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책을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한 것이 기억난다. 책을 만드는 것은 중노동을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요즘 들어 공감백배이다. 책상 위에서 희미해진 기억을 되살려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리고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의자에서 엉덩이 떼는 시간을 점점 줄여 허리 병을 도지게 만든다. 하루 이틀 작업으로 책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니 없던 병도 만들게 된다. 어쩌다 한 번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은 일찍 하였으나 그간 게으름과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오늘 마무리한 이 책은 그 갈등 속에서 승리한 결과물이기에 힘이 생긴다.

PLC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책을 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언제나 대답은 “PLC를 만든 회사에서 제공하는 Manual”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PLC Manual이 표현하는 방식이나 용어들이 처음 PLC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무슨 외계어처럼 느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명령어는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면 좋다는 많은 예제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뒤따르게 되었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생각 못한다는 말이 문득 생각이 난다. 저자도 그러한 경험을 했었는데 그것을 잊고 있었다니……. 미안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한 가득이다.

요즘은 PLC에 대한 강좌들이 많이 개설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수강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간적, 지역적 제약으로 교육에 대한 목마름을 느끼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이 게으름과 포기하고 싶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 책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었다. 아무쪼록 책의 내용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독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책을 만든 저자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을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냈다. 드럼통을 두드려 자동차의 껍데기를 만들고 외국의 기술을 모방하여 전자제품을 만드는 시기를 뒤로 하고, 단기간에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는 새로운 기술을 밤을 새우며 연구와 개발에 몰두하여 세계 1등, 세계 최초를 만들어 낸 엔지니어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느 텔레비전의 공익광고가 생각난다. 가수, 탤런트가 되고 싶다는 어린이들이 많아지는 것을 우려하며 과학자들도 많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엔지니어가 없는 세계 정상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술이 없는 강대국 역시 허무한 메아리 일뿐이다. 우리 사회가 엔지니어에 대해 새로운 가치판단을 하기를 기대한다.

저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