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얼어 죽으면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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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의 죽음에 햇빛은 매정하고, 달빛은 슬퍼한다
시인의 시에 관통하는 주제는 고독의 독백이다. 바깥세상에 융화되지 못하고 자신을 가두었다는 시인은 자신의 언어에 입김을 불어 넣으며 시를 쓴다. 달빛처럼 섬세하면서 어둠을 몰아내는 시인의 독백은 한없이 혼자이면서 한없이 그리워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기도 하다. 어쩌면 겨울밤 얼어붙은 바다에 비치는 달빛에 더 가깝다. 언제나 뭍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언어가 따뜻한 해안가로 밀려오고 있다, 지금.
작가정보
목차
- 시인의 말
제가 갈게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가난
끝의 시작
위태로운 이야기
아름답다
참 좋았는데
바보 멍청이
나는 말 한다
피에로의 하루 일과
기다린다
약이 없는데
달보다, 당신이
그리고 침잠
자유를 꿈꾸는데
이제야, 이별
순간
얼음이 얼어 죽으면 어쩌려고
그럴 것이다
하지 못한 말
이제 그만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
가끔
고양아, 미안하다
말해 줄 걸 그랬다
밤 11시 54분
그렇게, 그랬던, 봄
어느 날 갑자기
누가 좀 대신해 주었으면
개인정보 유출
그래서 그래
유통기한
그리움을 이기는 방법
추운데
그래도 언젠가는
그런 셈
나만 몰랐던 이야기
여기 이렇게
꼭 그래야만 되는데
살기 위해서
언젠간 알게 돼
안녕하신가요
지독한 가을 모기
그럴 수 있어요?
나는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
안녕
지금 뭐 해?
내 몫
마주치다
오늘도 나는
날씨가 나빴다
두 발 자전거
위로의 방법
열쇠
기다림의 단계
햇빛은 알고 있다
안녕, 볼펜
혼자서도 잘해요
해볼 만해
이상적 행복
눈과 딸기
아침이 없다
잠과 친해지는 방법
파리와 모기
2월 29일
집순이의 정당화
낮에
아무도, 아무것도
거짓말쟁이
질문 하나만요
슬퍼하지 말아요
나 좀 봐 주라
꽃보라처럼
결국
밤길을 걷다가
기다려라
방법이 없다
그게 아니고
의지와 상관없이
여기 없잖아요
생각지 못한 조개의 아픔
꿈
자유, 시간
꼬마 이야기
바다는 말이 없다
어쩌면 기적
안녕히 계세요
좋겠다
해바라기 볼펜
지나가는 행인 1
고맙습니다
칫솔
너, 책
왜 안 와요?
커피=당신
너무 추워서
하늘이 운다
어디쯤인가요
보고 싶었냐고
난 어둠
그렇게 되기를
첫눈
나만 들리는 소리
밤하늘의 달을
비밀, 이었던 이야기
바람이 불어오는 곳
바라봅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보리, 보리 쌀
눈과 당신의 이야기
얼마나 걸려요?
다리 미안
이미 외로움
오셀로
아마도, 사랑
약속해 주기
학교를 안 갔어
서두르지 마요
눈물꽃
하루살이의 하루
그곳은 천국이 아니다
반성합니다
거울아, 거울아
하현달
들에 핀 꽃
거기, 누구 없소?
나이를 먹다
멀미
진심은 아픔
우리 언제 만나요?
꿈속에서
우리도 꽃
숨
나뭇가지에 추억이 앉으면
묵묵부답
말도 안 되는 소리
사랑이 올까요
마음
어떡하죠?
추억을 사랑함으로써
겨울은 미워요
타고난 허약체질
청소
책 속으로
당신은 얼음이 딱딱하고 차갑다고만 했었지.
그 얼음이 왜 그토록 차가워졌는지,
얼마나 시리도록 온몸이 따가웠는지는,
헤아릴 수 없겠지.
당신은 단 한 번이라도
얼음의 정교하고 섬세한 마음을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녹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꽁꽁 얼어버리게 누가 그 추운 곳으로 데려간 건지,
궁금했던 적이 있긴 한가.
세상의 환멸과 회의감이 얼음을 얼마나 더 춥게 만들었을지.
그 혹독한 추위에서 벗어나 얼마나 따뜻한 곳을 찾아 헤맸을지.
의심하지 않으면 모를 일이다,
얼음이 그처럼 혼자인 것을.
진정 차가운 것은
얼음의 그런 사정을 알려고 들지 않는 당신일 뿐.
- 42쪽, 〈얼음이 얼어 죽으면 어쩌려고〉 전문
그때 고개를 뒤로 젖혀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현달이 떠 있는 거예요.
하잘것없이 여겨질 뻔했던 모든 것들이
아주 겸손하게 살아 숨 쉬고 있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때 지키지 못했던, 그러나 소중했던
부질없는 약속들이 어쩌면 우리를 변하게 해요.
고행의 길을 걸어왔던 그동안을 잊을 수 없게 해요.
그래도 우리 약속 하나 할까요.
어쩌면 이루어지지 않을 우리의 계획들을 생각하면서요.
저 하늘에 떠 있는 하현달이 그믐달로 변할 때까지만요.
용서할 순 있어도 품을 수는 없어요.
용서로 노력을 다 써버렸기 때문에요.
마음의 준비가 되었나요?
슬픔은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덮쳐 와요.
- 172쪽, 〈하현달〉 전문
아빠의 생일 선물로 뭘 고를지 몰라 담배를 사던 7살 꼬마,
그러곤 아빠의 웃는 얼굴을 보니 좋아 어쩔 줄 모르던 그 꼬마.
버스 회수권을 팔아서 300원으로 엿 바꿔 먹은 8살 꼬마,
다음 날 또 가서 문방구 아저씨가 엄마한테 혼날까
걱정해주던 그 꼬마.
쇼윈도에 보이는 머리핀이 맘에 들어 이거 팔지 마세요,
했던 9살 꼬마,
결국 용돈 모아 엄마 몰래 머리핀을 사 버린 그 꼬마.
처음 누구의 도움 없이 두 발 자전거를 타게 된 10살 꼬마,
초보 운전 딱지를 붙이지 못해 결국 넘어져 피가 흐르던
그 꼬마.
10대가 되기도 전 인생 초보를 기억하는 이 어른.
다시 돌아가고 싶은 철없는 이 어른의 이기적인 욕심.
이 냄새나는 짙은 어둠이,
꺼지지 않을 밝은 빛 앞에 나서고 싶지 않은 상황의 아이러니.
그 꼬마가 이 어른보다 더 용기 있는 존재일까 봐,
절대로, 절대로 속마음을 들키면 안 될 것 같은 이 어른.
- 120~121쪽, 〈꼬마 이야기〉 전문
기본정보
ISBN | 9791168362161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3월 08일 |
쪽수 | 200쪽 |
크기 |
145 * 211
* 18
mm
/ 32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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