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건방진 캥거루에 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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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마크 우베 클링
저자 마크 우베 클링MARC-UWE KLING은 1982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출생하여 베를린 대학에서 철학과 연극학을 공부했다. 현재 싱어송라이터, 카바레 아티스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독일 ‘포에트리 슬램’에서 두 번 우승하였으며(2006, 2007), 극작 부문에서도 다수의 상을 받았다. 《어느 건방진 캥거루에 관한 고찰》로 2010년 독일 라디오 상을, 2013년에는 독일 오디오북 상을 받았으며, 독일 라디오의 ‘최고의 코미디언 상(2010)’을 받기도 했다. ‘잘 팔리는 자본주의 경제 비판서’를 목표로 하는 그의 작품은 현재 독일 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의 작품으로는 《어느 건방진 캥거루에 관한 고찰》 외에 《캥거루 선언》 《캥거루 계시록》 《엉뚱한 캘린더》 등이 있다.
www.marcuwekling.de
번역 채민정
역자 채민정은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2003년 독일 유학길에 올라 비즈니스 번역가 및 통역가로 활동하였다. 현재는 바른 번역 소속으로 일하고 있으며, 책 읽는 즐거움을 일깨우면서도 원작의 의도에 충실한 번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 크레펠트 시에 거주하며 세 자녀의 엄마이자 아내, 번역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데미안》이 있다.
그림/만화 안병현
그린이 안병현은 성균관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 ‘무슨’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책표지와 내지 일러스트를 작업했다. 그린 책으로 《골목이 데려다줄 거예요》, 펴낸 책으로 그래픽노블 《만나러 가는 길》이 있으며, 올레마켓 웹툰에 행복한 듯 날카로운 세상 이야기를 담은 <내일도 오늘만큼>을 연재하고 있다. 에세이, 그림책, 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년과 성년을 잇는 접착제 역할을 할 작품을 개발 중이다.
http://moosn.com
목차
- 캥거루의 침략
작은 예술가
인스턴트 수프와 전체주의
1분에 69센트
타인이 밥 먹는 소리
어.느.것.을.고.를.까.요.
게임의 룰
삐용, 삐용, 삐용
바보들의 언어
영화관
사단법인 유대 불셰비즘 협회
가난한 예술가
벨소리 사세요
초콜릿의 행방
목표 세우기
그물 침대
물증
우울증의 압제
비행 곡선
추천사
-
“이 책은 한 혁명가 캥거루에 관한 일기이며, 오늘날 독일어로 쓰인 작품 중 최고의 풍자 문학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책 속으로
“흥! 투표로 뭔가를 선택할 수 있다 생각하시나?” 캥거루가 물었다. “선거라는 건 결국 민주주의적 망상이고 민주정치라는 이름의 신기루야. 간단히 말해서 민주주의는 곧 투표용지라고 바보들을 속여먹는 거지. 공식적으로.”
“투표용지?” 내가 물었다.
“예를 들자면 마트에 가서 마기(Maggi)나 크노르(Knorr) 사의 인스턴트 수프를 샀다 쳐. 근데 이게 알고 보면 다 네슬레 자회사거든. 마기나 크노르라는 선택지가 있는 것 같지만 착각일 뿐이야. 결론은 다 네슬레고, 다 닭이야. 암튼 난 인스턴트 수프 안 먹으니까 상관엄씨롱.” (p. 23)
“오늘만 네가 계산해 줄래?” 식사 후 캥거루가 물었다.
“오늘?” 내가 반문했다. “…만?” 그리고 말을 이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돈이라는 게 있는 줄은 아냐?”
“그러게 말이야!” 캥거루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세상이란 게 좀 그래. 가진 자가 있는가 하면, 가져가는 자도 있는 거지!” (p. 81)
남자는 작은 콧잔등을 햄스터처럼 몇 번 찡긋거리더니 안경을 고쳐 썼다. 그러고 나서 캥거루에게 말했다. “저…, 제 옆자리에 앉아 계신 이분께서 본인이 이미 사과하셨다는 사실을 전해 달라고 하시네요.”
캥거루가 어찌나 난폭하게 고개를 들이대었는지, 내 가여운 사신은 거의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뻔했다.
“아하! 그럼 그걸로 충분할 거라고 그분께서 언급하시던가요? 우리 사이에 전혀 문제없을 거라고? 사과 한 번에? 그랬으면 가롯 유다도 ‘예수 쌤! 전화했었는데 받질 않아서 음성메시지 남겨여. 쌤이랑 나랑 은화랑 로마군 사이에 좀 그렇고 그런 일 있었던 거, 그리고 십자가, 미안해요 쌤. 우리 과거는 걍 뒤로 해여. 안녕!’ 이렇게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캥거루가 말했다. (p. 86-87)
“…그러고는 몇 년마다 선거를 반복하지. 이때 너희들한테 유해한 인간들을 뽑는 것도 모자라, 그 유해한 인간들을 다시 뽑아주기 위한 선거도 하지.” 캥거루가 새된 소리로 외쳤다. “너희 인간들은 저-어-엉-말 멍청해!”
“멍청한 게 아니야.” 내가 반박했다. “그냥… 미개하다고 하자. 요새 사람들은 투표라는 걸 <빅브라더> 같은 TV 프로그램에서나 하는 거로 생각하는 걸 뭐. 투표 칸막이에 들어간 다음, 걔들 중 누군가를 뽑는 게 아니라 탈락시키려고 투표하는 거야.”
“그거 말도 안 되게 말 되는데!” 유령이 말했다. (p. 200)
“손에 깃발이 들려 있을 경우, 입에도 깃발이 들려 있다고 봐야 해.” 캥거루가 마치 의대 교수가 새내기 의대 학생에게 설명해 주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 같은 종양학 전문의 사이에서는 애국심보다 그 동생격인 국수주의가 더 골치 아파. 국수주의는 애국심의 그늘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와 영향력을 행사하거든. 다르게 말하면, 애국심이라는 햇볕을 밭은 온실 속에서는 인종 차별주의가 자라지. 그렇기 때문에, 반파시스트들은 이 온실 자체를 파괴한다네.”
“야! 늬들 역사 인식이나 고쳐.” 환자가 말했다.
“그 반대지!” 캥거루가 외쳤다. “600만 명이 죽었긴 하지만 그냥 넘겨 버립시다-이게 잘못된 역사 인식인 거지!”
“가볍게 생각해.” 젊은 환자가 말했다. “그냥 놀자는 건데.”
“하,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데!” 캥거루가 대꾸했다. “오히려 댁보다도 더 가볍게 생각하고 있을걸. 이걸 어떻게 증명하나?”
캥거루는 라이터와 작은 칵테일용 검정-빨강-노랑 깃발(독일 국기)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야, 장난이지?” 우리의 환자는 그 광경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자, 내가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는지 알겠지?” 캥거루는 이렇게 물으며 깃발에 불을 붙였다. “얼마나 가벼워. 나한테 이건 그저 종이 한 장일 뿐이라고!”
깃발이 다 타자 캥거루는 까맣게 된 이쑤시개를 똑 분질러서 허공으로 날려 버렸다. 환자는 한 번 더 캥거루와 라이터와 재가 날아간 허공을 바라보았다. (p. 263-264)
출판사 서평
때로는 신랄하고, 때로는 따뜻하며,
줄곧 배꼽 빠지게 웃기는
정치·사회 풍자 유머!
어떤 괴상한 커플의 혁명적이고 위험한 일상!
어느 날, 옆집에 캥거루가 이사를 온다. 맨 아래층의 늙은 부인은 새로 이사 온 캥거루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이 늙은 부인은 “조만간 터키놈들이 독일 땅을 뒤덮을 것!”이라고 구시렁댄다(캥거루는 호주에서 왔는데?).
캥거루는 공산주의자이며 록그룹 너바나의 광팬이다. 캥거루와 마크 우베 클링은 매우 친밀한 이웃이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캥거루가 자기 짐을 몽땅 들고 와 클링의 거실에 내려놓으며 이렇게 말한다. “여기 좀 놔도 괜찮지?” 그 날부터 이 괴상한 커플의 동거가 시작된다.
두 주인공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시위에도 함께 참가한다. 아니, 카페 창문으로 시위를 구경한다. 카페 창가는 시위를 관람하는데 최고의 좌석이다.
이들은 인생에 대해 고찰하고, 물담배를 같이 피우거나 공산주의 세계관을 떠벌린다. 또는 중대한 주제로 토론을 일삼는다 - 그물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를 수동적인 투쟁 상태라고 볼 수 있는가? 이 세상에 건강한 애국심이란 있는가? 투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채무자가 대동단결(?)하여 세상의 모든 빚을 없애는 방법은?……
둘이서 생각해 내는 아이디어들은 대개 어처구니없고 비상식적이어서 우스꽝스럽지만, 키득거리며 웃다 보면 그 이면에 숨겨진 메시지를 발견하게 된다. 80개의 짧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둘은 마치 늙은 부부처럼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일치단결하며, 때로는 완벽하게 보완한다.
웃으며 비판하는 풍자 문학의 매력!
소설 속 주인공이자 저자인 마크 우베 클링은 독일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싱어송라이터, 작가 그리고 카바레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카바레트(Kabarett)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등 인간의 삶 전반에 대해 비판적인 유머를 펼치는 독일의 예술 장르로, ‘예술가를 위한 예술’로도 불린다.
《어느 건방진 캥거루에 관한 고찰》은 클링의 카바레트 공연으로도 널리 알려졌으며, 이 작품으로 2010년 독일 라디오 상, 2013년 독일 오디오북 상을 수상했다. 또 2010년에는 라디오의 <캥거루 통신> 코너를 운영하며 독일 라디오의 ‘최고의 코미디언 상’을 수상했다.
출간 이래 현재까지 독자들로부터 열광적인 사랑과 지지를 얻고 있는 이 책을 통해 마크 우베 클링은 정치, 사회, 경제 및 다방면에 관한 하이 레벨 조크를 던지고 있으며, 캥거루는 그의 대변자가 된다. 웃으며 비판하는 풍자 문학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 책속으로 추가 *
세 시간 동안의 잡담이 끝나고 금주하자던 나의 결의가 맥주 네 잔으로 변해 내 식도를 타고 내려간 뒤, 거의 빈 럼주 술병을 앞발로 들고 있는 캥거루를 보았다. 녀석은 어떤 디지털 보헤미안 한 명을 꼬나보고 있었다.
“나 요새 완전 자본주의자 다 됐어.” 멍청한 디지털 보헤미안이 캥거루의 심기에 불을 지폈다.
나는 눈을 감고 관자놀이를 눌렀다.
“너 같은 새애키를 완전 병신이라고 그러는 거야!” 캥거루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 자본도 없는 자본주의자 새애키야!”
나는 신속하게 개입했다. “너 같은 놈을 참아줄 사람은 없다고!” 나는 화가 나 소리쳤다. “제발 좀 가만히 있어!”
“이런 생지옥에서 가만히 있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캥거루가 목청을 높였다. “나? 아니면 거실에 차 세워 둔 인간들?”
나는 녀석의 앞발에서 럼주 술병을 빼앗았다.
“이 엿 같은 68세대의 문제점은,” 캥거루가 고래고래 떠들어댔다. “얘네 죄에다 《자본론》 읽은 애들이라는 거지, 첫 장만! 웃기시고들 있네. 나 물 좀 빼고 올게.” 그러고는 풀장 쪽으로 자취를 감췄다. 나는 럼을 한 모금 꿀꺽 삼켰다. (p. 271)
기본정보
ISBN | 9791185676258 |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3월 07일 | ||
쪽수 | 340쪽 | ||
크기 |
128 * 188
* 30
mm
/ 360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Die Kaenguru Chroniken/Kling, Marc-Uwe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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