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에 그린 꽃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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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권의 시집을 발간한 김계식 시인의 2번째 단시집
언어의식의 증대가 하나의 시대의 이름으로 특징 지워지고 있는 요즈음, 단문의 몸짓으로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문맥을 구성하여 쓴 시를 우리는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김계식 시인의『나이테에 그린 꽃무늬』의 출간은 독자들에게 시퍼런 파도 한 날을 던져주었다.
원시의 언어는 짧지만 자연과 인간, 인간과 신 사이의 의사소통 수단이었다. 언어는 신이나 자연과 같은 비인간적 대상과도 공감적으로 연결된다. 김계식 시인의 단시에서 나는 원초적 통일성을 보았다.
사물을 바라보는 김계식 시인의 시선은 느리다. 날카롭지 못하고 무뎌서 사물 속으로 시선을 투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눈을 맞추고 문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린다. 사물 속으로 직입을 그의 시는 허락하지 않는다. 가시나무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도록 바라보아야 가시나무 시가 쓰여진다. 단시의 시어 하나를 찾기 위하여 어두운 밤에서 찬란한 해가 뜰 때까지 소월의 ‘만리장성’보다 더 긴 성을 쌓고 헐었을 것이다.
김계식 시인은 사람 사귐에 있어서도 날카롭지 못하고 무디다. 무딘만큼 정이 깊다. 갑자기 다가선 아름다운 사물을 보고도 멀리서 보고 멀리서 생각한다.
? 정군수(시인)
미지에 대한 호기심은 창구멍이 작을수록 더욱 크고 아름답다는 생각 굳혀온지라 단시 100편을 골라 묶었고, 김제김영 님의 〈시 감상〉을 각 편마다 함께 담아 단시집을 출간하였습니다.
문자문화를 지켜나가는 보루로서 문학작품과 친해지는 작은 역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여기 담긴 시, 시구, 시어가 더 넓고 깊은 시의 바다에 이르는 작은 불빛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 ‘시인의 말’ 에서
작가정보
김계식 시인은 전주교육청 교육장 역임하였으며, 한국문인협회 숲문화개발위원, 전북문인협회 자문위원, 전북시인협회 이사, 전주문인협회 이사, 완주문인협회 이사, 한국미래문화연구회 상임이사, 전북PEN클럽 고문, 한국창조문학가협회 운영이사, 두리문학 회원, 교원문학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2002.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 2009. 제13회 한국창조문학 대상, 2009. 한국예술총연합회장상, 2012. 제9회 전북PEN 작촌문학상, 2014. 제25회 전북문학상, 2017. 제1회 교원문학상이 있다.
현재까지 시집 《사랑이 강물되어》등 19권, 신앙시선집 《천성을 향해 가는 길》 1권, 단시집 《꿈의 씨눈》, 《나이테에 그린 꽃무늬》 2권, 시선집 《자화상》, 《천경우동》 2권 등 24권의 책을 출간하였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별 익는 여름밤
봄맞이
무화과
맨드라미
모과木瓜
꽃 중의 꽃
호두
나문재
봄 마중
원인은 늘 결과 앞에
고샅 풍경
보리서리
솔섬
향일암
빛
별 익는 여름밤
순응(3)
관점
메신저
편견
그루터기
제2부 동심원
정다운 이
왜냐면
원천源泉
골병
공황
안개피리〈霧笛〉
동심원
엮이는 정
연리지의 꿈
봄 병아리
소쩍새 울음
명태
파장罷場
그 이름
여유
세월의 강
앙금 씻기
증거
일깨움
헷갈림
제3부 이삭줍기
비애
남원의 봄날
내 어린 겨울철
보리밟기
소의 반추
예와 지금
어느 쪽일까
괴물
심지心志
이삭줍기
수탄장
불신
속죄
몰락
미루어 듣기
그믐달
아픔이 엮은 역사
충고
망각의 효험
내일
제4부 연단
지혜의 산실
연단
높이 살기
모옥茅屋
자긍심(1)
자긍심(2)
문득
흑앵
내 편인 밝음
다 뜻이 있지
언덕(2)
팽이
지존
무게
기초 다지기
자존심
간디의 재치
배꼽
어울림
대아호 기념 비문
제5부 내게로 오오
자벌레
투레질
점
자존
무와 공
있으라 하심에
기도
비법
욕망
과욕
대망大望
보검
궤적
Somebody
배려
양면성
건망증
사랑의 보법
잊고 살다가
내게로 오오
책 속으로
불신
시간은
남녀노소
행복한 자 불행한 자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른다는데
정말 그럴까.
손톱을 두 번 이상 깎는 동안, 발톱은 한 번 정도 깎는다. 그래서 손톱은 슬플 때 자라고 발톱은 기쁠 때 자란다는 속담이 있다. 행복한 시간은 짧게 흘러버리고 불행한 시간은 길게 흘러간다. 분명 같은 시간인데 마음이 그리 느낀다..
모옥茅屋
울타리 없으니
산과 들
모두가 내 것이라서
사시사철 언제나
풍요가 출렁출렁 차고 넘치리.
초가삼간을 지어 내가 한 간 쓰고, 달에게 한 간 주고 바람에게도 한 간 주던 옛 시인이 생각난다. 청산은 들여놓을 곳이 없어 둘러놓고 보리라는 옛 시인의 풍류 생각난다..
내게로 오오
너와 나 합배미* 친
너른 마음 밭
똑똑 여문 시어 심어나가면
두고두고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을
삶의 시 한 송이
피어나리니.
* ‘합배미’라는 말은 논끼리 합한 것이다. 논과 논을 합하듯 마음과 마음을 합하면 혼자일 때보다 더 너른 마음이 된다. 둘이서 가꾸는 삶의 텃밭에 똑똑 잘 영근 시어(詩語)를 심어서 두고두고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는 시를 피어내는 일 삶을 피어내는 일이겠다. 사람을 피어내는 일이겠다. 세상을 피어내는 일이겠다.
기본정보
ISBN | 9791156056812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10월 10일 | ||
쪽수 | 124쪽 | ||
크기 |
140 * 220
* 19
mm
/ 331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김계식 시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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