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흔히들 인성이 좋으네 마네로 주변사람을, 심지어는 일면식도 없는 유명인을 평가하곤 한다.
인성(人性, personality)은 무엇인가? 사람의 성품이나 됨됨이를 뜻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타인의 성품을 무엇으로 평가하고 있을까? 바로 겉으로 드러난 말과 행동, 태도 등을 (단편적이나마) 토대로 삼아 호오(好惡)를 구별하고 그에 따른 총평을 내린다.
예禮
여기서 인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 말과 행동, 태도 등을 예(禮)라 할 수 있다. ‘예는 일반 귀족들의 행위를 규범화한 것이다. 타인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일정한 선을 넘지 않는 규범과 이에 따른 긴장감에서 나오는 것으로, 의(儀)와 통한다.’ <58페이지 각주47>
논어 제8편 태백 2장을 보자.
‘(...) “공손하면서도 예가 없으면 수고롭고, 신중하면서도 예가 없으면 [담력이 작아] 두려워하며, 용감하면서도 예가 없으면 문란해지고, 정직하면서도 예가 없으면 박절하게 된다. (...)”’ 라고 하였다.
예는 인격완성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또한 제1편 학이 12장을 보면,
‘“(...) 예는 그 운용에 있어서 조화를 귀하게 여긴다. 선왕의 도에서는 이것(조화)을 아름답게 여겼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이것(도)에 따르게 했다. [때로] 그것만으로는 행해지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는] 조화를 알아 조화로울 뿐이니 예로써 그것을 절제하지 못하면, [이] 또한 행해질 수 없는 것이다.”’ 라고 하는데,
무려 도(道)를 실천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한 셈이다.
인仁
공자는 도의 실천으로 가기 위한 가장 핵심 개념으로 인(仁)을 꼽았다. 예는 그러한 인을 실천하기 위한 도구라 할 수 있다.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愛人)이고, 넓게는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 것이라 한다.
‘“(...) 자기를 이겨내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克己復禮爲仁). 하루라도 자기를 이겨내고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에 돌아갈 것이다. 인을 행하는 방법은 자기로부터 말미암는 것이다. [어찌] 다른 사람으로부터 말미암는 것이겠는가? (...)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거라.”(...)’ <제12편 안연 1장>
이로써 인과 예의 불가분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예와 더불어 효(孝), 제(悌), 충(忠), 서(恕), 악(樂) 등이 논어에서 인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중 서는 인의 핵심이자 공자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데, 바로 기독교 윤리관인 황금률-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과 비견되는 표현이 있기 때문이다.
‘자공이 여쭈었다.
“한마디 말로 평생 동안 실천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마도 서(恕)일 것이다.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하라고 하지 않는다.”' <제15편 위령공 23장>
역지사지의 논리이기는 매한가지겠으나, 내포한 뜻은 전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극한으로 밀어부친다면 황금률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의 강(强)대강으로 빠질 수 있는 반면에, 공자가 말한 서는 남을 기준으로 한 어짊과 깨우침의 지혜가 담겨 있다.
우리는 앞서 유행어처럼 회자되고 있는 인성을 화두로 하여, 공자 사상의 핵심인 인과 인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으로서의 예를 논어에서 찾아보았다.
논어論語
'《한서》<예문지>를 보면 "스승이 죽자 문인들이 그것을 모아 논의하여 편찬하였으므로 '논어(論語)'라고 한 것이다."' <21페이지> 이중텐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공자 사후 '성인(聖人)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이 바로 논어이다.
논어는 총 20편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편을 이룬 장은 편에 따라 일관된 톤을 띠고 있기는 하나, 중구난방일 때가 적지 않다. 또한 가작으로 의심 받는 편이 있다. 하지만 공자가 직접 저술하고 남긴 글도 아닐 뿐더러 제자들이 기억에 의존한 편린에 가까운 것이고 또한 오랜 세월이 지났으므로 현재로써는 이 또한 논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겠나 싶다.
논어에는 앞서 언급한 인의예악 등의 핵심 사상을 담은 것에 머물지 않았고, 나아가 현세와 위정자, 인물 등의 비평과 제자들 또는 권력자들과의 대화도 실려있다.
아무래도 당대 실존인물과 정치세력이 언급되고 있으므로, 공자가 살았던 시기의 형국을 앎으로써 논어 이해의 폭을 넓혀줄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간략하게나마 짚어보자.
공자孔子
노(魯)나라 출신으로 공자의 본명은 공구(孔丘)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정수리가 움푹 패여 있고 둘레가 언덕처럼 솟아 있'어서라고 한다. <25페이지> 송(宋)나라 사람 숙양흘은 공구를 사생아로 낳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넉넉지 못한 가세 때문에 일찍이 안 해본 일이 없고 또 여러 일을 경험하고 배움으로써 재능을 두루 섭렵했다고 한다. 하지만 공자는 그것으로 자신을 포장하지 않았다.
(...) "태재가 나를 알겠는가? 나는 젊어서 비천하였으므로 다방면의 비루한 일에 능한 것이다. 군자는 [재능이] 많을 필요가 있겠는가? 많을 필요가 없다." <제9편 자한 6장>
단지 자신을 겸손하게 이르는 데서 나아가 자신의 비천한 재능이 벼슬을 하고 군자가 되는 데는 쓸모가 없음을 나지막히 읊조리고 있는 듯하다.
공자는 주(周)나라를 이상향으로 삼았다. 노나라는 '서주 초기 주공(周公) 단(旦)이 천자에게 하사받은 봉국으로, 서주 정치 문화의 중심 가운데 하나였으며, 주나라의 역사 문헌을 많이 보존하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어린 시절부터 공자는 고대 문화의 훈도를 받았고, 도덕적 행동을 전통적 역할과 위계질서에 연계함으로써 주 왕조 체제를 옹호했다.' <28페이지> '주나라 천자의 권위를 회복하여 그 시대의 예제를 본받음으로써 새로운 천하를 구축하려는 이상을 품었다.' <29페이지>
외부적으로 노나라는 제나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었고, 내부적으로는 제후가 왕을, 대부가 제후를, 가신이 대부를 치는 난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군신관계가 참담하게 무너졌다. 더군다나 공자가 바라마지 않던 주나라는 쇠락하고, 주나라의 규범적 질서 또한 허물지고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료는 공자가 인과 예를 중시한 이유를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이상과 현실
공자는 30세에 학문을 넓히고 이웃 나라를 돌아다니며 벼슬을 얻고자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55세가 됐을 무렵에는 노나라를 떠나 전국을 떠돌며 벼슬을 구하였으나 마찬가지로 실패했다. 지금 우리가 아는 성인으로서의 대접은커녕 쫓겨나고 위협 받기도 했다. <29 페이지>
제15편 위령공 1장을 보면,
'(...) 진나라에 이르러 양식이 떨어지고, 따르는 자들은 병이 나서 아무도 일어날 수조차 없었다. 자로가 화가 나서 뵙고 여쭈었다.
"군자도 곤궁해질 때가 있습니까?" (...)'
라고 하는데, 공자가 말년에 전하를 주유하는 동안 형편이 어떠했는지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는 벼슬을 하기를 간곡히 바랐는데, 제 17편 양화 5장과 7장에 공자의 그 절박한 심경이 그대로 녹아나 있다.
'(...) "그자가 어찌 헛되이 [나를] 불렀겠느냐? 만약 나를 써주는 사람만 있다면 나는 그곳(노나라의 비읍)을 동쪽의 주나라로 만들 것이다!"' <제 17편 양화 5장>
'(...) "내가 무슨 썩은 조롱박이더냐? 어찌 매달아놓기만 하고 먹을 수도 없단 말이냐?"' <제 17편 양화 7장>
반란을 일으킨 공산불요와 필힐의 부름에 공자가 응하자 제자인 자로가 참지 못하고 공자를 다그치자 공자는 이토록 열변을 토해낸 것이다.
이러한 공자의 성향을 비유적으로 드러낸 장이 있다.
'자공이 여쭈었다.
"여기에 아름다운 옥이 있다면 궤에 넣어 보관하시겠습니까? 좋은 상인을 구하여 파시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을 팔아야지! 그것을 팔아야지! 나는 [값을 쳐줄] 상인을 기다릴 것이다."' <제9편 자한 12장>
어떻게서든 일단 벼슬에 올라야 자신이 품은 뜻을 펼칠 수 있는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한 것이라 보여진다.
실패와 본분
사생아로 태어나 형편 탓에 비천한 일을 전전하면서 재능을 겸비했던 자가 스스로 깨우쳐벼슬길에 올라 출세하기를 염원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논어에 자주 반복되어 나오는 다음과 같은 표현이 십분이해 될 것이다.
'(...)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 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닌가?"'<제1편 학이 1장>
'(...)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하지 말고, [자기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라." <제1펀 학이 16장>
'(...)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하지 말고, 자신이 능력 없음을 걱정하라. <제14편 헌문 30장>
'(...) "군자는 능력이 없는 것을 병으로 여기며 다른 사람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을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 <제15편 위령공 18장>
인생 말년, 정치 입문에 실패했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고되었을 것이 미루어 짐작되는 바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무도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구나!"
자공이 아뢰었다.
"어찌 아무도 선생님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십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고, 아래로 [소소한 것들을] 배우고 위로는 [심오한 이치에] 통달했는데, 나를 알아주는 자는 아마도 하늘일 것이다."' <제14편 헌문 35장>
정치 입문에 실패한 68세 이후, 공자는 제자양성과 집필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그 결실을 우리는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배우고 때때로 익히며, 멀리서 온 벗처럼 기쁨과 함께 누리고 있는 것이다.
정치의 목적
논어는 스승을 기리기 위해 제자들이 집필한 것임을 안다면 스승을 비판한 몇몇 대목은 흥미롭다 할 것이다. 주로 스승인 공자가 남긴 말을 위주로 하였으나, 공자를 향한 세간의 의미심장한 비판도 실려있다.
'(...) "봉황이여, 봉황이여, 어찌 그토록 [당신의] 덕이 쇠락했는가. 지나간 것은 [도리어] 간언할 수 없고, 오는 것은 오히려 쫓아갈 수 있네. 그만두시게, 그만두시게. 지금 정치를 따르는 자들은 위태롭다네." (...) <제18편 미자 5장>
'(...) "도도하게 흐르는 물처럼 천하는 모두 이렇게 흘러가는 법인데, 누가 그것을 바꾸겠소? 그대 또한, 사람을 피해 다니는 선비를 따르는 것이, 어찌 세상을 피해 다니는 선비를 따르는 것만 같겠소?" 그러고는 밭가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 (...)' <동편 6장>
'(...) "사지를 부지런히 움직이지도 않고, 오곡도 분간하지 못하거늘, 누가 선생이란 말인가?" (...)' <동편 7장>
5장에서는 초나라 광인인 접여가 노자를 비판했고, 나머지 6, 7장에서는 농사를 짓는 소시민이 바라본 정치에 대한 꾸중이 섞여 있다.
물론 공자는 세상을 바꾸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다름 아닌 정치라고 입장을 재차 밝혔다. 제 몸 흙탕물에 튀길세라 전전긍긍한다면 천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내 주변사람조차 챙기기 힘든 것이 세상살이 아닌가. 그 모든 것을 두루 살피는 것이 바로 정치다.
예나 지금이나 대중들 사이에 정치에 대한 혐오가 은연중에 깔려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물론 비판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공자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어떤 모습과 비견될까?
정치 논객? 유명 유튜버 혹은 팟캐스터? 자수성가한 교육재단 회장? 그러나 유력 정당 공천에 실패한 정치입문생?
공자에게서 성인의 타이틀을 뗀다면 숱하게 보아온 인물들이 눈 앞을 스친다. 하지만 그들을 공자에 비견하면 할수록 현재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 비참할 뿐이다. 중상모략과 갖은 유언비어들, 가짜뉴스, 인신공격, 당파적 논리, 집단 사고, 권력투쟁에 매몰된 이기심 등 우리나라를 뒤덮은 정치는 이토록 일반대중들로 하여금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여 끝 모를 소동에 진저리를 치게 한다.
단지 정치 분야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사회곳곳에서 벌어지는 이해집단 간 다툼에는 조정과 합의는 없고 승리와 패자만이 존재한다.
최근 김훈 작가는 "팩트는 없고, 의견만 있다. 그것이 사실인 양 서로 충돌한다"고 했다.
분열과 갈등
공자는 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 "강직함, 의연함, 질박함, 어눌함은 인에 가깝다."' <제13편 자로 27장>
이와 다르게 겉만 번지르르하고 교언영색한 인간부류가 인하지 못한 것은
'(...) "군자는 말에는 어눌하고 행동에는 민첩하려고 한다'" <제4편 이인 24장>
(...) "자신의 말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 말을 실천하는 것도 어렵다"' <제14편 20장>
라고 하였으니 부끄러움을 모르고 말만 늘어놓고 정작 실천은 없는 인간들이 정치권력을 쥐고 흔들고 있다. 그 영향력은 각 개인의 사고와 경험에 미쳐, 분열과 갈등은 내재된다.
인성仁性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인성은 각자 다르게 지닌 일관된 심리와 행동양식이라고 한다. 이것은 말과 행동, 태도 등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인성은 겉으로 드러난 예에 지나지 않는다. 공자는 예는 인이 있은 후에 비로소 기능한다고 했다.
'(...) "그림을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만든 이후의 일이다." (...) <제3편 팔일 8장>
예는 본질인 인 다음에 오는 것임을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예를 아무리 갖췄을지언정 인하지 못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 제안하고 싶다. 인성(人性) 이전에 인성(仁性)을 기르도록 말이다. 사회로부터 위축되고 고립된 개인이 되지 말고, 자발적이고 능동적임 개인으로 회귀하여 자신을 돌아보고 인을 기르면 어떠할까. 적어도 상대방에게 귀 기울일 줄 알며 화합과 조화를 존중하는 개인이 모인 사회가 지속발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상호비판을 억누르는 수단으로써의 조화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이미 조화가 아닐 뿐더러, 권력체제의 기만과 폭력에 불과하다.
공자는 생전에 벼슬에 오르지 못했고, 정치로써 세상을 바르게 이끌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사상은 오늘날에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개인으로서 사회와 국가를 향한 비판을 멈추지 말고, 인한 인간으로서 사람을 사람답게 존중하라.
'"(...)한 삼태기의 흙을 부어서 나아갈지라도 내가 [나아]가는 것이다."' <제9편 자한 18장>
비록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게 자연이치지만 자신과 후대를 위한 세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인간이 되기를 멈추지 말지어다.
책에 관하여
김원중의 논어 (휴머니스트 출판)의 장점이라면 각주가 페이지마다 달려 있어서 바로 확인 가능하다. 또한 각 편마다 해설이 있어서 들어가기 전에 전반적인 분위기와 성격을 파악하기 쉽다.
우리말로 옮긴 각 장의 결과물을 읽고 이해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다만 각 장을 해설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각주가 각주다 보니 본의아니게 폰트가 작은 바람에 독서하는 데 조금 불편했다.
사실 이러한 각주 사용은 양날의 검과 같은 것이, 바로 확인 가능한 편의성과 작은 글씨의 불편함을 함께 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리링의 집 잃은 개 (글항아리), 리쩌허우의 논어금독 (북로드), 조명화의 논어역평 (현암사) 등을 상기해본다면 적당한 분량의 편집과 그에 따른 결과물은 소위 말하는 가성비에서 단연 앞서 있다. 이 책으로 시작해서 읽는 것이 부담이 덜하다. 혹 그럼에도 부족하다 느낀다면 그때 다른 해석서를 보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옮긴이가 서문에도 밝혔듯이 해설의 과도한 침범이 있을 시 원작 그대로를 음미하고 생각해보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따라서 각 장마다 해설이 달린 책부터 집어들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간략하게나마 해석해보고 뜻을 헤아려보는 것이 중요하다.
2017년 5월에 휴머니스트에서 출간된 김원중의 논어가 다시 재편집을 단행한 끝에 2년 만에 개정본이 나왔다.
기존의 번역을 다시 세세하게 살피고 각 장 해설과 해석, 각주까지 달라졌다. 각주는 늘어났고 덕분에 폰트는 전보다 작아졌다. 페이지는 기존에서 약 40페이지 정도 늘었다.
기존에 없던 당시 중국 지도가 첫 페이지와 마지막 페이지에 실렸고, 명역고전 시리즈의 통일성을 살리려는 시도로써 띠지의 색을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교체하였다. 그럼으로써 묵직하고 근엄한 군자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듯하다.
끊임없이 독자와 소통하며 개정판을 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모쪼록 이번 개정판 논어가 자아성찰과 더불어 현실의 문제를 자각하고 해결을 모색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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