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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기타무라 가오루(北村 ?)는 1949년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고, 대학시절 와세다미스터리클럽에서 활동했다. 졸업 후 모교에서 국어 교사를 하면서 데뷔작 『하늘을 나는 말』을 발표했다. 데뷔 초 정체를 드러내지 않아서, 『하늘을 나는 말』의 주인공이 여대생인 점과 문장이며 분위기가 매우 섬세하고 여성적이다는 점에서 작가 역시 여대생으로 추측되기도 했다.
1991년 『밤의 매미』로 제4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6년 『일본 동전의 수수께끼』로 제6회 본격미스터리 대상(평론·연구 부문), 2009년 『백로와 눈』으로 제141회 나오키상을 받았다. 『밤의 매미』는 라쿠고 예능인 엔시 씨가 등장하는 ‘엔시 씨와 나’ 시리즈 두 번째 작품집으로 이 시리즈는 현재 『하늘을 나는 말』을 포함하여 여섯 권이 나왔다.
역자 정경진은 상명대학교 일문과를 졸업했다. 완벽한 번역은 없다지만 마음만은 늘 완벽을 바라며 번역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기타무라 가오루의 『하늘을 나는 말』을 비롯하여 『영선 가루카야 기담집』 『늘 그대를 사랑했습니다』 『막이 오른다』 『절망노트』 『방랑탐정과 일곱 개의 살인』 『안구기담』 『나의 계량스푼』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엔시 씨와 나’ 시리즈는 일상에 숨어 있는 인간의 악의를 들추지만 결국은 인간을 긍정하는 결말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작가의 사람됨과 상통한다고 할까. 그래서 본격 미스터리이지만 작품에서 작가가 느껴지고 진심이 전해진다.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고, 심오하지만 무겁지 않다. - 역자 정경진
목차
- 으스름달밤
6월의 신부
밤의 매미
옮긴이의 말
추천사
-
예술. 이 한마디면 충분할 것 같다. 기타무라 가오루의 ‘엔시 씨와 나’ 시리즈를 접한 독자는 그 절묘한 타이밍과 독특한 문체에 빨려 들어가서 마치 노련한 재담가의 재담을 들었을 때와 같은 감흥을 맛볼 것이다. 본격 미스터리라는 전통 예술의 진정한 계승자, 기타무라 가오루. 그 두 번째 작품집 『밤의 매미』를 펼쳐서 읽길 바란다. 수수께끼와 그 풀이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되어야 하는가를, 미스터리를 통달한 저자가 틀림없이 가르쳐줄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해두자. 여기에 미스터리의 예술이 있다. (록 밴드 TOKIO 멤버)
-
기타무라 가오루의 작품은 읽은 후에 상쾌함이 남아서 무척 기분이 좋다. 그것은 주인공인 여대생과 엔시 씨의 사람을 보는 따뜻한 시선 때문이 아닐까.
책 속으로
그녀의 독창은 네 번째에 들을 수 있었다.
물 건너 또 물 건너
꽃을 보고 또 보고,
봄바람 부는 강둑길
어느덧 임 집에.
눈앞에 하나의 세계가 무한하게 펼쳐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낭랑하게 노래하는 쇼코의 얼굴은 숨이 멎을 만큼 빛나 보였다.
_ 26쪽 중에서
어머니가 만든 봄의 보타모찌, 가을의 오하기(보타모찌와 같은 떡으로 계절에 따라 이름을 다르게 부름), 여름의 장어(동네 민물고기 가게에서 사 와 집에서 만든 양념을 발라 굽는다), 그리고 겨울의 다테마키(다진 생선을 넣어 두툼하게 부친 계란말이)는 누가 뭐래도 일품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이 맛은 기필코 전수받겠다고 작정했다. 내 아이가 “엄마가 만든 음식이 최고야”라고 말하는 장면을 상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타인의 눈에는 신기하게도 꼼꼼해 보일지 몰라도 실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성격인지라 그 어린 날의 계획도 계획인 채로 남아 있다.
_ 41쪽 중에서
“장마는 영어로 뭐라고 하나요?”
중학생 때 용무가 있어 교무실에 갔다가 겸사겸사 그렇게 질문한 적이 있다. 물론 진지하게. 6월이었고, 상대는 당연히 영어 선생님이었다.
둥근 얼굴에 늘 싱글벙글했던 그 선생님은 씽긋 웃으며 대답했다.
“플럼 레인(plum rain, 풀이하면 ‘매실 비’. 일본어로 장마는 매실 매(梅)와 비 우(雨)를 써서 梅雨라고 한다).”
이른바 ‘아저씨 개그’다.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아아” 하는 나에게 선생님은 “그쪽에는 딱히 장마가 없단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렇게 되물었다.
“그럼 6월은 뭐라고 하지?”
“준(June).”
“준 브라이드(June bride)라는 말은 아니?”
_ 118쪽 중에서
나는 떨렸다. 거대한 뭔가가 나를 응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은 그런 거야. 너는 나를 그렇게 부르고, 나는 그렇게 불려지고. 그때 깨달았어. 그리고 바뀌기로 했지. 너를 탓하기 전에 나부터 달라지기로 한 거야. 그때가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그런 날이 왔겠지만. 인간이 살아간다는 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나가는 것의 연속일 거야. 그런 걸 이성적으로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고 생각해.”
다섯 살 연상의 눈동자가 나를 응시했다.
_ 310쪽 중에서
출판사 서평
일상에 숨어 있는 수수께끼가 조금씩 ‘나’를 성장시킨다!
나오키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본격미스터리 대상 수상 작가의
‘일상 미스터리’의 고전! 드디어 출간!
제4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일본 ‘일상 미스터리’의 고전 『하늘을 나는 말』에 이어 출간한 ‘엔시 씨와 나’ 시리즈 제2탄. 이 작품으로 기타무라 가오루는 제4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으며, 복면 작가로 알려진 저자가 정체를 공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살인이 없는 미스터리’, 즉 일상 미스터리가 미스터리로서 공식적인 인증을 받은 셈이 되었다.
『밤의 매미』에는 표제작 「밤의 매미」를 포함하여 세 편의 단편이 들어 있다. 대학 문학부의 학생답게 책을 좋아하고 다독하는 주인공 ‘나’ 그리고 그의 두 친구와 언니를 중심으로 사건은 벌어진다. 서점 서가의 책이 거꾸로 꽂혀 있는 이유와 그 범인을 밝히는 「으스름달밤」, 체스의 말을 시작으로 달걀과 거울이 차례로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깜찍한 소동을 그린 「6월의 신부」, 남녀의 엇갈린 인연과 그 사정을 파헤치는 「밤의 매미」. 이 아름다운 세 편의 작품을 통해 작가는 불가사의한 일들의 이면에 아른거리는 논리성을 뜰채로 건지듯 보여준다. 또한 선명하게 자아낸 인간의 모습에 정교하게 아로새긴 복선은 청량감과 상쾌함을 만끽하게 해준다.
저자 기타무라 가오루의 ‘엔시 씨와 나’ 시리즈는 일상에 숨어 있는 인간의 악의를 들추지만 결국은 인간을 긍정하는 결말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작가의 사람됨과 상통한다고 할까. 그래서 본격 미스터리이지만 작품에서 작가가 느껴지고 진심이 전해진다.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고, 심오하지만 무겁지 않다. 『밤의 매미』에서 한 살 나이를 먹어 스무 살이 된 ‘나’와 함께 독자들은 일상의 수수께끼를 풀고, 그 안에서 사랑하고, 함께 어른이 되어간다.
‘엔시 씨와 나’ 시리즈, 그리고 ‘일상 미스터리’에 대하여
‘엔시 씨와 나’ 시리즈는 1989년 출간 이래 일본에서 ‘일상 미스터리’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지 미스터리가 아닌 인간의 내면과 외면, 희로애락을 일깨워준 교과서와 같은 소설”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며, 현재 『하늘을 나는 말』 『밤의 매미』 등을 포함하여 총 6편의 작품이 출간되었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엔시 씨’는 일본의 전통적인 이야기 예술인 라쿠고 예능인이고, 화자인 ‘나’는 문학 작품과 라쿠고를 사랑하는 국문과 학생이다. ‘나’가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수수께끼를 던지면 ‘엔시 씨’가 그 수수께끼를 받아 해결한다. ‘나’는 문학도로서의 지적 호기심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엔시 씨’는 라쿠고와 통찰로써 그것을 막힘없이 받아낸다.
‘일상 미스터리’는 말 그대로 살인과 죽음이 전제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범죄가 아닌 일상에서 조우한 소소한 사건 혹은 수수께끼를, 역시 수사관이나 전문 탐정이 아닌 평범하고 친근한 주인공이 특유의 지식과 감각을 발휘하여 아기자기하게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한다. 풀이의 대상이 범죄가 아니거나 기껏해야 경범죄이지만 수수께끼가 해명되는 과정이 엄밀한 로직 위에서 이뤄지므로 넓게는 본격 미스터리로 분류된다. 일상 미스터리 속 주인공들은 전문 탐정이 아니라 다양한 생업에 종사하거나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어서 그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추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상 미스터리는 이야기의 스펙트럼이 넓을 수밖에 없다. 배경이 커피숍이거나 헌책방이거나, 취미가 뜨개질이거나 악기 연주이거나. 그래서 다양한 소재의 일상 미스터리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엔시 씨와 나’ 시리즈 성공 이후, 일본에선 일상의 수수께끼를 다루는 작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상 미스터리라는 용어도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인기를 끈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전부’ 시리즈와 ‘소시민’ 시리즈, 미카미 엔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등이 이 작품에 닿아 있음은 물론이다.
‘엔시 씨와 나’ 시리즈는 미스터리답게 문제 풀이에 의한 통쾌함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하고, 그 과정에서 풀려나오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인간 심리의 심연에 가 닿아 절망에서 희망을 끌어냄으로써 감동과 위안을 주기도 한다. 일상 미스터리의 요소가 빠짐없이 갖춰져 있는 셈이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지금까지 이 시리즈가 고전으로 회자되고 읽히고 있는 까닭은, 남녀 관계로 절대 느껴지지 않는 그 남과 여가 묘하게 순수하고 아름다운데, ‘나’는 그 관계에서 점점 한 인간으로서 폭과 깊이의 밀도를 높여간다. 이런 의미에서 이 시리즈에 속하는 작품들은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기본정보
ISBN | 9791160071528 |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6월 12일 | ||
쪽수 | 316쪽 | ||
크기 |
128 * 188
* 29
mm
/ 354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夜の蟬/北村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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