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적 사랑과 무차별적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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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의 인과 묵가의 겸애
이 책의 내용을 보면, 먼저 인과 겸애가 어떤 측면에서 서로 구분될 수 있고, 왜 이 구분이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그러고 나서 개별주의를 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온 인의 보편주의적 측면과 보편주의를 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온 겸애의 개별주의적 측면을 지적하여 기존의 인과 겸애에 대한 인식이 편향된 것임을 보인다. 그런데도 인과 겸애가 차별주의와 무차별주의로 특성화될 수 있음도 아울러 주장한다. 나아가 도덕적 행위의 토대와 수양의 문제를 끌어들여 인과 겸애의 궁극적 차이를 드러내려 노력하였다.
작가정보
저자(글) 정재현
서울 출생으로 서강대학교 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대학교 철학과에서 동아시아철학으로 박사학위를 하였다 귀국 후 여러 대학에서 시간 강의를 하다가 제주대학교 철학과를 거쳐 현재는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있다. 대학 때 분석철학을 강조하는 과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분석적 철학에 매력을 갖게 되었고, 이것이 박사 논문을 마칠 때까지의 문제의식을 이끌었다. 귀국 후 다양한 강의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다양한 동아시아 철학 전통과 비교철학적 문제의식에 접하게 되었고, 이것이 관심 분야를 언어철학이나 논리학을 넘어서 윤리와 정치철학 방면으로까지 확장하게 했다. 최근에는 동아시아 혹은 유교 윤리나 정치철학 전통을 서구의 의무론, 덕윤리, 정치철학, 나아가서 서구의 과학이론과 연결시키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저서로는 『고대 중국의 명학』과 『묵가사상의 철학적 탐구』, 그리고 공저로 『인격수양: 칸트와 동양철학 Cultivating Personhood: Kant and Asian Philosophy』이 있다.
목차
- 머리말
1장. 왜 차별적 사랑과 무차별적 사랑인가?
2장. 인과 겸애
2.1 덕으로서의 인과 겸애
2.2 사랑으로서의 인과 겸애
3장. 인과 개별주의
3.1 의례
3.2 혈육애와 자비심
3.3 타인에 대한 배려
4장. 겸애와 보편주의
4.1 사랑함과 이익을 줌
4.2 무차별애와 통합적 보살핌
4.3 보편과 총칭
5장. 도덕적 행위의 토대와 수양의 문제
5.1 도덕적 행위의 토대: 한 뿌리와 두 뿌리
5.2 수양의 문제: 부동심
5.3 수양의 문제: 이기적인 욕심의 조정과 극복
6장. 결론
참고문헌
책 속으로
무차별의 사랑을 강조한 묵가에서도 효는 인간의 기본적 가치로 존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인은 효를 강조하고, 겸애는 효를 부정한다는 도식은 더 이상 성립할 수 없을 것이다.
― 25쪽
우리가 보는 관점에 따르면 겸애와 인은 그 현상적·대상적 차원에 있어서는 전혀 다를 바가 없고, 따라서 그들 간의 차이는 본질적·메타적 차원에서 찾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 26쪽
나는 여기서 묵가가 강조한 능력, 즉 ‘시스템을 고안하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도 일종의 덕, 특별히 일종의 지성적 덕 혹은 제도의 운용의 덕이라고 보려고 한다. 그것들이 비록 희생적 행위를 통해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영향력을 가지는 유가가 생각한 윤리적 덕은 아니라 할지라도, 제도 운용을 통해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탁월함의 능력이라고 보여 지기 때문이다.
― 43쪽
다소 순환적이지만 겸애의 반대로 생각한 것이 별애이니, 별애의 반대가 겸애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별애가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에게 해를 끼침’의 의미이니 이 반대는 단순히 ‘자신과 타인을 똑 같이 사랑함’이 아니다. 겸애에는 ‘자신을 좀 더 사랑하지만, 타인에게도 관심을 보이던지’, 혹은 적어도 ‘자신을 사랑하고, 또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음’의 태도가 함축되어야 한다.
― 138쪽
맹자와 같은 유가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에 기초한 효를 강조하면서, 우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를 확충해서 보편적 사랑을 이룩해야 한다고 하였던 반면, 묵가인 이지는 무차별애를 실현하기 위한 방편으로 효를 행한다고 한 것이다. 한마디로 묵가는 영원의 상 아래에서 효를 본다.
― 147쪽
비록 모든 모기가 말라리아를 옮기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모기가 말라리아를 옮긴다”라고 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비록 묵가가 도둑을 처형함을 옹호하는 것에서 보이듯이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 177~78쪽
무차별적 사랑 그 자체가 엄격한 손익계산에서 나온 것으로 엄밀한 의미에서 사랑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런 무차별적 사랑을 부모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어떤 감정적 원천을 끌어들임이 없이, 단지 편의를 위한 이성적 고려에 있어서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 211쪽
‘기운을 난폭하게 하지 마라’의 뜻은 결국 내면의 도덕이 원만히 자랄 수 있는 외부 환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환경은 날마다 옳은 일 (직直)을 함에서 생겨나는 만족함 (겸慊)의 감정적 피드백에 의해서 계속 원만히 유지 혹은 더욱 확장되는 것이고, 또 이러한 증자의 용기를 기름의 과정을 내면적 지향을 가리키는 ‘요약함 (약約)을 지키는 것’이라고 표현하였기에 궁극적으로 도덕성의 근원을 안이라고 믿는 맹자의 입장이 여전히 견고히 유지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맹자의 강조점은 양기를 통해 부동심을 얻는다기보다는 부동심을 통해 양기를 하는 것에 있다.
― 226~227쪽
기본정보
ISBN | 9791188509232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6월 28일 |
쪽수 | 279쪽 |
크기 |
153 * 224
* 22
mm
/ 503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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