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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끊임없이 자신을 반성하며, 오늘도 남몰래 자기계발서를 사는 저자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어려움, 나만 이렇게 시시하게 사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 더 나아질 거란 희망을 갖기엔 너무 늦은 것 같다는 좌절감을 담담하게 털어놓으며, '나만 이렇게 헤매는 건 아니구나' 공감하게 하고 겨우 이만큼이지만 함께 힘을 내보자는 용기를 준다.
작가정보
목차
- 1. 나는 나와 잘 지내고 싶다
맞춰주기 힘든 내 기분
하면 된다, 내일부터
진심병은 불치병인가
저를 부담스러워 하지 마세요
사랑한다면, 연습이다
2.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아, 내 나이
오늘은 맘껏 울겠습니다
부러우면 부러운 거다
나이야가라
반려로봇 구합니다
중년의 애니충이 되어버렸네
3. 이러다간 우주최강스펙녀가 될지도
자기계발서를 읽는 게 뭐가 어때서
당신의 운을 어디에 쓰시겠습니까
나를 기대해준 사람
실패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검을 찾아서
4. 혼자인 나를 좋아할 수 있을까
특기는 후회망상
12월의 소개팅
아름다운 헛수고
동정해도 괜찮아
같은 별에 사는 우리
5. 100엔짜리 인생이라 해도
아무도 칭송하지 않는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
치즈를 강판에 가는 소소한 순간
덕질하기 좋은 얼굴입니다
누군가 알아줄 필요 따윈 없다
패기 없는 젊음이라고?
겨우 이만큼이지만: 너와 함께 걸어갈 거야
추천사
-
자고로 사람을 웃기는 데 자학개그만한 게 없다. 강자에 대한 풍자도, 약자 에 대한 조롱도, 함부로 웃기려다 위험해지는데, 자학개그는 소재가 ‘나’인 만 큼 안전하다. 내가 나를 놀리는데, 누가 뭐라 그래! 코미디 피디인 나는 부족 한 외모를 타고난 덕분에 자학개그로 쉽게 먹고 산다. 그런데,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여자가 스스로의 찌질함과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자학개그라니, 이것은 자학개그의 신세계가 아닌가! 웃음이 터지다 어느 순간 숙연해진다. ‘그래, 나만 힘든 게 아니었어.’ 웃는 와중에 한 수 배운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부족함이 있다. 그 숨기고 싶은 못남을 깨끗이 인정하고 내가 나를 힘껏 좋아 한다면, 조금은 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이런 즐거운 가르침이 어디 또 있으랴!
-
기자가 쓴 자기고백서는 언제나 흥미롭다. 자신에게 호기심이 없는 사람은 세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리라 본다. 그래서 기사 너머 그들의 생각이 언제 나 궁금했다. 그들이 바라보는 자신은, 좋아하는 영화는, 아프게 기억에 남는 책은. 그래서 지금 살아내고 있는 세상은 어떠한지. 이영희 기자의 사생활을 살짝 훔쳐봐 조금 더 가까운 친구가 된 듯하다. 반갑다.
책 속으로
“미래가 두렵다.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 같아서. 어쩔 땐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몰라 두렵다. 엉뚱한 선택을 하고 후회한다. 내가 선택해서 샛길로 가놓고는, 두고 온 길을 동경한다. 비틀비틀 지그재그 매끄럽지 못하다.”
“맞다. 아름다운 헛수고다. 누군가를 만나 이별하는 과정을 되풀이할 때마다 도대체 왜 이 헛짓을 계속하고 있는 것인지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럴 때 나를 살리는 것은 이 작은 다짐이다. 너는 가라. 나는 성실하게 살 것이다.”
“동정해도, 동정을 받아도 괜찮다.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의심이 들 때면 나보다 못한 것처럼 느껴지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래도 내가 그 사람보단 낫지’라고 생각해버리면 좀 어떤가.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 나의 고통이 조금 덜해질 수 있다면.”
“서로에게 대단한 무언가를 바라는 건 아니다. ‘겨우 이만큼이지만, 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용기를 내 신호를 보낸 나에게 사람들이 작은 깜박거림으로 답해주었다. 응 여기 나도 이렇게 버티고 있어요.”
“나는 나를 좋아할 수 있을까.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 내가 가진 명백한 단점들까지 내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끌어안고 웃을 수 있을까. 질긴 후회와 자기경멸의 시간들을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긍정할 수 있을까. (…) 나와 같은 고민을 지고 가는 이들과 함께 걸어가고 싶다.”
출판사 서평
2015년 2월 첫 책 『어쩌다 어른』을 펴내고 “기자가 쓴 책 같지 않다”는 애매한 호평(?) 속에 에세이스트로 데뷔. “어쩌다보니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어버린” 독자들에게 꾸준한 지지를 받으며 입소문난 작가 이영희의 두번째 에세이.
무려 3년 만이다. 이유는? 오늘 써야 할 기사가 내일로 미뤄지는 게 하루의 가장 큰 축복인 기자라서? 그래도 『어쩌다 어른』에서 유감없이 발휘한 솔직한 유머감각은 전혀 녹슬지 않아, 이번 책은 시작부터 대놓고 외친다. “저는 제가 맘에 들지 않습니다!”
성인으로, 회사원으로, 싱글인 여성으로 살아가며 겪는 많이 고민들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데 마무리는 언제나 뜻밖에 긍정적이라 예기치 못한 즐거움을 자아낸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여전히 자신은 없지만, 나부터 먼저 내 삶을 사랑해보자고, 다정하게 권하는 책이다.
이번 생은 연습이라면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가망이 없는 걸까. 나는 내가 도무지 맘에 들지 않는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고? 들어보시라.
일단, 성격. 하루에도 수십 번 기분이 엎치락뒤치락. 평정심을 유지하며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일에 언제나 최선을, 같은 건 거의 불가능. 누군가의 말 한마디, 벌레 한 마리, 문자 한 통에 일희일비하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허무하게 지나간다. 중요한 일일수록 뒤로 미루는 버릇도 영 고쳐지지 않는다. 매일 써야 하는 기사는 물론이고, 소개팅도 결혼도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계속 미루는 바람에 여태 이 모양이다.
가장 불편한 건 ‘진심병’이다. 조금 친해졌다 싶으면 눈치 없이 속마음을 털어놓다가 뒤통수를 세게 맞기도 한다. 고질적인 진심병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인간관계가 쉽지 않다. 어쩌면 이토록 솔직한 글을 쓰게 된 것도 그 때문일까. 미처 털어놓지 못한 속마음이 너무 많아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어 모두에게 말해버리는, 대반전의 스케일이다.
다음은 나이.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나이만 차곡차곡 쌓여 어느덧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숫자가 되어버렸다. 마음은 인생의 어느 시기에 멈춰 있는데, 세상은 나를 자꾸 어른이라 부른다. 재미난 만화책을 보며 낄낄거리는 게 삶의 큰 낙이지만, 이제는 스스로 ‘중년의 애니충’이라고 비하하지 않고는 만화 본다는 말을 꺼내기도 민망할 지경. 기사 잘 쓰는 후배들을 칭찬하면서도 속으론 부러워 운다. 세상엔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이 너무나 많아 이대로 부러워만 한대도 한평생이 모자랄 것 같다. 정녕 지구 반대편으로 뚫고 나가 로드리게스 씨로 새 삶을 찾아야 하는 건 아닌지.
외모는 영원한 불만의 근원. 사람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겠지만 저자의 경우는 큰 키 때문에 고민이다. 소개팅이라도 할라치면 먼저 키가 크다는 사실부터 밝히고 상대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술버릇은 언제나 ‘귀가’고, 딱 10킬로만 빼면 좋겠는 살은 20년 다이어트가 무색하게 아직도 나에게 붙어 있는 중.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힘든 건 ‘혼자’인 나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애인은 있니, 결혼해라, 지금도 늦었다 등등 걱정해주던 일가친척조차 포기한 걸까. 명절에 집에 가도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십대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세상은 넓고 놀 것은 많으니까. 삼십대까지도 낙관적이었다. 급하다고 대충 해치울 일이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은 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사는 평범한 삶이 이렇게나 어려운 것인 줄을. 이쯤에서 슬슬 반려로봇이라도 구해야 하나, 밤마다 진지하게 포털을 검색해본다.
남들이 보기엔 아주 멀쩡해 보이는 어떤 여자의 속사정이다. 그런데 듣다 보니 이건 내 얘기다. 나는 나와 잘 지내고 싶은데, 살아보니 그보다 어려운 게 없다. 이번 생은 그냥 연습이라면, 그러면 정말 최선을 다해 다음 생을 준비할 텐데. 이번 생이 한 번뿐이라서 언제까지고 서툴기만 하다.
내 인생에 기대를
“그래도 계속 살아간다. 왜냐고 묻는다면 사랑하기 때문 아닐까. 아름답고 싶고, 잘 해보고 싶고, 꽤 괜찮은 모습으로 만들어보고픈 내 삶이라서.”(46쪽) “내 인생에 대한 기대를 멈추지 않는다면, 아직 할 수 있는 건 너무 많다.”(101쪽) “이번 생을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자꾸 이번 판은 망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니까.”(108쪽)
이런 주옥같은 문장들이 떠오르는 자신을 반성하며, 그녀는 오늘도 남몰래 자기계발서를 산다. 운을 모으기 위해 소소한 선행을 하고, 실패의 기억을 지우는 법이나 판다로 환생하는 법을 연구하는 대신, 내 얼굴은 덕질에 최적화된 페이스라 자부하며 아무도 칭송하지 않는 일이라도 열심히 해본다. “혼자로도 충만하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지 모르지만 계속 연습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정성 들여 해내고, 특별한 날을 평범하게 평범한 날을 특별하게 보내는 연습.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심장이 덜컥 내려앉지만 태연한 척하는 연습을, 감정의 균형을 잡는 연습을 한다.”(50쪽)
이영희의 에세이가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힘이 있다면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어려움, 나만 이렇게 시시하게 사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 더 나아질 거란 희망을 갖기엔 너무 늦은 것 같다는 좌절감. 그런 것들을 담담하게 털어놓고, 겨우 이만큼이지만 함께 힘을 내보자고 말을 건네주기 때문에. “나의 글을 읽은 누군가가 ‘하하. 이 사람도 한심하구나’ ‘나만 이렇게 헤매는 건 아니구나’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다”는 그녀의 말은, 그래서 진심이다. 이 자학이 세상 한구석 어떤 이에겐 부디 작으나마 격려가 되어주길.
기본정보
ISBN | 9791186661314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2월 20일 |
쪽수 | 232쪽 |
크기 |
133 * 206
* 17
mm
/ 297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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