별 ch**inkcc | 2021-11-21 | 추천: 0 |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를 꼽아보라면 나는 한강이 떠오른다. ‘채식주의자’나 ‘소년이 온다‘와 같은 작품으로 유명한 한강은 흥미 위주의 글이 아닌, 다소 충격적이거나 사회 고발적인 주제를 읽기 쉬우면서도 담담한 문체로 풀어나간다. 이런 한강의 글에 많은 사람이 열광하고, 해외에서도 주목해 ’채식주의자‘는 맨부커상이라는 권위 있는 상을 받기도 했다. 작별은 한강의 단편소설로, 눈사람이 되어버린 주인공이 녹아내리기 전에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관계를 정리하는 내용의 글이다. 사람이 예고도 없이 눈사람이 된... 더보기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를 꼽아보라면 나는 한강이 떠오른다. ‘채식주의자’나 ‘소년이 온다‘와 같은 작품으로 유명한 한강은 흥미 위주의 글이 아닌, 다소 충격적이거나 사회 고발적인 주제를 읽기 쉬우면서도 담담한 문체로 풀어나간다. 이런 한강의 글에 많은 사람이 열광하고, 해외에서도 주목해 ’채식주의자‘는 맨부커상이라는 권위 있는 상을 받기도 했다.

작별은 한강의 단편소설로, 눈사람이 되어버린 주인공이 녹아내리기 전에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관계를 정리하는 내용의 글이다. 사람이 예고도 없이 눈사람이 된다는 것으로 글을 시작해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으면 긴 여운이 남는 글이다.

주인공의 아들 윤이는 눈사람이 되어버린 엄마에게 큰 냉동고에 들어가면 괜찮을 거라는 제안을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예전에 눈사람을 냉동실에 넣었다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됐던 경험이 있어 자신이 냉동고에 들어가도 생존은 불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냉동고는 현실의 사회적 약자가 사는 세상의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사람이 냉동고 안에서 녹아내리지는 않아도 천천히 원래의 모습을 잃는 것과 현실에서 주인공처럼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서서히 무뎌지고 결국 사회의 관심 밖에서 사라진다는 것이 서로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런 차가운 곳에 사는 존재에게 온기는 위험요소이다.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는 온기가 아닌 주인공이 그토록 원했던 “늑골과 심장의 중심까지 단단히 얼려 어떤 것도 더 부스러지지 않게 할 한파”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과 손을 잡고 서로의 따뜻함을 나눌 여유는 전혀 없고, 따뜻한 사람이 살아남기에는 가혹하다. 이렇게 생각하니 갈수록 각박해지고, 선의를 베푸는 사람이 오히려 살기 어려워지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도 그렇지 않은가. 누군가를 도와줬다 누명을 쓰고, 남들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산 사람이 오히려 가난에 허덕이는 사례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주인공은 냉동고가 아닌 곳에서 차가운 것을 찾지만 동시에 따뜻함을 원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미 스스로 마지막임을 직감했기 때문인지 자신이 녹아내리더라도 남자친구와 손을 잡고, 아들과 현관 앞에서 대화한다. 그리고 과거를 회상하며 마지막으로 감정을 정리한다.

그런 상황에서 글의 마지막 문장인 “무엇을 돌아보는지 알지 못한 채 사력을 다해, 그녀는 가까스로 뒤를 돌아보았다.”가 특히 인상에 남았다. 눈사람이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주변인과 인사를 나누며 마지막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강인한 사람조차 최후의 순간에 뒤를 돌아본 것이다. 살다 보면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분명히 생기고, 나는 그런 상황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과거에 대해 후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인생의 끝을 마주했을 때 뒤를 돌아보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원래 삶이란 그런 걸까. 최선을 다해도 뒤를 돌아보고 후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문장으로 글을 끝맺어서 여운이 강하게 남는 것 같다.

글을 다 읽고 제목이 왜 이별이 아니고 작별인지 궁금했다. 사실 두 단어의 차이도 명확하게 알지 못해서 인터넷에 검색해봤다. 그 결과 작별은 사전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또는 그 인사.” 이별과는 다르게 능동적으로, 서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가 바로 작별이었다. 단어의 뜻을 알고 나니 남자친구부터 아들, 부모님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이 삶을 지탱해주던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과정을 함축한 잘 지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는 것에는 순서가 있어도 죽는 것에는 순서가 없다. 지금 당장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럴 때 누구랑 작별을 나눠야 할지, 내 삶을 돌아보게 해주는 좋은 글이었다. 아직 한강의 글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 글을 읽고 작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곱씹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면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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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작별 jk**98 | 2021-11-21 | 추천: 0 |

한 번 읽을 때는 사실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 세 번을 읽으니 마음을 울리는 것들이 많았다. 사람인 것과 사람이 아닌 것과의 경계를 풀어가면서 죽음을 앞두고 인간이 당연하게 겪을 수 밖에 없는 감정들을 현실적이게 잘 표현한 것이 너무나 인상깊었다. 더보기

한 번 읽을 때는 사실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 세 번을 읽으니 마음을 울리는 것들이 많았다.
사람인 것과 사람이 아닌 것과의 경계를 풀어가면서 죽음을 앞두고 인간이 당연하게 겪을 수 밖에 없는 감정들을
현실적이게 잘 표현한 것이 너무나 인상깊었다. 닫기
미흡한 첫 서평문 fl**rlfl | 2021-11-19 | 추천: 0 |

작가 한강의 작품 [작별]에 대한 서평문작품을 소개하기에 앞서 작가를 소개해보자면, 작가 한강은 광주 태생이며 문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작품은 주로 인체를 주제로 삼은 불편한 주제들을 사용하거나, 생과 사의 경계에 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또는 광주 5.18민주화운동, 제주 4.3사건과 같은 국내의 대형 사건들을 메인 테마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작별]은 이 중 인체를 이용한 주제이며, 죽음을 직면한 상황을 몸이 눈으로 변해 하루 동안 녹아 사라지는 것으로 비유함으로써 오는 ... 더보기

작가 한강의 작품 [작별]에 대한 서평문작품을 소개하기에 앞서 작가를 소개해보자면, 작가 한강은 광주 태생이며 문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작품은 주로 인체를 주제로 삼은 불편한 주제들을 사용하거나, 생과 사의 경계에 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또는 광주 5.18민주화운동, 제주 4.3사건과 같은 국내의 대형 사건들을 메인 테마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작별]은 이 중 인체를 이용한 주제이며, 죽음을 직면한 상황을 몸이 눈으로 변해 하루 동안 녹아 사라지는 것으로 비유함으로써 오는 긴박한 상황을 이용해 작품이 전개된다. 등장인물의 감정선과 세세한 표현이 잘 되어있는 작품이나, 주인공이 갑자기 눈사람이 되는 장면의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이 작품을 모두 읽고 내게 남은 작품에 대한 인상은, 눈사람의 소멸을 촉매로 하여 나타낸 인생의 따뜻함과 냉혹함의 대비, 그리고 이를 통해 느껴지는 허무이다.따뜻함은 주인공이 소멸을 앞에 두고 느끼는 인간관계에서 따뜻함을 말한다. 주인공의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모습, 주인공의 아이와의 대화와 일련의 장면을 통하여 서로의 사랑을 보이는 모습, 그리고 공장 직원 현수와의 또 다른 결 의 사랑을 하는 모습 이러한 장면들을 따뜻함으로 보았다. 위 장면들에서 직접적인 온도에 관한 비유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관점으로는 작가도 위와 같은 장면에 대한 묘사에서 따뜻함을 말하고 싶어 보였다. 왜냐하면 사랑과 사람이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마음이자 대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위에서 말하는 냉혹함은 직관적으로는 눈사람의 눈을 통한 촉각적 차가움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느낀 냉혹함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따뜻함과의 대비를 통해 더욱 두드러지는 죽음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죽음을 앞두고도 막거나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내가 생각하는 냉혹함이다. 하지만 눈사람으로 변해 사라지는 비극적인 상황만을 풀어낸 비관적 소설이었다면, 주인공의 죽음이 이처럼 시리게 느껴지진 않았을 것이다. 앞서 말한 따뜻함이 있기에 소멸이 더욱 냉혹하고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게 해준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따뜻함을 갈구할 때마다 차가운 주인공의 몸이 녹아 흘러내리는 것은 일말의 행복도 허락하지 않는 각박한 세상을 보이는 듯도 하다. 하지만 주인공은 자기 삶을 연장하기 위한 차가움을 좇기보다는 따뜻함을 택하며 마지막까지 눈사람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삶을 택하는 것이 나에겐 삶에 대한 허무로 느껴졌다.가장 기억에 남는 등장인물은 윤이다. 주인공이 눈물을 참는 장면과 윤이가 눈물을 닦아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윤이는 작품 내에서 한결같이 덤덤한 모습을 보인다. 만약 내가 윤이의 상황에 처한다면, 나는 윤이처럼 덤덤하게 최후를 맞이하지 못하고 그동안의 불효와 부모님께 받은 애정 등 커다란 감정의 쓰나미를 견디지 못하고 통곡하거나 실소하며 마지막 하루를 보낼 것 같다. 주인공의 심한 감정 기복에 따른 나의 감정과, 윤이의 단단한 모습이 대비되어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다.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그냥 끝이야 소리 없이 입술을 달싹여 그녀는 자신을 향해 말했다 홀가분했다 미치도록 후련했다. 아니, 억울했다. ~ 조금만 더.” 이 부분이다. 3줄 정도의 짧은 문장에서 그동안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후련함, 하지만 다시 느껴지는 삶에 대한 욕망, 체념과 함께 찾아오는 간절함이 나에게는 태어난 이후 그녀의 삶이 모두 함축되어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나는 어떤 모습의 최후를 맞이할지 궁금하다.이 책을 읽고 난 뒤 이 책에 대한 전체적 감상, 기억에 남는 등장인물, 기억에 남는 구절을 이 글을 통해 설명했고,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그동안의 자기 삶에 대해 성찰하고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좋겠다.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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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뉴스]

[오늘의 책 3] 스타 작가들을 한 번에

2018-10-22 | 조회: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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