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전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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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신지견은 전남 화순 출생으로 젊은 시절을 잡지사 편집장, 주간이라는 생활인으로 지냈다. 그러다가 어느 기회에 ‘해안 강의 금강반야바라밀경’에 흠뻑 젖어 무념무상의 시간을 보냈다. 새벽 2시부터 아침 7시까지가 10분처럼 압축되게, 무주구천동 바위에 청태 끼는 소리를 듣는 것 같은 경험도 했다. 그러고 난 뒤 소설이 눈에 보여 쓰기 시작했다. 대하소설 『서산』(전10권)을 썼고, 이후 서산 휴정이 저술한 『선가귀감禪家龜鑑』을 새롭게 해석하고 해설했으며, 『청허당집淸虛堂集』과 『금강경』을 현대어로 재해석하고 있다.
목차
- 작가의 말 ㆍ 6
지엄아, 법 받아라! ㆍ 11
사라진 신위판 ㆍ 16
방외지사 운선선인 ㆍ 21
풍회라는 아이 ㆍ 38
촛불에 태운 밀지 ㆍ 52
법준의 협기 ㆍ 67
수상한 포졸들 ㆍ 84
죽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ㆍ 108
마두산의 서기 ㆍ 113
용을 타고 호랑이를 부르다 ㆍ 123
불조의 칼 ㆍ 138
구름 위를 나는 학처럼 ㆍ 159
조주의 ‘무’ 자 화두 ㆍ 164
비구니 사사 ㆍ 167
무(武)에서 선(禪)으로 ㆍ 188
천명을 받은 아이 ㆍ 197
붉은 꽃은 이슬을 머금고 ㆍ 217
허공과 하나 되다 ㆍ 226
쾌도난마의 침묵 ㆍ 251
부벽루의 가야금 ㆍ 265
연꽃 속의 세상 ㆍ 298
물에 빠진 달 ㆍ 315
책 속으로
“묵사탄정(墨絲彈正)이라. 재목은 먹줄을 옳게 띄워야 하느니…….”
-53쪽
“조선조 초에 정삼봉(정도전)이 불가가 인륜을 멸살하고 나라에 피해만 준다 하여 불가를 배척하고, 주자학만이 사회윤리를 강화할 뿐 아니라 국가에 이로움을 주는 학이라 하여 사문을 천출로 내몰고 사원을 폐사시킨 것이 꼭 국익을 가져왔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만…….”
그 말에 운선선인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받았다.
“그 점 도가도 예외가 아니올시다. 그것이 그자들 명분으로 떠오른 예학 아니겠습니까? 삼천 종류에 다다른 예의를 연구하여 실천을 하라고 그래 놓고 실천 여부가 잣대가 되어 개개인을 군자와 소인으로 평가하면서 심지어 복상 문제까지 까다롭게 만든 것이 백성을 위한 선정덕치라 할 수는 없겠지요.”
“선정은 무엇이고 덕치가 무엇이오니까?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양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정작 조정 권신들은
훈구와 사림으로 나뉘어 서로 역모를 했다 하여 가두어 죽이면서 더욱 강화된 것이 모화(慕華) 외에 무엇이 더 있었소이까?”
-119~120쪽
법준의 대답이 떨어지자 학소대사가 다탁 위의 장검을 들고 일어섰다. 법준도 같이 따라 일어섰다. 방장실 안 대중들이 모두 일어서서 합장을 하고 법준과 학소대사를 지켜보았다.
“이 검은 생명을 살리는 검이다. 내가 살자고 남을 해치는 검이 아니라 더 많은 생령을 위해 내가 죽자는 검이다. 이 검으로 목숨을 바쳐 불조의 혜명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라!”
- 149~150쪽
“천기라면 그 아이가 예사 아이가 아닌가 보군요?”
“얼굴에 왕기(王氣)가 서려 있는 것을 보았느니라.”
“네에?”
풍회는 깜짝 놀랐다.
“지금은 전주 이씨 중종대왕 치세 아니냐? 한데 안주의 완산 최씨 집에 왕기가 서린 아이가 태어났다고 해봐라. 그 아이 목숨이 온전히 붙어 있겠느냐? 연전에 유세창이란 무뢰배가 제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헛소리를 했다가, 제 동료 한 놈과 능지처참되었고, 동료 세 놈이 참형에 처해져 사흘 동안 효수된 일이 있었느니라.”
-203쪽
우리가 사사를 도모하는 일은 단지 그런 이유만이 아님을 알 것이다. 옛날에도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승군이 일어나 국토를 방위한 사례는 늘 있어왔느니라. 그래서 사사가 하나의 집단으로 세력이 커지면, 승군으로 바꿔 안으로는 승가를 굳건히 하고 밖으로는 나라를 지키겠다는 것이, 내가 사사의 일을 시작하게 된 본래 취지였느니라. 하나 사심 없는 우리의 뜻이, 작금 유가들 치세에서 보면 모역에 해당하는 일 아니겠느냐?
-242~243쪽
출판사 서평
천년에 걸친 유ㆍ불ㆍ선 최후의 전쟁
황폐해진 나라를 구제할 영웅이 나타났다!
우리 정신사의 흐름을 아로새긴 거대한 벽화 같은 소설
이런 소설은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로도 없을 것이다!
- 평생 바보로 살지언정 어설픈 문자승은 되지 않으리
왕기 서린 얼굴, 그러나
왕이 되어서는 안 되는 운명을 안고 태어난 아이.
한쪽에선 유자들의 극심한 탄압에 대항하는
선승들의 비밀 결사체 ‘사사’가 서고....
● 출판사 서평
16세기 조선, 그리고 유ㆍ불ㆍ선 최후의 전쟁
유ㆍ불ㆍ선 사이에 천년에 걸친 전쟁이 있었다.
우리의 자생적 사상이었던 선도(仙道)는 삼국시대부터 불교에 주도권을 내주었고, 고려 때 전성기를 누렸던 불교는 다시 조선조의 성리학에 패권을 빼앗겼다. 오랜 전통을 지닌 불교와 선도는 유교의 폭압 속에서 깊은 산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그러나 산중으로 숨어들었으되 맥이 끊길 수는 없다. 16세기 조선, 젊은 선승들을 중심으로 사사(沙社)라 불리는 전국 규모의 비밀 결사가 은밀하게 조직된다. 여기에 잠적하여 오랫동안 내공으로 실력을 길러온 선도의 무리가 합세한다.
그리고 왕의 기운을 받은 여신이란 인물이 태어난다. 그가 바로 후에 대선사 서산(西山)이라 불리게 되는 휴정(1520~1604)이다. 휴정은 오랜 수행을 거쳐 불교와 도교의 젊은 영웅들을 하나로 묶어내며, 성리학적 이념으로 국가의 패권을 틀어쥐고 있던 유교와 문명사적 전쟁을 벌인다. 천년에 걸친 유ㆍ불ㆍ선의 전쟁이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다.
그 전쟁은 16세기말에 벌어지는 임진왜란을 통해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진입한다. 뜻하지 않은 외침으로 조선왕조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 상황이다. 그 때, 휴정은 성리학이 하천민으로 만들어 놓은 승려들을 승군으로 결집해 조선왕조의 왕권을 잇게 한다.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역사소설 〈천년의 전쟁〉은 그렇게 인간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그치지 않는 종교 간의 다툼을 그리는 동시에, 인간의 욕심이 언제든 불러올 수 있는 국가 간의 전쟁을 역동적인 필치로 되살려낸다. 〈천년의 전쟁〉은 조선 중기의 서산이란 당대의 큰 인물을 중심에 두고 펼쳐지는 거대한 역사소설인 것이다.
수호지를 연상시키는 젊은 영웅들의 활약
〈천년의 전쟁〉의 무대가 되는 16세기 조선의 시ㆍ공간은 천년을 이어온 불교가 험난한 벼랑 끝에 내몰려 있던 시기다. 극악한 위기의 상황은 걸출한 영웅들을 탄생시킨다. 소설에는 묘향, 구월, 금강, 장수, 계룡, 가야, 두륜, 영취산 등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젊은 선승들이 대거 등장한다. 궁궐에 잠입해 왕후의 신위판을 훔쳐낼 정도의 협기를 가진 법준, 전국을 돌며 사사들을 집결해내는 지혜와 용맹의 자환, 멧돼지를 맨손으로 때려잡을 정도의 괴력을 가진 하철굴암 마하까지 무예와 수행을 두루 갖춘 선승들이 그들이다.
여기에 천년을 이어온 도교의 전통적 내단(內丹)을 수련해 신선의 경지에 오른 운선선인, 그의 어린 제자로 축지와 무예에 능한 풍회, 그리고 미모와 무예를 겸비한 신혜, 자옥, 여윤 등 비구니들까지, 절멸의 위기에 몰린 정신사의 두 맥(脈)을 보존하고 복원하려는 영웅들이 대거 출현한다.
이들은 조선의 산하를 은밀하되 역동적으로 활보하며 유교의 폭압에 맞선 훗날의 거사를 도모한다. 가히, 양산박(梁山泊)을 중심으로 모여, 조정과 관료들의 부패와 맞서 봉기했던 ‘수호지’의 영웅들을 떠오르게 한다.
선(禪)의 흐름을 읽는 지적 즐거움
〈천년의 전쟁〉은 그러나 대의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젊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훌쩍 뛰어넘는다. 소설의 큰 흐름을 끌고 가는 것은 서산의 행적이다. 서산은 주로 사명대사와 함께 임진왜란이라는 시대의 전란 속에서 승병들을 이끌고 나라를 구한 승병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선불교의 종지를 압축해 담은 〈선가귀감(禪家龜鑑)〉을 쓴 조선 선불교의 큰 인물이기도 하다.
〈천년의 전쟁〉은 정심선사로부터 지엄, 영관을 거쳐 서산으로 이어지는 조선 중기 선불교의 흐름을 그 어떤 불교 이론서보다 심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것은 산 중의 외떨어진 암자에서 이뤄지는 선불교의 깨달음이, 어떻게 민중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적(知的) 탐구이기도 하다. 즉 〈천년의 전쟁〉은 고도의 정신적 깊이를 가진 선승들이, 어떻게 시대의 암울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전쟁을 포함한 난제들을 해결해나가느냐에 대한 거대한 스케일의 천착인 것이다.
작가의 평생 집념이 담긴 금세기 최고의 역사 소설
〈천년의 전쟁〉은 작가 신지견이 집필 투혼을 불사르며, 평생에 걸친 불교와 우리 정신사에 대한 공부를 일거에 쏟아낸 소설이다. 작가의 평생 지적 여정을 담아낸 금세기 최고의 역사소설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작품일 것이다.
그는 〈천년의 전쟁〉 집필을 위해 〈전등록〉과 〈선문염송〉 등 선불교의 경전들 속을 헤맸으며, 서산과 조선 선승들의 발걸음을 좇아 전국의 산하를 유랑하듯 답사했다. 그리고 해남의 대흥사 절집에 7년을 눌러 앉아 자신의 필생 역작이 될 〈천년의 전쟁〉을 써내려갔다. 신지견은 최근 서산 휴정이 저술한 『선가귀감禪家龜鑑』과 『청허당집淸虛堂集』을 새롭게 해석하고 해설했으며, 『금강경』을 현대어로 재해석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87192152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7월 26일 |
쪽수 | 328쪽 |
크기 |
136 * 196
* 29
mm
/ 511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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