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보다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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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머리말 4
1부 신성이 주는 앎
훈몽재 물길 12
작은 왕국 14
뿔 아래 뿔 16
화려한 거둠 18
새벽의 외경 20
눈이 여덟 22
라즈 쿠마리, 비싼 허무 24
전설의 산 26
십자길 밖 27
수도원 안마당 28
뱃놀이 30
연꽃 두 송이에 31
변신와불 32
목소리 33
서역 사람들 34
하늘길 36
화려한 믿음 38
에게해 비극 39
2부 사물이 주는 앎
그림, 게르니카 42
그 섬의 언덕 44
호수, 페와 46
등산길 47
우리는 소보다 나을까 48
젊은 여자 50
얼빠진 욕심 52
작고 좁은 땅 53
그대를 기다리네 54
막국숫집 잠룡 56
낚시하는 새 58
오아시스를 찾는다 60
철길, 칭카이 절벽 62
모스타르 올드브릿지 64
어울림의 담 68
청량산 69
합창 70
강진행 72
3부 현상이 주는 앎
음악 풍경 76
한 발 더 밀려난다 78
이런 땅이 81
사람 사는 하늘 82
황량 84
안개비 내리는 땅 85
프로방스 밤길 86
확인 87
메마른 먼짓길 88
실낙원 90
봄날의 설국 92
석양 93
오지에도 사람이 산다 94
훔쳐보기 96
승부역 98
체부동길 99
물이야기 100
4부 사람이 주는 앎
순례길 104
차밭의 여인들 106
야간비행 108
내 이름은 나일까 110
해변화 112
산티아고 길 113
그 남자를 만나다 114
해변에 누워 116
사가잉 언덕 118
섬에서 걷다 120
축제의 불꽃 122
아바타 공항 124
춤을 추어라 126
GOA, 골목 끝 128
설 장터 129
잔치의 끝 130
양탄자 시장 132
마을, 게르니카 134
한가한 그림 135
책 속으로
훈몽재 물길
천지가 무진이라
풀잎은 치마 끝을 적시고
낮은 발소리에 달아나는 물수리 하나
산골물 소리는 크고 재빠르다
좁은 골 벗어나는 즐거움이
저리도 전일全一함으로 가득하다니
지척 모르는 무진 속에서
홰치는 소리 낭랑하다
뭔가가 이루어지고 있을
저 하얀 어둠속이 무서워
부싯돌 두드리며 발길을 내딛는다
일찍 깬 참새가 부리 씻는 샘은
넘치는 물이 아니라 터진 물길이다
남는 땅이 없어라
길 따라 돌아서
도타운 흙내음에 혼자 웃다
폭 넓은 광목 커튼 걷으며
새벽을 두드려 깨운다
무거운 몸 겨우 털어내는
안개 속 새벽이
좁은 논배미에 축축하다
우리는 소보다 나을까
데칸고원 작은 공터
마지막 숨을 모으는 흰 소 한 마리
멋대로 살던 소들이 한순간에 모여들어
지는 목숨도 산목숨도 눈물범벅이다
뿌연 풍경 속으로
이리저리 몰려도
목숨에 대한 서글픔으로
생사를 선택할 수 없었던
나도, 그들의 이별에 동참한다
큰 소리로 울지 않고
몸부림으로 뒹굴지 않는
날 것들의 이별은
그저 처연한 아름다움이다
우리는 영리하여
외로운 자신을 죽이기도 하고
타인을 위로하며 슬피 울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위해
땀 흘리는 목숨일 뿐
이웃의 죽음에 그저 담담한데
죽어가는 길동무와
눈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야생의 소들보다
우리는 얼마나 더 우월한지
나는 궁금하다
출판사 서평
시집의 표제(表題)가 된 시 〈우리는 소보다 나을까〉에서 보듯, 데칸고원 작은 공터에서 마지막 숨을 고르는 흰 소 한 마리와 그 주변에 다른 소들이 모여들어 눈물을 흘리는 광경에서, 큰 소리도 내지 않고 몸부림치며 뒹굴지도 않는 날것들의 처연한 이별을 목도한 그는 “우리는 소보다 얼마나 더 우월한 걸까?” 하고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시집에 담긴 시인의 사유의 세계와 단단한 시어들은 늘 고전(古典)을 가까이 두고 읽는 내공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읽는 동안 지적 향기와 인문학적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10권의 시집을 묶어 낼 수 있는 시를 써놓았다니 김경조 시인의 다음 시집이 벌써 기다려진다.
기본정보
ISBN | 9791155551349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5월 15일 |
쪽수 | 136쪽 |
크기 |
126 * 196
* 15
mm
/ 246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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