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덫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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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파한 한국 드라마의 거장 김수현 작가
인간의 욕망과 심리를 탐구한 김수현 작가의 대표작 『청춘의 덫 1, 2』 출간!
살아 있는 한국 드라마의 역사 김수현 작가의 대표작인 『청춘의 덫 1, 2』가 ‘김수현 드라마전집’의 2차분으로 출간되었다. 솔출판사에서 지난 5월 펴낸 『김수현 단막극 1, 2』에 이은 두 번째 ‘드라마전집’이다.
‘김수현 드라마전집’은 총 7권으로 완간될 예정으로, 현재까지 출간된 『김수현 단막극 1, 2』, 『청춘의 덫 1, 2』에 이어서 『불꽃 1, 2, 3』, 『완전한 사랑 1, 2』, 『내 남자의 여자 1, 2』, 『천일의 약속 1, 2』, 『세 번 결혼하는 여자 1, 2, 3』이 앞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김수현 드라마전집’은 초기 작품부터 2010년대의 후기작에 이르기까지 김수현 작가의 대표작들로 구성된 선집이다.
이번에 ‘김수현 드라마전집’을 펴내며 특히 작가의 극본에 담긴 입말을 살려 생활 언어를 본래대로 담아내려고 했다. ‘김수현 대본’의 독창성이라 할 만한 섬세하고 긴장감 있는 대사들은 문장부호나 호흡의 뉘앙스만으로도 의미가 달라지기에 이를 그대로 살리는 데에 역점을 두었다. 섬세하고 깊은 욕망과 심리를 펼쳐낸 김수현 작가의 언어 세계를 이 책, 『청춘의 덫 1,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가정보
1943년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잡지사 기자 생활을 거쳐, 1968년 문화방송 개국 7주년 기념 라디오 드라마 극본 현상공모에서 「그해 겨울의 우화」(드라마 제목 〈저 눈밭에 사슴이〉)가 당선되어 데뷔한 이래, 40여 년간에 걸쳐서 50여 편이 넘는 드라마를 집필해오면서 우리나라 방송사에 새로운 차원의 TV극劇문학 세계를 이루어놓았다.
‘김수현 드라마’는 한국인의 삶과 풍속을 꿰뚫어 읽는 작가 특유의 날카롭고도 섬세한 시선, 화려하고도 맛깔스러운 화법과 더불어 시퀀스의 개연성과 탄탄한 구성력으로 작품마다 높은 완성도를 보이는 한편,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과 끝없는 천착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대중성과 더불어 문학성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작가 김수현의 주요 작품으로는 〈인생은 아름다워〉(2010) 〈엄마가 뿔났다〉(2008) 〈사랑과 야망〉(1987, 리메이크 2006) 〈부모님 전상서〉(2004~5) 〈완전한 사랑〉(2003) 〈불꽃〉(2000) 〈청춘의 덫〉(1978, 리메이크 1999) 〈목욕탕집 남자들〉(1995~6) 〈어디로 가나〉(1992) 〈사랑이 뭐길래〉(1991~2) 〈사랑과 진실〉(1984~5) 〈신부일기〉(1975~6) 〈강남가족〉(1974) 〈새엄마〉(1972~3) 외에도 다수가 있다.
목차
- 편집자 일러두기 ㆍ 4
등장인물 ㆍ 9
제13회 ㆍ 13
제14회 ㆍ 53
제15회 ㆍ 92
제16회 ㆍ 132
제17회 ㆍ 171
제18회 ㆍ 211
제19회 ㆍ 248
제20회 ㆍ 287
제21회 ㆍ 326
제22회 ㆍ 365
제23회 ㆍ 403
제24회 ㆍ 441
부록
작품 연보 ㆍ 480
김수현 연보 ㆍ 490
책 속으로
영국 : 난 완전히 다 당신한테 걸구 있어 모르겠나?
윤희 : ....(보며)
영국 : 어디서 그따위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어요,당신 그만큼 오만해?! 당신 그 알량한 죄책감만 대단해?나같은 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거요? !나!..나라는 놈은 말요 지금! !....(터트렸다가 추스르는)....소리 질러 미안해요.... 생전 처음으루 장난 기분 없어요...내가 장난칠 기분 없으니까 여자가 장난을 치는군.
윤희 : ......(땅으로 고개 꺾고)장난치는 거....아니에요.
영국 : .....(보다가 다가와 가만히 안는다)
윤희 : ....(순하게 실리는/너무 표 나지는 말 것)
영국 : 당신 필요해.사랑이 어려우면/우정이라두 줘요..불평 안해. 나한테...정성 한번 쏟아봐요...보람느끼게 해주겠소.. (2권, 제18회, 243쪽)
영주 : E 내가 문제 삼을 수 있는 건 동우가 나한테 정직하지 못했다는 거 뿐인데/걜 정직하지 못하게 했던 건 나한테두 일부 책임이 있어요.처음부터 나/다른 여자 얘기는 물어보지두 않았어요.
영주 : 비슷한 소문 잠깐 들었을 때두/..물론 무섭게 몰아세웠죠.그렇지만 진실을 말하게 하는 것보다는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하게 만들었었어요..정직할 수 없게 만든 건 나에요.그리구 그냥 넘어갔어요.
수연 : ....(보며)
영주 : 수연씨가 개입하기 전까지 우리 두 사람 아무 문제 없었어요.
수연 : (오버랩의 기분)참 대단한 사람이군요.(찻잔 집으며)놀랐어요....(한 모금 마시고 내리며)한 사람을 그렇게 참혹하게 배신한/ 그런 비인간적인 남자한테 문제가 되는 게/.. 어떻게 정직 뿐이죠?/
영주 : 수연씨....사랑은 스스루 하는 거죠. 강요받는 거 아니죠.
수연 : ...아니죠.
영주 : 나는 엄격히 얘기해서 사랑은/ 채권 채무관계는 아니라구 생각해요.
수연 : 영주씨한테는 그럼 배신이라는 단어 없겠네요.
영주 : .....(보다가)마음이 변해서 돌아서면 배신인가요?마음 얼마든지 변해요.싫어졌는데두 좋은척 그냥 유지해야하나요? (2권, 제21회, 351쪽)
영주 : (조금 웃어 보이고)그런데 서대리두 오빠...사랑해?
영국 : .....(잠깐 생각하다가/무거워지지 말고)그 질문에는 좀 자신이 없는데?
영주 : 왜애?
영국 : 사랑하진 않는단다.사랑 안하는데 결혼할 수 없다 그러면서 그만두자 그러드라.
영주 : ?..그런데?
영국 : (부지런히 먹으며)내가 사랑하니까 상관없다 그랬지.사랑하게 만들테니까 그점은 걱정말구 나한테 맡기라구.
영주 : 그럼 오빤 오빨 사랑하지두 않는 여자랑 결혼한다는 거야?
영국 : 사랑하게 만든다니까.
영주 : 끝까지 사랑할 수 없으면?
영국 : 너 지금 악담하는 거야?
영주 : 오빠 안됐어서 그래.사랑하지두 않으면서 왜 결혼은 한다 그랬었대?
영국 : .....(잠시 진지한 눈빛으로 보다가)자기 물먹인 놈한테 뵈줄려구.
영주 : ...그건 오빠 이용당하는 거잖아.그래두 좋아?
영국 : (끄덕이며)나 이용하라 그랬어.(가볍게)내 운명인 여자가/나쁜 놈한테 물먹구 분풀이하는데 내가 뭘루는 못도와 주겠니.도와준다 그랬어. (2권, 제22회, 368~369쪽)
영주 : 그럼 오빠는 어떻게 되구 숙부님/성북동 어른 어떻게 되죠? 모두 서대리를 구원의 천산줄 알구 계신데요.
윤희 : 할말 없습니다.
영주 :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러 놨는지 알아요?
윤희 : ...알아요.
영주 : 촌스럽구 유치하구 이기적이구/.....악마적인 발상이었어요. 인정해요?
윤희 : (끄덕인다)
영주 : 강동우하구 나/그리구 오빠는 서대리가 잡아버리게 생겼는데/.. 세사람을 망쳐버린 서대리는 누가 해결봐 줄까요.
윤희 : (오버랩의 기분. 보며) 영주씨한테는 감정 없었어요.정말...미안해요.
영주 : (오버랩의 기분)엄청난 일 꾸민 사람 입에서/참 시시한 말이 나오는군요.그럼 오빠한테는 무슨 감정 있었죠?우리 집안에 무슨 감정이 있었죠?
윤희 : 잘못...됐다는 거...어리석었다는 거 이제 알아요.
영주 : 이제 알아서 ...할 일이 뭐에요.
윤희 : ....(순하게 보며/자책과 연민과 후회)
영주 : 연극 끝났다 막 내리구 배우는 퇴장하구 관객은 집으루 돌아가십시오 그럼 깨끗한 거에요?
(2권, 제22회, 373쪽)
출판사 서평
리얼리즘의 감각, 언어의 감수성으로 일상성을 묘파하다
드라마 장르는 당대 대중들의 욕망과 불안, 결핍을 드러내고 포착하는 대표적인 대중예술이다. 김수현 작가는 장르의 틀 속에서 인물의 갈등과 욕망을 일상적 현실에 녹여내 한국 리얼리즘 드라마의 장을 열었으며, 작품들은 한국사회의 격동기를 관통하며 대중들의 일상과 내면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회학적 텍스트로도 읽힌다.
김수현 작가는 1972년부터 본격적인 드라마 극본 활동을 시작해 현재까지 40여 년에 이르는 시기 동안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초기의 홈드라마 시기, 1980년대의 〈사랑과 진실〉(1984~1985), 〈사랑과 야망〉(1987) 등으로 대표되는 멜로드라마 시기, 이후 1990년대에는 〈사랑이 뭐길래〉(1991~1992), 〈산다는 것은〉(1993), 〈목욕탕집 남자들〉(1995~1996), 〈사랑하니까〉(1997~1998), 〈청춘의 덫〉(1999) 등으로 대표되는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복합적인 인물 군상을 보여주었다.
김수현 작가는 2000년대에 들어서도 가족드라마와 멜로드라마를 넘나들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부모님 전상서〉(2004), 〈엄마가 뿔났다〉(2008), 〈인생은 아름다워〉(2010), 〈세 번 결혼하는 여자〉(2013~2014) 등의 작품을 통해 부부 갈등, 가족의 의미, 동성애 문제, 결혼의 의미 등을 다루었다.
김수현 작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파노라마 속에서 삶의 복잡한 국면과 인간 심리를 전달하며 시대와 함께해왔다. 오랜 작품 활동 속에서도 일관되게 현실에 밀착해 인간의 욕망과 갈등을 탐구하며, 시대를 관통하는 문제들을 새롭게 제기해왔다. 특히 이 책 『청춘의 덫 1, 2』에서는 작가의 특징적인 면이라 할 수 있는 치열한 대화들 속에서 인물들의 욕망과 갈등이 극적으로 펼쳐진다. 이러한 김수현 작가의 작품은 텍스트로 읽을 때, 삶에 대한 깊은 무게와 성찰을 담은 작품의 대사와 심리를 더 깊고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 점이 이번 드라마 극본의 중요한 출간 의의이기도 하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은 인간의 욕망과 결핍, 그로 인해 벌어지는 갈등과 인간의 성장을 깊이 있게 탐구한 문학적 텍스트로서도 재평가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언어는, 한국인의 구체적인 일상적 삶에 대해 들여다 볼 때 그 어떤 문헌보다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작품집을 통해서 작가의 이러한 언어 세계를 전달하고, 작품을 사회학적 텍스트로서 자리매김하는 데에 이 작품 출간의 중요한 의의가 있다.
욕망의 충돌과 전복의 힘으로 인물이 탄생하다
“당신, 부숴버릴 거야!”
김수현 작가는 인물들의 욕망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그 욕망이 충돌하며 빚어내는 극적 긴장감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인물들의 배신, 사랑, 복수의 플롯은 인간의 잠재적인 욕구와 심층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내는데, 이 속에서 작가는 인간관계의 내밀한 부분, 미세한 심리적인 변화와 움직임, 갈등을 예리하게 탐구하고 있다. 『청춘의 덫 1, 2』는 멜로드라마라는 장르 관습의 틀 안에서 완벽한 짜임새와 극적 구성으로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하는 김수현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가난한 고학생이던 동우가 윤희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공부를 마치고 취직을 했으나 부와 출세를 위해 재벌 집 딸인 영주를 선택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윤희와 동우 사이의 딸 혜림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게 되면서 갈등은 증폭된다. 동우는 영주와의 약혼을 앞두고 아이를 잃은 윤희의 연락을 무시하고, 윤희는 동우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이때 그 유명한 “당신, 부숴버릴 거야!”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평소 윤희를 좋아한 영주의 오빠이기도 한 재벌 집 아들, 영국이 윤희에게 청혼을 하고, 윤희는 영국을 이용해 동우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4명의 중심인물인 윤희, 동우, 영주, 영국은 각자의 정당성과 합리성 속에서 격돌하며, 타자와의 차이를 다양한 국면에서 복합적으로 드러낸다. 이 속에서 서사는 다층적으로, 다양한 욕망의 충돌 속에서 진행된다. 주체들은 갈등 의 과정에서 ‘말’로 대결하는데, 이때 인물들의 자기중심성이 해체되기도 한다. 이러한 지점은 자신의 욕망이 상대방에게 드러났을 때 분명히 나타난다. 이때 인물들은 전형성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발화를 하며 새롭게 변모한다.
영주 : 그럼 오빠는 어떻게 되고 숙부님, 성북동 어른 어떻게 되죠? 모두 서 대리를 구원의 천사인줄 알고 계신데요.
윤희 : 할 말 없습니다.
영주 :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러놨는지 알아요?
윤희 : 알아요.
영주 : 촌스럽고 유치하고 이기적이고… 악마적인 발상이었어요. 인정해요?
윤희 : (끄덕인다)
영주 : 강동우하고 나, 그리고 오빠는 서대리가 잡아버리게 생겼는데… 세 사람을 망쳐버린 서 대리는 누가 해결 봐 줄까요.
윤희 : 영주 씨한테는 감정 없었어요. 정말… 미안해요.
영주 : 엄청난 일 꾸민 사람 입에서 참 시시한 말이 나오는군요. 그럼 오빠한테는 무슨 감정 있었죠? 우리 집안에 무슨 감정이 있었죠?
윤희 : 잘못… 됐다는 거… 어리석었다는 거 이제 알아요.
영주 : 이제 알아서… 할 일이 뭐에요.
윤희 : … (순하게 보며, 자책과 연민과 후회)
영주 : 연극 끝났다 막 내리고 배우는 퇴장하구 관객은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그럼 깨끗한 거예요?
이 작품에서 작가는 단순히 사랑과 배신, 복수라는 인간적인 갈등을 넘어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갈등과 실수, 연민을 보여주고 있다. 인물은 사건 속에서 변하고 성장하면서 입체적인 모습을 띠고, 타인으로 인해 촉발된 애초의 욕망은 전복되고 새롭게 발견된 ‘자기’ 속에서 재설정된다.
또한 대사를 통해 드러나는 인물들에게는 어떤 품격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들의 욕망과 언어를 정확하게, 고스란히 드러내는 단호함에서 나온다. 적당한 타협이나 술수로 사태를 모면하지 않는 과감함에는 비극적 주인공이 내포하는 결연함이 있다. 이는 김수현 작가가 명징하게 독자의 눈앞에 제시하는 날것의 언어와 닮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러한 인물들의 에너지와 언어를 통해 인간 심연에 자리한 욕망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과 수용에 이르는 장대한 인간 드라마를 펼쳐내고 있는 것이다.
마음과 현실을 정확히 겨냥하는 대사로 현실을 창조하다
“나 이용하라 그랬어. 도와준다 그랬어”
명징하고 유려하게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은, 문장과 대사에 주목해서 읽을 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대사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이끄는 강력한 엔진으로, 이러한 말의 리듬과 대화가 축적되며 서사가 진행될수록 독자들은 작품에 더 강력하게 몰입하게 된다. 이것이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통속극이나 장르 컨벤션 안에 복속된 이야기로 읽을 수 없는 이유이다. 김수현 작품의 주인공은 언어 자체이기도 하다.
『청춘의 덫 1, 2』는 김수현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인 통렬하고 날카로운 단도직입의 과감한 언어를 특히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인물들의 복합적인 욕망과 첨예한 심리적인 충돌, 일상의 세부적인 모습들이 유려하고 치밀한 대사 속에서 발화되고 있다. 인물들의 대사는 곧장 자신이나 상대방의 마음의 핵심을 드러내고, 이 대화가 주는 날것의 감각과 긴장감에 독자들은 심리적인 반향과 충격을 느끼게 된다. 이 점이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변모하며 40여 년간 대중과 소통하고 대중을 흥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대사는 적확하고 명료하게, 간결하고 때론 중첩되어 발화된다. 긴 대사들은 말줄임표와 쉼표, 호흡의 마디 속에서 다양한 뉘앙스를 품고서 각 인물들의 서사를 단단하게 쌓아가는데, 이 작품을 통해 이러한 작가의 면모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어떻게 ‘말의 마술’이 인간의 욕망과 갈등을 펼쳐내며 서사를 만들어가는지 『청춘의 덫 1, 2』에서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다.
“가장 먼저, 김수현 극본의 대사에는 마치 악보처럼 리듬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 이해가 한층 쉬워진다. 대사의 리듬과 더불어 대사의 타이밍, 대사의 전환점, 호흡의 완급, 감정선의 절제 또는 연장 등이 대본 자체에서 표현되고 있다.”(4쪽)
리듬을 타며 서로를 자극하고 촉발하는 김수현 작가만의 독보적인 대사는 문장부호 하나, 말줄임표 개수 하나하나에 배우의 연기에 대한 지시가 담겨 있을 정도로 세심하며 섬세하며, 이번 『청춘의 덫 1, 2』에서도 대사의 문장들은 표준 맞춤법을 우선하지 않고 김수현 작가의 서술 그대로를 살리는 데에 주력했다.
쉽고 짧고, 정확하고 중첩되는 리드미컬한 문장으로 생활 언어 그대로를 담은 작품 속 대사들은 인간 심연을 꿰뚫고 터져 나온다. 언어는 화끈하면서도 숨김이 없고, 부드럽고 섬세한 감각으로 인간의 심리와 일상의 구체적인 현장을 속속 드러낸다. 김수현 작가의 언어, 대사는 현실에 발 딛고 정확히 그 현실을 겨냥하는데, 이 부딪힘 속에서 자연스럽게 말들이, 인물이 태어나는 것이다. 작가가 그려낸 현실은 인간의 삶과 심리의 핵심을 관통해서 창조된 것이고, 이것이 김수현 언어의 마력이다.
김수현 작가의 극본은 시대를 넘어 더욱 생생하게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삶의 철학을 전해주고 있다. 동시대 우리 삶의 현실에 단단히 뿌리내린 살아 있는 말들의 축제가 펼쳐지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더욱 깊은 상상력과 감동을 얻을 수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60201246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11월 05일 | ||
쪽수 | 496쪽 | ||
크기 |
157 * 218
* 33
mm
/ 75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김수현 드라마 전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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