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 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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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소설은 우리 생의 어두운 단면들을 차갑게 직시하며 고른 수준을 유지하는 탄탄한 문장력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소설집 『1989 목포』에 실린 9편의 단편소설은 이진숙 작가의 고향과 그곳에서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작가정보
목차
- 춤추는 풍선인형 · 7
멤브레인 필터 · 31
1989 목포 · 59
구멍 · 83
봉암 · 107
무뇽이아재 · 129
봄날의 파편 · 149
창백하고 푸른 별 하나가 · 173
청어바다 · 195
작가의 말 | 다음 작품을 쓰게 하는 마중물이 돼주리라 · 218
출판사 서평
생의 어두운 단면 직시하며 탄탄한 문장력 선보인 이진숙의 『1989 목포』
창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2008년 『경남문학』 소설 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온 후 2015년 출간한 첫 소설집 『카론의 배를 타고』로 2016년 진주형평지역문학상을 수상했던 이진숙 작가가 소설집 『1989 목포』를 출간했다.
이진숙 소설은 우리 생의 어두운 단면들을 차갑게 직시하며 고른 수준을 유지하는 탄탄한 문장력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소설집 『1989 목포』에 실린 9편의 단편소설은 이진숙 작가의 고향과 그곳에서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표제작 「1989 목포」는, 섬에서 갓 올라온 열일곱 살 ‘나’와 ‘희주’ 이야기다. 엄마들끼리 의자매라는 이유로 둘은 목포 유달산 자락 자취방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성격과 취향이 너무나 다른 둘은 자기만의 방법으로 악착같이 살아내려 몸부림치지만 서로 사는 길이 달라 소식이 끊겼다. 30여 년이 지나 갑자기 들려온 ‘희주’의 부고에 소설가가 된 ‘나’는 뒤늦은 사과를 하러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나는 그녀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술잔을 받았다. 술잔을 든 손이 바르르 떨렸다. 술잔을 올리다가 마침내 무너지고 말았다. 꾹꾹 참아온 울음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둘이 헌책방에 참고서를 찾으러 갔던 밤이 떠올랐다. 그날 밤 희주는 운동장에 끌려간 나를 구하고 정작 자신은 그들에게 붙잡혔다. ‘쟤는 보내줘라.’ 나를 잡으러 뒤쫓는 시커먼 녀석들에게 희주가 소리치는 걸 분명히 들었다. ‘미안해 희주야! 용서해줘.’ 아무리 울부짖어도 너무 늦어버린 사죄였다. 한참 울다가 돌아보니 앳된 상주가 영문을 모른 채 섧게 섧게 따라 울고 있었다. 나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 들썩이는 어깨를 어루만져주었다. 나는 빈소를 나오면서 준비해간 내 책을 국화더미에 가만히 얹어놓고 나왔다. ‘희주가 너 만나면 직접 사인 받겠다고 엄청 들떴었는데….’ 낮에 동창회장 K가 전한 말이 명치에 걸려 있어 차에서 내릴 때 들고 온 거였다”는 마지막 장면에 깊은 회한을 지나 감동을 선사한다.
5월 광주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주인공이 친척 장례식에서 공수부대원을 만나 그날의 상처를 소환하는 「봄날의 파편」은 아무 죄도 없는 이들에게 총부리를 겨눴던 그들 또한 역사의 피해자일 수 있음을 상기하며 ‘화해와 용서’에 대한 여지를 보여주며, 오늘날 타인의 아픔에 너무나 무감각해진 우리를 되돌아보게도 한다.
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가 걸려 올라오면서 칠백 년 전 검생이 앞바다에 침몰했던 중국 무역선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났던 사건의 후일담 격인 작품이 「청어바다」이다. 오랫동안 이어진 발굴작업으로 섬사람들은 생활고와 가정해체, 이웃 간 갈등 등 많은 고통을 당했다. 도자기 발굴이 모두 끝난 어느 날 또다시 주인공 ‘용배’의 그물에 도자기 한 점이 올라오고 용배는 고향친구인 ‘황’을 통해 일확천금을 꿈꾸는 밀매를 시도하는 내용이다.
고요했던 섬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이복형제들에게 속아 땅을 팔고 고향을 떠난 순수하고 마음 따뜻했던 무뇽이아재와의 추억을 그린 「무뇽이아재」, 밤하늘의 별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오빠는 일찍 외항선을 탔으나 무참한 선상폭력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가장의 역할은 주인공 ‘나’에게 옮겨지며 작고 희미한 꿈들은 하나둘 빛을 잃어간다는 「창백하고 푸른 별 하나가」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이진숙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오래 묵혀서 먼지 수북한 작품을 다듬고 또 어떤 건 새로 쓰고 하다보니 죄다 내 얘기 같다. 세 번째 소설집 『1989 목포』를 묶으면서 아직도 내 속에서 마저 퍼올리지 못한 응어리들이 남아 있구나 했다. 작품 속에서 날 닮은 이들을 만나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어쩌다 만나진 사람들, 부대끼며 웃고 울던 일들, 죽을 때까지 꺼내고 싶지 않던 상처와 까맣게 잊힌 정겨운 눈빛들이 새록새록 돋아나 모니터 화면에 커서로 반짝여주었다. 그렇게 완성한 아홉 편의 이야기를 내놓는다”며 “이것들이 나에게 다시금 힘을 내어 또 다른 작품을 쓰게 하는 마중물이 돼주리라 기대도 해본다”라고 밝혔다.
■ 소설 줄거리
춤추는 풍선인형
임용고시 네 번 낙방에 과외교사를 전전하다 6개월짜리 인턴으로 B고에 오게 된 ‘나’는 미로 같은 학교와 아마존 정글 같은 아이들 속내에 휘둘리며 교육자로서 한계를 느낀다. 자살을 시도한 아이를 찾으러 거리로 나섰다가 읍내 유명 갈빗집 앞에 세워진 풍선인형을 보며 거기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다.
멤브레인 필터
결혼 후 쭉 전업주부로 지내던 ‘미선’은 갑자기 남편이 쓰러지면서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정수기관리사에 지원한다. 제품 관리보다는 영업이 우선시 되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업에만 혈안이 된 입사동기 ‘송’과 영업에는 젬병이라 청소매니저로 전락한 ‘미진 씨’의 서로 다른 삶의 방법을 엿볼 수 있다.
1989 목포
섬에서 갓 올라온 열일곱 살 ‘나’와 ‘희주’는 엄마들끼리 의자매라는 이유로 목포 유달산 자락에 자취방을 구해 함께 지내게 된다. 성격과 취향이 너무나 다른 둘은 연탄가스 새들어오고 좁디좁은 자취방에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악착같이 살아내려 몸부림친다. 30여 년이 지나 갑자기 들려온 ‘희주’의 부고에 ‘나’는 뒤늦은 사과를 하러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구멍
어린 시절 새 아버지에게 겪은 상처로 성인이 되어서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는 주인공은 현실도피적인 삶을 살아간다. 밤하늘에 돋은 환한 보름달을 보며 가엾고 슬픈 기억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던 그녀는 사랑하는 이들을 하나둘 떠나보내면서 문득 그들의 소중함에 눈물을 쏟는다.
봉암
봉암은 마산과 창원 경계에 위치한 갯벌이다. 갓 스물에 날벼락처럼 뇌전증 진단을 받게 된 ‘나’는 약을 먹지 않으면 저도 모르게 의식의 경계가 무너져버리고 만다. ‘나’는 지역신문 구인광고를 보고 갯벌지기로 근무하게 되는데, 고요한 듯 흥미로운 갯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뇽이아재
무뇽이아재는 고향 섬에서 재주가 많던 곱사등이다. 고요했던 섬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무뇽이아재는 이복형제들에게 속아 땅을 팔아 고향을 떠났고, 몇 년 뒤에 낯선 곳에서 부고가 들려온다. 순수하고 마음 따듯했던 무뇽이아재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이야기다.
봄날의 파편
5월 광주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주인공이 친척 장례식에서 공수부대원을 만나 그날의 상처를 소환한다. 아무 죄도 없는 이들에게 총부리를 겨눴던 그들 또한 역사의 피해자일 수 있음을 상기하며 ‘화해와 용서’에 대한 여지를 보여주며, 오늘날 타인의 아픔에 너무나 무감각해진 우리를 되돌아보게도 한다.
창백하고 푸른 별 하나
어린 시절 고향에서 천재 소리를 들었던 오빠는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꿈을 포기한 채로 선원학교에 진학한다. 밤하늘의 별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오빠는 일찍 외항선에 올랐다가 무참한 선상폭력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오빠의 추락으로 가장의 역할은 ‘나’에게 옮겨지고 그렇게 작고 희미한 꿈들은 하나둘 빛을 잃어갔다.
청어바다
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가 걸려 올라오면서 칠백 년 전 검생이 앞바다에 침몰했던 중국 무역선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난다. 오랜 발굴작업으로 섬사람들은 생활고와 가정해체 이웃 간 갈등 등 많은 고통을 당했다. 발굴이 모두 끝난 어느 날 또다시 ‘용배’의 그물에 도자기 한 점이 올라오고 용배는 고향친구인 ‘황’을 통해 밀매를 시도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65120375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2월 12일 |
쪽수 | 224쪽 |
크기 |
148 * 210
* 20
mm
/ 369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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