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기업을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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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경향신문 > 2015년 10월 4주 선정
젊은이를 가혹하게 착취하다 일회용품처럼 쓰고 버리는 블랙기업의 실태와 이의 규제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투쟁을 다룬『블랙기업을 쏴라!』는 블랙기업에 의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청년들의 현실을 냉엄하게 고발한 르포타주로 블랙기업에서 일어난 일들과, 블랙기업에 대항하는 일본 사회의 움직임을 소개한다.
이 책에는 기업에서 어떤 방식으로 젊은 노동자를 부당하게 착취했는지 그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데, 이는 블랙기업에서 일하다 ‘버려진’ 청년, 자녀를 ‘과로사’로 잃은 유족, 우울증을 얻은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용기 있게 나서 블랙기업에서 일어난 일을 생생하게 증언한 덕분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신문 아카하타 일요판 편집부
저자 신문 아카하타 일요판 편집부. 일본공산당이 발행하는 《신문 아카하타》는 1928년 창간 이후 일본 군부가 폭주하던 1931년과 1932년 삼일절, 식민지에서의 즉각 철군 및 조선독립투쟁에 대한 연대를 호소하는 ‘3.1기념일’, ‘조선민족해방 기념일을 맞아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등의 논설을 전면에 게재한 것을 시작으로 태평양전쟁 종전까지 이어진 반제국주의 투쟁의 선두에 섰으며, 전후 혼란기에는 패권주의적 행태를 보이는 소련공산당, 중국공산당, 그리고 북한 조선노동당 등을 정면에서 비판하며 논쟁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살아갈 힘과 희망을 나르는 신문’을 표방하며, 정부와 재계의 눈치를 보는 거대언론사가 손대지 못하는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성역 없이 보도, ‘참언론’의 사명을 다하는 한편, 일명 ‘야스쿠니파’로 불리는 일본 극우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신문으로도 자리매김해 있다. 베이징, 하노이, 뉴델리, 카이로, 파리, 워싱턴DC 등 세계 주요도시에 지국을 두고 있으며, 32만여 명의 일본공산당 당원 외에도 일본 전역에 13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가 있다. 《신문 아카하타》 일요판은 1959년 창간 이후 정치사회적 이슈는 물론 요리, 건강, 문화 연예, 스포츠, 만화, 소설 등 다채로운 내용을 담아 100만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일본최대의 주간지다. 《신문 아카하타》는 1970년대 후반부터 신일본출판사를 통해 《악질 상술 그 수법과 격퇴법》(1978), 《학교폭력을 없애는 길》(1981), 《증언, 제국군대》(1982), 《핵무기, 폐기할 수 있다》(1985), 《선진일본의 뒤안》(1986), 《북조선 패권주의에의 반격》(1992), 《소련공산당과의 30년 전쟁》(1992), 《중국패권주의와의 투쟁》(1992), 《통째로 생각하는 일본헌법》(2005), 《우리 아이들이 굶고 있어요!》(2010), 《종속의 동맹》(2010), 《일본원전 대해부》(2011), 《원전마피아》(2012), 《망국의 경제》(2013) 등 당대의 이슈를 다룬 심층보도를 꾸준히 책으로 발간,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번역 홍상현
역자 홍상현洪相鉉은 저널리스트. 한양대학교에서 정치학을(정치외교학 석사), 중앙대학교에서 연극·영화학을(영상예술학 석사) 공부했다. 광고회사와 언론사 생활을 거쳐 2007년부터 다양한 방송다큐멘터리의 해외취재(미주·유럽·오세아니아지역 및 일본)와 번역(영어·일본어) 등을 담당했으며, 2008년 프로듀서를 맡은 다큐멘터리영화 〈포 디 아일랜더스For The Islanders〉가 제주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2011년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일본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방문,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위원장과 만나 인터뷰한 것을 인연으로 그의 책 《지금, 일본 공산당》, 《새로운 약진의 시대를 지향하며》, 《전쟁이냐 평화나》 등을 번역·출판했으며, 이외에도, 《원전마피아: 이권과 종속의 구조》, 《이지메 해결의 정치학》, 《원전 제로》(근간) 등 민감한 사회현안을 다룬 《신문 아카하타》와 신일본출판사의 논쟁적인 책들을 한국 사회에 활발히 소개하고 있다. 현재 도쿄대학 객원연구원으로 국제관계와 언론보도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신일본출판사의 경제월간지《게이자이》의 필진이자, 일본저널리스트회의(JCJ) 회원이기도 하다. 일본 치바현에 살고 있다.
목차
-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_ 5
머리말 _ 10
제1장 와타미 _ 21
1. 회사 차원의 선거 개입
2. 전직 점장의 고발
3. 사고 은폐와 개호서비스 사업
4. 와타미의 어둠, 도시락 배달 사업
제2장 유니클로 _ 77
제3장 유명 기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나 _ 97
1. 전직 롯데리아 점장은 말한다
2. 카페 벨로체: 비정규직에도 ‘신선도’가 있다
3. 아키타서점: 진실을 말한 대가는 해고
4. 니혼카이쇼우야: 과로사를 강요하는 임금체계
5. 하우스식품: 노동자가 소모품인가?
6. 라이라이테이: ‘열심히 하면 사장처럼 페라리도 살 수 있다’
제4장 감시당하는 노동: GPS에 감시카메라까지 _ 129
1. GPS로 ‘스토킹’
2. 17대의 카메라로 노동조합원 감시
제5장 와타미 전 점장도 기대하는 블랙기업 규제 법안 _ 143
제6장 블랙바이트도 큰 문제 _ 153
1. 수도권학생유니온 결성
- 한사람의 점이 선이 되고, 면이 되어 노동을 바꾼다
2. 노 블랙바이트: 공산당의 제언이 부른 반향
3. 블랙기업 대처법
제7장 대담: 블랙기업 압박, 여기까지 왔다 _ 167
◆ 자료① ‘블랙기업 규제 법안’ 요강 (2013년 10월 15일 일본공산당 국회의원단)
◆ 자료② 블랙기업 규제 법안 제안에 즈음하여 (2013년 10월 15일 일본공산당)
◆ 자료③ 블랙바이트로부터 학생의 생활을 지켜내자 (2014년 6월 2일 일본공산당)
옮긴이의 말 _ 219
책 속으로
2008년 자살한 여성은 월 141시간의 잔업을 했다는데, 저는 그보다도 훨씬 열악한 조건에서 일했습니다. 전에 일하던 가게만 하더라도 금,토,일요일과 휴일 전날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아침 오전 5시까지 영업을 했으니까요. 평일에도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10시간은 무조건 영업을 했습니다. (...) 회식이 많은 연말연시에는 22시간 동안 가게에 있다가 오전 10시에 퇴근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2시간 만에 다시 출근을 했지요. (...) 점포마다 ‘오늘은 ○○만 엔’ 하는 식으로 그날의 매출 목표액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그것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아르바이트도 쓰지 못하고 사원이 서비스 잔업(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잔업)을 해서 수지를 맞춰야 했어요. pp.32~33
와타나베 씨의 어록을 살펴보면 “365일 24시간 죽을 때까지 일하라”든가 심지어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눈을 뜨고 있는 모든 순간이 노동시간”이라는 말까지 있습니다. 자기 회사 사원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저는 점장한테 “죽어버려”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발주업무를 진행하다 실수를 했기 때문이었는데요. 이런 직장에서는 남을 배려하는 여유가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이를테면 내가 조금 더 잔업을 하면 동료가 편해진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그런 것을 실천에 옮길 여유가 없지요. 와타미는 남을 배려하는 여유마저 빼앗아버리는 회사입니다. p.35
최저임금 이하의 수입을 버는 배달원, 게다가 사고가 나면 ‘자기책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배달원이 와타미에 고용된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와타미 타쿠쇼쿠’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로 탈법적인 수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개인사업자와 도급계약을 맺으면 엄청난 저비용으로 일을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노동자를 고용한 것이 아니므로, 노동시간이나 해고 관련 규제, 최저임금 등과 같은 규정 또한 적용되지 않습니다. p.65
유니클로에서 이익극대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점장입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경악할 만한 구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 유니클로 점포에 근무하는 평균인원은 약 40명. 그중 정사원은 점장을 포함한 몇 명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준사원(파트타이머)과 아르바이트 직원입니다. 즉, 일하는 사람의 대다수가 비정규직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유니클로에는 와타미와 마찬가지로 노조가 없습니다. (...) 유니클로는 점장을 노동기준법의 ‘관리감독자’, 이른바 ‘관리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몇 시간을 일하든 잔업수당이 지급되지 않습니다. (...) “유니클로는 대졸 신입사원들이 입사한 지 반 년 정도만 지나면 점장으로 진급시키려고 합니다. 잔업수당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킬 수 있어서죠.” pp.81~87
이 회사의 본사에는 총 23대의 감시카메라가 있습니다. 노동조합 측의 설명에 따르면 그중 최소 17대는 종업원과 노동조합원을 감시하는 데 쓰인다고 합니다. (...) 원래 이 회사에는 현관과 뒷문 등에 4, 5대 정도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A씨 등이 노동조합을 결성한 후 6개월이 지난 2012년 11월 무렵부터 돌연 카메라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23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어느 날 점심시간, 조합원들이 카메라가 없는 1층 홀에 모여서 이야기를 하자 다음날 그 장소에 바로 카메라가 설치된 적도 있었습니다. 카메라에는 마이크도 장착되어 있습니다. 한 조합원은 동료들과 대화하면서 카메라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다 갑자기 걸려온 구내전화를 통해 사장으로부터 주의를 들었고, 다시 며칠 후 관련 회사로 파견을 가게 되었습니다. pp.138~139
노동자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으면, 결국 위법행위가 아무렇지 않게 통용되는 것이 기업에서의 노사관계입니다. 직장에서 ‘부조리하다’고 생각되는 일은 대체로 위법인 경우가 많지요. 특히 노동자 해고의 경우 일정한 규제가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노동자를 사실상 해고하고도 그것이 마치 개인사정으로 인한 퇴직이었던 것처럼 몰아가는 수법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퇴직을 강요하는 개인면담의 집요한 반복, 무리한 과업의 부과, 조직적인 이지메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습니다. 노동자는 혼자일 때는 약자이지만, 단결함으로써 경영자와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에 노조가 없더라도 개인 자격으로 가입할 수 있는 노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단결을 통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이지요. pp.163~164
아베 정권은 ‘세계에서 제일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든다’는 선전 문구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는 룰을 붕괴시키려 합니다. 과로사를 양산하는 ‘잔업수당 제로
출판사 서평
젊은 노동자에게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는 ‘블랙기업’에 대한 일본의 대처. 젊은이를 가혹하게 착취하다 일회용품처럼 쓰고 버리는 블랙기업의 실태와 이의 규제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투쟁을 다룬다. 기업 광고 유치 때문에 미디어에서도 블랙기업 문제를 외면하는 가운데, 금기 없는 보도로 유명한 《신문 아카하타》가 유니클로, 롯데리아, 와타미 등 일본 유명 기업의 불합리한 행태를 실명으로 고발했다.
일하다 ‘버려진’ 청년, 자녀를 ‘과로사’로 잃은 유족, 우울증을 얻은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용기 있게 나서서 블랙기업에서 일어난 일들을 생생하게 증언했고, 이와 더불어 블랙기업에 대항하는 일본 사회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2014년 일본저널리스트회의(JCJ)상을 수상한 취재 보도를 엮었으며 블랙기업 근절의 구체적인 방안 및 규제 법안, 이를 제출한 의원단의 좌담 내용을 실었다.
출판사 서평
장시간 저임금 노동, 정규직 전환 회피...
청년 노동자를 울리는 ‘블랙기업’의 횡포
지난해 한 공기업에서 해고된 계약직 직원이 자살한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블랙기업’이라는 용어가 점차 알려지고 있다. ‘블랙기업’은 주로 젊은 노동자에게 불법, 편법적으로 비상식적인 노동을 강요하는 악덕기업을 일컫는 말로, 일본에서는 매년 시행하는 유행어 대상 순위에 오를 만큼 파급력이 크다. 한국의 청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에서 블랙기업에 대한 폭로와 공개 운동을 벌인 2014년에는 청년 노동자를 울리는 부조리한 노동 실태와 열정 착취가 사회적으로 알려진 바 있다.
블랙기업의 행위는 가혹한 장시간 노동 강요와 저임금, 시간외 노동에 대한 수당 미지급, 정규직 전환 회피, 실적 강요, 직장 내 왕따와 성희롱, 부당한 업무 지시 등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이러한 행위는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기업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행해진다는 특성이 있어 더 심각하다. 이로 인해 일자리 경쟁을 겪고 사회에 나온 젊은이들이 보다 나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잃게 된다.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N포 세대’, 자국의 현실을 비꼬는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한 것처럼,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사축(社畜)동화’라는 패러디가 유행했다. 스스로를 회사의 ‘가축’으로 지칭하며 회사의 어떤 지시도 거스를 수 없는 노동자의 현실을 자조한 것이다. 《블랙기업을 쏴라!》는 이처럼 블랙기업에 의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청년들의 현실을 냉엄하게 고발한 르포르타주다.
일본 블랙기업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고발
한국과도 닮은 황폐한 노동시장
《블랙기업을 쏴라!》에는 기업에서 어떤 방식으로 젊은 노동자를 부당하게 착취했는지 그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이는 블랙기업에서 일하다 ‘버려진’ 청년, 자녀를 ‘과로사’로 잃은 유족, 우울증을 얻은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용기 있게 나서서 블랙기업에서 일어난 일들을 생생하게 증언한 덕분이다.
제1장 ‘와타미’의 사례에서는 과도한 노동시간 문제가 부각된다. 와타미는 일본 내에 6백여 곳의 체인점을 거느린 거대 프랜차이즈로, 기존의 이자카야에 패밀리 레스토랑 형식을 결합하여 한국 언론에서도 ‘창조경제’의 모범으로 소개된 기업이다. 이런 와타미에서 일한 직원들이 매일 12시간 가량, 월 140시간이 넘는 잔업이라는 어마어마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언과 함께 일일 매출 목표액을 맞추지 못하면 수당이 없는 잔업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실상이 폭로됐다.
이밖에도 “24시간 365일, 눈 떠 있는 시간 동안 무조건 일해라”는 와타미 회장 와타나베 미키 씨의 발언, 회장의 이념집 외우기와 같은 비정상적인 직원 교육, 도시락 배달 사업을 회장이 출마한 선거에 활용, 개호 사업 분야의 사고 은폐 등의 문제와 더불어 2008년에는 과로에 의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여성이 자살하는 등 와타미는 최근까지도 각종 부당행위로 구설에 올라 일본 블랙기업의 대표격이 되어 있다.
제2장에서 다뤄지는 일본 ‘유니클로’ 또한 퇴직한 점장 여럿이 노동 실태를 증언하며 문제점을 고발했다. ‘이름뿐인 관리직’으로 채용되는 젊은 점장들은 대다수가 비정규직과 파트타이머로 이뤄진 직원들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몇 시간을 일하든 잔업수당을 받을 수 없다. 유니클로의 월 상한 노동시간은 240시간이었지만, 증언에 따르면 월 33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일본 유니클로는 대졸 신입사원의 절반이 3년 이내 이직, 휴직자의 절반이 우울증이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밖에도 롯데리아, 카페 벨로체, 아키타서점, 하우스식품 등 프랜차이즈와 출판사, 식품회사 등을 막론하고 블랙기업의 부당한 실태를 실명으로 고발하고 있다. 단기간으로 나누어 고용계약을 반복하다 법률이 정한 정규직 전환 시점이 다가오면 해고하는 방식, 이벤트 당첨 조작과 같은 내부 부조리를 지적했다가 괴롭힘당하는 사연, CCTV 감시를 넘어 휴대전화 GPS로 노동자를 위치 추적하는 만행 등은 극단적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도 없었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준다.
게다가 일본보다 떨어지는 청년 고용율, 날로 심각해지는 청년실업 문제, 일본에 비해 많은 비정규직과 낮은 정규직 전환율 등 한국의 청년 노동자들이 겪는 고충도 작지 않다. 더구나 한국 특유의 조직 문화와 소통 방식, 기형적인 인턴, 수습, 열정페이 등의 착취 문제는 일본 블랙기업의 문제를 보아 넘길 수 없는 것으로 만든다. 일본 사회와 정치권이 블랙기업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분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블랙기업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일본의 단결 사례와 관련 법안 소개
블랙기업의 횡포를 고발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블랙바이트(아르바이트의 블랙기업 버전)’에 저항하는 학생들의 노조와 활동을 소개하며, 일본공산당이 제출한 ‘블랙기업 규제법안’ 요강을 다루거나 ‘블랙기업 대처법’을 실은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일본 ‘수도권학생유니온’의 결성 및 조언, 블랙기업 관련 변호사 인터뷰 등도 우리 사회는 블랙기업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가에 대한 활용 방안이 될 수 있다.
‘블랙기업 규제법안’에는 모든 사업장에서 노동시간 관리대장을 정확하게 작성, 연간 잔업을 360시간으로 한정, 연속 출근 제한, 11시간 연속 휴식 보장, 수당 없는 ‘공짜 잔업’ 적발시 두 배 지급, 이직자 수 공개, 구인광고에 임금 내역 명시 등 노동 현장에서 필요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안이 담겼다. 노동조합과 상담하라, 출퇴근 시간과 잔업수당 미지급 내역을 메모해 두라, ‘연수입 000만 엔 가능’과 같이 최대치를 광고하는 회사를 조심하라는 등의 조언이 우리의 처지에도 부합한다.
《블랙기업을 쏴라!》가 기업명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고발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르포가 게재된 《신문 아카하타》가 기업의 광고나 후원을 받지 않는 순수한 독립언론이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특성을 살린 기획취재는 신자유주의적 빈곤의 세계화와 노동시장 황폐화가 국경을 초월한 지구적 현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소위 ‘일류기업’으로 불리며 더러는 본받아야 할 성공모델로까지 추켜세워지는 블랙기업의 민낯을, 차후에 이루어진 추궁에 어떻게 반응했는지까지 낱낱이 기록하면서 파헤쳐 2014년 일본저널리스트회의(JCJ)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결국 이 책의 가장 큰 의미는 블랙기업의 실태 인지나 법제도 개선이라는 경계에 갇히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는 고민을 던진 것이다. 문제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변화에 기여하고자 한 《블랙기업을 쏴라!》와 같은 르포르타주의 시도와 더불어 증언이나 고발, 단결과 연대 등 다양한 저항의 노력이 사회, 정치적 대응 또한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6036075 |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10월 21일 | ||
쪽수 | 227쪽 | ||
크기 |
128 * 188
* 20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追及!ブラック企業/しんぶん赤旗日曜版編集部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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