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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글) 송가연
저자 송가연은 말 그대로 사회가 피임시키는 사회에서 비출산을 다짐하며 살아가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지냈다. 건축 관련 학과에 입학했다가 이내 진짜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았고, 이화 여자 대학교 심리학과에 입학해 공부했다. 동대학원 철학과에 입학해 공부하다가 수료 후 전공을 살린 회사에 취직했다. 하지만 끝없는 업무와 매일 반복되는 야근에 지쳐 그만두고 대학교 연구소에서 교직원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지금은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20대, 우리는 이기적일까』가 있다.
목차
- 추천의 글/ 이민경
들어가는 말
1장/ 이건 내 삶이니까
나 하나도 버티기 어렵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양육의 도미노
내 아이에게 남들처럼 해줄 수 있을까
육아휴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독박가사, 독박육아
사교육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왔다
육아와 노후를 짬짜면처럼 고를 수 있을까
2장/ 아이를 위한 길
누구도 따돌림에서 자유롭지 않다
여자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을이 될 수밖에 없는 나라
남겨진 아이, 그리고 국가
아이가 인문학을 하겠다면 어쩌나
나의 불행과 아이의 행복 사이의 교환
3장/ 이런 사회에서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아니라 구름다리
우리 사회는 왜 변하지 않을까, 내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
1 더하기 1은 1
도대체 얼마나 더 참아야 돼?
노비로서의 삶은 여기까지
나오는 말
주
책 속으로
한국을 떠나지 못하는 한 인생에서 출산은 없다고 단언한다. 임신과 출산에 대해 논할 때 한국에 사는 여성은 개인의 선호까지 고민하지 못했다. 아무리 아이를 원해도 사회가 욕구를 좌절시킨다. (p.7)
가사와 육아에 남는 시간과, 억지로 만든 모든 시간까지 쏟아야 하는 것은 왜 모두 여자의 몫인지, 그리고 왜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나는 여자가 남는 시간이 있다면 당연히 육아와 가사노동을 해야 한다고 여기는 그 생각들 때문에라도, 절대 지금은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
아이는커녕, 나 하나 버티기도 힘겹다. (p.29)
여자에게 임신, 출산, 육아, 퇴사는 도미노다. 임신이라는 첫 번째 말이 쓰러지면 출산, 육아를 거쳐 마지막 말, 퇴사가 쓰러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임신을 한 순간부터 출산, 그리고 양육에까지 이르면 내 삶은 사라지고 집에서 아이를 기르는 삶 밖에 남지 않는다. (p.46)
의무가 아닌 단지 ‘장려’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정부는 처음부터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일 의지가 없는 것이 확실하다. 반면 다른 나라의 육아휴직 정책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p.69)
육아와 노후 보장은 처음부터, 둘 중 하나를 포기하면 나머지 하나는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 육아와 노후 보장 중 하나를 택하는 문제는 우리에겐 둘 중 하나를 제대로 택할 수도 없는 문제다. 내가 둘 중 하나를 택한다 해서 완전히 이룰 수도 없는 문제다. 이런 우리에게 출산은 사치다. (p.102~103)
우리나라는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종용만 할 뿐,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도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닥칠 어려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국가가 원하는 것은 아직 돌봄이 필요하거나 교육을 더 받아야 하는 ‘아동’이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돌볼 수 있고, 직업을 갖고 일을 하며 세금도 꼬박꼬박 내는 ‘성인’이다. (p.152~153)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기는 학창시절 내내 경쟁이 가득한 삶을 살아야 하고, 대학에 가서도 취직을 위해 조금도 쉴 수 없다. (…) 아이의 이런 삶을 죽 따라가다 보면 의문이 생긴다. 이런 삶을 살게 될 아이를 과연 낳아야 할까? (…) 입시 지옥이든 취직 지옥이든, 지옥의 한 가운데에 있는 내 아이가 나의 두 눈을 똑바로 보면서, 이렇게 묻는다.
“엄마는 왜 나를 한국에서 낳았어?” (p.255~257)
출판사 서평
여성이 출산을 고민할 때 무엇을 고려하는지, 언제 갈등하는지, 마음속에서 어떤 생각이 충돌하는지. 이 부분을 비워 둔 채, 국가를 존속하고 노동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명분만을 가지고 여성에게 아이를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가는 우리는 단숨에 망하고 말 것이다. (…) 여성이 어쩌다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는지 들어야 한다. 혹시 모를까 봐 하는 말이지만 여성은 말을 할 줄 안다.
-이민경(『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저자), 추천의 글 중에서
아이를 낳으라고 등 떠밀지만,
우리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 역시 여성의 선택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잊고 있다.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라며 ‘가임기 여성 출산 지도’와 같은 자료를 내놓는 정부의 태도는 여성의 몸을 국가의 재산으로 생각하고 국가가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공연하게 드러낸다. 한편으로 저출산의 원인을 고학력 여성의 증가로 인한 혼인율 감소에서 찾으며, ‘고학력 여성의 하향 선택 유도 시나리오’를 내놓는 모습을 보면 여성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로 최근 방영되거나 방영될 예정인 드라마를 보면 40대 남성과 20대 여성 간의 ‘삼촌 로맨스’가 심심찮게 보이니 이 시나리오가 정말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이 든다. 미디어에서는 저출산의 해결책이 90년생 여성에게 달렸다는 기사를 내보내지만, 백말 띠 여자는 드세다며 자행되던 여아 낙태의 피해를 입은 이 세대는 성비 불균형이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남아선호사상 아래에서 서슴지 않고 여아를 살해했던 때는 외면하고 임신과 출산을 여성의 몫으로만 돌리고 있으니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도 한국의 많은 젊은 여성들은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심했다. 아이를 낳을 여자도 적을뿐더러, 이제 와서 아이를 내놓으라니 그럴 마음조차 들지 않는다. 이 책은 저자 자신과 한국의 여성들이 어째서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는지 여성 자신과 아이, 사회의 측면에서 이야기한다.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고민할 때 무엇을 고려하며, 언제 갈등하는지, 어떤 지점에서 고민하는지는 살피지 않고 그저 아이를 낳아야 한국이라는 나라가 존속한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면 이 사회는 망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이제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사회가 피임 시키는 사회,
대한민국의 현주소
끝이 없는 업무와 반복되는 야근에 지친 저자는 어느 날 문득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들었다. 누적된 피로를 주말에 잠으로 보충하던 삶에 아이가 생긴다면? 고민 끝에 저자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내 이 생각이 자신뿐만이 아닌 한국의 젊은 여성의 공통된 고민임을 깨달았다. 과도한 업무로 피곤한 삶이 비출산을 다짐하는 주요 이유는 아니다. 여유롭든 그렇지 않든 임신과 출산의 당사자인 여성이 느끼기에 아이를 낳는 일은 이득보다는 손해가 많기 때문이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는 모두 여성의 몫으로 돌아간다. 남자가 선호하는 여자 직업 1순위가 퇴근 후 여유 시간이 많은 교사와 공무원인 것을 보면 이런 생각은 더욱 확고해진다. 물론 아이가 있음으로 인해 얻는 행복도 있다. 아이가 주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행복한 지옥’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애초에 지옥에 가지 않으면 되는 일이 아닌가?
여성의 개인 시간은 가사와 양육에 쓰는 게 당연하다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맞벌이를 해도 독박가사, 독박육아에 시달린다. 임신과 동시에 경력단절의 위기가 닥쳐오며, 육아휴직을 쓰는 것은 그림의 떡이다.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맡기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이조차 쉽지 않다. 어린이집 수는 적고 어린이집에 보내고자 하는 부모는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혼자 벌어서 생활할 때에도 노후 준비를 생각하면 막막한데, 아이가 생기면 노후 준비는 꿈도 못 꾼다고 토로한다. 이 사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어마어마한 사교육비와 양육비로 아이를 키우는 데 3억에서 4억 가까운 돈이 들기 때문이다. 내 아이에게 남들처럼 사교육이나 여가 활동 등을 해주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아이를 낳겠다는 마음을 식게 한다. 이런 우리에게 출산은 사치다.
한국을 떠나지 않는 한
내 인생에서 출산은 없다
한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과연 행복할까? 엄마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아이는 비교와 경쟁에 던져진다. 청소년기도 모자라 이제는 아동기까지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사회에서 아이는 정말 자유로울 수 있을까? 사회에는 스트레스가 만연하고 이 스트레스를 풀 곳 없는 학교에는 왕따가 횡행한다. 입시 지옥과 취업 지옥에서 벗어나도 아이의 고통은 끝이 나지 않는다. 을이 되어 갑질에 시달리고 끝이 없는 업무와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하며 팍팍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불안한 미래를 안고서.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매년 꼴찌를 기록하고 자살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 노인 빈곤율 1위인 나라에서 아이는 행복할 수 없다. 게다가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계층 이동의 가능성도 낮아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아이가 나보다 더 잘 살 것이라는 기대조차 가지기 어렵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변하지 않는 사회를 목도하고 있노라면 정부가 내 아이를 보호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만일 내 아이가 장애아라면 한국은 말 그대로 지옥이다. 장애 아동의 엄마는 자신의 인생을 모두 희생해야만 아이를 키울 수 있다. 사회 안전망은 허약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울타리가 없는 나라에서 아이를 낳는 게 맞을까?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노비’라고 말한다. 얼마 안 되는 월급을 받지만 노동 시간은 OECD 상위권을 다투는 나라, 노동의 가치가 다른 나라보다 현저히 낮아서 최저시급을 받으며 몇 시간 일하고서는 장바구니도 제대로 못 채우는 나라, 가진 사람만 더 가지고 못 가진 사람은 더 못 가지는 나라, 이런 나라에서 자식을 낳는 것은 노비라는 신분을 되물림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나라에서는 사회적으로 피임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가 원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세금을 낼 수 있는 ‘성인’이다
정부는 아이를 낳으라고 등 떠밀지만 정작 정부가 원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다. 정부는 일을 하며 세금을 내는 ‘성인’을 원할 뿐이다. 국가는 가정 내에서 아동을 성인이 될 때까지 온전히 기른 뒤, 스스로 앞가림을 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사회로 내보내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가 아이를 필요로 한다면 그 책임은 사회가 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 도움도 주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겪을 어려움에 관심이 없는 사회에서는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한다고 단언한다. 실제로 아이를 낳고 기르면 부모 개인의 삶의 질은 하락한다. 부모의 삶의 중심에 아이가 놓이기 때문이다.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가정이 희생하여 아이를 길러낸다 하더라도 아이는 이 나라에서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부모와 아이 모두의 삶이 행복하지 않은 사회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사회다. 입시 지옥, 취업난, 저임금, 야근이 일상화되었고 여가생활이 없는 삶 속에서 아이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엄마는 왜 나를 한국에서 낳았어?”
기본정보
ISBN | 97911870382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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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17년 09월 20일 |
쪽수 | 268쪽 |
크기 |
141 * 202
* 21
mm
/ 360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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