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왜 회사 안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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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저자는 공학자이지만, 뛰어난 언어 능력으로 원어 해석과 번역에도 조예가 있다는 점이다. 흔히 공학자라 하면 딱딱하고 계산적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인문학을 대하는 남다른 감수성을 보여 준다. 공학자의 글답게 잘 짜여 있는 구성과 스토리 라인, 시와 연극 등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한 마디로 Well made book이니 어느 장을 펼쳐 봐도 쉽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는 왜 회사 안 가요?”는 손녀가 화상 통화 중에 한 말이다. 할아버지가 언제나 편안한 차림으로 집에서 전화를 받으니, 아이로서는 아침마다 회사로 출근하는 제 아빠와 비교되어 한 말이다. 내가 남보다 일곱 해나 일찍 은퇴하지 않았다면 아이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것이다. 아이가 제 입으로 한 말을, 책의 제목으로 정하고는 그걸 제 손으로 베끼고 그림을 그리게 해서 표지로 삼으니, 동화책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심심함을 달래 줄 읽을거리를 마련했다는 말을 듣는다면 보람이겠다.’ -저자의 ‘책을 내며’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원경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로서 독서하며 지낸다. 기계공학부에서 동역학, 기계진동, 공업수학 등을 가르치며 탄성진자계, 보, 원판의 비선형진동을 연구했다. 영남대학교 박용기계공학과에서 학사, KAIST 기계공학과에서 석사,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버클리) 기계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목차
- 책을 내며
1부 가족, 친구와 잘 지내기란
그 하숙집엔 브리태니커와 돌 역기가 있었다
논어를 읽다가
성인의 실수
글로 계몽하라니
유친(有親)과 유원(有遠)의 사이에서
르누아르 전시회에서 만난 사람
시를 잘못 인용한 일에 대하여
게으른 독서인의 변명
엿과 우는 아이
눈물아, 나와다오
매미
친구 부인의 큰 손
진밭골 정경
친구를 통해 보내온 시화집
할아버지는 왜 회사 안 가요? -맏손녀 언행록-
비즈니스석보다는 독서를
오랜 약속
2부 소설 읽는 즐거움
《Sweet Thursday(달콤한 목요일)》를 읽고
《Sweet Thursday(달콤한 목요일)》의 번역에 대한 의견
박경리 문학상 수상자 결정 소식을 듣고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고
친구 사이에 필요한 거리 -Fiona Neill(피오나 닐)의 《The Betrayals(배신)》를 읽고-
3부 길에서 마주한 사연
〈햄릿〉을 보고
억새와 갈대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에 다녀와서
애팔래치안 산맥에서 불어온 바람 -1996년 ‘비선형동역학 학술회의’에서 만난 사람들-
〈오빠생각〉남매 전시회에 다녀와서
4부 읽으며 생각하며
‘100명의 영향력 있는 인물’에 관한 기사를 읽고
인내를 요한 책과 재미있는 책
이상주의자를 사랑한 여인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읽고-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얽힌 추억
기문이 뭐냐고?
금계리에서 들은 물음 -《주자서절요》를 바라보며-
노래와 이야기의 곳간, 《삼국유사》를 읽고
몽염, 사마천과의 대담
독자의 의견에 대한 답장 -‘몽염, 사마천과의 대담’에 대하여-
사랑은 요약하기 어려워라 -플라톤의 《향연》을 읽고-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다산 정약용이 중모현을 지나며 지은 시에서 비롯한 이야기-
5부 이런저런 이야기
궁녀나 내시의 충성
횡단보도를 건너며
작은 변화가 일어날 때
얼마짜리인가요?
우 선생을 위한 만사(輓詞)
연구윤리 진실성위원회
쉬운 한글, 어려운 글쓰기
축구공
〈유정천리〉, 〈딜라일라〉 그리고
〈조선일보〉의 오보와 정정을 보고
가곡 〈고풍의상(古風衣裳)〉을 부르다가
황준량의 〈거관사잠(居官四箴)〉을 올바로 배우려면
조지훈 시 〈絶頂(절정)〉과 ‘가슴 아픈 사건’ 사이에서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
무관락(無冠樂)
출판사 서평
각 부에서 하나씩 즉 다섯 글만 소개한다.
그 하숙집엔 브리태니커와 돌 역기가 있었다
누가 요즘 브리태니커를 집에 비치하고 있는가. 전화기 하나면 세상의 어떤 사전보다 더 방대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색할 수 있는데. 누가 요즘 집에 돌 역기를 두고 사는가. 더 가볍고 효과적인 홈트가 있으며, 누구든지 집에서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헬스장을 만날 수 있는데. 하지만, 근 반세기 전 대구에 그런 하숙집이 있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저자의 하숙생 시절. 누구나 그리워하며 누구나 궁금해하는 그 시절을 생생하게 느껴 본다.
《Sweet Thursday(달콤한 목요일)》를 읽고
저자는 공학자임과 동시에 인문학도라 할 수 있다. 그는 공학을 연구를 하면서도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인문학은 사람이 숨 쉬는 데 필요한 공기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는 문학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원서와 번역본을 비교하며 읽는 열정도 갖고 있다. 저자가 읽은 소설과 그 소설의 번역본에 대한 의견을 통해 공학자의 남다른 감수성을 만나 보자.
애팔래치안 산맥에서 불어온 바람 -1996년 ‘비선형동역학 학술회의’에서 만난 사람 들-
저자는 이 글에서 미국의 어느 학술회의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일화를 풀어내고 있다. 이 글을 통해 공학자들은 학술회의에서 무슨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고충은 무엇인지를 엿볼 수 있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다산 정약용이 중모현을 지나며 지은 시에서 비롯한 이야기-
저자는 자신의 고향 마을에 세워진 다산 정약용의 시비에 적힌 오류에서 비롯한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는 글 쓰는 이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속성 즉 함부로 넘겨짚는 습관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결국 그는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자의식이 부끄러운 일을 만든다고 주장하는 한편, 자신도 그런 처지가 될까 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글 쓰는 이들이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다.
우 선생을 위한 만사(輓詞)
저자는 헬스장에서 한 노인을 사귄다. 한동안 노인이 보이지 않던 중, 어느 날 엘리베이터 앞에서 노인의 부인을 만나 그가 작고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특별한 인연이랄 것도 없는 노인의 부음에, 저자는 ‘삶을 과거로 만드는 일을 마친 이의 넋을 위로하는 데 애도보다 나은 표현이 없는지 궁금해지는 것은 그 일을 앞에 둔 사람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노릇’이냐고 자문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65369972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11월 17일 |
쪽수 | 402쪽 |
크기 |
152 * 225
* 27
mm
/ 589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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