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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 뜻과 소리가 따듯한 느낌을 가졌다. 좋아하는 단어들이 많은데 요즘 가장 날 평화롭게 만드는 명제는 단연코 다정함이다. 다정하게 구는 것들을 보면 잘 대해주고 싶다. 비슷한 온도의 마음으로 내게 쏟은 애정을 되갚아주고 싶어진다.’
‘사랑하기 위해서 존재함을 알아야 한다면 다정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랑과 애정, 다정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연장선상에 있으므로. 이를테면 위상동형이다. 사랑에는 다정함이 수반된다. 다정하지 않은 사랑은 이제 내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작가정보
2016년 소설 ‘인어’
2018년 소설 ‘우주의 방’
2018년 각본 ‘더 토핑 - 낯선 시선’
2019년 산문집 ‘오늘은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2020년 산문집 '다정함의 형태'
첫 소설을 발표한 뒤 소설과 각본, 에세이 등 장르 구분 없이 눈에 띄는 활동을 보여준 여태현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삶의 여러 시절을 고루 조명한다. 인간을 인간으로 완성시키는 것은 결국, 사는 동안 켜켜이 쌓인 밝고 어두운 면을 모두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담담한 문체를 통해 말한다.
목차
- 펴내며 4
첫 번째 이야기. 다정함의 형태
어떤 다정함은 존중에서 시작된다 14
운명론적인 18
불멸하는 다정함에 대하여 22
사랑하는 것을 많이 만들기 25
슬픔을 배제하고는 다정함을 말할 수 없다 28
사랑을 갈구하는 것 32
나를 안도하게 만드는 다정함 36
누군가에게 그런 사랑으로 남고 싶은 41
두 번째 이야기. 나를 다정하게 만드는 것들
다정함의 총량 48
다정한 표정 50
인형 - 별 다른 이유 없이도 53
양말 - 그 보들보들한 감촉 57
사전 - 사랑의 정의 60
꿈 - 하루를 덤으로 사는 기분 65
글쓰기 - 좋아하는 일이 주는 괴로움 67
허니버터감자칩 - 이렇게 어이없는 이유로 내가 보고 싶을까 70
목폴라 - 어느날 문득 72
비 - 대상없는 애틋함 75
암막 커튼 - 세계와 나를 분리시키는 79
장갑 - 허영심 82
문 - 문밖에 사람들에게도 86
자동차 - 완전히 독립적인 공간 88
노래 - 감정의 잔물결 92
작업실 - 일상과 분리된 95
연남동 - 그 고즈넉한 98
영화 - 선을 하나 넘는 일 101
빨래 - 가지런한 사람 105
책 - 쏟아지는 글자의 세계 107
여행 - 꼭 어딘가 돌아갈 구석이 있는 사람처럼 110
샤워 - 으레 그런 마음이 생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112
연필 - 필사적인 삶의 형태 115
손목시계 - 사물의 의미 117
요리 - 모든 과정을 낱낱이 좋아하게 되는 일 120
요리 - 나에 대해 알게 되는 일 124
면 - 좋아하는 것은 쌓아둬야 제맛 127
산책 - 세상을 느리게 관찰하기 131
아메리카노 - 취향 135
키보드 - 창조자의 모습은 조금 둥글다 138
크리스마스 - 세상이 아름다워야 하는 것처럼 142
생일 - 반드시 기분 좋은 날 144
세 번째 이야기. 체온, 그 다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선 어떤 시간을 인내해야 한다 150
다정한 습관 153
내가 너무 나라서 155
무언의 대화 159
정수리 161
개연성 164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얼굴 166
일주일에 두 스푼 169
공통분모 173
잘 지내고 있습니다 175
미음 이응 179
나를 무한히 다정하게 만들던 181
기억은 다른 기억으로, 다정함은 더 큰 다정함으로 186
예보 없이 내린 188
안부 190
끝내 잊어버리지 않는 것 이런 것도 다정함의 형태일 것이다 192
나는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합니다 197
나보다 나를 더 믿어주던 200
좋아요 204
사랑한다는 말 207
사랑, 그 막연한 것 209
마치며 212
책 속으로
다정함은 온기 같다. 손에서 손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여태현 작가는 이 도서를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다정함의 형태를 그린다. 수많은 다정함의 형태들을 이해하게 된다면 내일은 좀 더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그러다 보면 세상이 조금은 살만해지기도 할 거라고. 담담한 문체를 통해 말한다.
첫 장에선 온기에 관해. 다정함의 본질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 뒤로 나를 다정하게 만드는 것들이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에 관해 이야기하고, 종래엔 나를 다정하게 만드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 짓는다.
누군가의 다정한 온기가 느껴지는 책.
세상 모든 ‘다정함의 형태’
운명론적인中
운명적 신호와 직면할 때마다 (예컨대 시계를 볼 때마다 시곗바늘이 꼭 누군가의 생일을 가리키고 있다거나, 앞차의 번호판이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떠오르게 한다거나, 나눠 먹은 통조림의 유통기한이 누군가의 생일을 가리키고 있다거나 하는.) 나는 그런 걸 간절히 믿고 싶어진다. 세상엔 운명 같은 만남도 있는 거라고, 이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거라고, 너를 사랑하는 것은 필연적인 거라고. 운명 앞에 서면, 나는 가끔 누군가에게 무한히 다정할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사랑하는 것을 많이 만들기中
다행히 나는 감정의 기복이 아주 큰 사람이다. 오르내릴 때마다 지금 상태에 맞는 것들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할 수 있었다. 감정의 기복이 큰만큼 그 폭 안에 더 많은 것들을 얼마든지 안을 수 있는 거다.
어떤 다정함은 존중에서 시작된다中
다정함. 뜻과 소리가 따듯한 느낌을 가졌다. 좋아하는 단어들이 많은데 요즘 가장 날 평화롭게 만드는 명제는 단연코 다정함이다. 다정하게 구는 것들을 보면 잘 대해주고 싶다. 비슷한 온도의 마음으로 내게 쏟은 애정을 되갚아주고 싶어진다. 내가 그것들을 대하는 태도는 두 가지로 나뉜다. 부서지지 않게 조심스레 만지는 태도와 부서뜨릴 만큼 꽉 끌어안는 거. 어떤 날엔 한 발짝 떨어져서 조심스레 관찰한다. 그러다 보면 그동안은 모르고 지내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된다.
슬픔을 배제하고는 다정함을 말할 수 없다中
사랑하기 위해서 존재함을 알아야 한다면 다정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랑과 애정, 다정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연장선상에 있으므로. 이를테면 위상동형이다. 사랑에는 다정함이 수반된다. 다정하지 않은 사랑은 이제 내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봄이 있음을 알게 되어야 비로소 겨울이란 단어가 생기고, 밤이 있음을 알아야 비로소 낮이란 단어가 생기는 것처럼 다정하지 않은 상태가 있음을 알기 때문에 비로소 다정함이란 단어가 성립할 수 있다. 우린 쓸쓸함을 배제하고는 결코 진정한 다정함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다. 쓸쓸해 본 사람만이 다정할 수도 있는 거다.
다정함의 총량中
내게 할당된 다정함의 총량은 그리 많질 않아서, 누군가에게 따듯하기 위해선 꼭 그만큼의 따듯함을 빌려 와야 합니다. 때론 사물로부터, 때론 현상으로부터, 단어로부터, 타인으로부터 빌려온 따듯함은 내 몸을 그대로 통과해 누군가에게 쏟아집니다. 그럼 나도 잠시간 다정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내가 너무 나라서中
일단 연애를 시작하면, 일정한 만큼의 자아를 덜어내야 한다. 덜어낸 자아는 곱게 접어 볕이 들지 않는 곳에 켜켜이 보관한다. 신경 써서 고른 신발을 신고, 용납할 수 있을 만큼의 자아만 챙겨서 집을 나선다. 연애를 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나를 덜어내야 하는지 가끔 생각한다.
양말- 그 보들보들한 감촉中
한겨울, 침대에 앉아 스탠드 조명 아래에서 따듯한 양말을 신고 책을 읽는 걸 좋아합니다. 그 보들보들한 감촉. 당신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출판사 서평
‘인어’, ‘우주의 방’, ‘오늘은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의 저자 여태현의 신작 에세이.
세상 모든 다정함에 대한 기록. ‘다정함의 형태’ 출간!
‘내게 할당된 다정함의 총량은 그리 많질 않아서, 누군가에게 따듯하기 위해선 꼭 그만큼의 따듯함을 빌려 와야 합니다. 때론 사물로부터, 때론 현상으로부터, 단어로부터, 타인으로부터 빌려온 따듯함은 내 몸을 그대로 통과해 누군가에게 쏟아집니다. 그럼 나도 잠시간 다정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기꺼운 표정으로 내게 체온을 나눠주는 것들. 덕분에 살만합니다.’
- 본문 발췌
여태현 작가는 이번 도서에서 ‘다정함’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수많은 감정 중에 왜 하필 다정함일까. 생각해보니 다정함은 ‘사랑’, ‘애정’과 비슷한 위치에 놓인다. 그렇다 보니 따로 떨어져 조명받을 일이 잘 없었던 거다. 그런데 ‘다정함의 형태’라니. 처음 제목을 보고 감정에도 형태가 있다면, 과연 다정함은 어떤 형태를 가졌을까. 상상했다. 그다음엔 나를 다정하게 만드는 것들에 관해 생각했고, 그다음엔 내게 다정하게 굴던 사람들을 떠올렸다.
꾸준한 집필 활동을 통해 켜켜이 쌓아 올려진 여태현 작가 특유의 문체는 어쩐지 경청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계속 읽다 보면 어느샌가 그의 메시지에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거다.
내 삶에 존재했던 모든 다정함을 곱씹게 되는 책.
세상 모든 ‘다정함의 형태’
오늘은 왠지 좀 더 다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정보
ISBN | 9791162143087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1월 28일 |
쪽수 | 214쪽 |
크기 |
114 * 185
* 16
mm
/ 237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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