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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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비극작가 소포클레스의 “테베 3부작”으로서
혈육의 도리를 다하려다 국법을 위반한 여주인공의 운명을 다룬다.
자연법과 사회법의 충돌, 그 변증법적 지양이라는 설명으로
철학자 헤겔은 이 작품을 최고의 비극으로 칭송하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러한 철학사적 배경 해설과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신화와 역사에 대한 상세주석을 덧붙인 번역주석본이다.
작가정보
소포클레서는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작가이다. 그는 비극의 작시와 기교의 대부분을 '비극의 아버지' 아이스킬로스에게 배웠지만, 코러스의 수를 늘리고, 무대에 배경화를 사용하고, 세 번째 배우를 도입함으로써 비극의 형식을 발전시켰다. 또한 한 가지 이야기를 3부작으로 구성하는 아이스킬로스와 달리 개개의 작품을 하나의 완전한 예술 작품으로 독립시켜 구성함으로써 형식의 완성도를 높였다.
소포클레스의 작품 123편 중 제목과 단편이 알려져 있는 것은 114편 정도인데, 오늘날까지 완전히 전해지는 것은 <아이아스> <안티고네> <오이디푸스 왕> <엘렉트라> <트라키아의 여인들> <필로크테테스>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등 7편에 불과하다.
번역 강태경
역자 강태경
고려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연극학과에서 셰익스피어와 르네상스 연극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셰익스피어 당대 연극의 사회문화사 및 현대 셰익스피어 공연들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왔으며, 최근에는 현대영미드라마에 대한 공연학적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드라마터그로서 국내 공연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두 차례에 걸쳐 강의우수교수로 선정되었다. 동교 통역번역대학원장과 언어교육원장을 역임했고, 한국연극학회 학술이사와 셰익스피어학회 공연이사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에쿠우스 리포트: 런던발 뉴욕행 1974』, 『브로드웨이의 유령: 한 연극학자의 뉴욕 방랑기』, 『연출적 상상력으로 읽는 [밤으로의 긴 여로]』, 『[오이디푸스 왕] 풀어 읽기』, 『현대 영어권 극작가 15인』(공저), 『셰익스피어/현대영미극의 지평』(공저), 역서로는 『안티고네』, 『만인/빌라도의 죽음』, 『햄릿』, 『리처드 3세』, 『리처드 2세』,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아테네의 타이먼』, 『에쿠우스』 및 『서양대표극작가선』(공역)이 있다. 무대 작업으로는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리처드 2세](이상 국립극단), [꼽추 리처드], [세일즈맨의 죽음](이상 예술의 전당), [유리동물원](명동예술극장) 등이 있다. 학술논문 “Enter Above: 셰익스피어 사극에 있어서 시민들의 자리”로 셰익스피어학회 우수논문상(2000년)을, “누가 나비부인을 두려워하랴: 브로드웨이의 ‘엠. 나비’ 수용 연구”로 재남우수논문상(2003년)을 수상했다.
목차
- 서문
<안티고네>의 여백과 침묵: 고전과 현재 사이
배경
1. 고대 그리스 연극: “인간은 만물의 척도”
기원과 발달 | 작가와 작품 | 비극의 형식 | 공연의 조건
2. [안티고네] 작품 해설: 결핍과 과잉의 인간 드라마
작품 연대 | 19세기 유럽의 [안티고네]
헤겔의 [안티고네]와 그 불만
기원전 5세기 아테네의 [안티고네]
소포클레스와 [안티고네]
본문과 주석-안티고네
서막
대화와 합창 1
대화와 합창 2
대화와 합창 3
대화와 합창 4
대화와 합창 5
종막
출판사 서평
소포클레스와 [안티고네]
헤겔은 아테네 역사가 아니라 [안티고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정한 역사의 단층을 고고학적으로 발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의 관점에 의하면 “윤리적 사유”를 제시하는 소포클레스의 비극에 구현된 정신과 역사의 원리들을 철학적으로 조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문제는 드라마로부터 사상을 추출해내거나 드라마를 빌어 철학적 명제를 입증하기 위한 노력들은 종종 드라마 자체의 복합적인 역학을 단순화하는 경향을 띤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헤겔의 [안티고네]론에는 크레온과 안티고네만 두드러질 뿐 소포클레스의 드라마에 확연한 존재감으로 등장하여 극의 중심 갈등에 미묘한 긴장과 짙은 음영을 더해주는 이스메네와 하에몬과 티레시아스의개입이배제되어 있다. 무엇보다 드라마 전체 분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코러스의 존재가 빠져 있다. 그들의 노래가 극작가의 관점을 충실히 대변하고 있는 것이든 또는 여타 극중 인물과 다름없이 제한된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든, ‘도시국가의 시민’을 표상하는 코러스의 존재와 관점을 도외시하고서는 그리스 비극에 관한 논의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장례절차를 두고 친족과 국가가 각각 권리를 주장하는 당대의 사회적 쟁점에 대한 시민들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는 소포클레스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다. 페리클레스의 동시대인, 그 자신 전쟁터에서는 군인으로,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는 정치가로, 그리고 연극 경연대회가 벌어졌던 아테네의 디오니소스 극장(Theatre of Dionysus)에서는 극작가/
연출가로 도시국가 아테네의 삶을 다층적으로 살았던 역사적주체. 그가 당대의현실에서 본 것은 무엇이었던가, 참전군인으로서 전몰자를 위한 국장에서 페리클레스의 연설을 들으며, 또 그에 대한 시민들과 유족들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던가.
그 생각을 그는 어떻게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대결, ‘주변인물’들의 개입, 그리고 코러스의 노래로 총체적으로 육화했는가. 무엇보다 그 현실에 대한 상념들이 그에게 어떤 철학적, 정치적, 연극적 상상력을 일깨웠는가. 그리고 그 상상력으로[안티고네]를 집필하면서, 나아가 무대 위에 생생한 형상으로 빚어가면서, 이 강력한 윤리적 충돌과 치열한 역사적 투쟁 속에 그 자신이 궁극적으로 발견한 인간의 모습은 어떠한 것이었던가.
쉬운 답변을 허락지 않는, 해석을 위한 이 일련의 질문들을 앞에 놓고 역자의 입장에서 한 가지 앞질러 말할 수 있는 것은 소포클레스의 작품은 헤겔의 해석망을 유유히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안티고네]는 역사의 변증법보다는 인간정신과 존재의 부정적 변증법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포클레스가 궁극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윤리적 실체를 순수하게 구현하는 존재로서의 안티고네와 크레온이 아니라 윤리적 요청의 전폭적인 담지자가 되기에는 언제나 부족하거나 때로는 과잉된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는 것이다.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가 당대의 사회적 과정에 대한 정치적 성찰과 도덕적 힘들의 충돌에 대한 철학적사유를 넘어 바로 그 결핍과 과잉에 우리의 시선을 이끄는 것은 드라마의 본령이 인간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도 오늘날의 인식적 패러다임에서 헤겔의 ‘절대정신’은 정신분석학의 ‘무의식’에 그 자리를 내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역자의 이러한 견해까지도 괄호 안에 묶어야 할 것이다.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문에 적지 않은 해석적 주석을 붙인 것은 역자의 욕심이며, 그것도 이 불가사의한 작품의 총체적 이해에 도달한 일관된 해석이기보다 그러한 이해를 모색하는 과정의 단편적인 기록들에 불과하다. 이 주석들이 독자 여러분의 소포클레스와의 만남에 장애가 되지만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8515073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8월 20일 |
쪽수 | 170쪽 |
크기 |
151 * 213
* 13
mm
/ 31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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