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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1290744(1161290745)
쪽수	328쪽
크기	153 * 226 * 19 mm /489g 판형알림
이 책의 원서/번역서	The Nature of the Atonement / Beilby, James K.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로마의 키케로는 십자가를 가리켜 “로마 시민의 생각과 눈과 귀에서까지 멀리 사라져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로마시민과 자유인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십자가는 인류가 고안해낸 처형 방법 중 가장 잔인하고 악독한 것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는 바로 그 십자가를 자신들의 신앙과 사상의 중심으로 삼는다. 초기 교회는 처음에는 비둘기, 노아의 방주, 월계관, 물고기, 사자굴 속의 다니엘, 양들을 인도하는 목자, 죽었다가 살아난 나사로 등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으나, 적어도 기원후 2세기부터는 십자가를 자기 상징으로 통일했다.
십자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었다가 살아났다는 사실 안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그리고 대중적으로 소위 ‘형벌대속론’이 답으로 간주되었다. 즉 예수가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하나님께 형벌을 받아 십자가에서 죽음으로써 인간에 대한 속죄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형벌대속론이야말로 십자가에서 자기 자식(성자)을 죽이는 폭력스러운 아버지 모델이며 이는 성서가 제시하는 사랑의 하나님 상과 맞지 않는다고 격렬히 비판한다.
과연 십자가로 상징되는, 하나님의 구원 사역 전체를 연결하고 통일시킬 수 있는 핵심 개념 혹은 은유란 존재할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쓰였다. 이 책에 글을 기고한 저명한 네 명의 신학자들은 각각 ‘승리자 그리스도 모델’, ‘형벌대속론’, ‘치유자 그리스도 모델’, ‘만화경 이론’이야말로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속죄 사역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핵심 틀이라고 강조한다. 승리자 그리스도 모델(그레고리 보이드)은 성서 내러티브 전체를 하나님과 사탄의 세력과의 우주적 싸움 이야기로 간주하여,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통해 사탄의 왕국을 분쇄하시고 그것에 포로로 잡혀 있는 인류와 만물을 구원하신 것이 십자가에서 성취된 속죄의 본질이라고 간주한다. 형벌대속론(토마스 슈라이너)은, 십자가는 하나님을 배신하고 반역한 인류를 대신하여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형벌을 받음으로써 하나님이 인류의 죄를 용서하시고 자신과 만물을 화해하신 것이 속죄의 참 뜻이라고 말한다. 치유자 모델(브루스 라이헨바흐)은, 하나님께 반역하고 죽음과 질병에 노예가 된 인류를 고치시는 것이 십자가에서 성취된 속죄의 본질이라고 이해한다. 이 세 가지 모델은 각각 자신들이 선호하는 개념이 성서 전체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압축할 수 있는 ‘고갱이’라고 믿는다. 이에 반해 만화경 이론(조엘 그린)은, 성서에 나타나는 속죄의 본질을 대표할 수 있는 유일한 개념이나 모델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성서는 다양한 은유들을 통해 속죄의 다차원적인 측면을 드러낸다고 주장한다.
스펙트럼 시리즈의 모든 책이 그러하듯이, 이 책 역시 기독교 신학과 신앙에서 가장 첨예하고 난해한 주제를 정면으로 건드리면서도 그러나 토론에 참여하는 모든 학자들이 상대방의 주장에 정중하게 귀를 기울이고 최대한의 예의를 갖춰 논쟁에 임함으로써 토론의 품격을 한껏 높여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토론의 진수를 다시 한번 맛볼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하게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인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 사건에 담긴 풍성한 신학적 의미들을 체득함으로써 십자가에 대한 이해를 크게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속죄의 의미를 이토록 정확하고 일목요연하게 담고 있는 단 한 권의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서론: 속죄 _폴 R. 에디, 제임스 K. 베일비

1. 승리자 그리스도론 _그레고리 A. 보이드
논평: 형벌 대속론
치유론
만화경론

2. 형벌 대속론 _토마스 R. 슈라이너
논평: 승리자 그리스도론
치유론
만화경론

3. 치유론 _브루스 R. 라이헨바흐
논평: 승리자 그리스도론
형벌 대속론
만화경론

4. 만화경론 _조엘 B. 그린
논평: 승리자 그리스도론
형벌 대속론
치유론

성서 색인

책 속으로

오늘날 특별히 서구 문화 안에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한 몇 가지 버전의 “법률적 허구”라는 견해를 구매하고 있는 듯 보이는, 또한 그러하기에 삶에 어떤 의미 있는 결과도 없이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는 많은 이들이 있음을 감안한다면, 승리자 그리스도 모델의 이런 이점은 나로서는 아주 중요해 보인다. 서구 교회를 위해 승리자 그리스도 모델이 갖고 있는 실제적인 이점은 그것이 다수 서구인의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세계관과 날카롭게 대조되는 방식으로, 모든 타락한 사회구조에 내재되어 있으나 쉽게 간과되는 악마적 차원을 무대의 중앙에 올려놓는다는 점이다. 승리자 그리스도 모델은 제자들에게, 그리스도가 상존하는 권세에 맞서 거둔 승리에 동참하도록 요청하면서 민족주의, 애국주의, 문화적으로 인정되는 폭력, 탐욕 그리고 우리 모두가 들이마시는 오염된 영적 공기의 일부를 이루는 다른 수많은 구조적 악이 내뿜는 악마적으로 매혹적인 유혹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반문화적인 삶을 살도록 고무한다.
_1장 승리자 그리스도론

형벌 대속은 속죄의 닻이요 핵심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하나님이 우주의 중심이심을 상기시켜준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신 일은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모두 보여준다. 십자가 안에서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회복되고, 그와 동시에 성자의 기껍고도 즐거운 희생 속에서 그분의 사랑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형벌 대속이 속죄에 관해 말해져야 할 필요가 있는 모든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하게 그것이 갖고 있는 하나님 중심적 초점 때문에 속죄에 관한 다른 모든 이론의 닻 노릇을 한다. 인간인 우리는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화목제사적인 죽음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아름답고 놀라운 거룩하심과 그분의 비할 데 없는 구원의 사랑에 주목하도록 만든다.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형벌 대속은 우리의 시선을 우리 자신으로부터 하나님께로 들어올린다.
_2장 형벌 대속론

나는 치유 혹은 회복으로서의 속죄라는 내 견해의 근거를 이사야서에서 찾았다. 이사야는 속죄를 우리의 죄와 그로 인한 질병을 치유하는 것으로 보았다. 우리는 이런 견해를 마태복음, 누가복음, 바울 서신, 베드로 서신에서 살펴보았는데, 거기서 속죄는 우리가 그를 통해 완전하고 사랑이 풍성하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 안에서 성취된다. 속죄는 그것의 가장 깊은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인간의 곤경을 다루고 우리를 하나님과의, 우리 자신과의, 그리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와의 샬롬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서 그 위대한 의사가 우리의 죄와 고통을 짊어짐을 필요로 한다. 그 의사가 죄와 질병을 제거하실 때까지 그것은 그 독성으로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하면서 그의 위에 머문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그리스도에게 혹은 우리에게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로 요한은 그의 편지를 다음과 같은 통전적인 인사말로 시작한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 를 내가 간구하노라”(요삼 1:2).
_3장 치유론

성서의 이야기에 의해 형성된 관점에서 본다면,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무관한 기독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얼마나 불편하고 굴욕적으로 보이든 간에, 십자가는 기독교의 견고한 정체성을 드러내고 기독교 윤리의 근거를 제공하는 주요한 아이콘이 되었다. 이 사건, 즉 그리스도의 십자가형은 예수의 고난과 죽음이 “우리를 위한” 것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긍휼이라는 특성을 드러내 보였다. 이 심오함을 드러내기 위해 십자가는 다음 두 가지 고정점(anchor points)에서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1) 예수가 로마의 십자가형을 선고받았던 고대 지중해 세계, (2) 하나님의 영원한 목적. 이 두 개의 타협할 수 없는 지점 사이에서 그 사건이 어떻게 하나님의 백성의 구원을 성취하고 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 예수의 십자가형이라는 특별한 순간과 하나님의 영원한 선교의 접촉면에서 우리는 속죄에 관한 단 하나의 모델이 아니라 여러 가지 모델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걷고 있는 땅은 너무 제한되어 있고 하나님의 구원 사역의 신비는 무한하기에 우리에게는 해석을 위한 갖가지 이미지, 갖가지 신호, 그리고 갖가지 목소리가 필요하다.
_4장 만화경론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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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론의 본질 논쟁을 읽고 wh**186 | 2018-09-28 | 추천: 0 |

『속죄의 본질 논쟁』 을 읽고 속죄란 단어 앞에서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이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 나라』을 보면 일본을 이렇게 소개한다. “가깝지만 먼 나라.” 속죄라는 단어 앞에서 가지는 느낌도 그랬다. ‘가까이 있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단어.’ 돌아보면, 속죄만큼 중요한 사항도 없다. 그러나 속죄만큼 무겁게 느껴지는 주제도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필자는 본 글에서 두 가지 사항을 드러내려 한다. 하나는 『속죄의 본질 논쟁』이 지닌 장·단점이고 다른 하나는 속죄론 논쟁 읽기의 ... 더보기

『속죄의 본질 논쟁』 을 읽고

속죄란 단어 앞에서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이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 나라』을 보면 일본을 이렇게 소개한다. “가깝지만 먼 나라.” 속죄라는 단어 앞에서 가지는 느낌도 그랬다. ‘가까이 있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단어.’ 돌아보면, 속죄만큼 중요한 사항도 없다. 그러나 속죄만큼 무겁게 느껴지는 주제도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필자는 본 글에서 두 가지 사항을 드러내려 한다. 하나는 『속죄의 본질 논쟁』이 지닌 장·단점이고 다른 하나는 속죄론 논쟁 읽기의 새로운 방향 설정이다. 이제 이 두 가지 사항을 전제로 『속죄의 본질 논쟁』 의 매력을 한 꺼풀씩 벗겨보자.

편집자 폴 R. 에디(Paul R. Eddy)와 제임스 K. 베일비(James K. Beilby)는 속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책은 속죄, 곧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에 대한 다양한 기독교적 견해에 관한 것이다. 개략적으로 말하자면, 속죄(atonement)라는 용어 € 이것은 “전적으로 그리고 고유하게 영어적인” 몇 안 되는 신학 용어 중 하나다 € 는 이전에 어떤 방식으로든 소외되어 있던 당사자들의 “하나 됨”(at-one-ness)이라는 화해된 상태를 가리킨다.

‘편집자 서문’에 따르면, 이 주제는 1980년 중반 종결되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오늘날 그 수로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고, 속죄는 신학의 원탁회의에서 다시 한 번 진지하고 광범위한 토론의 주제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다수의 페미니즘적인, 우머니즘적인 특징과 르네 지라르가 언급한 “의식적 폭력에 관한 그의 희생양 이론” 때문이다. 그러나 이 주제들은 본 책에서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종결된 속죄론을 되풀이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과거 논쟁을 배경으로 새롭게 떠오른 다양한 관점들의 핵심을 짚고 소개한다. 필자가 보기에 바로 이 지점에서 본 책의 장점과 단점이 극적으로 드러난다. 왜 그럴까? 우선, 편집자가 제시한 과거 속죄론의 범주를 살펴보자.

속죄에 관한 다양한 이미지와 이론들은 구스타프 아울렌(Gustaf Aulen, 1879-1978)의 기념비적 작품인 『승리자 그리스도』(Christus Victor)로 인해 넓은 의미에서 세 가지 패러다임으로 적잖이 범주화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속죄론 패러다임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ⅰ) 승리자 그리스도(혹은 고전적/극적) 패러다임
(ⅱ) 객관적 패러다임
(ⅲ) 주관적 패러다임

위 세 가지 사항은 아울렌이 1931년에 제시한 범주다. 여기까지는 과거 속죄론 범주를 반영한다. 따라서 단점이라 할 부분은 없다. 오히려, 과거 속죄론을 일목요연하게 드러낸 점이 장점으로 비춰진다. 아울렌의 범주를 제시한 편집자는 네 번째 패러다임을 추가한다. 즉 만화경 패러다임”을 추가한다. 따라서 속죄론 범주는 다음과 같이 총 네 개의 패러다임을 형성한다. 동시에 이 네 개의 범주는 본 책에서 다루게 될 사항을 암시한다.

(ⅰ) 승리자 그리스도(혹은 고전적/극적) 패러다임
(ⅱ) 객관적 패러다임
(ⅲ) 주관적 패러다임
(ⅳ) 만화경 패러다임

실제로, 편집자는 본 책의 목적을 언급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사항들을 그대로 말한다.

이 책의 목적은 속죄에 관한 네 가지 서로 다른 해석 간의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각각의 기고자들은 속죄에 관한 그들의 특별한 견해를 해설하고 옹호하는 논문을 제시한다. 네 개의 주된 논문 각각에는 다른 세 명의 기고자가 보내온 반응이 따라붙는다. 제시된 네 가지 관점은 (1) 그레고리 보이드(Greory Boyd)가 소개하는 승리자 그리스도(Christus Victor), (2) 토마스 슈라이너(Thomas Schreiner)가 소개하는 형벌 대속(penal substitution), (3) 브루스 라이헨바흐(Bruce Reichenbach)가 소개하는 치유(healing), (4) 조엘 그린(Joel Green)이 제시하는 만화경(Kaleidoscopic)등이다.

결국, 본 책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 (1) 서로 다른 관점 간의 대화 촉진, (2) 네 가지 서로 다른 패러다임 소개-다.
필자는 바로 이 부분을 본 책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본다. 왜냐하면 속죄론의 핵심 사항이 서론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특징이 본론의 각 챕터에서도 반복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서론과 각 챕터의 앞, 뒤만 봐도 핵심 사항을 한 손에 쥘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역으로, 이런 장점은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본론에 이르기 전, 흥미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두 편집자는 서론에서 아울렌의 속죄론 범주와 본론에서 다루게 될 네 번째 패러다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고전적 혹은 극적 모델이라고도 알려진 승리자 그리스도(Christus Victor)패러다임은 그 초점이 사탄을 향하고 있다고 묘사할 수 있다.

속죄에 관한 모든 객관적 모델에서 나타나는 핵심적 특징은 그것이 “하나님을 향해”(Godward)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속죄론의 주관적 궤적-도덕주의적, 인간주의적, 혹은 아벨라르두스적 패러다임이라고도 알려져 있다-은 속죄의 주된 초점이 “인간을 향하고 있다”(humanward)는….

만화경 관점은 신약성서에 나타나는 속죄와 관련된 다양한 이미지는 우리로 하여금 그런 패러다임 각각이 그리스도의 사역을 해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으며, 따라서 그것들 중 어는 것도 우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도록 이끌어 간다고 주장한다.

놀랍게도, 위에서 언급한 정의는 본론에서 다시 등장- 예를 들어, 본론에서 각각의 챕터 도입과 결론을 살펴봐라-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생각만큼 단조롭지 않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과거 속죄론을 단순히 반복하거나 살을 덧붙이는데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독자들은 두 번째 패러다임 즉, 객관적 패러다임을 읽고 세 번째 패러다임으로 쉽게 넘어가기 힘들 수 있다. 왜냐하면 객관적 패러다임은 마지막 패러다임, 즉 만화경 패러다임을 향해서 날카로운 변론을 펼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세 번째 패러다임을 읽은 독자들은 ‘편집자 서론’으로부터 얻은 사항을 전제로 보다 좁은 관점-치유-을 맞이하게 된다. 그런데 이 관점은 네 번째로 넘어가기보다 첫 번째 패러다임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왜냐하면 이 두 관점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책은 새로운 읽기 방향을 독자에게 열어준다는 부분에서 커다란 장점을 지닌다. 달리 말하자면, 본 책은 순서대로 읽어도 될 뿐만 아니라 독자가 임으로 정한 순서로 각각의 챕터를 읽어도 된다. 여기서 필자가 생각한 읽기 방향을 제안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서론 읽기 → 2. 객관적 패러다임 읽기 → 3. 만화경 패러다임 읽기 → 4. 승리자 그리스도 읽기 → 5. 주관적 패러다임 읽기

물론, 위에 제시한 읽기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지금까지 앞서 제시한 두 가지 사항 € (1) 장단점, (2) 새로운 읽기 €을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본 책은 서론에서 핵심 사항을 한 손에 쥘 만큼 ‘속죄론 초보 운전자’에게도 유용하다. 그러나 이 부분은 분명 독자의 수준에 따라서 장·단점으로 다가 올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필자에게 있어서 이러한 특징은 장점으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속죄론 논쟁의 거대한 산맥을 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필자는 약간의 힘으로 거대한 속죄론 산맥 네 봉우리에 올라 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소 낯설고 무겁게만 느껴질 수 있는 속죄론 논쟁에 새로운 독자를 초대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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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와 기능 사이... me**4261 | 2018-09-19 | 추천: 0 |

중심 찾기!? 통일장 이론이란게 있다. 자연계를 구성하는 4가지 근본적 힘인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을 통합하여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다. 물론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가능성만 제기될 뿐이다. 그럼에도 많은 과학자들이 이를 위해 뛰어들고 있다. 여러 주제를 단일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건 속 시원한 일이고, 사람들은 이런 것에 희열을 느낀다. 기독교의 중심을 이루는 개념 중 하나가 ‘속죄’다. 한국교회 대부분은 속죄에 대해 ‘하나님께서 자신의 진노를 희생제물에 쏟으심으로 인... 더보기

중심 찾기!?

통일장 이론이란게 있다. 자연계를 구성하는 4가지 근본적 힘인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을 통합하여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다. 물론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가능성만 제기될 뿐이다. 그럼에도 많은 과학자들이 이를 위해 뛰어들고 있다. 여러 주제를 단일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건 속 시원한 일이고, 사람들은 이런 것에 희열을 느낀다.
기독교의 중심을 이루는 개념 중 하나가 ‘속죄’다. 한국교회 대부분은 속죄에 대해 ‘하나님께서 자신의 진노를 희생제물에 쏟으심으로 인간을 향한 진노를 푸시는 것’이라 이해한다. 그러나 성서에서 확인되는 여러 가지 그림 언어와 은유들, 혹은 교회사 안에서 발전되는 속죄에 대한 많은 해석들은 이런 이해를 곱게만 보지 않는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더욱 반발이 거세져 이런 식으로 속죄를 설명하는 사람들에겐 ‘무고한 아들을 죽이는 아동 학대범을 믿는 무리’란 타이틀이 주어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속죄’를 이해해야 할까? 속죄를 이해할 수 있는 단일한 개념과 틀이 존재하기는 한 것일까? 이 책에서 네 명의 학자들이 이를 위해 뛰어들었다. 과연 이들은 우리를 속 시원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의미와 기능 사이...

속죄라는 개념을 탐구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의미’를 파헤칠 것인지, 아니면 ‘기능’에 몰두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즉 속죄가 어떻게 효력을 발휘하는지와 그것의 결과로 인간에게 주는 유익이 무엇인지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한다. 둘 다 설명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네 명의 기고자들도 이 중 하나를 택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레고리 보이드와 브루스 라이헨바흐는 기능에, 토마스 슈라이너는 의미에 초점을 맞췄다. 조엘 그린은 다소 어중간한 입장임에도 우리에게 좋은 통찰력을 선사한다.
속죄의 기능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유익은 무엇인가? 그레고리 보이드는 그리스도의 성육신, 죽음, 부활이 사탄의 세력을 정복하고 멸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즉 ‘승리하신 그리스도’가 속죄의 중심이다. 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원론을 택한 것 같다. 기독교 역사가 이원론을 무참히 배격해 왔음에도 성서는 상당 부분 이를 지지하며, 고로 그의 주장은 성서적으로 꽤 설득력 있다. 성서는 하나님의 왕국과 사탄의 왕국의 결투라는 모티프를 자주 보여주기 때문이다. 브루스 라이헨바흐는 속죄의 기능이 우리를 ‘치유’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사야 53장을 철저하게 주해한다. 동시에 유대적 사고 안에는 영혼과 육체의 분리라는 개념이 없기에 속죄를 통해 영적·정신적 치유 뿐 아니라 육체적·물질적 치유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옳게 지적한다. 즉 우리의 죄가 용서받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영적으로만 회복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육체적 한계와 질병도 치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간 헬라 철학의 영향 아래서 영은 선하고 영원한 것, 육체는 악하고 유한한 것이라 오해 해왔다. 그러나 성서는 이 둘을 구분 하지만, 분리는 용납하지 않는다. 필자가 다니는 순복음교회는 이 치유자 모델을 상당히 선호한다. 설교 때도 무수히 많이 들었던 주제다. ‘전인구원’이라 불리는 € 삼박자 구원, 혹은 삼중축복의 복음이라고도 불리는 € 순복음 특유의 구원론은 영혼의 구원만이 아니라 가난과 질병 같은 현실 문제에서도 해방되어야 함을 역설하기 때문이다. 토마스 슈라이너는 가장 전통적인 견해이며 한국교회에 익숙한 ‘형벌 대속론’을 제시한다. 그는 속죄의 기능보단 의미에 초점을 맞춘다. 그에게 형벌 대속론은 모든 속죄론을 끌어 당기는 '닻'이다. 모든 인간은 죄인이며, 죄는 인간을 계속 오염시켜 하나님을 거역하게 한다. 하나님은 거룩하고 완전하시기에 죄와 함께 하실 수 없으며 죄인에게 진노를 쏟으신다. 그분의 진노가 쏟아진 죄인은 죽을 뿐이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 형벌을 대신 받음으로 하나님의 진노를 푸셨다. 이것이 형벌 대속론이 말하는 속죄의 ‘의미’다. 그는 성서학자로서는 드물게 자신이 속한 개혁주의 전통을 상당부분 따른다. 실제로 그는 성서를 면밀히 주석하기보단 교리적 전통을 지지하는 성서구절만 추리는 조직신학적 방법을 택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그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조엘 그린은 ‘만화경론’을 말한다. 속죄를 설명하는 것 중 어떤 것도 중심이 될 수 없으며 동등하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나머지 세 명의 학자들이 그에 대해 비판한 것과 같이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는’ 포스트모던적 사고로 흐를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그가 제시한 고대 근동과 팍스 로마나의 역사적·정치적·문화적 맥락과 신약성서 기자들이 처해있던 컨텍스트들의 다양성은 우리에게 좋은 통찰력을 준다. 성서해석은 모름지기 텍스트와 당시 컨텍스트가 분리 되어선 안 된다. 또한 그가 시도하는 신경과학자들과의 대화는 진정한 ‘신학함’이 무엇인지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된다. 성서를 신학의 원천으로 존중함과 동시에 다른 학문의 결과물을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알을 깨고 나오라!

취미생활이 일이 돼버리면 즐거움이 반감 되듯, 독서도 서평이라는 숙제 앞에서는 그러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며 ‘아 빨리 읽어야 서평 쓰는데’ 한 적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이론을 발견할 때와 같이 가슴 한켠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했다. 어려운 주제를 신학도가 아닌 필자가 보기에도 쉽게 풀어 쓴 학자들과 이를 편안한 우리말로 번역해준 번역자와 편집진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을 읽으니 다른 스펙트럼 시리즈는 어떨지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샘솟는다.
그동안 필자를 비롯한 한국교회 성도들 대부분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강조하면서도 그 의미에 대해 제대로 숙고해 본적이 있나 싶다. 영원한 하나님이신 성자께서 친히 낮아지셔서 이루신 속죄는 결코 단순하게 취급되어선 안 된다. 동시에 성서적으로 충분히 지지 받을 수 있는 논리라면 전통적인 교리도 이를 통해 재해석 되어야 한다. 서울신대 이신건 교수는 이 책과 자신의 조직신학 강의 시리즈를 소개하며 기존 교리와 다른 부분 때문에 심한 공격과 모욕을 당했다고 한다. 제대로 검토해보지도 않고 툭하면 이단으로 내모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의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한창 열렸던 각 교단 총회의 모습을 보고 암담했다. 편협한 사고를 깨부수고 하나님이 주신 지성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속죄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야말로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며, 그분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분의 동역자로 헌신하는 새물결플러스의 노고가 귀하다. 부디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풍성한지 알고, 누리며, 감격하게 되길 바란다.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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