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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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
사춘기, 갱년기, 발정기, 노년기로 구성된 가족의 재결합을 꿈꾸는
열혈 사춘기 소녀의 분투기!
주인공 ‘경’은 크리스마스에 태어나, 크리스마스가 생일인 중2 사춘기 소녀이다. 매사에 “귀찮아”와 “짜증 나”를 입에 달고 살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가족 구성원을 소개하자면, 25년째 준비운동만 하고 있는 영화감독이자 사실상의 백수인 아빠, 입바른 소리를 잘해 가위 입으로 통하는 미용실 원장 엄마, 막냇동생 부려먹는 게 특기인 대학생 군바리 오빠,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왕재수 천재 여고생 언니, 그리고 남몰래 《소녀경》을 탐독 중인 전직 교장 선생님 할아버지다. 늘 서로 투닥대고 부딪치기 일쑤인 가족이 웬일인지 크리스마스에 함께 식사를 하잔다. 모처럼 생일 대접을 받나 싶었던 경은, 열다섯 살 생일이자 크리스마스인 그날, 엄마 아빠의 이혼 통보를 듣는다. 설상가상으로 하나뿐인 단짝 친구에게는 갑자기 잡힌 가족모임 때문에 미리 약속한 크리스마스 계획을 깼다는 이유로 절교를 당한다.
충격의 크리스마스를 보낸 여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다고 전교 1등을 도맡아하던 언니는 학교를 자퇴하고, 단짝 친구는 중3 새학기가 되면서 자칭 ‘BP(Best Princess)클럽’이라 명명한 일진 무리에 끼면서 왕따 문제에 연루되고, 인기남인 반장은 자꾸 치근덕대서 마음을 설레게 하(면서 동시에 불안하게 하)고, 엄마는 동네 치킨집 아저씨와 썸을 타고, 요양원에 들어간 할아버지는 치매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며, 큰오빠는 변심한 애인 때문에 소란을 일으켜 영창에 가고, 아빠는 편의점 알바를 하며 여전히 엄마에게 미련을 드러낸다.
이처럼 가족 문제, 친구 문제, 이성 문제로 복잡한 ‘여경’은 이 모든 불화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작심하고, 다시 돌아오는 크리스마스 겸 생일에 가족 모임을 계획하는데, 과연 우리의 소녀, ‘경’은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작가정보
서울에서 태어나 덕성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영화 〈S다이어리〉, 〈소년, 천국에 가다〉의 각본과 장편소설 《쉬운 여자》, 《나쁜 엄마》(청소년소설),《나와 아로와나》를 썼다.
《쉬운 여자》와 《나쁜 엄마》는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 BOOK TO FILM 선정작으로 초대되었고, 《나쁜 엄마》는 베트남에서도 출간되었다
2020 아르코 문학나눔 도서로 선정된 《나와 아로와나》를 토대로 한 단편영화 〈하필이면 코로나라서〉를 연출했다.
목차
- 매우 구린 크리스마스
겨울방학 때 일어난 일
반성하지 않습니다
왕따니? 문제아니?
나쁜 X의 공식
인생이 아름다워?
좋은 소식, 나쁜 소식
클럽의 규칙, 따의 벌칙
당신들, 다 짜증 나
한 번에 하나씩
잔반 처리반
D-day 한 달 전
D-day 25일 전
D-day 20일 전
D-day 크리스마스
D-day 내 생일
날마다 크리스마스
작가의 말
추천사
-
《날마다 크리스마스》는 엉뚱하고 발랄한 청소년 가족소설이다. 경이네 가족은 여느 가족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가족처럼 보이지만, 좌충우돌 부딪치며 저마다의 불화를 극복하는 방식이 보통의 가족과는 다르기에 특별하다. 어쩌면 “노년기, 갱년기, 발정기, 사춘기”의 구성원들이 한데 모여 한집에 살아간다는 점에서, 가족이란 그 자체로 기적인지 모른다. 박성경 작가는 이 가족의 이야기를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그려나간다. 그래서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게 만든다. 《날마다 크리스마스》는 다시 굴러떨어질 돌을 날마다 굴려 올리는 우리 ‘시시포스’들을 이렇게 위로한다. 진부한 일상도 하루하루가 기적이라고. 아니, 매일매일이 “날마다 크리스마스”라고.
책 속으로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달라. 그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
이 말을 한 사람은 장 앙텔름 브리야 사바랭이란 미식가였다. 이름이 길어서 외우느라 귀찮았지만 엄청 철학적인 미식가였음엔 틀림없다.
나는 이렇게 바꿔 말하고 싶다.
“당신이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는지 말해 달라. 그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
크리스마스가 생일인 나 같은 사람이 이날을 망치면 일 년에 한 번뿐인 크리스마스와 생일, 둘 다를 망치는 것이다. 두 배로 재수 없는 날, 한마디로 왕재수인 거지.
벌써 눈치챘는가? 그렇다. 크리스마스에도 나처럼 재수 없는 애가 태어난다.
-9쪽
내 생일, 그러니까 크리스마스에 절친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부모님이 이혼 선언을 했다.
-24쪽
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어차피 헤어질 거! 왜 다 같이 모여서 밥을 먹자 그래?”
언젠가 이혼 법정에서 도장을 찍고 나온 부부들이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헤어지는 TV 프로를 본 기억이 났다.
“아아, 밥이나 먹고 헤어지자고? 그러려면 둘이서 먹을 것이지, 왜 우리를 불러? 우리가 들러리야? 왜 항상 엄마 아빠 마음대로인데!”
내 본심은 엄마 아빠에게 매달려 ‘이혼하지 마세요, 제발이요, 절 봐서라도요’ 하며 막내답게 울면서 애원하는 거였다. 하지만 속마음과는 다른 말들이 자동 팝콘 기계에서 터져 나오는 팝콘처럼 내 입에서 톡톡 튀어나왔다.
-28쪽
나는 백지를 받아 들고 수학샘이 가리키는 자리에 가서 앉았다. 선생님들이 드나들 때마다 흘금대는 걸로 보아 학생들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려고 앉히는 자리 같았다. 의도란 측면에선 성공적이었다. 앉자마자 수치심이 느껴졌으니까.
나는 반성문을 쓰기 시작했다. 한 시간은커녕 일 분도 안 걸렸다.
반성하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는.
-47쪽
반장이 잽싸게 냅킨을 건넸다. 거봐, 네 옆에서 밥 먹기 싫다고 했잖아. 긴장되니까 이런 일이 생긴다고.
“이번에 전교회장 나가?”
나는 숟가락을 집어 드는 반장에게 물었다.
“그건 왜 물어?”
“일부러 친절할 건 없어.”
“좋아서 그러는 건데?”
반장이 날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스마트 왕자의 미소에 잠깐 마음이 흔들렸지만 수녀처럼 지내겠다는 결심이 무너진 건 아니었다. 그냥 잔잔한 호수에 아주 작은 조약돌을 던졌을 때 일어나는 파문 정도?
-57쪽
“엄마가 이혼서류 제출하는 걸 망설이고 있다는 거. 화장대 서랍에 그대로 있어. 그러니까 아빠한테 아직은 만회할 기회가 있다는 거지.”
아빠의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는 저 표정 좀 보라지. 곧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게 해줄게. 소나기에 천둥 번개까지 각오하는 게 좋을걸.
“나쁜 소식은?”
“엄마에게 남친이 생겼다는 거야.”
-86쪽
나는 다시 언니의 머리칼을 잡아당겼다.
“아악! 그만해. 그만하라고! 미친년아!”
언니가 절규하듯 울기 시작했다. 나도 울기 시작했다. 진작 이랬어야 했어. 진작 이렇게 싸웠어야 했다고. 우리는 둘 다 현관 바닥에 드러누운 채 한동안 일어설 의욕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누운 채로 우리는 엉엉 울었다. 적의 품에 안긴 채.
-107쪽
저녁 늦게 퇴근해 들어온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이혼 안 해?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거야?”
엄마가 한숨을 쉬었다.
“아직 합의가 안 돼서….”
“왜? 아빠가 위자료 못 준대?”
엄마가 고개를 저었다.
“아빠가 이혼하면 너랑 산단다. 나도 너 포기 못 해.”
순간 울컥하고 안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둘 다 나랑 살고 싶어 하다니. 아빠 엄마 둘 다.
-114쪽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과 의지는 구체적인 실현 계획으로 바뀌었다. 우선 가족들의 소재지와 스케줄 파악에 나섰다. 나와 엄마를 제외하고는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128쪽
당신이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먹든 가장 중요한 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그들과 잘 섞여서 어울리는 것이다. 그다음 당신이 한 달 내내 그리고 일 년 내내 날마다 크리스마스처럼 지낸다면, 당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내가 굳이 말해 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176쪽
출판사 서평
세상의 모든 불화하는 가족들에게 바치는 이야기!
가족 구성원 중에 하나만 끼어도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 사춘기, 갱년기, 발정기, 노년기가 한데 모여 사니, 이 가족, 바람 잘 날이 없다. 시끌벅적하고 리얼하며 짠하다. 하지만 소설의 톤은 시종 유쾌하다. 그러다 가족의 화해와 재결합을 위해 벌이는 사춘기 소녀의 분투에 끝내는 가슴이 뭉클해지고야 만다. ‘경’의 계획을 통해 다시 한 번 가족의 소중함과 따스함을 느끼게 된다.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을 크리스마스에 다시 불러모으는 게 계획의 중심이긴 하지만, 절망적이었던 한 번의 크리스마스에서 다음번 크리스마스까지 ‘경’의 1년여의 분투기는 날마다 크고 작은 문제로 쉴 틈이 없다. 하지만 그 1년의 여정은 ‘경’ 자신도 미처 몰랐던 ‘자신을 향한 가족들의 사랑’을 새롭게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거기에다 경의 사춘기 학교생활에도 요즘 청소년들이 겪고 있을 지뢰 같은 문제들로 가득하다. 왕따 문제, 이성 문제, 성적 문제, 친구 문제…. ‘경’이 그런 지뢰들을 밟아가면서도 무사히 살아남아 성장해가는 과정 또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아마 독자들은 책장을 몇 장 넘기기도 전에 우리의 사춘기 소녀 ‘경’을 열렬히 응원하게 될 것이다. 특유의 유머와 통통 튀는 이야기,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는 따스한 위로는 박성경 작가의 전매특허다. 깔깔거리며 웃게 만들었다 괜히 콧잔등이 시큰하게 한다. 《날마다 크리스마스》는 한달음에 읽고 오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어른이 읽어도 만족스러울’ 청소년소설로, 한여름에 크리스마스 같은 상큼하고 시원한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7514701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7월 15일 | ||
쪽수 | 180쪽 | ||
크기 |
142 * 205
* 15
mm
/ 29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폭스코너 청소년소설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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