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나로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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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 칠갑산 자락에서 태어난 저자가 자연 속에서 성장하는 어린 시절과, 스물여섯 살에 결혼한 뒤 도시에서 겪는 풍파와 그를 극복하는 과정이 잘 짜인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책을 읽다 보면 개인의 서사를 넘어서 민초들이 눈물겹게 살아낸 이 나라의 굴곡을 저절로 실감하게 된다. 저자의 인생은 마디마디가 기적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살았지?’ 하는 물음이 저절로 나온다. 이어서 ‘나는 지금 잘살고 있는 걸까?’ 하는 물음이 뒤따른다.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도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지 넌지시 알려주는 지침이 될 것이다.
특히 부처님을 맞는 극적인 과정과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지극한 신심은 어느 종교를 믿느냐를 떠나서 모든 이에게 귀감이 될만하다. 담담한 어조로 써 내려간 글 속에는 주옥같은 문장들이 가득하다. 경전을 들여다보듯, 우리는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새롭게 삶을 바라보는 눈을 뜰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는 충남 청양 칠갑산 자락 가난한 종가의 종손녀로 태어났다. 부모님의 농사를 도우며 독학으로 드라마 작가의 꿈을 키우다 26세에 결혼하여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남편과 함께 일궈나가던 사업에 실패하면서 빈털터리로 남편의 고향인 경기도 일산으로 낙향했다. 논에 버려진 새끼 돼지를 종자 삼아 재기를 꿈꾸며 숱한 고비를 넘긴 끝에 집안을 다시 일으켰고, 남편과 오두막에서 시작한 작은 공장을 오늘날의 TH산업으로 성장시켰다. 60세 가까이 되어 중ㆍ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숭의여대 사회복지과를 졸업했다.
신혼 무렵 어느 날 꿈속에서 부처님을 가슴에 맞은 뒤 평생 불심(佛心)을 키우며 살았으며 심학산 약천사 신도회 회장을 역임했다. 고단한 삶을 치유하는 명약은 부처님의 말씀이고 실천이라는 믿음과, 약천사 회주 스님과 주지 스님의 법문을 마음의 양식으로 삼아 부처님 계신 곳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목차
- 1장 가장 행복했던 시절
나의 기도, 나의 하루
내가 가장 먼저 배운 것
사랑방에서 태어난 아이
전쟁 속에서
도롯말 깡패
가장 슬펐던 날
어머니라는 이름의 빛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드라마 대본 쓰는 처녀
2장 결혼, 그리고 시련
운명으로 온 사람
느닷없이 찾아온 청년
쌀집 새댁
부처님을 가슴에 안던 날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형석아! 형석아!
빈털터리 일가족의 귀향
3장 다시 일어서다
돼지 새끼가 오던 날
논 가운데 오두막집
돼지밥 나르는 임신부
동물들과 함께 한 시절
오두막 공장의 탄생
큰아버님과의 이별
파주 동패리 시대
선산을 이전하면서
1인 7역
처음 지은 내 집
4장 부처님, 그리고 가족
죽음을 넘어온 남편
늦깎이 학생
대학에서 배운 것들
트럭 모는 여인
큰아들 형석이
형진이, 그리고 김포 시대
진이와 태상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
마지막 순간에 하고 싶은 말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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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했던 1950년대! 일찍부터 삶의 굴곡진 언덕길을 별빛 따라 걸어온 인생을 누가 낭만으로 바라보랴. 이 회고록은 억척스럽게 살아야 했던 시대의 인연, 그걸 값진 운명으로 해와 달처럼 성실하게 받아들이며 살아온 한 여인의 눈물 배인 기록이다. 책을 읽다 보면 그녀 안에 부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녀가 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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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보살님을 알게 된 건 약천사에 다니면서부터였습니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늘 이웃을 챙기는 모습에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특히 신도들과 봉사 모임을 만들어 직접 가꾼 배추로 독거 가정에 김장 봉사를 하는 걸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 바쁜 와중에도 신도회 회장과 지장봉사회 회장을 맡아서 약천사의 발전에도 앞장서 왔습니다. 글도 잘 쓰시고 말솜씨도 좋아서 항상 주변을 밝게 만들어주시는 이희숙 보살님의 회고록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감동과 행복을 얻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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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 군에 간 아버지를 기다리며 홀어머니와 함께 외로움을 견디고 자란 당찬 여섯 살 ‘도롯말 깡패’가 육십이 넘어 수능을 치르고 대학생이 되기까지. 기차로 돼지밥을 이어 나르던 임신부가 ‘대광명(大光明)’이라는 법명을 얻고 약천사 신도회장이 되기까지. 주변에서 받은 사랑을 이 세상에 갚으며 살아온 그녀의 일대기는 그 어떤 문학작품 속 여성 서사보다 위대하고 아름답고 충분히 감동적이다.
책 속으로
초판 서문
내가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나 스스로 내 앞에 주어진 모든 것들을 행복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숨 막히는 고통조차 행복으로 바꾸며 살았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나로 살고 싶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앉으면 밤새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싹을 틔운다. 그 생각들을 정리하고 아이 재우듯 토닥거리다 보면 늘 그 끝에서 부처님을 만난다.
“저를 그렇게 열심히 살게 하시더니, 결국 여기까지 데려다 놓으셨군요.”
내가 부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다행히 어느 날 부처님이 찾아오셨고 깨달음을 주셔서 이렇게 환한 세상에 살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내가 지나온 날들을 책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오래전부터였다. 살면서 고마웠던 분들께 내 이야기를 적은 책을 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쓰려고 하면 걸리는 게 한 둘이 아니었다. 어느 땐 자료를 모으다가 포기하고 어느 땐 노트를 열고 몇 줄 쓰다가 그냥 덮었다. 내가 살아온 삶이었지만 막상 글로 적는 건 쉽지 않았다.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낸다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는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기억은 갈수록 흐려지고 내 삶을 증언해줄 사람들은 하나둘 세상을 뜨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두서가 없더라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회고록을 쓰는 건 남들이 우러러볼 만큼 특별한 삶을 살았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더욱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내가 떠난 뒤 아이들이 “엄마가 이렇게 살았구나” “할머니 살던 시대는 이랬구나.” 생각하고 거기서 작은 지혜라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 글자 한 글자마다 심었다. 내가 무엇에 행복해하고 무엇에 슬퍼했는지, 내가 저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다.
살아온 날들을 적는 내내 나만큼 행복하게 살아온 사람도 드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험난한 시절을 지나오면서 나라고 왜 어려운 일이 없었을까. 때로는 눈물의 고개를 넘었고, 내일이 보이지 않는 험한 가시밭길을 헤쳐나왔다. 다만 내가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나 스스로 내 앞에 주어진 모든 것들을 행복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숨 막히는 고통조차 행복으로 바꾸며 살았다. 나쁜 것들은 버리고 좋은 것들만 품으며 살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한 걸음씩 걸어왔다. 나를 사랑한 부모님의 자식으로서, 여섯 남매 중의 장녀로서, 사랑하는 한 남자의 아내로서, 소중한 아이들의 엄마로서, 내 벗들의 친구로서, 그리고 부처님을 모시는 불자로서 자신을 낮추고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또 늘 ‘앞서 걷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품고 살았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라”던 서산 대사의 말씀을 잊지 않고 지키려고 노력했다. 바른 걸음만 걸었다고 장담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어지럽게 걸어오지는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을 쓰면서 나 자신에게 참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번 했다. 감출 게 많은 사람이라면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태어나도 나로 살고 싶다.
이 책이 나보다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작은 이정표라도 되기를 소망한다. 또 약천사가 아름다운 도량으로 성장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담았다. 내 가족, 내 곁에 있는 사람들, 내 곁을 스쳐 지나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부처님과 당신들이 나를 지켜주었다.
2021년 가을, 이희숙
기본정보
ISBN | 9791156900481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1월 23일 |
쪽수 | 320쪽 |
크기 |
139 * 213
* 31
mm
/ 41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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