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한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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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불공정한 현실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기 위한 필수 도서!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 왜곡된 숫자의 비밀
어느 사회나 불공정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원인이 무엇이고,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수 있으며,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개발경제학자이자 조세정의네트워크의 CEO인 알렉스 코밤은 불공정의 원인이 공공 데이터와 통계의 중대한 결함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 결함이란 바로 ‘집계 불이행’이다. 쉽게 말해 경제 피라미드 꼭대기층의 부와 바닥층의 사람들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배제하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감춰진 부자들의 돈을 ‘언머니’,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가려진 최빈층을 ‘언피플’이라고 부른다. 이들이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이상 전 세계적인 불공정 문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
“통계는 정치다”라는 저자의 주장을 주목해야 한다. GDP와 지니 계수 등 우리가 활용하는 대표적인 경제 지표와 지수들 역시 불이행만큼이나 불평등을 고착화하기 때문이다. 엄연히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경제 활동을 집계에서 배제되고, 불평등을 온전하게 드러낼 지수는 통계에 활용되지 않는다. 권력이 작동하고 의도가 실행된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통계적 기술이 아니라 정치적 문제다.
집계 불이행과 불평등이라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권력 구조를 전복시킬 데이터 혁명을 제시한다. 경제 피라미드의 꼭대기층과 바닥층을 포괄하는 ‘힘이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면 정치권력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전 세계 정부들이 주축이 되어 세금을 회피하는 다국적기업을 적발하고 글로벌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은 통계라는 정치와 권력에 대한 관심과 감시에서 시작된다. 당신이 지금 불공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면, ‘불공정한 숫자들’을 ‘공정한 숫자들’로 바꾸는 여정에 함께해야 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알렉스 코밤
Alex Cobham
경제학자이자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의 CEO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법인세개혁독립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f International Corporate Taxation)의 운영 그룹 및 페어택스마크(Fair Tax Mark) 자문 그룹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코밤은 거대 다국적기업의 불법적인 금융 운영과 경영을 고발하고, 여러 후발개발도상국에게 성공적인 경제 발전을 위한 세금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경제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국제개발센터(Center for Global Development)에서 활동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 유엔 아프리카경제위원회(UNECA), 영국 국제개발부(DFID), 세계은행을 포함해 전 세계 정부와 기관에 광범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서울신문》 《뉴시스》 《뉴스1》 등에서 국제부ㆍ사회부ㆍ과학부 기자로 활동했다. 세계경제와 정치 그리고 과학과 IT의 최신 정보를 한국 독자들에게 전했다. 지금은 인문ㆍ사회과학ㆍ우주과학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번역한 책으로 파이낸셜타임즈 선정 2018년 최고의 과학도서 《의자의 배신》과 런던 EBRD 문학상을 받은 《이스탄불 이스탄불》을 포함해 《스페이스 러시》 《느낌의 진화》 《로봇과 일자리: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인종주의에 물든 과학》 《세상의 모든 과학》 등이 있다.
목차
- 추천사
들어가는 말_우리는 집계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약자
1부_언피플: 체계적으로 배제되는 사람들
1장_개발의 키는 데이터가 쥐고 있다
GDP는 ‘글로벌 데이터 문제(Global Data Problem)’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데이터를 왜곡시키는 불순한 동기들
MDGs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
2장_데이터 혁명으로 바뀔 수 있는 것들
불평등을 외면하는 기술적 핑계들
권력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는다
3장 약자를 소외시키는 집계의 기술
출생과 사망조차 집계되지 않는 사람들
집계가 불가능하다는 거짓말
집계 불이행은 권리 박탈이다
집계되지 않는 바닥 사람들
2부_언머니: 불법적으로 숨겨지는 자본
4장_반사회적 이익을 용인하는 시스템
소득 이전과 신고되지 않은 소유권
금융 비밀주의 관할권
조세회피에 대처하는 정책 플랫폼
5장_조세 저항에 대한 우리의 도전
SDGs와 조세
SDGs의 불법 자금 흐름 대처 방식
6장_불평등은 과소평가되고 있다
최상층의 소득은 어떻게 숨겨지는가
지니 계수는 잘못된 지표다
팔마 비율로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을까
3부_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모른다
7장_집계 이행 촉구 선언문
바닥에서의 집계 불이행
‘우리가 사는 세상’ 위원회
꼭대기에서의 집계 불이행
유엔 과세권 모니터링 센터
조세 투명성의 ABC 실현을 위한 금융 투명성 협약
글로벌 자산 등록: 부의 세계적 분배 상태를 드러내는 방법
합산 과세: 소득 이전을 끝내는 방법
감사의 말
참고문헌
추천사
-
서프라이즈! 익숙한 것을 왜 의심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탁월함이 돋보인다. 알렉스 코밤은 ‘통계가 무엇을 배제했는지’ 물으며 숫자의 문제를 숫자를 통해 증명한다. 필요한 것이 집계되지 않으면서 약자는 더 위험해지고, 부자는 더 강해지는 현상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저자의 망치가 묵직하다. 데이터를 합리성 자체라 여기며 드러난 통계가 모든 걸 온전히 실증한다고 윽박지르는 세상에 균열이 생겼으면 좋겠다. 특히 변호사ㆍ회계사ㆍ세무사가 만들어낸 ‘유리한 숫자’에 현혹되어 탈세와 절세조차 제대로 구분하지 않는 한국사회에, 은폐된 숫자가 무엇인지를 묻는 이 책의 울림이 커다랗게 번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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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의 한 갈비집 사장님은 조세도피처에 자신의 돈을 빼돌렸다. 한 건설사 사장님은 1년에 한두 번, 수십억 원어치 미술품을 딸집에 배달 시켜 증여세를 피했다. 한국도 이럴진대 전 세계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부가 은닉되고 있을까. 부자들의 돈은 지금도 어딘가로 흘러가서 쌓이지만 숫자에 포착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 같은 돈을 ‘언머니’, 그 반대편에서 기초적인 복지 혜택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언피플’이라고 부른다. 국가가 공인한 합법적 사각지대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있는지 역시 숫자로 포착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무관심하지 않다면 《불공정한 숫자들》 을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언머니와 언피플이 끝없이 증식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속 가능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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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사람들은 숫자가 객관적이고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국가 정책도 숫자를 근거로 결정된다. 하지만 ‘누구를, 어떤 방식으로 이 숫자에 넣을 것인가’에 따라 그 객관적 세계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진다. 《불공정한 숫자들》 은 국가가 다루는 숫자들이 어떻게 가난한 사람을 배제하고 부자들의 편에 서는지 알려준다. ‘선택적인 데이터’가 어떤 수단과 과정을 거쳐 특권과 배제의 프레임을 만들어내는지 궁금하다면 반드시 이 책을 펼쳐보기 바란다.
책 속으로
● 이 모든 사례의 중심에는 권력, 불평등 그리고 집계 불이행 사이의 관계가 존재한다. 누가, 무엇이 집계되고 집계되지 않을지에 대해 우리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사회학자 윌리엄 브루스 캐머런(William Bruce Cameron)은 “집계될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중요한 것은 아니며, 중요한 모든 것이 다 집계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브루스의 이 말은 의심의 여지없이 맞지만, “집계되지 않는 많은 것이 중요하며, 중요한 많은 것이 집계되지 않는다”라는 말 역시 맞다.
-pp.22
●GDP가 실제로 측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GDP는 수 많은 나라에서 질 좋은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연속적으로 실패하고 있다. 하지만 훨씬 더 비난을 받는 것은 고소득 국가가 아니라 저소득 국가에서의 실패였다. 저소득 국가의 문제는 대부분 산정 기준을 주기적으로 조정하지 못해 발생한다. GDP 추산이 경제의 형태가 변화할수록 시효성이 떨어지는 기초 데이터에 의존하므로 더 부정확하게 된다는 뜻이다.
-pp.36
●개발 통계 분야에서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면, 즉 기존 체제의 ‘강제적인 전복’이 일어나야 한다면, 그 혁명은 기술적인 해결 방법이 아무리 철저하고 의도가 좋다고 해도, 기술적인 해결 방법의 형태로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데이터 ‘혁명’은 실제로 혁명이어야 한다. 이 혁명은 기술적 난제들을 점진적으로 처리하는 과정만이 아니라, 집계되지 않는 사람들 뒤에 숨어 있는 권력 구조들에 대한 근본적이고 매우 정치적인 도전이어야 한다.
-pp.78
●인간의 진보를 촉진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 SDGs 같은 전 세계 차원 노력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데이터에 결함이 계속 생기고 있다. 소외된 집단들이 집계되지 않거나 과소 집계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나마 집계된 데이터에 따르면 이 집단들 대부분은 불균형으로 빈곤 속에 살고 있다. 개발의 데이터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이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기술적인 대응이 이런 불균형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기술적인 대응만으로는 해결 방법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pp.115
●IMF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의 모든 외국인 직접 투자 중 거의 40%가 가짜다. 실제로 경제적인 실체가 전혀 없는 외국 법인들을 통과하는 액수는 12조 달러에 이른다. 크고 작은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들에 대한 투자의 상당 부분이 작은 조세 관할권들로부터 서류상으로 이뤄진다. 이런 투자의 많은 부분은 국내 투자로 위장한 우회 투자로, 조세나 규제를 회피하거나, 이해 충돌을 숨기거나, 외국인 투자자 혜택을 얻기 위한 것이다.
-pp.133
●불법 자금 흐름이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하지만 이런 영향들은 국가의 합법성과 행동 역량에 해를 끼쳐 인권 신장과 개발을 저해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불법 자금 흐름은 국가 수입을 감소시킨다. 역외 자산 미신고를 통한 다국적기업들의 조세회피와 개인의 탈세로 인한 전 세계 국가들의 수입 손실은 해마다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 손실 규모는 절대적인 액수로는 가장 부유한 국가들에서 가장 크지만, 수입 손실이 가장 절실하게 체감되는 것은 저소득 국가들에서다. 저소득 국가들의 수입 손실은 고소득 국가들과 비교할 때 전체 세수에서 차
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pp.164
●지니 계수를 계속 사용한다면 불평등이 실제보다 적게 관찰될 것이고, 우리가 불평등에 대해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부분도 줄어들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다룬 다른 문제들은 바로 인식이 가능해 거센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불평등 측정 지표의 문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순전히 기술적인 문제, 다른 사람들이 다뤄야 하는 문제로 받아들인다. 상황이 결국 집계 불이행으로 끝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p.192
●우리에게는 빚이 있다. 집계되지 않기 위해 서로 공모하는 사람들에게는 받을 빚이, 너무나 소외돼 통계에서조차 제외되는 사람들에게는 갚을 빚이 있다. 집계되지 않는 사람들을 모르는 척하는 것은 부당함과 불평등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이들이 계속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대로 용인한다는 뜻이다. 이제 눈을 크게 뜨고 모든 사람이 집계되게 만들자.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pp.215
출판사 서평
"집계되지 않는 많은 것이 중요하며,
중요한 많은 것이 집계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가장 극단적인 변화 중 하나는 투자 열풍이다. 경제가 움츠러들고 소비가 위축되며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자산 시장 가격은 전례없이 치솟았다.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이유는 산업의 변화라는 기회를 포착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노동 소득이 자본 소득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취약 계층에게는 모든 게 남의 일일 뿐이다. 사실 코로나는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어냈다기보다 기존의 불평등을 가속했을 뿐이다. 이 결과로 빈곤이 더욱 증가하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된다면,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 없이 수출과 경제성장에만 집중한다면 우리 사회는 지속 가능할까?
아동 사망률 상승, 평균 기대 수명 감소, 갈등 발생률 증가, 경제 상승률과 사회적 결속 감소... 이 모든 것은 불평등이 우리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다. 불평등이 늘어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를 체계적으로 용인해왔다. '배제'라는 방식을 통해서 우리는 여성이 더 많이 일하고도 더 적게 버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원주민들과 소외된 민족 언어 집단들이 교육과 의료 서비스에서 체계적으로 소외되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소외된 지역의 사람들이 더 가난하게 살다가 더 일찍 죽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우리 사회가 불평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납득할 만한 불평등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그것은 누가 정하는가? 저자는 이 지점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가 사는 복잡한 현실은 정부와 민간이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와 통계로 보여지고, 이것이 중요한 문제를 다루지 않는 한, 우리의 논의도 한계를 갖기 때문이다.
체계적으로 배제되는 ‘언피플’
불법적으로 숨겨지는 ‘언머니’
'집계 불이행'은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도구다
국가는 우리에게 세금을 걷고, 정치적 대표자를 뽑으며, 국민 전체를 위한 정책을 실시한다. 바로 결정자 선택, 책임 부과, 혜택 제공이라는 국가의 세 가지 역할이다. 이 역할은 모두 데이터에 의존한다. 유권자 집계는 표에 따라 결정되고, 혜택과 책임의 분배는 특정 집단에 가중치를 부여함으로써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데이터의 수집이 편향적이라면 정책이 공정하게 시행될 수 있을까? 그렇게 시행된 정책이 다시 편향된 데이터를 낳는다면? 우리가 객관적이리라 믿었던 숫자와 통계야말로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도구라면?
이 책은 불평등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문제, '집계 불이행'을 다룬다. 권력이 무엇을 집계에서 누락시키는지, 어떻게 정치권력과 부자들에게 유리한 데이터와 통계를 만들어내고 활용하는지가 주요 내용이다. 책의 1부는 국제단체들의 연구 결과와 고소득 국가들에서 소외되는 집단들이 배제되는 증거에 이르기까지, 최하층에서 집계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 탐구한다. 바로 '언피플'이다. 2부는 최상층에서 집계되지 않는 것들에 중점을 둔다. 금융 비밀주의의 속성과 범위, 개인의 탈세와 다국적기업의 소득 이전을 부추기는 ‘조세피난처’를 통한 수입 손실 규모, 지니 계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불평등에 대한 일반적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조세 정의 면에서 분석한다. 바로 '언머니'다.
체계적으로 배제되는 언피플과 불법적으로 숨겨지는 언머니야말로 국가 통계가 우리에게 숨기고자 하는 진실이다. 결국 누구를 집계하지 않을지, 무엇을 집계하지 않을지는 단순한 통계 기술이 아니라 결국 복잡한 정치적 문제다. 우리의 불평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하려면 통계가 세계를 객관적으로 반영할 것이라는 환상을 깨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노동의 가치를 지워버리는 GDP
절대 빈곤과 거대한 부를 포함하지 않는 지니 계수…
공정한 분배를 막는 왜곡된 숫자와 진실을 해부하다
집계 불이행과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것은 집계의 방법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발전의 척도로 쓰는 GDP와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 척도로 쓰는 지니 계수 역시 그렇다.
이 책의 1장은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지닌 지표인 GDP에 대한 비판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특히 GDP가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활동을 전혀 집계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GDP는 경제를 좁은 범위에서 평가하고, 공공재 등 인간의 다른 생산물을 평가절하한다. 뿐만 아니라 이미 구조적으로 불평등이 심한 현실에 따른 성별 편향적인 측정치다. 따라서 GDP는 표준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은 지표다. 문제는 이런 GDP가 계속해서 활용된다면 기존의 편향적인 사회 구조를 고착화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불평등 지표로 쓰이는 지니 계수의 경우도 문제가 있다. 이 책의 6장은 지니 계수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지니 계수가 드러내는 불평등은 중간층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불평등에는 둔감하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극빈층의 빈곤과 최상층의 부는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의 불평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저자는 그 대안으로 가계 소득 상위 10%의 소득 점유율을 하위 40%의 소득 점유율로 나눈 팔마 비율을 제시한다. 실제 불평등이 양극단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평등의 지표로서 더 적절하다.
그러나 변화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수립 시에 수없이 많은 팔마 비율 기반의 세부 목표가 제안되었음에도 부분적으로만 받아들여졌다. 저자에 따르면 많은 노력이 다시 집계 불이행으로 귀결되는 이유는 불평등 측정 지표 설정을 기술적인 문제,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라!"
권력은 숫자를 조작해 힘을 얻고 다시 숫자를 조작한다
이제 힘이 있는 데이터로 우리의 권력을 되찾자
저자는 우리의 관심을 촉구한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집계 불이행은 일차적으로 우리가 관심을 주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계속된다면 인구 센서스를 포함, 각종 조사에서 체계적으로 제외되는 사람들의 숫자는 전 세계 인구의 약 5%인 약 3억5천만 명을 넘어설 것이고, 최상층에서 세금을 회피하는 이들의 숫자도 늘어날 것이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에는 이미 경제, 정치 권력이 개입되어 있다. 집계 불이행으로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이들을 정치가 과소 대표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균형을 되찾을 수 있을까? 저자의 대답은 우선 힘이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절대적인 면에서 양극단을 포괄하는 데이터, 상대적인 면에서 적절한 기준이 있는 데이터다. 데이터에 힘이 없으면 우리는 불평등을 관찰할 수도, 추적할 수도, 개선을 위한 목표를 정할 수도 없다. 반대로 힘이 있는 데이터가 있다면 상대적인 정의와 절대적인 정의가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다.
우리가 힘이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면 정치 권력을 움직일 수 있다. 저자는 이로써 전 세계 정부들이 주축이 되어 최상층의 부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 누진세를 부과하고, 실제 활동에 비례해 과세 기준을 만들 수 있다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57062300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4월 30일 | ||
쪽수 | 252쪽 | ||
크기 |
143 * 208
* 27
mm
/ 341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The Uncounted/Alex Cobh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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