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과 한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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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에 담긴 애환과 서정
이 책 《과일과 한시 이야기》는 옛 한시와 기록들을 통해 우리의 선인들이 특정 과일에 대해 어떤 생각과 미감을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스토리를 통해 어떤 이미지를 창조해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특정한 과일에 대해 우리가 막연히 품고 있는 생각과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천되어 왔는지 이해할 수 있고, 거기에 서린 선인들의 애환과 삶의 지혜도 동시에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우리는 특정 과일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 과일에 내재된 옛 선인들의 철학과 지혜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특정 과일에 대한 우리의 감각과 생각을 한층 깊어지고 두텁게 만들어준다. 이런 감각과 이미지의 내재화는 과일 자체의 맛조차 다르게 만들어줄 것이다. 특정 과일에 서린 역사와 스토리까지 동시에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조영임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조선중기 삼당시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국 광서사범대학 한국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의 고전을 지속적으로 번역하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한시와 연결하는 글쓰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저서에 『계림일기』(2015), 『조선시대 삼당시인 연구』(2009), 『아들아, 이것이 중국이다』(2008), 공저에 『내가 좋아하는 한시』(2013), 『청주의 뿌리를 찾아서』(2012) 등이 있다. 번역서에 『역주 천곡수필』(2017)(공역), 『충청의 남한강을 읊은 선비의 시』(2017)(공역), 『역주 연행일기(2014), 『학어집』(2011), 『역주 화양지』(2007)(공역), 『동학농민국역총서』(2007)(공역), 『우암선생언행록』(2006)(공역) 등이 있다.
목차
- 책을 내며
일러두기
봄
양귀비가 좋아한 여지
사계절의 기운을 가진 비파
오얏과 자두, 동종의 과일인가
산딸기 같은 양매
단오절에 맛보는 붉은 앵두
용의 눈알을 닮은 용안
그대 매실이 되어 주오
입안에 살살 녹는 하미과
여름
허기를 달래주었던 오디
살구꽃 핀 마을이 어드메요
불로장생의 선과, 복숭아
양기를 돕게 하는 복분자
숙취에 좋은 포도
갈증 해소에 탁월한 수박
아삭아삭하고 달콤한 참외
무화과는 정말 꽃이 없을까
야자주 한잔 하실까요
가을
으름은 한국 바나나
다래는 토종 키위
꽈리 불어봤나요
소화에 좋은 산사자
미인은 석류를 좋아한다
장수의 과실, 대추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사탕수수
사랑을 고백하며 던진 연밥
조선 시대에는 사과보다 능금이 많았다
제사에 빠지지 않는 밤
개암이 헤이즐넛이라고요
겨울
나의 시(詩)는 모과
감기에는 배, 갈증 해소에도 배
효자 가슴에 품은 감귤
일곱 가지 미덕을 지닌 감
한겨울의 별미 고욤
색, 향, 맛이 아름다운 유자
출판사 서평
과일처럼 달콤한 지혜의 책
이 책 《과일과 한시 이야기》의 저자는 한시를 전공한 국문학자로, 옛 고전을 오늘의 독자들에게 알기 쉽도록 소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늘의 독자들에게 친근하고 이해하기 쉬운 한시의 발굴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과일’을 테마로 한 이번 책 역시 그런 저자의 남다른 노력이 빚어낸 한 결과물이다.
책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수박이나 참외에서부터, 근대 이전의 우리 조상들에게는 상당히 낯설었을 용안 같은 열대과일까지 두루 등장한다. 이들 다양한 과일에 담긴 역사와 스토리, 그리고 이를 노래로 읊은 옛 선인들의 한시 해설을 따라가다보면 저절로 입안에 침이 고이고 과일 생각이 간절해진다. 쉽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저자의 유려한 해설이 더해지니 책 자체가 과일처럼 달콤하다. 선인들의 지혜와 일상의 애환이 과즙처럼 터지고, 아름다운 한시들은 형형색색의 무늬와 빛깔을 만들어낸다. 책에는 동양화풍의 일러스트까지 곁들여 읽는 즐거움 외에 보는 즐거움도 동시에 선물한다.
‘미녀들이 좋아’한다는 ‘석류’를 노래한 시들
석류는 아름다운 꽃과 기이한 열매로 인해 역대의 수많은 시인들의 좋은 소재가 되었다. 흔히 많은 남성들 사이에 홀로 있는 여성을 지칭하여 ‘홍일점’이라는 말을 쓰는데, 홍일점은 ‘만록총중홍일점(萬綠叢中紅一點), 동인춘색부수다(動人春色不須多)’에서 나온 말이다. 이 시는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왕안석(王安石)이 석류를 보고 읊은 것이다. 온통 새파란 석류나무 잎 사이에 난 붉은 한 점의 꽃송이.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할 봄빛, 굳이 많은 것 필요 없이 다만 이것이면 충분하다는 뜻이다. 석류를 읊은 시들을 몇 편 더 소개한다.
옥 이슬방울 화장한 듯 아름답고
맛있는 즙은 치아 사이로 줄줄 흐르네.
고맙게도 그대 멀리서 귀한 물건 보내어
잠 귀신이 몰려들다 멀찌감치 달아나네.
- 이숭인(李崇仁, 1347~1392)
석류 껍질 속에 부서진 붉은 구슬
- 율곡이 3세 때 지은 시
비단 주머니 살짝 열어 보니 옥구슬 바글바글
황금 방마다 겹겹이 맛난 과즙 들어있구나
- 최항(崔恒, 1409~1474)
구름 넘어 영원(永遠)으로 시집가는 꽃
- 미당 서정주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맞추었네
- 변영로
지울 수 없는 사랑의 화인(火印) 가슴에 찍혀,
오늘도 달아오른 붉은 석류꽃
- 이해인 수녀
기본정보
ISBN | 9791188293056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12월 31일 |
쪽수 | 260쪽 |
크기 |
152 * 208
* 27
mm
/ 44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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