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비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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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홍종빈
저자 홍종빈 시인은 경북 왜관에서 태어났고, {문학저널}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2인3각』, 『가시』,『젓가락 끝에 피는 꽃 }(2014년 세종도서 선정)이 있고, (사)한국문인협회 대구광역시지회 회원, 경상북도지회 회원, 칠곡지부 회원, 21C문인협회 회원, 애지문학회 회원, 시나루 동인 등의 문학활동에 이어서, 전) 국제라이온스협회 왜관클럽 회장, 전) 왜관체육회 회장, 전) 전국흑염소전업농협회 부회장, 전) 한솔목장 대표, 전) 홍종빈축산아카데미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현) 칠곡군지 편찬위원 현) 안다미로귀때박물관 문학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도『특수가축』, 『흑염소 사양관리 기술』,『흑염소 기술교육』등의 저서가 있다.
{꿈의 비단길}은 홍종빈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며, 그가 꿈꾸는 ‘꿈의 비단길’은 원형의 길로 끊임없이 뻗어 있다. 원형의 길은 삶과 죽음이 하나가 되는 길이다. 삶의 원점이 죽음이라면, 죽음의 원점은 다시 삶이 되는 게 이 원형의 길에 내재된 시적 진실이다. 홍종빈의 시는 무엇보다 이처럼 둥글게 펼쳐진 원형의 세계에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는 원형의 길을 걸어 원형의 길로 돌아온다. 거기에는 삶이 있고 또한 죽음이 있다.
목차
- 시인의 말 5
1부 과녁의 혼
샤킬 호싸인의 영수증 12
과녁의 혼 ─불나비 14
꿈의 비단길 15
가피폭포 16
고향의 연보 17
고통의 찌꺼기들 18
내 마음의 나사못 19
맞장 21
무모한 도전 22
사랑의 조건 23
서글픈 버릇 24
에덴의 후예들 25
하늘 징 26
뜨거운 변신 27
하늘나무 28
2부 시간의 춤
시간의 춤 30
안압지 야경 31
침묵의 발치 32
없어 빛나는 것 33
황홀한 감옥 34
생의 음미 35
꼭두각시 36
어둠의 꽃 37
황홀한 굴레 38
가족계주 39
뜨거운 영역 40
만국 공통어 41
뿌리 깊은 별 42
숭고한 품 43
꽃 진 자리 44
3부 온기의 시원
온기의 시원 46
하늘 손톱 47
흘러간 물 48
소리의 틈 49
바람 찬 풀무 50
알람소리 51
약속된 선물 52
방면의 시간 53
구원의 성 54
등 푸른 저녁 55
마른 강 ─열하일기를 따라 56
멍석처럼 푸지게 웃은 날 58
비상구 60
아이에게 61
완장의 힘 62
4부 행운의 덕과
행운의 덕과德果 64
등 떠밀려 오가는 것 65
마법의 성 66
보물찾기 68
블랙홀 69
4월의 춤판 70
귀소의 향기 71
그곳 73
내일의 존재 이유 74
딱정이길 75
빈 배 77
연어꽃 78
마지막 대기소 79
빛바랜 책무 80
하늘의 미봉책 82
해설시간의 더께, 언어의 역설오홍진 84
해설꿈의 비단길에 대하여반경환 98
출판사 서평
아름다운 삶이란 무엇이고, 아름다운 죽음이란 무엇일까? 아름다운 삶이란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삶을 말하고, 아름다운 죽음이란 더 이상의 어떠한 미련도 없는 삶을 말한다. 행복이란 후회가 없는 삶을 말하고, 삶 자체가 예술품이 된 것을 말한다. 아름다운 삶과 아름다운 죽음은 행복한 인간의 인생역정을 말하며, 그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저절로 고개를 숙이며 경의를 표하게 되는 삶을 말한다.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내게 허락된 시간이 겨우 몇 뼘 남지 않은
저물녘에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세상의 모든 길은 내 마음을 거처가고 있다는 것을
그 길에 피고 지는 것이 장미꽃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 길을 적시고 가는 것이 단비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 길을 훑고 가는 것이 봄바람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 길섶에 우는 것이 뻐꾸기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 길은 돌고 돌아 다시 원점에 가 닿는다는 것을
일생을 두고 한결같이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맸던 꿈의 비단길이
내가 나날이 허둥거리며
허투루 밟고 지나온 그 길임을
땅거미가 내릴 때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나마 어두워지기 전에
---홍종빈 [꿈의 비단길] 전문
태어남은 삶의 시작이고, 죽음은 삶의 완성이다. 어린 아이가 두 손을 쥐고 태어나는 것은 그가 이루어야 할 꿈이 있기 때문이고, 우리의 노인들이 두 손을 펴고 죽어가는 것은 그의 전재산과 그 모든 지혜들을 다 주고 떠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는 점차 자라면서 그 모든 부귀영화를 다 움켜쥐려고‘꿈의 비단길’을 찾아 다녀야 하지만, 그러나 죽음을 눈앞에 둔 노인은 “일생을 두고 한결같이/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맸던 꿈의 비단길이/ 내가 나날이 허둥거리며/ 허투루 밟고 지나온 그 길임을”깨닫게 된다.“세상의 모든 길은 내 마음을 거쳐가고 있다는 것을/ 그 길에 피고 지는 것이 장미꽃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 길을 적시고 가는 것이 단비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 길을 훑고 가는 것이 봄바람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 길섶에 우는 것이 뻐꾸기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 길은 돌고 돌아 다시 원점에 가 닿는다는 것을”이라는 시구가 바로 그것을 말해준다.
대부분의 깨달음은 그 어떠한 출구도 없이 무지몽매함과 혼돈 속에 헤매다가, 마치 어떤 섬광처럼 순식간에 얻게 된다. 홍종빈 시인의 [꿈의 비단길]은 회한의 시간이 아니라, 희열의 시간이고, 이 희열은 깨달음의 기쁨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름 모를 꽃은 장미가 되고, 여우비는 단비가 된다. 한겨울의 삭풍은 봄바람이 되고, 이름 모를 잡새는 뻐꾸기가 된다. 아름다운 삶과 행복한 삶이란 부귀영화 속에 있지 않고, 이처럼 내 마음 속의 깨달음에 있는 것이다. 귀천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아름다움과 추함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행복과 불행은 내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는 것이며, 이 자그만 깨달음이 그토록 험하디 험한 가시밭길을‘꿈의 비단길’로 승화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돌멩이 하나에도 신성神性이 있고, 풀 한 포기에도 신성이 있다. 무명 시인에게도 신성이 있고, 유명 시인에게도 신성이 있다. 이 세상에서 신성하지 않은 존재는 단 하나도 없으며, 인간이 인간의 역할을 어떻게 소화시키느냐에 따라서, 그의 ‘오점없는 명예’가 결정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어린 아이는 미래의 인간이 되고, 노인은 과거의 인간이 된다. 어린 아이는 그의 꿈의 비단길을 찾아가야만 하고, 노인은 자기 자신의 마침표를 찍기 위하여 지난날의 삶을 되돌아 보아야만 한다. 노인은 ‘역사의 갈볕’을 따라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가 고독한 명상의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오자와 탈자를 바로잡는 명상의 시간, 잘못된 용어와 부적절한 용어를 바로잡는 명상의 시간, 거친 문장과 오문을 바로잡으며 유효적절한 형용사로 윤문을 더해가는 명상의 시간----. 바로 이 명상의 시간은 그의 인생 전체를 종합적으로 바라보며, 그 모든 세밀한 부분까지도 하나 하나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한 것이다. 노인의 꿈이 노인의 족적대로 살아 움직이고, 노인의 절망이 노인의 족적대로 살아 움직인다. 노인의 기쁨이 활짝 꽃 피고, 노인의 슬픔이 더없이 삭혀져 가라앉는다. 아름다운 시간이고 행복한 시간이며, 이 세상의 삶이 서산의 노을처럼 피어오른다.
우리는 모두가 다같이 그 꿈을 이룩하지는 못했지만, 그 이룰 수 없었던 꿈이 있었기 때문에 행복했던 것이다.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내게 허락된 시간이 겨우 몇 뼘 남지 않은
저물녘에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홍종빈 시인의 [꿈의 비단길]은 아름다운 삶이 아름다운 죽음으로 이어지는 마침표의 시간이며, 그 황홀한 행복이 서산의 붉디 붉은 노을로 피어오르는 시간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의 예술품이 되지 않으면 안 되고, 그 모든 오욕과 불명예와, 또는 그 어떠한 비극적인 사건으로 얼룩진 삶일지라도 역사의 갈볕같은‘명상의 시간’을 통해서 아름다운 삶과 아름다운 죽음으로 승화시켜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모두가 다같이 꿈의 비단길을 걸으며, 한 줌의 먼지나 한 줌의 티끌로 되돌아갈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반성과 성찰은 명상의 두 축이며, 이 명상의 시간만이 우리 인간들을 [꿈의 비단길]로 걸어가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꿈의 비단길]은 물소를 타고 홀연히 떠나간 어진 현자의 길이며, 우리 후손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따라가야만 하는 순례의 길이기도 한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57282012 |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9월 05일 | ||
쪽수 | 104쪽 | ||
크기 |
132 * 227
* 11
mm
/ 193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지혜사랑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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