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중국, 그 사랑과 욕망의 사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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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16년 5월 3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 천성림(千聖林, Chun, Sung-lim)은 이화여대 학부(사회교육과)와 석박사(사학과) 졸업. 이화여대 한국문화연구원 객원연구원과 배재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 등 역임. 현재 카이스트 인문사회학부 대우교수, 한남대 역사교육과 강사.
중국사상사, 사회문화사, 여성사 전공. 저서로 『근대중국 사상세계의 한 흐름』, 『산업화가 유교체제하 중국여성의 지위에 미친 영향』 등이 있고, 공저로 『중국근대화를 이끈 걸출한 여성들』, 『중국여성:신화에서 혁명까지』, 『공자, 현대중국을 가로지르다』, 『세계화시대 동아시아 민족주의』, 『중국 근현대 여성사』 등이 있다.
목차
- 책머리에/장경생이 말하는 근대 중국, 그 사랑과 욕망의 사회사
1장 :: 들어가는 말
1. 왜 연애인가
2. 연구사 검토
3. 개념정의 혼인, 연애, 성, 섹슈얼리티
2장 :: ‘색’에서 ‘연애’로:연애의 탄생
1. 친밀감의 결여 근대 이전 중국인의 성과 사랑
2. 연애지상주의와 ‘영육일치의 사랑’ 근대적 연애관의 수용
3장 :: 근대 중국의 연애와 성도덕 논쟁
1. 정조와 연애 『신청년』의 정조논쟁
2. 애정의 신비를 벗기다 애정의 정칙논쟁
3. 일부일처제를 넘어 신성도덕논쟁과 ‘정인제’
4. 여성의 성적 만족은 구국의 첩경 장경생의 ‘성교구국론’
5. 심미관의 변화
4장 :: 연애자주의 실천
1. 집을 나간 노라들 ‘도혼’의 실천과 곤경
2. 도시의 뒷골목 사랑 대기와 평거
3. 사랑은 국경을 넘어 국제결혼
5장 :: 연애지상주의의 그림자
1. ‘마처녀 사건’으로 본 근대 중국의 성도덕
2. 쾌락의 도구 근대 중국의 ‘첩’
3. 농촌여성의 성과 사랑
4. 여자, 여자를 사랑하다 동성애
후기
출판사 서평
사랑과 욕망의 코드로근대 중국의 이면을 살펴 보다
여성의 시선으로 연애문제를 해부하다
최근 출간된 『근대 중국, 그 사랑과 욕망의 사회사』(소명출판, 2016)는 20세기 전반, 한ㆍ중ㆍ일 세 나라에서 청년들의 최대 화두 중 하나였던 ‘연애’라는 코드를 통하여 여성의 시점으로 중국의 사회와 문화의 다양한 풍경들을 그려낸 책이다.
부모자식간의 사랑을 의미했던 ‘애’에 남녀상열지사에 해당하는 ‘연’을 붙여 탄생한 ‘연애’라는 단어는 영어 ‘러브’에 대한 일본식 한자어였다. 그런데 “러브 이즈 베스트”로 시작되는 구리야가와 하쿠손[廚川白村]의 『근대의 연애관』(1920)이라는 책이 소개되면서 ‘연애’의 격이 높아졌다. 근대의 ‘연애’는 영혼과 육체의 합일, 즉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욕망을 아우르는 개념이었고, 심지어 우수한 후대민족을 보장하는 신성한 행위가 되었다. 하쿠손이 소개한 엘렌 케이(Ellen Key)나 해블럭 엘리스(Havelock Ellis) 등 서양의 학자들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결혼이라 해도 연애만 있으면 신성하며 더욱이 연애를 통해 낳은 아이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우수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연애는 개인주의적 행동이 아니었다. 그것의 결과는 사회개혁, 민족과 국가의 부강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서양학자의 이론에 기초한 일본발 ‘근대의 연애관’은 다름 아닌 ‘우생학적 연애관’이라 할 수 있으며, 중국의 일급지식인들과 이광수 등 식민지 조선의 지식인들도 열광했다. 한ㆍ중ㆍ일 삼국에서 연애는 최단 시간에 서양을 따라잡을 수 있는 ‘묘약’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압축적 근대화의 한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연애를 통해 근대 중국 사회문화사의 지평을 확대하다
이 책은 기존의 연구경향 및 저자의 연구방법과 개념정의를 담은 제1장을 제외하면 크게 근대 중국의 연애담론과 논쟁을 다룬 ‘사상사’와 연애자주의 실천, 동성애, 근대의 축첩문제와 신여성의 비애 등을 다룬 ‘사회사’로 구분할 수 있다.
제2장과 3장에서는 일본발 근대적 연애의 수용과정, 민국시기는 물론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뿌리 깊은 정조 숭배와 그 배경, 민국시기 지식계의 ‘정조 논쟁’, 장경생이 주도한 ‘애정의 정칙 논쟁’, 일부다처든 일처다부든 연애만 있으면 문제가 될 것 없다고 하는 파격적인 성도덕인 이른바 ‘신성도덕(新性道德)논쟁’ 등을 여성의 시점으로 정리하고 평가했다. 이 모든 논쟁의 주인공은 사실상 남성지식인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남성 욕망의 대상이었던 작은 발(전족)이 서양적 심미관의 영향을 받아 점차 퇴조하고 풍만한 유방으로 옮겨가는 과정, 우수한 중국인을 바란다면 먼저 침대에서 여성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하는 장경생의 ‘성교구국론’ 등도 포함한다. 이 책의 영어제목인 Love and Sexuality의 ‘섹슈얼리티’는 단순한 성행위가 아니라 성적 욕망, 지향, 가치, 태도 등을 아우르는 사회적ㆍ문화적 개념인 것이다.
제3ㆍ4장에서는 1920년대 한ㆍ중ㆍ일 세 나라 모두에서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던 노라(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의 여주인공)의 가출, 그리고 스웨덴의 여성철학자 엘렌 케이의 소위 ‘영육일치적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부모가 정한 혼사를 거부하고 가출하거나 연인과 동거했던 여성들과, 그녀들이 현실에서 부딪친 문제들, 그리고 중국역사상의 동성애와 민국시기 여성들의 동성애문제, 민국시기 첩 위상의 변화, 여전히 조혼과 성폭력ㆍ인신매매를 벗어나지 못했던 농촌 여성들의 성과 사랑의 다양한 사례들을 그려냈다.
여전히 보수적인 성도덕이 지배하던 중국에서 연애의 신비를 벗기고 남성뿐 아니라 여성의 성욕문제를 공론화한 덕분에 일약 명사가 되어버린 북경대 철학과의 장경생(張競生) 박사의 입을 빌려 묘사한 ‘책머리에’를 먼저 읽고 본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장경생은 저자를 대신해 이 책의 의도와 내용을 압축적으로 설명했다.
다양한 사료로 여성의 생존전략을 발견하다
이 책의 특징은 첫째로, 다양한 사료를 활용해 여성의 시점으로 연애와 성문제를 분석한 것이다. 청말과 민국시기 지식인들의 문집과 함께 『신청년』, 『동방잡지』, 『부녀잡지』, 『신보』, 『신여성』, 『신문화』 등 민국시기의 대표적인 신문잡지, 그리고 『점석재화보』, 『도화일보』, 『상해만화』 같은 화보와 만화를 주요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이런 자료들은 이미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서도 다양한 연구에 활용되었지만 여성주의 역사학의 시점으로 다시 분석했을 때, 기존의 연구가 간과했던 어두운 골짜기에 빛을 비출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남아 있는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여성의 역사를 쓰기 위해서는 사료를 보는 다른 시선과 재해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문학과 역사학의 경계를 허물어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으며 춘궁화, 사진, 만화, 영화 등도 적극 활용했다.
둘째, 여성을 남성중심사회에서 연애에 희생된 수동적 희생자로만 보기보다는 그러한 사회에서 성적 매력으로, 여성적 전략으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 했던 여성의 생존전략에도 주목했다.
삼포세대에 바치다
2016년 현재 대한민국 청년들을 슬프게 만드는 ‘금수저론’은 연애와 결혼에까지 확대되어 과거와 같이 결혼을 통한 계층이동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수많은 청년들이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하고 있으며 ‘비혼’이라 하여 자발적 독신을 삶의 방식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세대에 100년 전 한ㆍ중ㆍ일 세 나라의 청년남녀를 달뜨게 만들었던 ‘연애’는 사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모나 종족에 속한 것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존재의 발견, 여자는 음이며 땅이라고 교육받은 여성에게 사랑을 찾아 집을 나가게 만들었던 힘, 계층을 뛰어넘고 신분의 이동을 가능하게 했던 힘 이 모두가 연애의 힘이었다.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서 덮어버릴 필요는 없다. 그(녀)들의 열정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기를 권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59050640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4월 30일 |
쪽수 | 212쪽 |
크기 |
152 * 223
* 12
mm
/ 400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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