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지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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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모든 상처에
아주 느린 위로가 되어주고 싶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끝날 줄 모르는 팬데믹 시대. 사람들은 언제 끝날 줄 모르는 현 세태에 지쳐가고 있다. 자유로운 여행은커녕 바깥에 나가는 일도 힘든 일상. 그런 일상 속에서 최가은 작가는 독자들을 위해 잠시나마 일탈의 시간을 선물해주기 위해 〈탐라지몽〉을 출간하였다.
탐라지몽(耽羅之夢), 제주에서의 꿈. 회사에서 쌓이고 쌓인 유급휴가를 소진할 겸, 완벽한 자유를 꿈꾸는 작가는 온전히 혼자만의 여행을 다짐한다. 회사의 팀원으로서, 누군가의 좋은 딸로서, 사회적 동물의 숙명을 짊어지던 피곤함을 떨칠 때가 온 것이다. 하지만 낯선 곳으로 향하는 여행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사건을 만나기 마련이다. 패기 있게 지른 여행권이다만 계획 없이 떠난 여행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 닫혀 있는 가게, 엉뚱한 해프닝, 그리고 예상치 못한 벅찬 감동까지.
혼자인 적 없던 나, 혼자 제주도에서 괜찮겠지?
작가의 시선으로 함께 떠나는
여섯 편의 여행기록과 여섯 편의 단편 소설
제주도로 떠난 최가은 작가가 결심한 것 중 하나는 원 없이 글을 써보자는 것이었다. 소설이란 장르에 완벽히 매료되었던 작가. 스릴러는 물론이고 추리와 로맨스 공상과학 장르까지 꽂히는 소재라면 가리지 않고 소설을 집필했다. 랜덤 소개팅 서비스를 통해 우연히 만난 연인, 책이 사라진 시대에 책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들, 주파수를 통해 인생을 결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 〈탐라지몽〉은 작가가 제주도 여행 속에서 집필했던 여섯 가지의 다양한 단편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정보
목차
- Chapter 1. 혼자이긴 외롭지만, 혼자 있고 싶은 8
공항에서 만나요 22
Chapter 2. 저마다 한 권의 책 같은 사람들 44
소셜 북 클럽 58
Chapter 3. 기꺼이 기억하겠다고 86
주파수를 찾습니다. 100
Chapter 4. 반전의 미학 130
나무 145
Chapter 5. 느리게 사랑하는 일 172
그의 고양이와 사랑에 빠졌다 187
Chapter 6. 당신이라는 시나리오 214
모든 상실의 존재들에게 227
작가의 말. 깨고 싶지 않은 꿈 246
책 속으로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멘트가 기내에 울려 퍼지고 있을 때, 철부지 딸을 한 달이나 외딴 섬에 혼자 보내 걱정 이 많은 부모님에게 ‘나 이제 출발한다. 안녕!’이라는 메세지를 보내고 핸드폰을 껐다. 비행기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순간 심장이 쿵쾅거렸다.
한 달 동안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혼자인 적 없던 나, 혼자 제주도에서 괜찮겠지?
-본문 44페이지
현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대헌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그렇게 연락처도 모른 채 헤어졌다. 소개팅이라는 취지엔 맞지 않는 하루였지만, 현진과 대헌 모두에게 그날은 인생에서 특별하고 애틋한 날로 기억되었다. 생판 모르는 사람의 단단한 겉에 숨겨진 여린 속마음을 보게 된 날, 그리고 내 것도 꺼내어준 날. 소개팅에서 하면 안 되는 말들을 모두 해버린 날. 그런 하루는 살아가면서 평생의 위로가 되곤 했다. 나에게 그런 하루가 있었다는 사실로 미소가 번지고 온기가 피어오르는 기억. 다시 스쳐 지나간다면 반갑게 인사하고 싶을 인연.
다음에도, 언젠가, 우리 공항에서 만나요..
-본문 40페이지
그저 스치거나 끝내 모른 채 지나가는 인연이 태반이기 때문에, 한 사람을 알게 된다는 건 모를 수도 있었던 이의 발자취와 생각들을 어루만져볼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 일. 한 권의 책처럼 주의를 기울여 읽어야 하는 일, 한 편의 오래된 영화처럼 투명하도록 따뜻한 일이다. 다시 읽고 싶은 책, 다시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본문 56페이지
사람을 표현할 때 한두 개의 형용사는 너무 비좁다. 그 사람 안에는 수백 겹의 층이 있어 고작 몇 가지 단면을 보았다고 감히 전체를 단정하긴 이르다. 누군가를 겨우 일부 대면했다고 당신은 어떤 사람이라고 규정짓는 일은 오만이지 않을까?
-본문 93페이지
제주 말에 ‘맨드롱’이라는 단어가 있다. 만지기 좋게 따뜻하다는 뜻의 단어인데 그날 숲에서 나눈 대화를 그 말로 표현하고 싶다. 옆에 있는 사람의 내면을 단 한 겹이라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손을 잡아주고 들어주는 것으로 그의 아름다운 여정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지난 시간 나밖에 몰랐던 내가 소설을 쓰면서 비로소 사람을 더욱더 깊게 들여다보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야기를 내 안에까지 담고 싶어진 게 내겐 축복이다. 그런 언어들이 쌓여 나도 타인에게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진지한 위로를 선뜻 먼저 건넬 수 있는 사람. 결국은 그 온도가 차가움보다 따뜻함에 머물 러 있는 사람.
-본문 144페이지
기본정보
ISBN | 9791187229339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8월 25일 |
쪽수 | 252쪽 |
크기 |
136 * 206
* 19
mm
/ 363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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