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8: 경제 성장, 박정희 공로? 위험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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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정희식 성장 만능주의가 한국 사회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한다.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 경제에 있어 정부가 노동자를 통제하고 노동조합도 통제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또한 당시 엄청난 물가 상승이 노동자와 서민들의 생활을 크게 위협했으며, 비생산적인 경제 활동을 통해 부를 축적하겠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켜 각종 투기를 성하게 만들었다.
결국, 18년 정권의 장기집권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처럼 되어버렸고, 너무 심각해 그 병이 고질병이라는 사실은 물론 무슨 병인지도 나중에 가면 잊어버리게 되는 망각증 상황까지 갔다고 서중석 교수는 말했다.
작가정보
저자 서중석은 1948년 충남 논산에서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 1988년까지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했으며, 6월항쟁 당시 《신동아》 취재기자로 역사적 현장에서 그날의 사건들을 생생히 목격하고 기록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이며 역사문제연구소 이사장,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 연대 상임 공동대표, 제주 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 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80년대 민중의 삶과 투쟁》 《한국 근현대 민족문제 연구》 《한국 현대 민족운동 연구 1·2》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 《남북협상: 김규식의 길, 김구의 길》 《조봉암과 1950년대》(상·하) 《비극의 현대 지도자》 《배반당한 한국 민족주의》 《이승만의 정치이데올로기》 《한국 현대사 60년》 《이승만과 제1공화국》 《대한민국 선거이야기》 《지배자의 국가 민중의 나라》 《6월항쟁》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등이 있다.
목차
- 책머리에
연표
첫 번째 마당
경제 성장은 박정희 덕분?
잘못 만들어진 신화, 위험한 착각
두 번째 마당
산림녹화에서도, 경제 발전에서도
박정희 역할은 부분적일 뿐이었다
세 번째 마당
피 냄새 짙게 밴 베트남 특수,
어떻게 봐야 하나
네 번째 마당
한국 경제 살린 중동 건설 특수,
‘중화학 무리수’로 발등 찍은 유신 정권
다섯 번째 마당
박정희 정권은 어찌하다가
차관 망국 위기를 자초했나
여섯 번째 마당
지독했던 굶주림 면한 건
새마을운동과는 상관없었다
일곱 번째 마당
박정희는 청렴하고 경제에 헌신?
경제보다 권력이 절대 우선이었다
여덟 번째 마당
경제 발전의 기본 동력,
평준화와 교육열
아홉 번째 마당
해방 후 무섭게 불붙은 교육열
초등학교도 ‘일류’가 있었다
열 번째 마당
고도성장 가능케 한
농지 개혁과 여성의 힘
열한 번째 마당
경제 건설 능력,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았다
열두 번째 마당
세계 자본주의 황금기에
동아시아 네 마리 용, 비약적 경제 발전
열세 번째 마당
극단적 재벌 편중 정책 편 박정희,
재벌 경제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열네 번째 마당
참혹한 노동 조건과 ‘살인 물가’,
박정희 운명을 재촉했다
열다섯 번째 마당
불균형 성장이 초래한 과도한 격차
농촌은 압축 쇠퇴, 서울은 과잉 팽창
열여섯 번째 마당
박정희 경제의 병폐… 과도한 해외 의존,
‘투기 공화국’, 성장 만능주의
열일곱 번째 마당
박정희 독재와 경제 발전 둘러싼 논쟁과
종속론·사회구성체론에 대한 새로운 이해
열여덟 번째 마당
독재가 없었으면 경제 발전도 없었다?
허점투성이 개발 독재론
나가는 말
책 속으로
나는 ‘박정희 대통령 때문에 이런 경제 발전이 이뤄졌다’, 심지어 ‘박 대통령이 없었다면 경제 발전이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현상에 문제가 많다고 본다. 이 자리에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건 박정희 정부 시기의 경제 발전에서 박정희가 맡은 역할은 부분적인 것이었다는 점이다. 박정희가 아니었더라도 이 시기에 경제가 발전하게 돼 있었다는 점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30쪽
박정희 정권 시기 경제와 관련해서 제일 큰 문제 중 하나는 정경유착이 아주 심했다는 것이다. 예전에 이야기한 정치 자금이니 선거 자금이니 하는 게 다 정경유착에서 나오는 건데 그렇게 큰 정치 자금, 선거 자금이 꼭 필요했던 건가? 1995년 전두환·노태우가 구속될 때 국민들이 정말 깜짝 놀라지 않았나. 도대체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비자금이 5,000억 원 또는 수천억 원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 어떻게 그런 큰돈을 가질 수가 있느냐고들 그랬다. 그것도 부정하게 거둬들인 검은돈 중 쓰고 남은 자금일 것이다. -223쪽
1970년대 유신 체제는 병영화된 사회다. 제일 먼저 대학과 고교의 병영화가 강력하게 추진됐고, 그와 함께 병영화 현상이 공장에서도 나타났다. 공장 새마을운동이라는 것이 그러한 병영화의 한 모습을 보여준다. 노동 전문가 이원보가 쓴 글을 보면 공장 새마을운동은 1940년 일제의 산업보국회와 유사하다고 돼 있다. 1977년까지 3개소의 공장 새마을 연수원이 상공부 소속으로 지정돼 운영됐다고 한다. 왜 공장 새마을 연수원이 상공부에 속했는지도 의문인데, 하여튼 여기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무려 3만 8,797명이라고 돼 있다. 놀랍고 무서운 일이다. -236쪽
천민 자본주의라는 비판을 많이 받은 박정희 집권 시기의 자본주의는 금융 특혜를 비롯한 각종 특혜, 정경유착, 온갖 이권 등이 말해주는 것처럼 경제 논리에 의해 움직인 것이 아니라 권력과 맺은 관계에 의해 좌우된 경우가 많았다. 그와 함께 기업주들에게 기업 윤리 의식이 있느냐 하는 것도 계속 문제가 됐다.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잘산다든가, 미국 등으로 자금을 도피시켜놓는다든가, 부당한 방식으로 중소기업 영역에 침범하고 중소기업을 도산시킨다든가, 부동산 투기에 너무 깊숙이 개입돼 있다든가, 문어발 사업 확장을 한다든가 하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았다. -273쪽
한국 사회의 ‘작은 박정희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 한 사람만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빼놓을 수 없다. 4대강 사업 등에서 단적으로 드러난 것처럼 ‘작은 박정희들’을 택한 대가를 한국 사회가 톡톡히 치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박정희 정권 18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작은 박정희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278쪽
출판사 서평
한국 사회를 불구로 만든
박정희식 성장 만능주의는 어떻게 탄생했나?
박정희는 청렴하고 경제에 헌신했다?
오히려 경제를 죽여서라도 권력 잡기에 혈안이었다
박정희 시대에 풍미한 천민 자본주의, 성장 만능주의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8권의 주제는 ‘경제 성장’이다. 서중석 교수는 이 책에서 박정희 정권 시기의 경제 성장을 다루고 있다. 이 시기에 한국은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성장과 발전이 박정희의 업적은 아니라고 서중석 교수는 말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주장은 오해이고 대단한 착각이라는 것이다. 허리띠 졸라매고 죽도록 고생해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나라를 일으킨 대다수의 평범한 국민들을 주목하고 한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역사적 조건은 어떠했는지, 성장의 진정한 주역은 누구였는지, 성장의 과실을 공평하게 나눴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 그리고 박정희식 성장 만능주의가 한국 사회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1960~1970년대에는 물신숭배 분위기, 즉 성장 만능주의, 성장 제일주의가 이른바 조국 근대화 논리와 얽혀 한국 사회를 풍미했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여기서 배제되었다. 적나라한 만인 대 만인의 투쟁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약육강식의 사회가 되었고, 한마디로 정의, 성실, 근면, 정직 같은 것이 제대로 대우받을 수 있는 사회가 못 된 것이다. 서중석 교수는 해방 직후에 친일파 청산을 못한 것이 한국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친 것처럼 이런 천민 자본주의, 성장 제일주의, 성장 만능주의도 한국 사회를 불구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정희 집권 시기 경제적 결함을 여러 가지로 지적했는데, 그 결함이 크다 보니까 그것이 마치 체질처럼 돼서 수정할 방법을 찾기가 힘들게 됐다. 예컨대 과도한 해외 의존이라든가 내수 시장 빈약, 경제력이 소수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재벌 중심 경제, 부동산 투기 등에서 볼 수 있는 투기성 경제, 타율적 금융, 노동 통제 같은 것들을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사회에서 우리가 살게 된 것이다. 문제가 있는 경제에서 수십 년 동안 살다보니까 잘못된 것을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끼는 사람도 많아졌다.”
박정희가 없었다면 경제 발전은 없었을까?
한국 경제가 성장한 여러 요인은 무엇인가
박정희 집권 18년간 한국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했다. 농업 국가에서 공업 국가로 변신했고, 배고픔도 해결됐다. 또 경공업 국가에서 중화학 공업 국가로 바뀌었다. 1971년에 37.5퍼센트였던 중화학 공업 비중이 1981년엔 51.1퍼센트가 되면서 고도 산업 국가가 됐다. 이 시기에 포항종합제철과 거대한 중화학 공장들이 들어서고 고속도로도 뚫렸다.
또 대단한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제1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기간인 1962~1966년에는 연평균 7.9퍼센트를 기록했는데, 그다음 시기에 비하면 그리 높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제2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기간인 1967~1971년에는 연평균 9.7퍼센트라는 아주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더구나 이 시기에는 제조업 성장률이 연평균 21.5퍼센트나 됐다. 제3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기간인 1972~1976년에도 9.2퍼센트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고도성장을 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에 이렇게 놀라운 변화가 이뤄진 건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놀라운 변화를 두고 ‘박정희가 대단한 경제 발전을 하게 만들었다’, ‘박정희에 의해 경제 발전이 이뤄졌다’, 심지어 ‘박 대통령이 없었다면 경제 발전이 없었을 것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중석 교수는 이런 견해는 문제가 많고, 박정희 정부 시기의 경제 발전에서 박정희가 맡은 역할은 부분적이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박정희가 아니었더라도 이 시기에 경제가 발전하게 돼 있었다는 것이다. 박정희 집권 18년 시기는 인류 역사상 세계 자본주의의 황금기로 불리는 시기와 많은 부분 겹쳐서 한국도 경제가 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과 성취욕도 경제가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베트남전쟁 특수, 중동 건설 특수도 큰 작용을 했다. 서중석 교수는 이런 여러 요인이 작용해 한국 경제가 성장한 것이지 박정희 개인의 역할이 크게 작용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전태일 분신케 한 참혹한 노동 조건,
권력은 노동 통제에만 관심 있었다
이 시기 한국 경제의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정부가 노동자를 통제하고 노동조합도 통제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다는 것이다. 또 재벌을 비롯한 기업들이 그런 정부에 의존해서 노동자를 압박하고 노조를 어용화해 이윤을 높이려는 쪽으로만 신경을 썼다.
당시 노동자 상황을 보더라도 한국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산업 사회로 가고 있었다. 따라서 거기에 걸맞은 노동 정책이 있어야 했고 적절한 노동 운동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면서 기업도 살고 노동자도 사는 건강한 사회로 한국이 가야 했다. 그런데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은 그 길을 아주 어렵게 만들었다. 많은 노동자들은 열악한 일터에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고,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은 자신의 몸을 불사르면서 이런 노동 문제를 고발했다.
박정희 정권 시기에 있었던 엄청난 물가 상승은 노동자, 서민들의 생활을 크게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비생산적인 경제 활동에 의해 부를 축적하겠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부동산 투기 등 각종 투기가 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성장 잠재력을 억압하게 되고 사회적으로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키웠다. 그러다가 1979년 YH 여성 노동자 사건이 일어났고 결국 부마항쟁을 맞이하게 된다. 결국 박정희 유신 정권의 운명을 재촉하게 되었다.
“박정희 정권 18년간의 경제를 평가할 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부분이 이 시기에 상당히 많은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 시기에 너무나 심각한 문제가 있었는데 그게 18년 동안 관행처럼 돼 있다 보니까 그 뒤의 정권이 그걸 이어받지 않으면 경제가 운용이 안되는 식으로까지 한국 사회가 돼버렸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처럼 된 것이 있다. 너무 심각해서 그 병이 고질병이라는 사실은 물론 무슨 병인지도 나중에 가면 잊어버리게 되는 망각증 상황까지 갔다.”
기본정보
ISBN | 9791187373131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2월 13일 |
쪽수 | 312쪽 |
크기 |
148 * 221
* 26
mm
/ 503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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