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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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리차드 J. 번스타인
미국의 철학자다. 예일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뉴스쿨대학교(New School University)에서 철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상학, 사회정치철학, 비판이론, 미국 실용주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구 활동을 펼치는 한편, 철학의 경계를 넘어서는 학제간 대화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나 아렌트가 세상을 떠나기 3년 전인 1972년에 그녀와 처음 만난 이후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다가 뉴스쿨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상이한 철학 학파와 전통들의 접점을 찾아 철학적 지평을 융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늘날의 사회적·정치적·문화적 쟁점들을 적극적으로 다루는 대중적 지식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렌트와 관련된 대표적인 저서로는 『한나 아렌트와 유대인 문제』가 있고, 최근에는 폭력 문제를 다룬 『폭력』을 썼다. 그 외 저서로는 <객관주의와 상대주의를 넘어서>, <프로이트 그리고 모세의 유산>, <근본악―철학적 심문> 등이 있다. 특히 그는 한국학중앙연구원 ‘2009 세계석학초청 교수’로 선정되어 한국을 방문, '문명과 평화 포럼'을 비롯한 다양한 학술대회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번역 조현아
목차
- 머리말
서론
1. 멘탈리티의 충돌
2. 실용주의적 가류주의의 선행 사상과 유산
3. 도덕적 확실성과 열정적 헌신
4. 악과 민주 정치의 부패
5. 악과 종교의 부패
에필로그: 무엇을 할 것인가?
옮긴이의 글
참고 문헌
출판사 서평
이 책은 9/11 이후에 범람하고 있는 오도된 “악에 대한 담론”이 초래한 정치적, 종교적, 도덕적 혼란에 대한 철학적 진단과 해법을 담고 있다.
나는 옳고 상대방은 그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우리는 선하고 상대방은 악하다고 생각하는 집단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어떨까? 그리고 정치와 종교 등 사회 제반 영역에 이런 생각들이 퍼져 있다면, 게다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힘을 가지고 있다면? 리처드 번스타인은 9/11 이후의 미국이 바로 이런 상황을 향해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고전적 실용주의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되살리는 데 관심을 가진 번스타인은 경직화된 이분법에 따라 세상을 선과 악으로 양분하는 9/11 이후의 선과 악의 담론을 ‘악의 남용’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9/11 이후 악에 대한 호소는 복잡한 이슈들을 모호하게 만들고, 진정한 사유를 차단하며, 공적인 토론과 논쟁을 막는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것은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멘탈리티의 충돌”이다.
악의 남용을 초래하는 것은 절대성, 도덕적 확실성, 단순한 이분법에 이끌리는 절대주의의 멘탈리티이다. 절대주의적 멘탈리티는 확실성에 대한 깊은 갈망에서 비롯되며, 우리를 위협하는 문제들로부터 우리의 삶을 안전하게 해줄 수 있는 것에 대한 욕망이 그것을 매력적인 것으로 보이게 한다. 그러나 인류사의 가장 잔혹하고 부정의한 비극들 가운데 상당수가 종교적 절대성과 이데올로기적 절대성의 외형을 띠고 나타난 절대주의적 멘탈리티에 의해서 자행된 것이다. 번스타인은 절대주의적 멘탈리티가 정치와 종교 영역에 침투하게 되면, 정치와 종교의 부패는 불가피하고, 절대주의적 멘탈리티의 상호 충돌로 인한 테러와 보복전쟁으로 대표되는 폭력과 비참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것은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이러한 “멘탈리티의 충돌”이라고 주장한다.
번스타인은 절대주의적 멘탈리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실용주의적 가류주의의 멘탈리티를 제안한다. 실용주의적 가류주의의 멘탈리티는 우리의 신념과 확신이 오류 가능하다는 점을 기본적인 출발점으로 삼아서 어떤 인식 주장이나 타당성 주장도 지속적인 조사, 수정, 비판에 개방되어 있다는 사고방식 또는 마음의 성향이다. 이것은 공적인 토론과 비판적 논의를 통한 합의를 중시하며, 인간의 오류 가능성에 기초한 관용과 다양성을 긍정하는 멘탈리티이다. 번스타인은 실용주의적 가류주의의 전통을 되살려서 절대주의 멘탈리티에 기초한 “악의 남용”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우리 시대의 긴급한 과제라고 주장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것도 절대주의적 멘탈리티가 아닐까?
이명박 정부는 실용주의를 표방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이 실용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추구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된 실용주의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이 추구한 것은 절대주의적 멘탈리티에 입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들에게 반대하면 ‘종북’의 딱지를 붙이고, 그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만이 옳다는 믿음 아래 4대강 사업을 강행했다. 그 이후에도 이런 기조는 바뀌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도 민주 사회에서 필요한 절차와 공론화, 그리고 대화와 타협 없이 진행되고 있다. 극단적인 대립과 분열은 오늘의 우리 사회를 특징짓는 말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이 권력자들의 절대주의적 멘탈리티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절대주의적 멘탈리티는 다른 절대주의적 멘탈리티를 부르고, 그것은 또 충돌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악의 남용>은 오늘의 우리를 반성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 있어 하나의 준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5136240 |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2월 05일 | ||
쪽수 | 198쪽 | ||
크기 |
135 * 205
* 12
mm
/ 25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21세기를 위한 주제
|
||
원서명/저자명 | The Abuse of Evil: The Corruption of Politics and Religion since 9/11/Bernstein, Richard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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