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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비우고
채우는 달을 보며
오늘도?
나는, ?쓴다
2020 가을
송미선
목차
- 시인의 말
1부 긁을 수가 없었어
장래희망
그러니까 내 말은
선글라스
허밍
그런 경험 있어
G - 시행착오
자백
생각보다는
고해성사가 끝나면 입을 그려 줄 거야
우산의 덜미
점
바리케이드
간신히
예고도 없이
지퍼의 입장
2부 고약하고 비루하다
맨발
그림자를 함께 사용했다
빌미
모두 우리집이야
새로운 취미
포복
현기증
안녕하신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마음과는 달리
70 B
수상한 버릇
가령, 호루라기
방울뱀
3부 눈 감아 줄 거지?
누가 당신의 태엽을 감는지
귀만 빌려주면 돼
미행
연장전을 위하여
립서비스
〉〉〉 〉〉〉 - 이쪽으로 가지 마시오
내가
회전문
지우는 동안
퍼즐
초경
낯빛을 보려면
내 생각은 중요하지 않아
예를 들어,
낙타
4부 숨겨둔 무엇도 없으면서
각각의 오븐
소등
내빈들의 축사는 생략되고
옥탑방
표정의 두께
워밍업
장기 미사용 카드
설정
그녀의 그녀
체인 체인지
소풍
모텔 프린세스
없거나 모르거나 잃어버렸거나
스팸
허 씨 문집
정숙과 금연
해설
불안과 결핍의 그림자│박수빈(시인 · 문학평론가)
책 속으로
그림자를 함께 사용했다
허기가 흰 건반과 검은 건반 사이에 깃든 뒤로
그곳을 지나가기 전에 발끝을 모았다
마주보며 걸어오다 교차로 중간쯤에서
건반을 디디며
잠시 겹쳐지는 것처럼
순간 발걸음 멈칫하며 두께를 부풀리는 횡격막
반쯤 돌아보며
깜박이는 신호등 불빛보다 빠르게
다가오는 그림자를 온몸으로 맞설 태세로
안부를 물어보려고 입술을 오므리는데
재촉하며 달아나는 발걸음
예열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비등점은 올라간다는데
낯가림이 심했던 손가락은 건반을 건너뛰었다
입천장에서 물집이 무더기로 부풀어 올랐고
거품 이는 소리가 들렸다
핏줄 불거지는 그림자를 위해
숨소리를 조율하며
그날부터 우리는 그림자를 함께 사용했다
장래희망
장화만 고집했다 우리는 장화를 신었다는 것 외에 공통점이 없었다 물에 닿자마자 녹아내리는 발가락을 숨겨 놓은 채 잠 속에서도 장화를 신고 있었다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들었던 꿈 짓밟히고 깨질 때마다 푸른 피가 났다 악보를 풀어헤쳐 다리를 만들었지만 누구도 자장가를 부르지 않았다
무엇이 된다는 것이 두려웠다 희망 근처에는 가지 않았다 끝내 장래희망란을 메우지 못했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만 할 일도 찾지 못했기에 절망도 몰랐다 장래희망에 무지개라고 써넣던 친구들은 여전히 식욕이 왕성한지
갓길로 몰아붙이는 발목을 접고
장래희망란에 장화벗기 라고 붉은 글씨로 적는다
파란 불길이 불길하게 번진다
진창길을 헤매고 온 우리는 장화를 물끄러미 본다 물기라곤 없는데
질척거리는 발의 집
지퍼의 입장
원피스 등 뒤로 난 길을 닫는다
반쯤 채워지던 지퍼가 머리카락을 물었다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서로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이던 엄지와 검지가 머리카락의 입을 틀어막는다 꼼짝달싹 못한 채 지퍼에 물린 우리가 불거진다
끼인 머리카락을 오늘이라 부른다 순간 길이 끊어졌고 뜻밖의 걸림돌에 대해 지퍼는 공식입장 발표를 보류하고 있다 방향성을 잃어버린 엄지와 검지는 넘어진다 무르팍에서 흘러나오는 물비린내를 기록하기 위해 쇼윈도가 필요하다 목 없는 마네킹이 흘깃거리는 것 같아 어둠 속에서도 목젖이 탄다 벗은 마네킹 몸 위로 지퍼 자국이 수두룩하다 까닭을 짐작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려
오늘이 가렵다
출판사 서평
“사실이 아닐지라도/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말들은 하나의 사태 바깥에서 여전히 머뭇거린다. 우리가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은 안으로 스미어 얼룩을 만든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떤 얼룩은 소멸되고 어떤 얼룩은 자라나고 짙어진다. 자라나고 짙어진 얼룩은 지면에 배어나와 기호화된다. 시 쓰기는 이런 얼룩들을 받아내는 데 유효한 양식이다. 외부에서 흘러든 모래알(갈등 요소)을 품게 된 조개의 여린 속살(시인의 내면)은 점액(얼룩/말)을 분비해서, 말하자면 상처의 요소를 수용함으로써, 겹겹 감싸는 과정(시작과정)을 통해 영롱한 진주(시)를 만들어간다. 이를테면 진주조개가 진주를 빚기까지의 과정은 외부에서 오는 불화의 감정과 갈등, 상처를 수용함으로 시를 빚어내는 시인의 그것과 흡사하다. 송미선 시집 『그림자를 함께 사용했다』에는 저러한 ‘아름다운 수용 과정’이 작품 전편에 녹아져 있다. “장래희망란에 장화벗기 라고 붉은 글씨로 적”었던 시점은 이번 시집의, 언어의 머릿돌이 돼 주었을 것이다. 쉽게, 선뜻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시적 자아의 머뭇거림과 서성임은 모순적이게도 그의 시를 견인해 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 조정인(시인)
기본정보
ISBN | 9791186557730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10월 20일 | ||
쪽수 | 148쪽 | ||
크기 |
127 * 205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현대시학시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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