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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이양순
저자 이양순은 스물두 살 어린 나이에 학교에 발을 들여놓고 40년 넘은 시간을 오직 학교와 아이들 속에서만 살았다. 그러다 보니 학교 담장 밖으로 나가면 부족하고 모자란 것투성이다. 다행히 학교 담장 안에서 아이들에게 기울이는 열의가 인정을 받아 평교사생활에서 교감에 이어 교장이라는 큰 직책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고양시에 있는 행남초등학교에서 교장직을 맡고 있다.
공주교대 시절부터 좋아하여 열심히 배웠던 조소와 그림 그리기는 나중에 교사 시절 아이들 미술교육으로까지 이어졌다. 미술교사동아리, 미술교과연구회 활동을 통한 아동미술교육 발전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아직도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여전하다. 아이들의 자연적 성장발달과 맞지 않는 조기교육의 결과로 지쳐 있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돕기 위해 요즘은 발도르프 교육을 공부하고 있다. 무언가를 새로 배울 때마다 더 일찍 학교에 있을 때 이 좋은 것을 배워 아이들과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열심히 배운다. 발도르프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의 본성을 중시하는 교육으로 돌아가자는 부모교육과 그들의 발달단계에 맞는 감각기관으로 ‘느끼기’와 사지육체의 반복훈련으로 ‘의지’ 교육을 제대로 하여 생동감 있는 창의적인 아이들을 교육하기를 바라는 날갯짓으로 교육의 변화를 꿈꾼다.
그림/만화 이양순
목차
- 프롤로그
01 우렁이 각시 소년
02 어린 화가 친구 상우
03 순겸아, 미안해
04 설날이 ‘서울날’인 아이
05 여우에게 홀린 날
06 동정받기 싫어요
07 피지 못하고 간 꽃송이
08 그림을 그리면 속이 시원해
09 가슴에 핀 노란 원추리 꽃
10 내 마음에 들어온 ‘한 아이’
11 밤박사 우영이
12 사춘기 창희의 탈출구가 된 일기장
13 손등이 부드러워진 민우
14 선생님, 제 덕 좀 보세요
15 어쩔 수 없는 가정방문이었지만
16 온 동네가 키우는 아이들
17 자연박사 선기
18 ‘나를 키워준 아이들’의 학급일기
19 몸에 좋은 쑥이래요
20 버드나무에 내리는 가랑비
21 엄마, 내 손을 잡아요
22 ‘레간자 소녀’
23 샛별 같은 눈동자에 뚫린 가슴
24 난 ‘동가식서가숙’도 알아요
25 왜 영어를 배워야 하는데요?
26 학교가 독일 킨더가드 같아요
27 울음공주
28 맥가이버 동욱이
29 학교가 살린 우리 손주
30 개구리들의 합창
31 나도 공부하고 싶어요
32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 할 아이들
33 책 좋아하는 여백이
34 고구마가 땅에서 나와요?
35 재훈이를 바꿔놓은 꿈 체험과 엄마
에필로그
책 속으로
이 책에 이름이 나오는 아이들 중에는 보통아이들에 비해 교사의 손길을 한 번이라도 더 필요로 하는 아이들도 있다. 교사의 진정한 보람은 잘하는 아이를 가르치는 게 아니다. 아이들의 부족함을 발견하여 어떻게든 맞는 방법을 찾아 아이를 끌어올려 놓았을 때, 바로 그때 흔한 말로,
“선생 할 맛을 느낀다.” -p. 9
순겸이는 고집과 자기 의견이 뚜렷하지만 말로 잘 표현하지 않는 어려운 아이였다. 나의 첫 제자 순겸이는 내 마음속에 아직도 살아있어, 아이들마다의 개인차를 인정하고 그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는 것과 개인적인 친밀감을 아이들 마음속에 심어주는 선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속삭여준 아이다.
‘선생님, 서두르지 마세요. 천천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요.’ -p. 44
‘못을 갈아 바늘을 만들었다’는 말처럼 꾸준함으로 뒤늦게 한글을 깨우친 대식이가 고마웠다. 내 마음에도 나 자신의 성장을 기뻐하는 촛불이 활활 타고 있었다. 한 아이에 대한 교사의 기대가 아이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마다 인지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좋은 체험이었다.
‘그래, 느려도 괜찮다. 배움이란 천천히 오래가는 것이란다.’ -p. 52
어린아이라서 선물이라면 마냥 기쁘게 받을 줄 알았는데 생각이 부족했다.
지금도 그때의 어이없었던 일이 떠오르면 말없이 떠나간 영철이가
‘날 동정하지 말아요. 선생님, 난 비록 가난해도 남이 주는 것 받지 않아요.’
하고 말하는 것 같다.
‘영철아 미안해. 그때 산타가 되어 너의 머리맡에 놓고 왔어야 했는데. 너희 집도 알아보지 못하고 어물쩍하게 지냈던 거 용서해줘. 정말 미안해.’
영철이의 마음을 배려하지 못했던 실수를 생각하면서 내내 미안했다.
교육은 상호 존중하는 마음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나는 그때 몰랐다. 지금이라면 영철이의 마음이 어떤지 살피고 눈치껏 도움을 줄 수도 있었을 텐데. 배려를 생각하지 못했던 새내기 교사시절 후회로 남은 이야기다. -p. 67
아이에게 정성을 쏟으니 성장하는 모습이 보였다.
함께했던 같은 반 친구들도 전과 다르게 아이에게 사랑과 관심을 쏟았다. 5학년으로 올라가서는 평범한 아이로 학교생활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평범한 사람으로 사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일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을 민영이를 통해서 깨달았다. 출발부터 평범하지 못한 것이 아이의 책임이 아닌데도 말이다. -p. 106
“그만 울어라. 선영아.”
“네가 우니까 다들 구경나오잖아.”
“선영아. 무슨 일로 그러는지 말해봐. 말하면 선생님이 그 애 혼내줄게.”
아무 소용이 없다.
한참을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가 나는 묘한 생각이 들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선영아, 선생님이 업어줄게. 뚝해.”
그러자 거짓말같이 울음을 뚝 그쳤다. 그러고는 갑자기 아기소리를 내어
“응, 업어줘.”
하며 아기 같은 응석받이 얼굴을 하고 눈물이 가득 든 눈을 들어 올려다보며 거짓말같이 울음을 뚝 그치는 것이 아닌가? -p. 253
출판사 서평
‘선생님, 서두르지 마세요.
천천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요.’
새내기 초등 교사가 교장이 되기까지
40년간 아이들과 함께 엮은 서로의 성장 스토리
현직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퇴임을 몇 달 앞두고 지난 40년을 돌아보며 기록한 동화 같은 이야기다. 선생님 다니기 편하라고 이른 아침 등굣길에 낫을 챙겨 나와 풀을 베어준 아이, 산으로 들로 함께 그림 그리러 다녔던 아이들, ‘꽃이 참 예쁘다’는 선생님의 혼잣말에 절벽까지 올라가 꽃을 꺾어 안겨주던 아이…. 저절로 따뜻한 미소가 떠오르는 그 옛날 푸근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스물둘 어린 나이에 첫 교사 발령을 받았기에 모든 게 낯설고 서툴던 시절, 넘쳐나는 의욕과 과도한 애정으로 저지른 실수들도 있다. 아이의 관심과 흥미 정도를 고려하지 못해 아이를 채근하다 아이가 교실 밖으로 뛰쳐나간 경우도 있었고, 추운 겨울 홑겹 바지에 구멍 난 양말, 장갑도 끼지 않은 맨손이 안쓰러워 털장갑과 두툼한 양말을 선물했다가 외면당한 일도 있었다.
선생으로서 아무리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학생에게 온갖 정성을 쏟는다 해도 완벽할 수는 없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호흡하면서 서로 성장해나간다. 그래서 저자는 지난 교사생활을 되돌아보며, ‘나를 키운 건 8할이 아이들이다’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어쩌면… 그때보다 지금 더 필요한
스승과 제자의 사랑과 관심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은 단순히 한 교사의 과거 이야기만은 아니다.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는 경험들이지만 지금 그 기억을 풀어놓는 이유가 있다. 현재의 학교와 선생님, 학생과 학부모가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학교 시설과 경제적 여건, 교육수준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그 옛날 학교에서 나누던 정감어린 교류와 정서적 측면이 줄어들어 학교가 많이 각박해졌다. 지난 세월이 다 옳은 건 아니지만, 그 시절 학교에서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들이 함께한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나눔, 시간의 나눔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저자는 이 책을 펴냈다.
저자는 초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감각기관을 활짝 열어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야기 듣고 상상하기, 손과 발을 움직이고 오감을 통해 살아있는 개념으로 기억하기는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기초공사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그 가슴과 의지를 가지고 평생 자기 학습을 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과거 학교 운동장과 놀이터, 산과 들로 뛰어다니던 시절과 비교해볼 때, 조기교육과 고가의 사교육이 넘쳐나는 지금 과연 우리 아이들은 진짜 필요한 것을 제대로 배우고 있는 것일까?
이제 막 임용된 새내기 교사들은 30, 40년쯤 후에 어떤 기록과 이야기를 남기게 될까, 문득 궁금해진다.
기본정보
ISBN | 9791185446318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5월 31일 |
쪽수 | 348쪽 |
크기 |
146 * 190
* 30
mm
/ 51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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