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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이 책은 저자가 우도에서 먹고, 밭일하고, 사진 찍으며 해녀들의 친구로, 이웃으로 살았던 1년간의 기록이다. 처음에는 데면데면했던 해녀와 가족처럼 가까워 지기까지, 매일 해녀와 함께 바다와 바람을 가늠하며 보낸 소중한 하루하루, 소소하지만 따스한 일상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담았다.
그에게 해녀는 강인하고 넉넉한 품을 지닌 어머니의 원형이자, 아름답고 거대한 대자연의 일부다. 무엇보다 이 시대의 당당한 전문직 여성이자 프로페셔널한 바다의 여전사다. 해녀를 글과 사진 속에는 그들의 당당하고 아름다운 모습, 초연하고 초탈한 삶의 자세가 깃들어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준초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준초이(최명준)는 도쿄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뉴욕에서 실력을 쌓았다. 1988년 한국으로 돌아와 당시 불모지와 같았던 국내 광고사진 분야에 투신, 국내 최고의 광고 사진작가 반열에 올랐다. 1995년, 인물사진으로 지평을 넓히기 시작, 수많은 사람들을 담아냈다. 그에게 있어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것도, 가장 중요한 것도 ‘사람’이다. 사진을 찍으며 사람 만나는 일이 좋고, 카메라 렌즈 너머로 사람의 영혼을 만나고 함께 할 수 있는 사진가라는 직업에 감사한다. 그렇게 보내온 사진 인생 40년, 평생 염원하던 마음을 울리는 피사체를 제주 우도에서 만났다.
2005년 촬영을 하러 간 곳에서 우연히 여덟 명의 해녀 어머니와 만난 것을 계기로, 해녀에 빠져들기 시작, 그 후로 8년 동안 틈이 날 때마다 제주에서 해녀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2013년,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우도 해녀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그들의 아들, 친구, 가족이 되어 살며 1년간 해녀들의 사진을 찍었다. 2014년 5월, 포스코 아트 뮤지움에서 <바다가 된 어멍, 해녀> 사진전을 열었으며, 2015년 4월, 파리 유네스코 본부를 시작으로 브뤼셀 등지에서 해녀 순회 전시를 가질 예정이다. 이 책은 <메이드 바이 준초이> (디자인하우스 출간) 이후 10여 년의 시간 동안 더 깊고, 더 넓어진 작품과 인생을 담아낸 두 번째 책이다.
사진 준초이
목차
- 머리말 _ 준초이의 해녀도 앞에서 _ 시인 고은
Prologue _ 우도, 어멍을 찾아
봄 태풍 속에도 꽃은 핀다 _ 4월~6월
아직 바다에 여름은 오지 않았다 _ 7월~9월
숨비소리에 물드는 가을 _ 10월~11월
자연을 닮은 해녀의 삶, 겨울 _ 2013년 12월~2014년 3월
Epilogue _ 다시, 우도의 봄을 찾아
책 속으로
준초이가 생애의 사업으로 선택한 이 해녀도야말로 소재와 가치가 상즉(相卽)하는 살아있는 미학을
성취해가는바, 얼마나 놀라운 노릇인가.
몇 해 전 그의 야심작 ‘수원화성’ 작품들이 드러낸 환상성과 추상성은 이번의 연작 ‘해녀’에서 삶의 극한으로 빚어낸 리얼리즘의 극사실성(極寫實性)에 이르렀다.
p. 9 머리말 _ ‘준초이의 해녀도 앞에서’ 시인 고은
처음 해녀를 만났을 때, 나를 쳐다보는 그분들의 그윽한 표정과 부드러운 모습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가늠할 수 없는 아늑함이 담긴 표정, 산고 끝에 갓 태어난 자식을 말없이 쳐다볼 때의 깊디깊은 표정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홀리듯 끌려들어 갔다.
p. 16~18 Prologue _ 우도, 어멍을 찾아
수없이 생과 사를 넘나들었을 이들에게 무슨 허례가 필요할까 싶어 도리어 나는 한 켜라도 더 벗긴 내 모습이 아니면 이분들께 실례가 될 것 같다. 하지만 해녀 어머니들은 이미 나를 다 꿰뚫어보듯 가만히 웃으신다. 이분들에겐 육십 넘은 내가 그저 자식 같을 뿐이다.
p. 38 봄 태풍 속에도 꽃은 핀다 3월~6월
9월 15일. 어제는 비가 오는 둥 마는 둥 바닷물 색깔이 불그스름한 흙탕물 가까운 색깔로 변하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해녀의집 앞에 앉아 해녀들을 찬찬히 관찰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다양하다. 일순이 넘은 구부정한 할머니가 물질을 마음먹는 순간 주변의 공기까지 확 바뀌는 모습은 볼 때마다 새 롭다. 해녀의 얼굴에서는 심해에서 얻은 삶의 흔적들이 주름 하나하나에 일렁인다. 그 깊이에 감탄하면서도, 또 순간순간 소녀처럼 수줍게 쳐다보는 표정 또한 나를 서늘하게 할 정도로 청량하다.
p. 106 아직 바다에 여름은 오지 않았다 7월~9월
전흘동 해녀가 물에 들어가기 전에 소리친다.
“이땅 마중 올 때 독새끼난 50개 삶아오라, 너 독새끼가 뭔주 아나?”
“예! 계란!”
나는 꽤 기뻤다. 전흘동, 주흥동 해녀들과는 친분을 쌓은 지 오래 안 되었기 때문에 서먹서먹하던 차였다. 급히 슈퍼마켓에 가서 계란 50개를 사와서 삶았다. 그리고 두유도 따뜻하게 데웠다. 껍질까지 까서 해안으로 달려갔다. 해녀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참으로 즐거웠다.
p. 145 숨비소리에 물드는 가을 10월~11월
물질을 나가기 전, 물때를 살피는 해녀들을 보고 있으면 진정한 프로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 같다. 바다에 빨려들어갈 듯 집중하고 있다가 물때를 놓치지 않고 달려드는 모습이 꼭 여전사의 뒷모습 같다. 해녀는 빠르고 정확한 사리판단으로 물때를 정하고, 뛰어난 잠수 능력과 경험으로 언제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물속을 대비한다.
p. 174 자연을 닮은 해녀의 삶, 겨울 2013년 12월~2014년 3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앞만 보고 달려가는 숨가쁜 프리랜서로 살아온 내가 우도에서 보낸 1년은 내 인생에 다시 없을 시간이었다. 분명 존재했을 현재라는 시간대를 음미하지 못하고 앞으로만 뛰어가는 내 모습이 한때는 자랑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모습이 남에게 비춰질 것이 창피하다. 과거, 현재, 미래로 이루어진 삶의 몸통에서 현재는 토막난 채로 과거와 미래 어느 쪽인가로 흡수, 통합되어 버렸던 시절이었다. 해녀들은 언제나 현재를 산다. “물때를 어질지 마라” 하시던 옛 어른들의 지혜는 이들의 삶이 얼마나 자연의 섭리에 맞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준다.
p. 216 Epilogue _ 다시, 우도의 봄을 찾아
출판사 서평
“해녀들은 내 생애 최고의 피사체다”
해녀를 찾아 섬 속의 섬 우도로 떠난 60대 현역 사진작가,
바다 어멍과 함께 웃고, 울며 담아낸 1년의 기록
경력 40년, 60대 현역 사진작가를 흔들어놓은 해녀의 삶
생과 사, 인간과 자연, 일과 인생에 대한 파노라마
무수히 생과 사를 넘나들었던
탓인지 그들의 표정에는 어떤 초연함이 있다.
그것이 나를 강하게 사로잡는다. 마치 가슴 속에 녹아 내리는
미륵반가사유상의 잔잔한 미소를 보는 듯하다.
이 책은 사진작가 준초이가 만난 제주 해녀들에 대한 기록이자, 그 삶에 대한 헌정 사진집이다.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는 노년의 사진작가 준초이가 우도로 찾아가 그의 삶을 흔들어 놓은 해녀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1년, 네 번의 계절이 바뀌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해녀와 함께하며 저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되짚으며,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잡는다. 60대 사진작가 준초이가 바라본 70~80대의 해녀들은 강인한 모성을 지닌 어머니이자, 아름다운 여인, 그리고 베테랑 사진작가도 절로 감탄케 하는 따라올 수 없는 전문성을 갖춘 프로페셔널이었다.
그 옛날, 해녀의 물질은 가난 속 피할 수 없는 고된 일상으로 ‘내려갈 땐 눈물이요, 올라올 땐 한숨’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저자가 만난 해녀들의 삶은 당당하고 자부심 넘친다. 결코 돈을 빌려주면 주었지 절대 남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 강인한 자립심과 경제력, 파도와 바람을 살펴 정확하게 물질할 때를 놓치지 않는 냉철함, 고령의 해녀들을 통해 배운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담아낸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백까지. 저자는 해녀를 만남으로서 새롭게 거대한 자연의 섭리를 배우고, 인생을 배운다.
강인하고 드넓은 품을 지닌 우리들의 어머니, 해녀
눈에 보이는 그들의 자태는
사람들이 말하는 예쁜 것은 아닐지언정 아름답고,
귀로 들리는 것은 없지만
그녀들의 깊게 파인 주름 속에서
모성이 농축된 사랑 이야기가 들린다.
‘어멍’은 제주말로 ‘어머니’라는 뜻이다. 해녀에게 강렬하게 이끌려 주소지까지 우도로 이전하고 해녀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간 저자가 해녀에게서 발견한 것은 다름아닌 어머니의 모성이다.
바람, 돌, 여자. 삼다도라 불릴 만큼 제주의 여성은 강인하고 생활력 강하기로 유명하지만, 해녀들에게는 그 이상의 특별함이 있다. 강한 풍랑과 험한 환경 속에서도 그들을 바다로 이끄는 힘은 자식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에서 비롯된다. 평생 물질하여 모은 돈으로 먹이고, 입히고, 키운 자식들이야말로 해녀의 자부심이자, 자랑거리다. 전복 캐고 감태를 끌어모으며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자식을 도시로 내보내는 그네들에게서 저자는 여성의 강인함을 본다. 동시에 자신의 결핍된 모성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해녀 어머니들에게로 쏟아 붓는다. 그에게 해녀는 미감을 자극하는 “생애 최고의 피사체”이자 원형의 여성상이다.
*제주 해녀 문화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우도는 서귀포시 성산항에서 배를 타고 15분, 제주도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섬이다. 주민은 1700여 명이지만, 한 해에 우도를 찾는 관광객 수는 대략 120만 명. 흔히 우도 8경이라 일컫는 빼어난 풍광을 보기 위해 매년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그러나 이 수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우도의 숨은 보석이 있다. 바로, 해녀들이다.
해녀는 전세계에서도 우리나라와 일본에 밖에 없는 전문직이다. 특히 우리나라 제주 해녀는 예부터 잠수 실력이 뛰어나 가까운 부산, 통영은 물론 일본, 러시아 근해까지 출가물질을 나갔다고 한다. 제주도는 해녀야말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전문직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어쩌면, 20년 뒤에 우리는 더 이상 해녀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1960년대에 우리나라에는 2만 3천여 명의 해녀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제주도에 현직 해녀는 4천 5백여 명. 그 중에 절반 가까이가 70세 이상이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절박함에 최근 해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다양한 단체에서 제주 해녀 문화를 알리고 보존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청은 뛰어난 제주 해녀 문화를 기록하고 전파하고자 2013년 제주 해녀 문화를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 등재 대상 신청 종목으로 선정했다.
기본정보
ISBN | 9791185823010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11월 30일 |
쪽수 | 232쪽 |
크기 |
240 * 220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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