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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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공영방송에서 제작한 화제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만나다!
과학자가 일곱 마리 야생 기러기를 키우며 깨달은 삶의 지혜,
신비롭고 우아하며 유쾌하고 뭉클한 그들의 동거일기
《날개가 닮았네》는 독일 최고의 기초과학연구소인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이자 초경량 비행기 조종사인 미하엘 크베팅이 일곱 마리 야생 기러기를 키우며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유대와 공존을 기록한 에세이다. 연구소의 비행 연구 프로젝트로 뜻하지 않게‘기러기 아빠’가 된 저자는 자연에서 기러기와 함께 생활한 약 6개월간의 일상을 소개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독일 공영방송 ZDF(Zweites Deutsches Fernsehen)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10여 개국의 다종다양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기러기들과 함께 한 시간 동안 저자는 이전과는 달라진 자신을 고백한다. 오만한 인간의 본성, 인간 중심적 사고, 자연에 대한 무지함, 잃어버린 내면의 감성을 다시 깨닫게 된 것이다. 저자는 새끼 기러기들의 탄생부터 성조의 기러기를 야생으로 방사하기까지, ‘기러기 아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그간의 이야기를 특유의 유머로 풀어낸다. 또한 기러기들이 알에서 부화하고 점차 성장해 깃털이 자라고 날개가 커지는 과정, 두 발로 뒤뚱뒤뚱 걷기 시작하고, 물에 뛰어들어 헤엄치고, 두려움을 떨치고 날기 시작한 그 경이로운 순간들을 다양한 실제 사진으로 소개한다.
복종하지 않는 야생 기러기와 그들을 함부로 길들이지 않는 인간,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태도를 제안하는 논픽션
미하엘 크베팅이 기러기들과 함께 한 이유는 그들의 비행 행태를 연구하기 위해서다. 기러기 등에‘데이터 로거’를 부착해 비행 상황을 기록하고, 이 데이터의 도움을 받아 비행 역학과 기체역학, 현재 대기 상황을 연구할 계획이었다. 이 연구를 위해 기러기 아빠가 되어 기러기들을 양육하면서, 미하엘은 그들을 가르치고 길들이려던 계획의 오류를 깨닫는다. 야생 기러기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했고, 놀라운 자생력으로 성장했으며, 인간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자연의 차가운 이치마저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미하엘은 기러기를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근본적 태도의 변화를 경험한다. 인간의 관점에서 자연을 감상하고 이용하는 동안 간과한 자연의 다양성과 독자적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인간 중심의 오류들을 반성한다. 기러기들은 저자가 어떤 자격 조건과 인격을 가진 사람인지 관심이 없었다. 무엇을 강요하거나 가르치려 하지도 않았다. 기러기들은 ‘인간 기러기 아빠’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무조건 신뢰했다. 이 경험을 통해 저자는 중요한 삶의 자세를 배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할 때 ‘지금 여기’를 진정으로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기러기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
상처 가득한 현대인에게 야생 기러기가 가르쳐준 것들
기러기와의 동거를 시작하기 전, 미하엘은 중년의 위기를 겪는 중이었다. 이혼, 자녀와의 결별로 생활의 바탕이 흔들렸고, 익숙한 일과 피상적인 인간관계에 염증을 느꼈다. 그렇게 삶이 주는 냉소에 지쳐가던 중, 기러기들을 키우기 위해 도시를 떠나 자연에서 생활하게 된다. 미하엘은 자연에서 살며 내면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한다. 미하엘은 이 치유의 과정을 그만의 재치과 통찰을 살려 일곱 가지 잠언들로 정리하는데, 그 잠언들을 따라 읽다 보면 유머 속에 숨은 놀라운 기지를 엿볼 수 있다.
기러기들이 잘하는 일곱 가지 일, 기러기들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일곱 가지 일, 기러기가 인간과 다른 일곱 가지, 기러기들이 무척 흥미를 느끼는 일곱 가지, 기러기들이 전혀 하지 못하는 일곱 가지 등 기러기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미하엘이 성찰한 짧은 단상들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삶의 진정한 순간들을 목격할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미하엘 크베팅
1974년생, 과학자, 경비행기 파일럿, 베스트셀러 작가. 독일의 공립 과학연구 기관이자 세계 최대의 기초과학 연구집단인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비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목적으로 기러기에 접근했으나, 일곱 마리의 야생 새끼 기러기들에게 마음을 빼앗기며 기러기들의 아빠가 되었다.
기러기와의 동거를 그린 그의 이야기는 독일 공영방송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다. 두 아이의 아빠로 현재 보덴제 부근에서 살고 있다.
번역 전은경
한양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튀빙겐 대학교에서 고대 역사 및 고전 문헌학을 전공했다. 출판 편집자를 거쳐, 지금은 독일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늑대의 지혜》《나를 사는 순간》《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캐리커처로 본 여성 풍속사》《청소년을 위한 사랑과 성의 역사》《리스본행 야간열차》《식량은 왜! 사라지는가》 등이 있다.
목차
- 아홉 개의 알
글로리아
새끼 일곱 마리
첫 수영
참말로 별일을 다 허네!
헛간의 괴물
기러기들과 함께 버스를 타다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
수컷 기러기, 암컷 기러기
비행
먹보
꼭지가 돌아버린 프리더
기러기들의 사춘기
제명
옥수수밭 위를 선회하다
유한함
승객
다시 문명 세계로
둥지에서 날아가다
사진
감사의 글
사진 저작권
추천사
-
“이 책은 고전이 될 운명이다. 아름답게 묘사된 위대한 동물들, 통쾌한 과학, 감동적 드라마, 숭고한 자연의 발견, 개인의 내면적 변화까지 이 책은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 《아마존의 신비, 분홍돌고래를 만나다》의 저자 -
“밤을 새워 두 번 읽었다. 사랑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처럼 이 책에 공감할 것이다.”
책 속으로
왜 하필 내가 아빠 기러기가 되어야 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행글라이더를 조종했고, 얼마 전에는 초경량비행기 면허를 땄다. 연구소에서 누가 이 프로젝트를 맡을 것인지 문제가 되었을 때, 내가 기러기 양육을 담당한다는 결정이 일찌감치 내려졌다. 모든 게 예정대로 이루어진다면, 몇 주 후에 기러기들과 함께 날 것이다!
p.13
우리가 아는 바로는 오로지 ‘우리에게’ 자연과 그 안에 사는 동물이 필요하니까. 동물을 포함하여 자연은 우리에게 온갖 양식을 제공하고, 우리를 배부르게 하거나 유튜브에 등장하는 귀여운 동물로 우리를 감동시킨다. 거꾸로 이 동물들에게 ‘우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동물에게 우리가 필요할 때에야 완벽해질 것이다.
p.31
새끼들은 어쩌면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바보, 우가 못 할 거라고 생각했어? 인간들은 멍청하게 왜 항상 그게 걱정이 많아? 자연을 좀 더 믿으라고!’
p.37
새끼 기러기들의 존재는 감동을 준다. 이들은 나와 닿아 있다. 단순하고 기본적인 일밖에 할 줄 모른다. 먹고, 탐색하고, 배설하고, 자고, 쉰다. 더는 원하지 않고, 또 알지도 못한다. 타인의 기대와 재정 문제, 인간관계, 의무, 시장보기 등 일반적으로 나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모든 일에 새끼 기러기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생각에 잠긴다. 사랑이 어쩌면 반드시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현상은 아닐 거라고, 지극히 일반적으로 우리 존재와 자연의 안락함과 관계가 있다고.
p.42
기러기들이 며칠 만에 벌써 수영하고 첨벙거리고 자맥질하고 날뛰며 놀고 완벽하게 한 줄로 서서 뒤뚱거리며 걸을 수 있는 반면, 인간은 어느 정도 자립하는 데 18년이 걸리는데 왜 우리는 온 세상에서 가장 발달한 생명체가 인간이라고 하는 걸까?
p.58
기러기들과 함께한 뒤로 내 안에서 기이한 변화가 느껴진다. 기러기들 덕분에 나는 이혼과 더불어 발생한 내 아이들과의 일시적인 이별을 좀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평범한 새끼 기러기 몇 마리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하지? 쉴 새 없이 어린 기러기들을 돌봐야 하지만,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나 자신에게 더 가까워져 있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들리고, 나도 그렇게 느낀다. 하지만 달리 뭐라 표현할 도리가 없다. 기러기들은 나에게 현실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라는 느낌을,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게 가장 가치 있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p.74
순종하지 않으려는 프리다의 태도는 무척 칭찬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여기는 기러기 신병훈련소가 아니니까. 사실 나는 프리다가 온종일 버스 아래 웅크리고 앉아 시위권을 행사해도 반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현수막과 쇠사슬도 가져다주고 싶다.
p.105
‘호모 사피엔스’는 이성을 자랑하지만, 그 이성이 우리를 제한한다는 사실을 잊는다. 모든 것은 우리의 의식을 통해 평가되고 가치 매겨진다. 꽃을 볼 때 냄새를 맡지 않으면서도 꽃향기가 어떨지 구체적으로 상상한다. 내 이성은 다양한 인상의 가능성을 질식시킨다. 사물을 선입견 없이, 동물의 본능적인 시선으로 관찰하는 게 좋지 않을까? 기러기의 눈에 이 세상은 얼마나 강렬하고 아름다워 보일까!
p.120
기러기가 왜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겠는가? 니모는 맛있으면 먹는다. 자기가 언젠가는 날 수 있다는 걸 아니까. 야생 기러기와는 달리 이 기러기들은 에너지가 풍부한 낟알 사료를 나에게 한없이 얻는다. 니모가 이런 식으로 계속 먹다가는 날 수 있을 만큼 몸이 가벼울지 의심스럽지만, 나는 이 상황이 저절로 조절되고 니모도 날게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니모는 아무 문제 없다. 니모에게서 뭔가 기대하며 문제를 만드는 건 바로 나다.
p.161
나는 ‘고집 세고’‘손을 쓸 수 없으며’‘반항적인’ 프리를 욕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니 프리더가 구조를 바라는지 모르겠다. 프리더는 자발적으로 그룹을 떠나기로 한 게 아닐까? 그의 항로 변경은 실수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내 프리더를 ‘구조할’, 그러니까 그가 있기 싫다고 여러 번 나에게 눈치를 준 곳으로 다시 데리고 올 권리가 있을까?
p.172~173
“우리 같이 날까?” 이렇게 묻고는 파울의 어두운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아토스는 궤도를 달리듯 하늘을 가른다. 파울이 불쑥 일어나더니 조종석 너머로 아래를 잠깐 보고는 허공으로 뛰어내린다. 1미터도 채 내려가지 않아 날개를 펼치고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내 옆에서 난다. 날고 있는 파울의 꽁지깃을 쓰다듬을 수 있을 만큼 거리가 가깝다.
p.235
내 기러기들은 생생한 만화영화 주인공이 아니라 야생동물이다. 기러기들은 자기 고집이 있고, 날 수 있게 된 다음부터 나는 아무런 지시도 내릴 수 없었다. 내가 기러기들에게 날기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 자체가 순진한 생각이었다. 기러기들은 대부분은 저절로 할 줄 알았다. 거꾸로 ‘내’가 기러기들에게서 뭔가를 배우게 될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자연은 내 착각을 바로잡았다. 자연에서는 계획할 수 있는 것이란 없고, 만사가 역학적인 비행 안에서 움직인다. 자연은 냉혹하면서도 동시에 아름답다.
p.243~244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 왜 그다지도 어려울까? 기러기들에게는 그 일이 왜 어렵지 않을까? 나는 왜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사실들을 거역했을까? 몸을 일으키고 앉아 칼리메로를 바라보던 나는 깨닫는다. 계획한 일은 아니지만, 기러기들은 지난 몇 개월 동안 내 안에서 뭔가를 불러일으켰거나 뭔가를 열어주었다. 기러기들이 나에게 심리 치료를 해주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새끼 기러기 일곱 마리가 몇 년 동안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나를 다시 나 자신에게 데려다주었고,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보여줬다. 남을 향한 사랑과 삶을 향한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기러기들과 함께한 몇 달 동안 나는 기대나 가치 평가 없이 그저 ‘존재’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예전에는 알지 못한 감정의 자유가 내 안에서 생겨났다.
p.246~247
기본정보
ISBN | 9791159313615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6월 15일 | ||
쪽수 | 276쪽 | ||
크기 |
130 * 200
* 21
mm
/ 323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Ploetzlich Gaensevater/Quetting, Micha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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