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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장커, 세계의 그늘을 비추는 거울 샤오우에서 천주정까지 지아장커 영화의 리얼리즘

유세종 지음 | 봄날의 박씨 | 2018년 05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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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91186851791(1186851791)
쪽수 296쪽
크기 146 * 211 * 18 mm /453g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이 책의 주제어

이 책은 현재 국제 무대에서 활동 중인 중국 영화감독 지아장커의 영상작품을 분석해봄으로써 거대 중국의 잘 알려지지 않은 뒷모습에 다가간다. 한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독법의 틀로 영화를 그 통로로 사용함과 동시에 영화 장르와 문화연구의 관계라든가 영화 이외 예술장르와 영화의 상보 길항의 관계, 그것들의 융복합 관계를 살핀다.

저자소개

저자가 속한 분야

유년기에서 청년기까지 화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젤과 팔레트를 들고 강과 산, 마을과 교외를 돌아다녔다. 물감이 귀할 때였으나 수채화, 유화, 파스텔화로 자유롭게 그렸다. 지는 해와 고요한 숲을 그리러 돌아다니다 강둑에 혼자 멍하니 어둑해지도록 앉아 있기도 했다. 고독했지만 나쁜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시절이었다. 당시엔 그림 그리기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신성하고 즐거운 노동이라고 치기 어린 생각을 했다. 그러다 미학이론에 꽂혀 한?중?일 미론 공부를 시작했지만 종잡을 수 없던 가슴 밑바닥의 갈증은 여전했다. 중도에 그만두었다. 대학원에 들어가 불교의 정신세계와 당시(唐詩)의 미학세계에 한걸음씩 깊이 빠져들었다. 마치 무언가를 초월한 듯한 정신적 조로현상을 겪었다. 가짜 초월이었으나 마음은 편안하고 고요해졌다. 선후배들이 최루탄 맞으며 결사항전을 외치고 감옥엘 들락거려도 나는 당시와 불경을 외우며 색즉시공(色卽是空)의 논리로 자신을 ‘무장’했다.
오랜 ‘편안함’ 속에 중국 고전을 뒤적이다 『묵자』를 만났다. 난생 처음으로 가슴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민중에게 이로운 것이 미(美)이며 민중에게 이롭지 못하고 민중을 빈곤하게 하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는 간단명료한 주장 앞에 의식의 빙판에 금이 쩍 가는 느낌이었다. 만민의 이로움을 미의 기준으로 내세운 묵자 앞에서 그동안의 모든 공부를 한 점 미련 없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묵자의 연장선에서 루쉰을 만나고 중국을 만나고 중국영화를 만났다. 루쉰과 중국, 중국영화는 민중미학과 그림 그리기, 불교가 다 어우러져 있는 거대한 화엄세계 같았다. 비슷한 시기 동아시아의 한용운과 나쓰메 소세키도 마찬가지였다. 루쉰, 한용운, 나쓰메 소세키, 지아장커에게는 조용하지만 도저하고 도발적인 ‘저층’의 미학, ‘패배’의 미학이 관통하고 있다. 그들을 통해 패배와 고통이 깨달음에 이르는 지름길이란 걸 알았다.
몇 해 전 허우샤오셴(侯孝賢)의 <자객 섭은낭>(刺客?隱娘)을 보았다. 허우샤오셴은 자신의 평생 공부 영화로 ‘득도’를 하였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절망감 같은 걸 느꼈다. 나의 공부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것인가,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사회주의 미학 연습』, 『함께 가는 친구에게』, 『루쉰전』 등이 있고, 『루쉰전집』 번역에 참여했다. 『루쉰식 혁명과 근대중국』, 『화엄의 세계와 혁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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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물론 지아장커에게 있어 그의 영화가 투창과 비수라고 말하려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아주 냉정한 어조로 자신의 영화가 낙후된 것을 바꿀 수 있다거나 무언가를 전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지아장커의 <샤오우>를 처음 보았을 때 온몸으로 느꼈던 불편함을 지금도 새록새록 기억하고 있다. 매캐한 먼지 속에 꼬질꼬질한 차림새, 소매치기를 하며 겨우 존재하는 소년, 남루한 일상과 그에 반비례하는 소년의 높은 자존심의 불편한 부조화. 그것은 모종의 ‘루쉰적 동질성’으로 내게 충격처럼 다가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아Q정전」을 읽었을 때 느낀 불편함과 비애였다. 비장하고 숭고한 비애와는 거리가 먼, 외롭고 쓸쓸하고 어두운 비애. 그러한 감정이 와 닿는 순간
필자는 <샤오우>를 단숨에 볼 수가 없음을 알아차렸다. 무언가 준비를 해야 했던 것이다. 다가올 불편함과 고통, 분노, 비애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 같은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이후 지아장커는 내게 ‘영화계의 루쉰’이라는 범주에서 거의 벗어나 있지 않았음
을 고백한다. 이것이 이 지아장커론의 핵심이자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그의 변화가 여러모로 논의되고 있고 한편으로 비판도 받고 있지만 필자는 여전히 그가 루쉰 정신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말한 재현의 근본 정신과 근본 원리에서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필자가 지아장커를 만난 것은 어떤 면에서 루쉰 연구의 연장선이었던 셈이고 이 책은 그것의 작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목차

머리말

1장 들어가는 말

2장 산시성 ‘고향삼부곡’ 리얼리즘
1. 문화대혁명과 출로
2. 국가이데올로기와 그 복사들
3. 사실의 준열성과 로컬 리얼리티
4. 허무 리얼리즘

3장 세계, 수몰 지구의 리얼리즘
1. ‘로컬 외부’와 노동자의 죽음
2. 유랑농(流浪農)의 운명
3. 외줄 타기 : 차라투스트라적 인간 운명
4. 일상과 정물(靜物, Still Life)
5. 노동과 몸의 미학 : 렘브란트 리얼리즘

4장 숨은 구조의 다중시제와 장소
1. 숨은 구조의 은유
2. 노동과 예술
3. 예술과 일상
4. 숨은 구조, 황토 리얼리즘

5장 만리장성 유전자와 리얼리즘
1. 강제이주, 혁명과 개인
2. 만리장성 유전자와 단위(單位) 무의식
3. 영화의 문학화
4. 영상 민족지(visual ethnography)

6장 도시 리얼리즘
1. 뷰(view) 욕망과 조감(鳥瞰)의 시선
2. 도시의 인터(inter), 시민
3. 상하이 정신사
4. 하층 타자(subaltern), 도시의 건설자

7장 폭력과 복수의 리얼리즘
1. 권력에 저항하는 방식, 다하이와 아Q
2. 『수호전』 무송의 복수 미학 복제
3. 농민 루저의 유랑과 폭력
4. 하층 타자 여성의 살인
5. 저항의 무기로서의 자살

8장 낡은 이름, 리얼리즘
1. ‘느린 미학’의 리얼리즘
2. ‘느린 미학’의 실종, 은유
3. 리얼리즘의 ‘외부성’
4. 리얼리즘과 장소

참고문헌

책 속으로

‘현실’로부터 도피하지 않고 ‘현실’로부터 모든 예술적 영감과 기법을 길어 올린 리얼리스트로서의 루쉰과 지아장커. 사회 가장 하층에 존재하는 하찮은 민중에 주목하고 그들을 세상에 드러내되 당시의 주류적인 문법이 아닌 다른 문법으로 드러내는 일. 소수자에 대한 집요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그들에게 연민과 사랑을 보내면서도 그들 존재가 지닌 희화성(戱畵性)과 비굴함과 처참함을 드러내, 보는 이들을 분노하게 하고 슬프고 불편하게 만드는 리얼리스트로서의 루쉰과 지아장커. 그런 의미에서 지아장커는 분명 평자들이 거론한 것처럼, 문혁 이후의 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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