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으로 살펴보는 현대 간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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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경스님
간화선 쟁점사의 통쾌한 정립
진면목을 드러내다!
작가정보
인경(印鏡)스님
송광사 승려로 명상심리상담 슈퍼바이저다. 현재 명상심리상담교육원 원장, (사)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이사장으로 있으며,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저술은 『보조지눌의 정혜사상연구』, 『몽산덕이와 고려후기 간화선연구』, 『화엄교학과 간화선의 만남』, 『쟁점으로 살펴보는 간화선』, 『염지관명상』, 『에니어그램성격검사지와 응답지』, 『명상심리치료』, 『에니어그램 행동특징과 명상상담 전략』, 『불안과 걱정, 수용하고 통찰하기』, 『순례자의 은빛나무』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알아차림과 수용』, 『심리치료와 불교』, 『위빠사나 단지 바라보기만 하라』, 『수용전념치료(ACT) 임상가이드』 논문으로는 「불교의 영성과 명상치료」, 「유식의 변계소집성과 인지치료의 통합적 접근」, 「유가행파의 영상관법」, 「수용전념치료의 명상작업」 등 60여 편이 있으며 연구 활동과 업적은 현재 진행 중이다.
목차
- 머리말
개정판 추천의 글
초판 추천의 글
초판 머리말
서론 - 현대 간화선 사상의 쟁점을 중심으로
제1부 간화선의 철학적 기반
제1장 명상붐의 전개와 불교계의 대응
Ⅰ. 주요 쟁점 - 필자의 개인적 내러티브적 접근
Ⅱ. 명상의 유입기 - 1970년대, 민주화 운동과 돈점 논쟁
1. 명상과 참선
2. 내적 문화적 갈등
3. 돈점 논쟁
Ⅲ. 명상의 대중화 시기 - 1990년대, 위빠사나와 간화선 논쟁
1. IMF 금융위기
2. 위빠사나와 간화선 논쟁
3. 간화선 진영의 대응
Ⅳ. 명상붐의 토착화 시기 - 2010년대, 상담과 심리치료 활용
1. 템플스테이와 승가교육 개혁
2. 알아차림, 사띠 논쟁
3. 상담과 심리치료의 활용
Ⅴ. 맺는말
제2장 위빠사나와 간화선 비교
Ⅰ. 주요 쟁점 - 위빠사나와 간화선
Ⅱ. 인식론의 입장
1. 위빠사나의 인식론
2. 간화선(看話禪)의 심성론 - 초기불교의 입장과 비교하면서
Ⅲ. 실천론의 입장
1. 위빠사나의 실천론
2. 대승과 간화선의 깨달음 - 초기불교 수행법과 비교하면서
Ⅳ. 맺는말 - 남방 ‘위빠사나’와 북방 ‘간화선’의 보완적인 관계설정을 위해서
제3장 대승불교의 성립과 비판불교의 비판
Ⅰ. 주요 쟁점
Ⅱ. 대승불교의 성립
1. 부파불교의 대중부
2. 재가자 그룹의 불탑신앙
3. 대승경전의 출현
4. 명상수행 체험의 체계화
Ⅲ. 대승경전에서의 해명
1. 불탑과 불성
2. 번뇌와 불성
3. 불성과 아트만
4. 여래장과 법무아의 자비
Ⅳ. 불성과 연기법
1. 다뚜(dh?tu)의 이해
2. 일원론적 발생론
3. 연기설의 이해
4. 통합적 이해
Ⅴ. 맺는말
제2부 간화선 사상의 성립
제4장 하택신회의 견성사상
Ⅰ. 주요 쟁점
Ⅱ. 하택신회의 중심과제
1. 당대와 송대 평가의 문제점
2. 돈황본 『신회어록』에 나타난 신회의 모습
Ⅲ. 지(知)와 견(見)의 관계
1. 자성견(自性見)과 수연견(隨緣見)
2. 진공묘유(眞空妙有)
Ⅳ. 견성의 성불론
1. 불성과 번뇌의 관계
2. 견성의 두 단계
Ⅴ. 맺는말
제5장 마조의 평상심시도
Ⅰ. 주요 쟁점
Ⅱ. 진리관, 일심(一心)에 대한 해석
1. 종밀의 비판
2. 종밀 이해에 대한 비판적 검토
Ⅲ. 수증론, 수행의 방법론
1. 종밀의 마조 비판
2. 종밀 비판에 대한 비판적 검토
Ⅳ. 현실의 윤리적 문제
1. 주자의 비판
2. 윤리적 고려
Ⅴ. 맺는말
제6장 종밀의 사종선과 송대 교외별전 사상
Ⅰ. 주요 쟁점
Ⅱ. 종밀과 각범의 선종사(법통) 인식문제
1. 비판의 배경
2. 전의설(傳衣說) 개환
Ⅲ. 사종선의 심성론과 수증론
1. 종밀의 사종선 분류와 홍주종 비판
2. 송대 임제종의 하택종 비판
Ⅳ. 맺는말
제7장 대혜종고의 간화선 확립
Ⅰ. 주요 쟁점
Ⅱ. 원오극근과의 만남과 깨달음
Ⅲ. 경절의 가풍
1. 지금 여기의 직면
2. 깨달음의 길
Ⅳ. 화두, 궁극의 일구
1. 임제의 삼구
2. 원오극근의 일구
3. 대혜의 화두
Ⅴ. 의단(疑團), 의심의 덩어리
1. 공안과 화두
2. 피할 수 없는 자리
Ⅵ. 맺는말 - 현대 간화선을 위한 고언
제3부 간화선 수행의 쟁점
제8장 공안선과 간화선
Ⅰ. 주요 쟁점
Ⅱ. 공안의 의미
Ⅲ. 원오극근의 공안선
1. 공안선의 출현
2. 현성공안
Ⅳ. 대혜종고의 간화선
1. 공안과 화두의 구별
2. 화두선의 성격
Ⅴ. 맺는말
제9장 간화선과 돈점문제
Ⅰ. 주요 쟁점
Ⅱ. 대혜의 간화선 상담사례
1. 이참정의 깨달음
2. 깨달음 이후의 수행
Ⅲ. 몽산덕이의 간화선수행
1. 『몽산화상보설』의 돈오점수
2. 『몽산법어』의 간화선 수행 과정
Ⅳ. 맺는말
제10장 화두참구의 수행체계
Ⅰ. 주요 쟁점
Ⅱ. 화두의 정의
Ⅲ. 불성의 현대 심리학적 이해
1. 불성과 영성 - 건강이란 무엇인가?
2. 불성/영성의 심리학적 이해
3. 불성/영성의 불교적 이해
4. 간화선과 수용전념치료
Ⅳ. 화두참구의 수행구조와 점검
1. 누가, 참구하는가 - 이뭣고, 당나라시대의 경우
2. 어떻게, 참구하는가 - 무자 화두, 송나라시대의 경우
3. 무엇을 참구대상으로 삼는가 - 보조, 나옹, 한암의 한국 간화선 전통
4. 구산선사의 경우
Ⅴ. 맺는말
결론
-참고문헌/영문초록/찾아보기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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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 본인이 30여 년 동안 간화선을 실참(實參)하고 위빠사나를 실수(實修)한 경험을 바탕 위에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역사적인 변천과 수행을 체계 있게 저술한 것이라 간화선 수행자뿐만 아니라 위빠사나 수행자들에게도 서로 같고 다름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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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간화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증거를 들어 공안과 화두가 역사적 또는 철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구별되는지를 여실하게 적시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근간에 논쟁이 되는 간화선과 위빠사나, 하택신회의 역사적인 평가문제와 간화선이 돈오돈수인가, 돈오점수인가 등 그 동안 쟁점이 된 수행론을 심도 있게 고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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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이 출중해도 사상이 투철하지 못하면 절름발이가 되는데, 인경스님은 구산스님 문하에서 발심하여 학문과 수행을 겸비한 수행자이다. 글 내용에 삶과 수행을 하나로 만들고자 애쓰는 흔적이 역력하다. “공안은 천만 가지이나 화두는 하나일 수밖에 없으니, 실존의 문제로 철저히 의심하지 않는다면 또 하나의 지식에 불과하다.” 라고 강조하는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좋은 벗이 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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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안목으로, 한국 간화선의 쟁점들을 통쾌하게 정립하여, 간화선의 진면목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초기불교 이론과 수행을 수용함으로써 수행문화의 창조적 긴장을 통해서 간화선을 활발발하게 하자는 제안은, 간화선이 우리 시대에도 활짝 꽃피울 수 있도록,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합니다. 수행에 관심이 있는 분은 반드시 읽고 음미하여 수행에 크게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
책 속으로
간화선(看話禪)이란 삶에 내재된 갈등의 언구(言句)를 참구하는 수행법이다. 여기서 ‘화(話)’는 이야기로서 선가의 선문답에서 유행하는 핵심적 이슈를 포함한다. 모든 문답에는 모순과 갈등을 내포한다. 기존의 관점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곳에는 갈등이 생겨난다. 새로운 시각이 요청된다. 이런 창조적인 갈등이 문화를 이끈다. __19쪽
선종에서 유행된 갈등 이슈는 마음의 본질로서 성품, 불성에 관한 물음이다. 〈무엇이 나인 가?〉, 〈나의 본질, 성품은 무엇인가?〉 이런 대화는 일상의 대화와는 양립하기 어려운 심리적 갈등을 만들어낸다. 본성, 영성에 대한 이런 갈등 문답을 선문답이라 한다.
간화선의 수행과정을 크게 ‘공적’과 ‘영지’로 보고 이것이 현대 한국 간화선의 전통으로 본다. 공적(空寂)은 텅 비어 있음과 고요함의 경험으로서 번뇌가 고요해진 측면을 말한다면 신령한 앎의 영지(靈知)는 본래면목을 깨닫는 본래적 지혜를 의미한다. 이런 과정은 보조지눌 이후로 나옹혜근, 현대의 한암과 구산선사에 이르기까지 한국 간화선의 핵심된 체계라고 본다. __29쪽
명상은 언제 시작되었을까? 명상이란 마음의 고요와 통찰을 개발하고 근본적인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방법, 혹은 지금 여기에서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해탈케 하는 삶의 방식이라고 정의한다면, 명상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고, 모든 문화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공통된 인간의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좁은 의미로 명상을 문화 현상으로 이해하고 특별하게 불교적인 관점으로 제한해서 이해한다면, 명상은 곧 불교이기에 명상의 유입은 불교가 전래한 삼국시대부터라고 말할 수 있다 __43쪽
현대사에서 돈점 논쟁은 불교계 내부에서 일어나서 사회적인 이슈가 된 대표적인 논쟁이다. 당시에 종정이었던 성철 스님은 『선문정로』에서 현 대한불교 조계종의 정신적인 지주로 추앙되는 보조지눌 국사의 ‘돈오점수(頓悟漸修)’ 수행론을 비판한 것이 논쟁의 시발점이 되었다. 침묵하던 불교 학계는 1987년 보조사상연구원이 개원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돈오와 점수의 문제는 1990년 중반까지 지식인뿐만 아니라 일반사회에 회자되었다. 불교계 내부의 논쟁이 왜, 일반사회에서도 관심을 끌게 되었을까? _52쪽
이런 논쟁은 현학적인 논의 같지만 불교 명상이 현장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본다. 사띠 수행은 물론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누구나 실천할 수 있어야 하지만, 사띠 수행을 높은 수준에서 선정의 힘에 의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 적용에 문제가 있다. 이는 대중화에 따른 명상수행의 통념화 혹은 개념화에 따른 반성적 성격이 강하다. __67쪽
불교적 명상의 관점에 접목되면서 고통은 제거하기보다는 수용되어야 하며, 증상은 통제보다는 존재하는 그대로 수용하고 통찰되어야 한다는[vipassan?] 전략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 결과 명상과 통합한 인지행동 치료개입 프로그램(MiCBT)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임상에서 그 효과성이 증명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떤 학자는 행동, 인지에 이어서 명상의 붐을 ‘제3의 물결’이라고 구별해서 부른다. __69쪽
저기에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사물보다는 그 사물을 ‘보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관점이다. 물론 호흡(呼吸)이나, 신(身), 수(受), 심(心), 법(法)에 관한 대상의 패턴을 상세하게 관찰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 양식, 태도이다. Vipassan?는 일상에서 말하는 대상을 인식하여 ‘선택’과 ‘버림’의 연속적 과정이 아니라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위빠사나는 대상에 대한 ‘해석’도 아니다. 그것은 먼저 바라봄 그 자체가, 어떤 견해에도 물들지 않고 순박하게 정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__87쪽
이 문답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용어는 ‘이것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의 성격은 수련자인 무업이 스스로에게 행한 질문이 아니라, 스승인 마조가 무업에게 했던 일종의 발문이다. 발문이란 스승이 제자를 깨우치기 위해서 하는 질문으로 교육학적인 용어이다. 우리는 이것을 화두라 하지 않아도 공안이라 부른다. 그 이유는 스승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질문되었기 때문이다. __554쪽
화두가 개인의 내면에서 어떤 심리학적인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오늘날 간화선이 부활하기 위해서라도 당 송대의 공안에서 그 출발점을 잡지 말고, 바로 지금/여기의 현재 자신의 문제로부터 결택하여 참구해야 할 과제를 지닌다. 저기에 그냥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공안은 나의 문제이고 나의 삶이고 나의 이야기여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실존적인 과제로서 절박한 문제의식이 중요하다 __580쪽
출판사 서평
선 수행승들의 서평들
불교계 선 수행승의 찬사의 서평이 이어졌다.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현봉스님은 “간화선을 실참하고 위빠사나를 실수한 경험에다 역사적 변천과 수행을 체계 있게 저술해, 선 수행자와 위빠사나 수행자들에게 두 수행을 비교 분석해 볼 수 있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혜국스님(석종사 선원장)은 “행간에서 삶과 수행을 하나로 만들고자 애쓰는 흔적이 역력하다.”며 “공안은 천만 가지이나 화두는 하나일 수밖에 없으니, 실존의 문제로 철저히 의심하지 않는다면 또 하나의 지식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는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좋은 벗이 되게 할 것”이라 평했다. 지환스님(전 기본선원장) 또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안목으로 초기불교 이론과 수행을 수용해 수행문화의 창조적 긴장을 통해 간화선을 역할과 가치를 활성화를 기대한다”고 찬사했다.
개정판에서 눈여겨 볼 점!
쟁점사에 대한 인경스님의 현대적 시각과 관점
개정판에서 새롭게 첨가한 부분을 눈여겨 볼만하다. 제1장으로 ‘명상붐’에 대한 교계의 대응과 전개 양상을 살펴보는 작업을 통해, 명상붐과 웰빙문화의 중요한 시대적 흐름에서 2010년 이후로 남방의 위빠사나와 북방의 간화선이 서로 경쟁하듯이 전개된 시기라고 한다. 저자는 해방 이후 대중에게 알려진 명상 시기를 1970년대 명상의 유입기, 1990년대의 대중화, 2010년 이후 토착화 3단계 과정으로 분류하고 조명했다.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갈등 관계 초점보다는 현대불교수행이론의 전개 양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두 번째는 대승불교를 비판하는 ‘비판불교’에 대한 대응이다. 1990년대 일본학계에서 시작된 비판불교는 2000년대 고려대장경연구소를 중심으로 비판불교에 대한 비판적 학술회의를 개최했고, 2016년 금강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가 심도 있는 학술회의를 진행하며 논의가 활발해졌다. 다음은 마조의 ‘평상심시도’와 관련해 ‘평상심이 어떻게 도인가’하는 종밀을 비롯한 성리학에서 비판을 포함한다. 평상심은 번뇌를 포함한 관계로 그 자체로 도가 될 수 없다고 비판한다. 선사상에 대해 살펴보며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또한 간화선의 심리학적인 기반인 불성과 영성의 문제를 보완하였고, 한국 간화선의 고유한 전통성을 확립하는 문제로 공적영지로써 보조지눌의 전통을 중시하고, 현대에는 한암선사와 구산선사에게 계승되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구산스님은 ‘공적’과 ‘영지’라는 간화선 화두참구의 과정을 점검시스템으로 활용한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고, 저자 인경스님의 사례를 중심으로 ‘구산선사의 경우’라는 항목을 첨가했다고 머리말에서 소개했다.
간화선 화두참구,
그 실천적 수행의 현시대적 역할과 가치재고
저자는 고려시대에 영향을 미친 몽산덕이의 〈몽산법어〉와 최근 북경도서관에서 발견된 〈몽산화상보설〉을 소개한다. 대혜종고의 입장과 같은 ‘이치는 돈오이지만 번뇌는 점수로써 이루어진다’고 했다. 몽산은 법문마다 ‘깨달은 이후에 반드시 대종사를 친견하고 몸을 낮추어서 계속 수행을 해야 한다‘고 했다.
대혜 또한 깨달은 이후 점수에 대해서는 ‘깨달았다고 오만하지 말고 오랜 숙세 장애를 부끄럽게 여겨서 번뇌의 성품을 자체로 깨달아 번뇌가 발생하는 인연 및 현행하는 업을 바꾸는 공부로 계속 수행하기를 당부’했다. 몽산은 ‘당시 중요한 가치관을 대표하는 유교경전이나 도교의 경전을 깨달은 이후에 열람할 것을 권했고, 반드시 오랜 번뇌의 습기를 제거하여 과거의 행리처를 바꾸기를 반복하여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더 나아가 오늘날 간화선을 ‘상구보리’의 깨달음만을 강조하는 수행론으로 이해하고, ‘하화중생’이라는 본질적인 대승의 정신을 망각하게 되면, 교단은 개인적인 아집과 독선으로 소승불교에 떨어지는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 염려했다. 오늘날 직면한 환경문제와 생태계 문제, 산업화에 따른 인간소외의 문제는 근원적인 본성으로써 불성/영성 및 성품의 배제나, 상실로 인해 인간이 고통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다.
간화선이 당송대의 과거의 유산으로 남기보다는 현재 나의 문제에서 시작될 수 있는 수행이기를 저자는 바란다. 어떠한 수행론도 수행자 각자가 처한 현재에서 어떠한 유용성을 주지 못하면 점차 대중에게서 멀어져 사라진다는 역사적인 교훈을 명심하기를 당부한다.
이런 문제의 해법은 ‘부분보다는 전체, 분석보다는 직관, 전문화보다는 통합을 지향하는 전체적 관점으로 영성체험이 요청되며 간화선이 현대적인 유용성으로써의 가치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간화선을 탐구하다!
인경스님 수행 연구사의 핵심
〈쟁점으로 살펴보는 현대 간화선〉
‘구산선사께 바칩니다.’ 책의 서두를 여는 이 문장은 인경스님의 출가수행에 시작이며 마침표다. 십여 년 만에 개정판으로 돌아온 〈쟁점으로 살펴보는 현대 간화선〉에는 저자의 끊임없는 구도행이 담겼다.
시대는 변화했다. 그사이 제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 AI시대로 접어들었고, 메타버스 제3세계와 공존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 맞춰 나갈 수행법에 대한 저자의 고민은 깊었다. 인경스님에게 간화선 연구는 치열하게 든 화두였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한 저자의 궤적이 개정판에서 결실을 맺었고, 더 나아가 이 시대 간화선에 대한 비전과 과제를 제시했다.
간화선, 시대와 소통하라!
간화선의 쟁점사의 흐름과 줄기를 새롭게 기술했고 논증했다. 간화선 사상의 성립배경에서부터 하택신회의 어록을 비교하면서 송대 선종에서 ‘지해종도’라는 종파적인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조의 ‘평상심이 도’라는 언구를 중심으로 종교성의 확립에 대한 마조의 진리관과 실천론을 정리한다. 묵조선을 비판하는 대혜종고의 간화선 확립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하면서 간화선은 화자의 진실한 뜻을 간파하고 과거 사례집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속의 현장에 있어야 한다며 수행에 대한 스승의 점검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현대 간화선 수행의 돈점문제에 대해 간화선의 창시자인 중국 송대의 대혜선사의 어록과 간화선을 현대적 시각으로 조명했다. 쟁점사를 중심으로 간화선의 철학적 기초, 간화선의 확립과정, 간화선의 수행체계 등의 핵심과제를 소개한다.
제1부는 간화선의 철학적 기반으로 ‘명상붐’의 전개와 불교계의 대응(1장),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비교(2장), 대승불교의 성립과 비판불교의 비판(3장)을 다루었다. 제2부는 간화선 사상의 확립을 다루었는데, 간화선이 확립되는 과정에서 핵심 인물의 사상을 논술한다. 하택신회의 견성사상(4장), 마조의 평상심시도(5장), 종밀의 사종선과 송대 교외별전 사상(6장), 대혜종고의 간화선 확립(7장) 순서로 논의했다. 마지막으로 제3부는 간화선 수행의 핵심이 되는 쟁점을 거론하였다. 공안선과 간화선(제8장), 간화선과 돈점 문제(9장), 화두참구의 수행체계(10장)를 논하였다. 간화선 화두참구의 수행구조와 점검의 장은 실질적으로 수행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인경스님의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간화선
소개한 구절을 통해 저자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구산선사의 사례에서다.
대혜종고의 화두참구는 4단계로 이루어진다. 구산선사의 경우와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대혜종고 : 화두 제시 → 화두에 대한 의정 → 살펴봄 → 깨달음
구산선사 : 주인공과 이뭣고 → 의단형성[空寂 → 靈知] → 깨침
대혜종고는 모른다고 하는 고놈을 향하여 ‘이놈이 뭐고?’ 하면서, 곧 ‘화두를 들면서 살펴보라.’고 한 점에서 화두참구의 과정이 4단계이다. 반면에 외형적으로 보면 의단만을 오롯하게 강조하는 구산선사는 3단계로 서로 차이점이 있다.
구산선사는 간화선 수행의 점검에서 제1단계 ‘공적’과 제2단계의 ‘영지’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는 점에서 고유한 독자적 영역을 가진다. 이렇게 구분하고 보면 결과적으로 구산선사의 경우도 ‘공적’이 사량분별의 배제이고 ‘영지’가 살펴봄을 특징으로 하기에 4단계라고 말할 수 있겠다. ...(중략)...
구산선사는 ‘화두 역시 번뇌가 아닌가요?’ 하는 질문에 ‘처음에 참구를 시작할 때는 사량하기에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깊게 참구하게 되면 화두는 더 이상 번뇌가 아니라 진실/실상을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고 말한다. 처음에 들어갈 때 ‘무엇이 나인가?’ 하는 것 역시 사량이지만, 이것은 의단 형성의 과정이기에 번뇌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일단 의단이 형성되면 이때는 ‘화두가 오고 화두가 간다.’고 표현한다.
...(중략)... 간화선은 문답과 점검이 핵심이다. 그만큼 구체적인 점검 시스템에 대한 사례제시가 필요하다. 여기서 구산선사의 간화선에서 점검사례를 필자의 경우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569~570쪽
현대 심리학에서부터 사상과 학문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비교 분석하며 답을 모색했다. 저자가 견지한 새로운 시각과 관점은 비워내고 낮추는 겸손한 수행자의 성실한 노력에서 비롯된 성과일 것이다. 논제에 대한 학자로서의 유연한 태도는 때론 성장과 발전의 디딤돌이며 순풍이다. 간화선에 대해 저자는 이 시대의 언어로 친절하면서도 차분하게 독자를 설득한다.
간화선의 비전,
대승적 역할과 가치 지향을 위해
내안의 문제와 만나야 한다!
돈오점수, 활발했던 쟁점사의 기술 너머 인경스님은 현대 간화선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시대’와 ‘인간’ 근본 중심을 놓치지 않았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환경문제와 산업화에 따른 인간 소외 문제 또한 수면 위로 문제제기한다.
당송대의 과거 유산의 간화선 전통에 머물다 대중에게서 멀어지면 사라질 수 있다고 염려하며 박물관에 박제된 간화선을 경계한다. 마지막 10장에서 독자는 인경스님의 간화선에 대한 바람을 엿볼 수 있다.
남송시대 대혜에 의해 확립된 수행체계인 간화선과 화두를 저자는 이 시대의 언어로 말한다.
〈수행자가 지금여기 현재에서, 인간의 본성에 관해 절실하게 의심하고 참구하는 실존적 자기문
제〉라고 정의한 것이다. 현재 수행자는 자신의 본성에 대해서 직접적인 탐색을 의미하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라는 세 관점을 가진다. 화두의 참구과정은 ‘자기 본성에 대한 의심과 탐색’, ‘사량분별의 배제’, ‘회광반조’, ‘지금여기에의 직면과 접촉’, ‘깨달음과 초월’이라고 한다.
저자가 해석하고 정의한 화두는 당송대의 과거의 유산에서 머물지 않아야 할 것이며, 더 나아가 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현재 ‘나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과제로써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 인경스님의 간화선에 대한 연구는 ‘시대성’과 ‘나’라는 키워드에서 해법을 찾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558018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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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22년 03월 17일 | ||
쪽수 | 628쪽 | ||
크기 |
152 * 224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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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권수 | 1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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