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과 ‘암’ 서로 다른, 그러나 같은.

세상의 모든 것에는 이면이 존재한다. 같은 것을 놓고 논하더라도 바라보는 자의 시각, 혹은 때와 곳에 따라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부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빛이 있으니 그림자가 있듯, 빛과 그림자를 두고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없듯, 각자의 위치만이 반드시 바른 것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세상을 ‘흑과 백’으로만 나누어 시시비비를 가리기 바쁜 이분법적 사고에 쉽게 사로잡힌다. 사실은 그들 모두를 통틀어 ‘하나’일지도 모르는 것을 간과한 채 말이다.

이 책의 머리글에서 저자는 많은 영역들이 “걸핏하면 나만 옳고 너는 그르다는 고질적인 악순환 속에서 아우성이다”라며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 개혁을 저지시키기 위한 역주행, 새 바람을 차단하기 위한 구태의 범람” 등을 언급하며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서로를 손가락질하며 비난하기 바쁜 세상을 꼬집고 있다. 그 영역은 매우 방대하여 시인 자신이 속하지 않은 곳이나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입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태도를 이야기한다.

세상은 멈춰 있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쁘게 흐르고 있으며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나아가는 세상을 붙잡고 늘어지기보다 그 속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변화를 수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