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득이면 날개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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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시인에게는 자연의 물상들이 모두 한결같다. 차이 없이 소중하다. 알맞게 시어로 다듬어지고 각각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은 채 그들은 독자에게 스스로를 현현한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결국 시인의 삶을 그대로 증언한다. 시인 자신의 삶이 아니라면 시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삶을 웅변한다.
작가정보
목차
- 시인의 말 4
1
1. 케이블카에 스친 인연 13
2. 청정이 내리는 고을 15
3. 애완견 콩콩 방울 17
4. 새댁 시절 어머니 상(像) 19
5. ‘쿠살남’, 구상나무 21
6. 마른 석류에게 주는 시(時) 23
7. 매화 한 송이 25
8. 별의 향기 27
9. 히말라야 청색 양귀비 29
10. 산호섬의 빈 의자 31
11. 추억의 반닫이 33
12. 풀꽃 이야기 35
13. 재두루미의 귀환 37
14. 반숙(半熟)의 미(美) 39
15. 혼인 색 띤 솔이끼 41
2
16. 고운 튤립과 깃 죽지 새 45
17. 꽃의 여신(女神) 47
18. 토종 깽깽이풀 49
19. 그 성화도 꺼지고 51
20. 무지개산 유래 53
21. 엷은 미소가 남긴 끝말 55
22. 백곡저수지에서 57
23. 농다리 연가(戀歌) 59
24. 집게 차車와 목례(目禮) 61
25. 춘우초(春雨草) 63
26. 안개비 65
27. 목각 해오라기 67
28. 눈보라 속 듣는 말 69
29. 흑비둘기 두 마리가 하는 말 71
30. 식충식물 산도서니아 꽃 73
3
31. 설악산 솜다리 꽃, 그리고 풍란 77
32. 애기 사과 이슬 79
33. 바이오 자두 81
34. 목화 꽃봉오리 83
35. 흰 성주풀 85
36. 해넘이 표정 87
37. 왕피천의 백조 89
38. 색소폰 부는 등칡 꽃 91
39. 내가 친 중투호에 핀 꽃 93
40. 진달래와 바람 끈 95
41. 배꽃과 달 97
42. 눈 오는 밤의 산책 99
43. 아기 붓꽃 101
44. 누린내 풀꽃이 만드는 하트 103
45. 세모꼴 네모꼴 향기 105
4
46. 장미의 포켓 스퀘어 109
47. 자귀 꽃 노란 몸살 111
48. 새싹의 날개와 춤사위 113
49. 붉은 주렴 작은 대추 115
50. 머리칼 꽃 117
51. 삼지구엽초와 얼짱 몸짱 119
52. 옥새와 승지의 손 121
53. 금낭화 123
54. 토종 가시연 125
55. 꽃의 요정, 천사(天使) 127
56. 초록 지킴이 메달 129
57. 방아 꽃 이슬 131
58. 비행선 타고 133
59. 무지개빛 크리스털 135
60. 술패랭이가 술패랭이에게 137
작품해설 140
경계 너머의 시 : 자연과 예술과 시, 그리고 이미지
책 속으로
매화 한 송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하얗게 현신(現身) 했다
꽃술에 올라앉은 하늘
흰 가시연 빅토리아 왕관
옛 선비 품위의 용상
백매 위에 내리는 글발.
안개비
실비가 낮은 산을 한나절 밟고 가면
가랑비 촉촉한 물기 수분 배인 흙이 된다
옥수수 익히는 통로 물을 깃는 분홍 수염.
옥수수 단물 드는 가뭄 끝 능개비 자락
스미는 힘 젖는 소리 자욱한 세우(細雨)를 앉혀
단비에 옥수수 알갱이 속이 차는 안개비다.
눈 오는 밤의 산책
커튼을 저치니 눈 잠이 오지 않았다
싸륵 싸륵 작은 눈발 제법 긴 호흡이다
우산 쓴 몽유병자처럼 꿈속 꿈길 걸었다.
반세기 전 떠난 연인 유리창에 스쳐 가고
그들의 2대들도 손 흔들며 지나가고
차 한 잔 들다 밖을 보면 우산 쓴 나도 가고….
주황색 영상 속에 춤을 추는 하얀 눈발
뽀드득 밟고 가는 숱한 사람 숱한 눈발
내 가슴 깊숙한 곳에도 뽀득뽀득 밟히는 소리.
출판사 서평
디카시의 아름다운 경지를 이룬
이상범 시인의 일곱 번째 디카시집 ‘ 푸득이면 날개가 되는’
디카시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이상범 시인이 일곱 번째 디카시집 ‘ 푸득이면 날개가 되는’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 출판 콘텐츠 창작기금 지원 사업으로 해드림출판사를 통해 출간하였다.
시인의 시세계에서는 자연의 모든 것이 조화롭게 그려진다. 히말라야산맥의 준엄한 산세에서부터 풀잎에 맺힌 작은 이슬까지 시인은 눈길 가는 모든 것을 시편으로 옮겨온다. 크거나 작거나 우람하거나 사소하거나 거칠 거나 곱거나……
또한 시인에게는 자연의 물상들이 모두 한결같다. 차이 없이 소중하다. 알맞게 시어로 다듬어지고 각각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은 채 그들은 독자에게 스스로를 현현한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결국 시인의 삶을 그대로 증언한다. 시인 자신의 삶이 아니라면 시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삶을 웅변한다.
시인은 왜 항시 날기를 꿈꾸는가
왜 항시 날기를 꿈꾸는가의 다른 말은 왜 시인은 디카시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과 같다. 매일 수백 장의 사진을 찍고 선별하여 그것들 중 시의 추출 가능성이 있는 것을 포토샵과 디자인, 그리고 사진과 사진, 사진과 그림, 그리고 사진과 사진의 융합을 통해 예술성이 돋보이는 시 창작을 유도한다. 이때 80% 또는 90%는 사진 자체에서 시인은 시의 영성을 얻어낸다.
시의 생성이 잘 된 작품일수록 날개를 문득문득 내비쳐 푸득이며 날려고 한다는 사실도 시인은 알았다. 이 같은 수고로움의 디카시 작업을 시인은 15년 가까이 이끌어 온다.
지금도 시인의 꿈은 디지털 시대와의 동행이다. 시만을 염두에 둔 이에게 시의 대중적 확산을 도와 그것이 시조의 확산으로 이어질 것을 믿는다.
스마트폰 하나면 모두가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특히 시인은, 시와의 친숙을 이끄는 이 작업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이 크다. 남이 못 듣는 소리 속에서 듣는 소리, 남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새로움을 보아가는 기쁨 또한 크다. 시와 사진의 융합이 맞아떨어져 핵반응을 일으키듯 감성의 높은 경지를 이룩해 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는 시인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한 알 이슬이 우주의 역사를 증언
시인의 시세계에서는 한 알 이슬이 우주의 역사를 증언하기도 하고 꽃잎 하나가 새의 깃털이라는 은유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시인이 사물을 바라보는 눈길이 사랑으로 가득 차 있기에 사물들은 그 눈길에 의해 생명을 새로이 부여받은 듯 문득 산뜻해지고 더욱 건강해진다.
시인은 디지털카메라가 포착한 이미지와 연계된 시편들을 계속하여 보여주고 있다. 시에서 은유가 대상의 시각화를 위한 장치일진대 시인은 그 은유의 시어들에 영상적 등가물을 병치하는 것이다. 언어 예술이 상상 속의 이미지를 추구해 온 오랜 전통을 벗어나 직접적인 이미지를 곁들이며 언어와 영상 사이의 교호를 시도해보는 것이다.
시인이 제시한 이미지가 시편이 스스로 지닌 자유로운 상상력의 영토를 제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언어가 이룩한 상상력의 열려 있는 영토에 오히려 경계를 짓고 구획하는 결과를 이미지가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기계 문명의 발달에 기대어 시조의 다양한 변신의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드문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카메라의 기술을 응용하여 시적 언어가 나아갈 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56343172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11월 20일 |
쪽수 | 167쪽 |
크기 |
128 * 192
* 21
mm
/ 29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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