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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서울신문 > 2021년 2월 3주 선정
가짜뉴스는 특히 청소년들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한창 생각을 키워가는 청소년들의 머릿속에 그릇된 생각을 심어놓는다. 청소년들은 아직 세상을 이해하는 틀이 단단히 여물지 않은 상태에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은 허위조작정보를 접했을 때도 시사정보와 뉴스유통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는 성인과 그렇지 않은 청소년의 반응은 다를 수밖에 없다. 성인들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 혹은 경험에 비추어 미덥지 않은 것들을 배척하거나 걸러내는 힘이 ‘어느 정도’ 있지만, 몸도 생각도 날마다 성장 중인 청소년의 경우엔 상황이 다르다. 특히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잘못된 생각으로 굳어진 인식의 틀을 갖게 되면 성인이 된 뒤에도 잘못된 판단을 반복하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가짜뉴스가 청소년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도 타격을 받는다. 양치기 소년의 반복되는 거짓말로 마을 사람들은 한동안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다. 요즘도 가짜뉴스 때문에 어떤 사람은 시간을, 다른 누군가는 재산을, 또 다른 사람은 인생을 송두리째 날려버리기도 한다.
이 책이 주목하는 또 다른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의 언론 신뢰도에 얽힌 상황들이다. 각국의 뉴스 신뢰도를 비교 분석한 자료를 보면(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0’), 대한민국의 뉴스 신뢰도가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인 40위라고 나온다. 2020년 기준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21퍼센트였는데, 이 수치는 나라 사정이 복잡한 멕시코, 홍콩보다도 낮다. 열에 여덟은 언론을 믿지 않는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또 하나의 놀라운 조사 결과가 있다.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를 언론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는 물음에 응답자 전체의 28.6%가 ‘그렇다’고 답했다는 사실이다. 20대는 39.7%가, 30대는 36.1%가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언론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고, 카카오톡을 비롯한 메신저 서비스를 언론이라고 생각한다는 답은 24.6%(20대는 34.2%), 페이스북 등 SNS를 언론으로 생각한다는 답은 21.8%(20대는 35.3%)로 집계되었다. 대다수 사람이 어디서 뉴스를 접하고 읽고 소비하는지, 가짜뉴스의 발원지가 어디인지 짐작하게 해주는 부분이다.
이 책의 저자는 현직 신문기자다. 덕분에 적확하고 전문적인 분석이 가능했다. 한동안 논란이 되었던 보도들을 예로 들면서 하나의 기사가 어떤 경로를 거쳐 가짜뉴스로 둔갑하는지, 그것을 만들고 퍼뜨리는 사람은 누구인지, 선량한 일반 시민들은 그것들을 어떻게 읽고 이해하며 판독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짚어준다. 특히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덧붙임 자료로 제공한 ‘기자의 눈으로 뉴스 뜯어보기’는 매우 실용적이다. 기사의 헤드카피 유형부터 육하원칙에 따른 본문 구성과 용어 다루기 및 기사 끝에 달리는 바이라인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예를 들면서 설명해준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범람하는 기사들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낼 수 있는 지혜와 정보, 기사를 읽을 때 중시해야 할 점, 한눈에 가짜임을 알 수 있는 팁 등을 얻을 수 있다. 청소년을 비롯해 뉴스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뉴스를 통해 세상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그 과정에서 균형 잡힌 건강한 시각을 다지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작가정보
서울신문 기자.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에서 ‘해방기 연극의 정치적 대중성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 서울신문에 입사하여 정치부(국회·외교부·청와대), 사회부(법조), 사회2부(서울시), 문화부 등을 거쳤다. 2018년부터 2년간 전국언론노동조합 감사와 서울신문지부 부지부장, 민주언론실천위원, 서울신문 공정보도위원회 간사 등으로 활동한 뒤 현장에 복귀, 현재 서울신문 국회반장으로 국회에 출입하고 있다. 정치와 국제관계, 사회 운동 등 경성 뉴스의 영역을 문화사의 시각에서 다루는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명박정부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등으로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차례 수상했다. 21대 총선 보도로 ‘유권자가 뽑은 총선보도상’을 받았다. 『나쁜 기자들의 위키피디아』, 『세상을 읽다』(공저) 등을 썼다.
목차
- 저자의 말
들어가며_거짓말쟁이의 신이 된 헤르메스
1장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21대 총선은 조작되었다” / 죽었다던 북한 김정은의 부활 / 참전용사보다 무슬림이 먼저라고? / 가짜뉴스가 탄생시킨 대통령 / ‘오늘도 낚였네’ 일상이 된 가짜뉴스 /?진짜보다 가짜가 더 많다고? / 친구도 못 믿겠고 언론도 못 믿겠다
2장 언론이 하는 일, 언론이 해야 할 일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역할 / 정보·비판·오락·공론장 그리고 교육 / 제4부, 기자라는 특권 / 굳어진 상식 vs 괴짜의 주장 / 임무와 현실의 괴리 / 바닥을 기어가는 뉴스 신뢰도
3장 가짜뉴스의 정체
태초에 가짜뉴스가 있었다 / 가짜‘뉴스’라는 역설 / 가짜뉴스의 형태들 / 가짜뉴스와 오보, 왜곡보도 / 골키퍼가 너무 많다 / 골키퍼 없는 홈그라운드, SNS / 가짜뉴스에 속은 진짜 기자들 /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거짓말
4장 왜 그런 거짓말을 믿을까?
유튜브는 언론일까??/ “기자들은 ‘진짜 진실’을 보도하지 않아!” / 에코 체임버 효과와 확증편향 / 문재인 대통령이 치매라고? / 가짜뉴스 생산에도 실력이 필요하다 / 가짜뉴스는 보수의 전유물일까??
5장 왜 그런 거짓말을 퍼뜨릴까?
양치기의 장난이 부른 대혼란 / 잘못된 정보는 잘못된 선택을 부른다 / “보수코인 탈까요, 진보코인 탈까요?” / 소리 낼 힘조차 없는 사람들 / 양치기의 장난, 그 후 / 청소년에게 더욱 치명적인 가짜뉴스
6장 가짜뉴스를 어떻게 해결할까?
언론보다 더 자유로운 가짜뉴스 / 가짜뉴스 방지법, 어렵다 어려워 / 감옥을 늘리면 가짜뉴스가 사라질까? / 네이버·페이스북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고!” / 가짜뉴스 vs 팩트체크, 팩트체크 vs 펙트체크 / 가짜를 찾아내는 능력, 미디어 리터러시 / 지금 바로 써먹는 가짜뉴스 구분법
7장 가짜뉴스를 넘어서
입맛 따라 달라지는 진짜와 가짜/ ‘기레기’라 불러도 할 말이… / 모두가 기자가 되는 세상
나가며 민주 사회의 전령과 영웅
붙임 자료1_기자의 눈으로 뉴스 뜯어보기
가짜뉴스 뜯어보기 사례1 “영국과 일본의 정치학자들. 한국의 비정상적인 탄핵운동과 시위현장 지적” / 가짜뉴스 뜯어보기 사례2 반기문의 대통령출마는 UN법 위반 ‘UN 출마 제동 가능’ / 진짜뉴스 뜯어보기
붙임 자료2_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
언론 단체 및 기관들 /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 세계인권선언(1948년 12월 10일 유엔총회 제정)전문
책 속으로
2020년 4월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 유고(有故·특별한 사정이나 사고가 있다는 뜻)설’도 이런 북한 소식통을 인용한 오보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자 북한 최대의 명절인 태양절(4월 15일)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많은 이들이 이유를 궁금해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전까지는 매년 태양절이면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는데요. 태양절 행사 불참뿐만 아니라 그 후 며칠까지 포함해 거의 2주간 아무런 공개 활동을 하지 않자 세계 각국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행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4월 20일 미국 CNN이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이 보도는 사실 그 전날 한국의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가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최근 심혈관 시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한 것에 대해서 미국 정부 관계자가 “(사실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한 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언론사인 CNN이 이 소식을 전하자 전 세계의 관심이 쏟아진 것이지요._〈죽었다던 김정은의 부활〉 중에서
과연 유튜브는 기존의 신문과 방송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을까요? 신문방송과 비슷한 일을 하는 듯하고 오히려 더 나은 점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럼 유튜브도 언론으로 봐야 하는 것일까요?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조사 결과가 하나 있습니다. (……) 응답자들에게 “당신은 동영상 플랫폼을 언론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현직 기자 입장에서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 현실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결과는 놀랍습니다. 응답자 전체의 28.6%는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20대는 39.7%가, 30대는 36.1%가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언론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참고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메신저 서비스를 언론이라고 생각한다는 답은 24.6%(20대는 34.2%), 페이스북 등 SNS를 언론으로 생각한다는 답은 21.8%(20대는 35.3%)로 집계되었습니다. (……) 유튜브는 그저 뉴스를 포함한 동영상이 유통되는 장소일 뿐입니다. 언론사는 취재 활동을 통해 뉴스 콘텐츠를 생산, 유통하는 서비스 사업자입니다. 유튜브는 직접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지요. 카카오톡 메신저나 페이스북 같은 SNS도 영향력 있는 유통의 통로일 뿐 뉴스를 직접 만들지는 않습니다._〈유튜브는 언론일까?〉 중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전국을 통일한 직후 조선의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사신을 보내고 조선에도 통신사 파견을 요구합니다. 이에 조선의 왕 선조는 황윤길(1536~?)을 정사(正使·대표), 김성일(1538~1593)을 부사(副使·부대표)로 일본에 통신사를 보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직접 만나보고 일본의 실정을 파악해 보라는 명령과 함께요. 그런데 이듬해 돌아온 황윤길과 김성일이 선조에게 정반대 내용으로 보고를 올립니다. 정사 황윤길은 왜군이 머지않아 조선을 침략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고, 부사 김성일은 왜군이 조선을 침략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보고했지요. 선조는 이 중에서 김성일의 보고를 근거로 각 도의 전쟁 준비 작업을 중단시켜 버립니다. 이후 일본 측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한 다른 관리가 “왜군이 명나라를 치기 위해 조선을 침략할 것”이란 보고를 또 올렸지만 선조는 오히려 이 관리를 파직시킵니다. 그러고는 1592년 왜관에 있던 일본인들이 본국으로 철수할 때서야 전운(戰雲)을 감지했지만 그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_〈잘못된 정보는 잘못된 선택을 부른다〉 중에서
이미 인식틀이 구축된 성인들과 달리 청소년들은 가짜뉴스 하나 때문에 생각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습니다. 가짜뉴스가 바꿔 놓은 생각이란 것이 청소년들의 창창한 미래나 그들이 이끌어 갈 우리 대한민국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리란 사실은 따져보지 않아도 뻔합니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조간신문이나 9시 뉴스 같은 전통적인 뉴스 매체
보다는 모바일을 통해 포털과 SNS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쪽에 훨씬 더 익숙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가짜뉴스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서 세상을 읽고, 또 읽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뉴스를 어떻게 소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은 늘 부족합니다. 뉴스 보는 눈을 제대로 기르지 않고 반복적으로 가짜뉴스에 노출되다 보면 세상을 보는 시각도 왜곡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시민다운 시민의 탄생을 기대할 수 없게 되지요._〈청소년들에게 더욱 치명적인 가짜뉴스〉 중에서
가짜뉴스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하루 중 접하는 수많은 정보들 중 무엇이 허위조작인지를 스스로 가려낼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기자의 눈으로 보면 SNS를 통해 퍼지는 가짜뉴스 중에는 형식이나 내용이 너무 엉성해 헛웃음이 나오는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기자의 분별력을 모든 시민들이 가질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러면 가짜뉴스가 발붙일 곳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비판적 뉴스 읽기를 할 수 있는 뉴스 소비자들의 능력
을 ‘미디어 리터러시’, 또 그 힘을 길러주는 교육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라고 합니다. 영단어 리터러시(literacy)는 우리말로 옮기면 문해력(文解力)입니다. 쉽게 말해 문맹(文盲)의 반의어로,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곧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함은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정보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미디어 리터러시가 갖추어져 있다면 뉴스는 물론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하는 콘텐츠에 담긴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을 테니 가짜뉴스에도 잘 속지 않을 것입니다._〈가짜를 찾아내는 능력, 미디어 리터러시〉 중에서
기자 일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도 결국은 보고 들은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학교 오는 길에 목격한 교통사고나 행인들의 싸움을 옆자리 친구에게 이야기해 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기자들이 보고 들은 것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적 영역의 소식들이며, 이를 한꺼번에 많은 사람에게 전파하기 위해 매스미디어의 힘을 빌린다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자유롭게 공공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또 이를 가공해서 SNS를 통해 다중에게 전파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기자들이 쓴 기사를 퍼 나르는 것을 넘어서, 직접 기사 형식으로 글을 써서 퍼뜨릴 수도 있지요. 심지어 기자들보다 더 나은 기사를 쓸 수도 있고, 진짜 기자들처럼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해낼 수도 있습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다만 그 짜릿하고 놀라운 힘에는 엄청난 책임이 따릅니다. 기자와 다름없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곧 기자와 마찬가지로 반성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글을 쓰고 퍼뜨릴 수 있는 모두가 이제는 기자로서의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세상인 것이지요. 우리 모두가 책임감 있는 기자들이 하는 것처럼 정보를 치밀하게 검증한 뒤 유통시킨다면 우리 사회 어디에도 가짜뉴스가 발붙일 틈은 없을 것입니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_〈모두가 기자인 세상〉 중에서
출판사 서평
태초에 가짜뉴스가 있었다
해외에서 가짜뉴스 문제는 2016년 미국 대선부터 본격화했고, 한국에서는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겪으면서 가짜뉴스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그런데 가짜뉴스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다. 가짜뉴스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고 오래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서동요(서동이 헛소문을 퍼뜨려서 선화공주를 궁에서 쫓겨나게 했다), 조선 중종 대의 주초위왕 사건(나뭇잎에 꿀을 발라 조광조를 모함한 사건으로, 이때 쓰인 글자 ‘주초走肖’는 조광조의 성을 나타내는 ‘조趙’의 파자破字였다), 관동대지진 시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약을 탔다고 음해한 것, 조선의 운명을 결정하는 모스크바 3상 회의에서 소련이 신탁통치를 주장했다고 보도한 동아일보 오보 사건, 가장 가까이로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 등이 그런 사례다. 지금처럼 ‘가짜뉴스’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하나같이 헛소문, 유언비어, 루머 들로서 시대와 지역,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으로 존재했을 뿐, 거짓 정보를 다루었다는 실체는 전혀 다르지 않다.
가짜뉴스의 유형들
가짜뉴스는 개념의 폭이 넓은 만큼 유형도 다양하다. 형식적 측면에서 대개 다음과 같은 형태로 추려볼 수 있다. 먼저 ‘날조 뉴스’가 있다. 근거 없는 거짓 정보를 뉴스 보도의 형식으로 꾸민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진위여부를 가리기가 쉽지 않다. ‘풍자와 패러디’는 무대를 뉴스 스튜디오처럼 꾸미고 앵커로 분장한 코미디언이 나와 현실을 풍자한 가짜뉴스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예로 들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도 단번에 가짜임을 알아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광고성 기사와 협찬 기사’도 가짜뉴스의 한 유형이다. 기자들이 직접 취재하고 확인해서 쓴 기사가 아니라 광고회사들이 제품이나 서비스 홍보를 위해 만든 보도자료를 그대로 언론사의 이름으로 뿌린 기사들이 대부분이다. 이 밖에도 사람들을 선동할 목적으로 쓴 ‘허위조작정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인데도 사람들 사이에 파고드는 ‘루머와 풍문’, 사진 합성이나 동영상 조작 형식을 띤 ‘조작된 사진과 동영상’ 등도 모두 가짜뉴스의 범주 안에 속한다. 이러한 다양한 유형의 가짜뉴스는 관련 기술이 발전해나가면서 지금보다 훨씬 더 교묘한 방식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어떻게 가짜뉴스를 구별할 수 있을까?
뉴스를 읽어내는 능력은 그리 거창한 게 아니다. 뉴스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콘텐츠이기에 매일 뉴스를 읽을 때마다 조금씩만 더 신경을 쓴다면 자연스럽게 문해력도 길러진다. 특히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팁은 이미 많은 언론 관련 기관에서 정리해둔 것들이 있으므로 간단한 원칙만 기억해도 웬만한 가짜에는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 이를테면 ‘정보의 출처’ 확인, 기사를 쓴 사람의 정보 검색, 문제라고 생각하는 내용을 다른 언론에서 다뤘는지 찾아보기, 기사에 사용된 사진과 동영상을 언제 어디서 만든 것인지 확인하기, 기사를 읽을 때 왜 나의 마음이 교묘하게 움직이는지 이유를 살펴보기 등이다. 이처럼 정성스런 읽기 연습으로 분별력을 키운다면 가짜뉴스는 물론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하는 콘텐츠에 담긴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냉철하게 판단하는 힘도 크게 성장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59256028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1월 27일 | ||
쪽수 | 304쪽 | ||
크기 |
150 * 210
* 22
mm
/ 523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푸른들녘 인문교양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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