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좀 빌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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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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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인물들의 시신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1832년까지 영국에서는 시체를 훔치는 것이 범법 행위가 아니었다. 실제로 할머니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가는 일은 중죄였지만, 할머니의 손가락을 훔치는 일은 범죄가 아니었다.
18세기와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는 시체를 훔치는 일이 일상다반사였다. 의과대학마다 인체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 해부용 시체를 구하는 일이 절실한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 이전의 의사들은 돼지, 개, 원숭이 등의 동물들을 이용해 해부학을 배웠는데, 사람의 몸속을 본 적이 없다 보니 더러 어이없는 혼란이 생기기도 했다. 아무튼 의과대학에 시체를 팔아넘기는 일은 ‘부활을 시키는 사람’이라 불린 시체 도굴꾼들에게는 꽤나 돈벌이가 되는 사업이었다.
의과대학에서는 생생한 시체들에만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도굴꾼들은 시체가 매장되면 곧바로 신속하게 도굴 작업에 착수했다. 고인의 가족들은 시체 도굴을 막기 위해 방안을 강구해야 했으며, 급기야는 사랑하는 이가 적절한 정도로 부패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장하는 것이 관행이 되었다. 어떤 묘지에서는 시신을 3개월 정도 부패하도록 보관해주는 건물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관 둘레에 강철 구조물을 설치하는 이들도 있었고, 고인의 시신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부분의 죽음이 집에서 이루어지고, 시신을 매장하고 관리하는 것도 지금처럼 전문적이지 못하던 시절엔 이처럼 시체와 얽힌 매우 다양한 이야기들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중에는 애틋한 사연도 있었고, 잔인하고 끔찍한 이야기도 있었으며, 어이없고 황당한 사건도 많았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죽은 이들을 무덤에서 끌어내 저마다의 사연을 듣기 위해 쓰였다. 이들의 시체는 평안히 누워 흙으로 돌아갈 행운을 누리지 못했는데, 온갖 이유로 파헤쳐져 다양한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사랑 때문에 또는 증오로 인해, 때로는 오늘날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인체를 해부하는 목적과 마찬가지로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 때문이기도 했다.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칼린 베차는 납치된 아인슈타인의 뇌부터 무시무시한 종말을 맞은 루이 14세의 심장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인물들의 사신을 둘러싼 기막히거나 기절할만한 미스터리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에이브러햄 링컨, 빈센트 반 고흐, 조지 워싱턴 등 열일곱 명의 유명인(다양한 인물들의 토막 이야기도 곁들여서)에게 일어난 불운한 사고와 기묘한 사후 스토리 속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또한, 이 역사적인 인물들의 시신을 연구하는 것이 현대 의학 및 법의학, DNA 테스트, 뇌 과학, 장기 기증 및 복제에 어떤 영향을 끼쳐 왔는지도 보여준다. 만약 내일이라도 누군가 죽는다면 과학자들은 그의 몸을 부분 부분 분해하여 성별과 나이는 물론 생전에 정크푸드를 얼마나 먹었는지까지 싹 다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칼린 베챠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그래픽디자이너인 칼린 베차는 골든 카이트 어워드, 시빌즈 어워드 등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받은 아티스트이며 미래의 장기 기증자이다. 작품으로 〈로커스 로열스 Raucous Royals〉, 〈개구리를 먹고 나니 한결 나아졌어요 I Feel Better with a Frog in My Throat〉, 〈누가 B에게 묘기를 부리게 했나? Who Put the B in the Ballyhoo?〉 등이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다양한 분야의 번역과 집필 활동을 해왔다. 옮긴 책으로는 〈위대한 파괴자들〉, 〈헤밍웨이
의 요리책〉, 〈침묵, 삶을 바꾸다 : 침묵이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들〉, 〈여자로 나이 든다는 것〉, 〈불량의학〉, 〈식품주식회사 : 질병과 비만, 빈곤 뒤에 숨은 식품산업의 비밀〉, 〈냉혹한 친절: 친절의 가면 뒤에 숨은 위선과 뒤틀린 애정〉, 〈국경 없는 의사회 : 인도주의의 꽃〉, 〈커피의 역사〉, 〈돈을 사랑한 예술가들〉, 〈모차르트, 천 번의 입맞춤〉, 〈예술의 유혹 03. 디자인의 유혹〉, 〈마음은 어떻게 오작동하는가〉 등이 있으며, 〈북극의 눈물〉, 〈100인의 책마을〉(공저) 등을 집필했다.
목차
- 시작일까, 끝일까?
내 몸이 흙이 되기까지
In?s de Castro 이네스 데 카스트루
: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
Galileo Galilei 갈릴레오 갈릴레이
: 손끝이 가리키는 곳
시체 도굴꾼들의 침공
King Louis xiv 루이 14세
: 심장을 먹어 주겠어
뜯고 씹고! 맛있게 드시길!
George Washington 조지 워싱턴
: 입 속의 은밀한 전쟁
산 채로 매장된 사람들
Franz Joseph Haydn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 두 개의 머리, 하나의 몸
울퉁불퉁한 역사, 골상학
Ludwig van Beethoven 루트비히 판 베토벤
: 머리카락이 밝힌 진실
머리카락에 얽힌 역사
Abraham Lincoln 에이브러햄 링컨
: 요람에서 무덤까지
시체 보존법 골라보기
Chang and Eng Bunker 창 & 엥 벙커
: 너에게 꼭 붙어 있을 거야
공유의 기쁨
Phineas Gage 피니어스 게이지
: 홀인원
무덤까지 함께
John Wilkes Booth 존 윌크스 부스
: 목뼈를 지켜라
뼈 이야기 하나 더
Sarah Bernhardt 사라 베르나르
: 어느 쪽 다리를 원하시나요
내 다리는 어디에
Vincent van Gogh 빈센트 반 고흐
: 귀 좀 맡아 주세요
예술적 엑스트라
Mercy Brown 머시 브라운
: 심장이 없는 뱀파이어
죽은 자와 죽지 못한 자
Mata Hari 마타 하리
: 스파이의 길로 전진
영원히 사라진 시신들
Albert Einstein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뇌 좀 빌립시다!
뇌의 조각들
Elvis Presley 엘비스 프레슬리
: 엘비스의 것이면 무엇인들
신체 부위 복제하기
Thomas Alva Edison 토머스 알바 에디슨
: 마지막 숨결
죽었는지 살았는지
길이길이 행복하게
가장 갖고 싶은 것
송장 약
죽음의 실내장식
장래성 없는 직업
사랑받지 못한 존재들
책 속으로
가련한 다윈. 박물학자인 다윈은 사는 동안 내내 구토와 위통, 고창(가스가 차서 속이 부글거리는 증세-역주), 일상적인 설사와 만성피로에 시달렸다. 건강이 어찌나 안 좋았던지, 의사들은 그가 혹시 이런 증세들을 지어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2013년에 한 연구팀이 다윈의 턱수염에서 채취한 두 개의 모낭으로 실험을 실시했는데, 그 결과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다윈은 크론병, 즉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장염으로 죽은 것이 아니지만(직접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이 병이 영국 군함 비글호의 선상에서 그로 하여금 화장실까지 쉴 새 없이 달리기를 하게 만들었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윈은 표본을 수집하러 떠난 5년간의 여행 중 18개월을 왕실 해군함정 위에서 보냈다. 화장실은 상층 데크의 판자에 구멍을 뚫은 게 전부였고, 사생활 같은 것은 없었다.) 이 외에도 그의 머리카락에서는 기억력과 대머리, 그리고 위험감행(risk taking, 위험을 감지하고도 그것을 행하는 성향-역주)에 관련된 유전자가 검출되었다. - 86쪽 〈머리카락에 얽힌 역사〉
존 윌크스 부스에게는 연극적인 요소가 풍부했다. 사실 링컨을 암살하지만 않았어도 부스는 모든 여성의 연인이자 당대 최고의 연극배우 중 한 명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어느 신문에서는 그를 가리켜 ‘미국 연극 무대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라고도 했다. 짙은 색 머리카락에 서글서글한 인상의 이 배우가 얼마나 진한 매력을 풍겼으면 한 주에 백 통이 넘는 연애편지가 밀려들었고 수입은 연간 2만 달러(오늘날 기준으로 백만장자)에 달했을까. 부스가 링컨을 살해한 것은 요즘으로 치면 할리우드의 특급 스타가 대통령을 저격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정부 차원의 은폐 공작까지 가미되면 진정한 할리우드 드라마 한 편이 완성되는 셈이다.
1865년 4월 14일, 링컨이 포드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고 있을 때 부스가 대통령 석 안으로 걸어 들어가 뒤에서 대통령의 머리에 대고 데린저식 권총을 발사했다. 링컨은 앞으로 고꾸라졌고, 부스는 발코니에서 펄쩍 뛰어내리다가 다리가 부러졌다. 그러나 그는 무대를 가로질러 어두운 옆문으로 빠져나가면서 자신의 출현이 마치 극의 한 장면인 것처럼 연출했고, 관객들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 127쪽 〈목뼈를 지켜라〉
유골은 몇 가지 사실을 알려주었다. 리처드가 삼십 대의 나이에 사망했으며, 호리호리한 체격의 소유자였고, 척추측만을 앓고 있었다는 것이다. 등뼈가 굽는 척추측만은 한쪽 어깨가 다른 어깨보다 높아지는 원인이 된다. (셰익스피어가 주장한 것처럼 곱사등이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외에 다른 실마리가 밝혀진 것은 그가 장내 기생충인 회충의 보유자였으며, 관절염이 심했고, 매일 와인을 한 병 넘게 마셨다는 것, 또한 대부분의 명문가 출신들처럼 주로 고기를 먹었다는 것 등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은 두개골을 이용해 그의 얼굴을 재현해냈는데, 이로써 그가 누구 말처럼 초라한 외모가 아니었다는 것 역시 밝혀졌다. (구글에서 ‘리처드 3세의 얼굴 재현’을 검색하면 나오니까 판단은 여러분들이 내리시기 바란다.)
2015년 3월 26일, 리처드 3세의 유해는 마침내 이전의 주차장 무덤보다 더 왕다운 위엄을 갖추게 되었다. 그는 지금 영국 레스터에 있는 레스터 대성당에 묻혀 있다. - 136쪽 〈뼈 이야기 하나 더〉
눈물이 있어야 장례식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문화가 있었는가 하면 로마인들은 피를 좀 봐서 활기를 돋우는 쪽을 선호했다. 로마인들은 고인을 기릴 때는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하지만, 다만 그냥 도살하듯이 죽이는 것은 몰상식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글래디에이터, 즉 검투사라고 불리는 무장한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일 때까지 벌이는 정교한 경기를 개최했다. 이 검투사 장례 경기는 기원전 175년 무렵에는 고인을 기리는 가장 대중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경기에서 누군가가 죽지 않은 채 장례를 끝내는 것을 대단히 무례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되었다.
장례용 검투사 경기가 점점 더 사치스러워지게 되자 아예 행사를 맡아서 진행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되었는데, 그들을 편집자라고 불렀다. 일종의 행사 코디네이터라고 할 이 편집자들은 오늘날 저자들의 책을 대단히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적인 출판인들과 아무 상관이 없다. 이 편집자들의 역할은 피바다가 멈추지 않게 하여 여흥을 유지하는 일이었다. 경기의 최고 편집자들은 알맞은 때에 글래디아트릭스(gladiatrix, 여자 검투사들)끼리 서로 겨루게 안배하거나 혹은 기린 몇 마리를 도살하기도 했다.
장례식에서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싸우게 하고 그걸 구경한 로마인들이 얼마나 병적이고 비틀려 있었는지에 대해 잘 못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장례 광대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다. 로마의 장례식에는 가면 복장을 하고 관 주변을 돌면서 춤을 추는 광대들이 있었다. 이 즐거운 조문객들은 장례식의 어두운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 위해 고용되었는데, 농담을 던져 사람들을 깔깔 웃게 만드는 게 임무였다. - 240쪽, 〈재미로 가득했던 로마의 장례식 중〉
기본정보
ISBN | 9791185676579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12월 30일 | ||
쪽수 | 272쪽 | ||
크기 |
148 * 215
* 22
mm
/ 470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They Lost Their Heads!/Beccia, Carly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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