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세계 신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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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신화 속 도구와 건축물 그리고 창조적 발상들
작가정보
지식융합연구소 소장. ESG청색기술포럼 대표이며, 문화창조아카데미 총감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KAIST 겸직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과학 칼럼니스트 1호로서 《조선일보》《중앙선데이》《동아일보》《매일경제》《한겨레》《부산일보》 등 신문에 560편 이상의 고정 칼럼을, 《월간조선》《과학동아》《주간동아》《한겨례21》《나라경제》 등 잡지에 170편 이상의 기명칼럼을 연재하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융합한 지식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였으며 2008년에는 『지식의 대융합』을 출간하여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 전방위적 저술가의 원형이 되었다.
과학 칼럼니스트로 30년 가까이 집필 활동을 하면서 변화하는 세상의 새 소식들을 가장 빠르고, 쉽고, 재미있게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쓰는 일에 큰 기쁨을 느낀다. 특히 미래기술, 인공지능, 청색기술, 지식융합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1992년 국내 최초의 인지과학 개론서 『사람과 컴퓨터』를 출간한 이후 2019년 『마음의 지도』까지 51권의 저서(기획공저 포함)를 펴냈다. 2011년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월간지 《PEN》에 나노기술 칼럼을 연재하여 국제적인 과학 칼럼니스트로 인정받기도 했다. 청소년을 위한 교양과학기술도서를 여러 권 집필했으며 중고등 교과서와 지도서에 160여 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 제47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고, 2006년 《과학동아》 창간 20주년 최다기고자 감사패, 2008년 서울대 자랑스런 전자동문상을 받았다. 또한 『지식의 대융합』 출간 이후 지금까지 300회 이상 융합 대중강연을 하여 ‘융합 전도사’라 불린다. 현재는 2012년 출간된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에서 그가 세계 최초로 제안한 용어인 ‘청색기술blue technology’의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목차
- 책을 내면서
PART 1 세상의 시작
1 카오스에서 우주의 질서가 나오다
빅뱅, 빅크런치 그리고 빅뱅 | 그리스 창세신화의 골육상쟁 | 티아마트와 마르두크의 한판 승부 |
반고가 죽어 천지를 개벽하다 | 카오스의 발견 | 복잡성 과학
2 델포이 신탁의 수수께끼
신화에는 뱀이 많이 나온다 |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 퓌티아가 무아경에 빠진 까닭은
3 인간은 어떻게 창조되었는가
여신 여와의 인간 사랑 | 인간은 신의 로봇이었다 | 그리스 신화의 로봇
PART 2 같은 세계, 다른 존재
4 거인족이 세상을 누비다
게르만 신화의 서리 거인 | 그리스와 중국에 거인족이 살았다 |
현생 인류의 키가 줄어든 까닭 | 21세기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5 인어는 살아 있다
중국의 인어 | 그리스의 세이렌 | 인어를 본 사람들이 많다 | 매너티와 듀공
6 아마존의 여전사들
히폴리테 여왕의 허리띠 | 파이드라의 빗나간 사랑 | 유방이 많이 달린 여자들
PART 3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
7 천둥과 번개를 다스리는 신
자연을 지배하는 뇌신 | 선더버드는 살아 있는가 | 신비동물을 찾아서
8 인간을 위해 불을 훔치다
폴리네시아의 영웅 마우이 | 불을 발명한 최초의 중국인 |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사랑했다 | 인류 문명의 불꽃
9 홍수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메소포타미아의 홍수신화 | 노아의 홍수 | 중국의 치수 영웅들 | 인류 최초의 문명이 꽃피다
10 신이 인류에게 농업을 선물하다
신농과 후직 |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 농업혁명이 일어나다
11 의술의 신이 로마를 구하다
질병을 고쳐주는 새 | 로마에 나타난 아스클레피오스 | 히포크라테스 선서
PART 4 신이 인간에게 준 또 다른 선물
12 신들의 무기를 만든 대장장이
비운의 영웅, 치우 | 헤파이스토스는 위대하다 | 큐피드의 화살 | 활의 역사 | 그리스의 방패
13 황금 양털이 영웅들을 부르다
아르고 호 원정대의 모험 | 황금 양털의 정체
14 거미와 누에로 변신한 사람들
아테나와 아라크네의 승부 | 거미로 바뀐 아난시 | 누에가 된 소녀 |
방적과 직조 | 거미줄로 낙하산을 만든다
15 신화 속 궁전이 현실로 나타나다
미궁의 괴물 미노타우로스 | 크노소스 궁전의 흔적을 찾아서 | 미궁의 수수께끼
PART 5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다
16 누가 바벨탑을 쌓았는가
거인족 네피림 | 언어가 흩어지다 | 마천루 건설 경쟁 | 언어가 사라진다
17 인간이 하늘을 날다
노반의 나무새 | 이카로스의 날개 | 비행기를 만든 사람들 |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18 달나라로 도망간 여자
항아분월의 전설 | 21세기 우주 정복 계획 | 우주인은 누구인가 |
우리 말고는 없는가 | 우주를 왕복하는 엘리베이터 | 21세기 축지법, 원격이동
19 황금 마차를 몰고 하늘을 날다
파에톤의 모험 | 호박 속의 옛 유전자 |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20 우주의 모든 것을 본다
헤임달과 호루스 | 판옵티콘과 빅브라더 | 사회물리학과 빅데이터
PART 6 신도 인간처럼 사랑한다
21 독약으로 사랑을 복수하다
독약의 여신 키르케 | 복수의 비극 | 마술의 약초 | 해독제와 오리
22 케찰코아틀과 초콜릿
문화영웅 케찰코아틀 | 초콜릿은 최음제일까 |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23 신들도 동성을 사랑한다
아폴론의 동성애 | 성경 속의 동성애 | 동성애의 역사 | 운명인가, 선택인가
PART 7 필멸자 인간, 영원을 욕망하다
24 저승에 다녀온 사람들
타나토노트 | 임사 체험
25 불로장생을 꿈꾸는 사람들
길가메시의 저승 여행 | 신들의 음식 | 중국의 연금술 | 서양의 연금술
26 신들의 현란한 변신 솜씨
비슈누의 열 가지 아바타라 | 제우스가 변신을 자주 한 까닭은 |
기게스의 황금 반지 | 머리를 이식한다
27 별난 짝짓기와 생식 전략
아프로디테의 불륜 행각 | 간통에서 비롯된 트로이 전쟁 |
다윗이 부하의 아내를 빼앗다 | 혼외정사는 제2의 생식 전략 | 인간 복제
28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오누이의 사랑 |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 아버지를 사랑한 여인 |
성경 속의 금지된 사랑 | 금지된 것인가, 회피된 것인가
29 미라에 새긴 부활의 꿈
오시리스 신화 | 고대 이집트의 미라 처리 기술 | 인체 냉동 보존술은 성공할까
PART 8 새로운 신화의 탄생
30 황금 가지는 겨우살이인가
발데르의 죽음 | 아이네이아스의 황금 가지 | 겨우살이 숭배 | 키스의 역사
31 성경과 과학이 만나다
종교와 과학의 갈등 | 고고학이 성경 기록을 뒷받침하다 |
베들레헴의 별을 찾아서 | 노아의 방주는 거기에 있는가
32 사피엔스가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닌 세상
전설 속의 인조인간 | 지구의 새로운 주인 | 누구나 사이보그가 될 수 있다 |
특이점이 온다 | 디지털 복제 인간 | 디지털 영생을 꿈꾼다 | 21세기 후반 트랜스휴먼 사회
33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다
신들에게 종말이 찾아오다 | 천년왕국 | 지구의 종말 | 인류세의 재앙 |
인류가 사라진 지구 |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탄소중립
34 옛날에 유토피아가 있었다
태고의 황금시대 | 고대 중국의 이상 국가 | 무릉도원 |
프레스터 존의 왕국 | 이상 사회를 꿈꾸다
참고문헌 | 도판 목록 및 출처
찾아보기 - 신화 용어 | 일반 용어 | 인명
저자의 주요 저술활동
책 속으로
게르만 신화는 독일, 네덜란드, 영국, 스칸디나비아 반도 등 유럽 사람들의 조상에 의해 전승되었다. 게르만 신화는 그 대부분이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람들에게 가장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왔기 때문에 북유럽 신화라고도 한다.
북유럽 신화는 에다(Edda)를 통해 전해졌다. 에다는 시나 운문을 의미했던 고대 노르웨이어에서 유래된 용어로 여겨진다. 에다에는 『고 에다(Elder Edda)』와 『신 에다(Younger Edda)』가 있다. 『고 에다』는 10세기경에 아이슬란드어로 쓰인 시들의 선집이므로 ‘운문 에다(Poetic Edda)’라 불린다. 1220년 아이슬란드의 스노리 스투를루손(Snorri Sturluson, 1179~1241)이 산문체로 쓴 『신 에다』는 ‘산문 에다(Prose Edda)’라고 한다.
〈4. 거인족이 세상을 누비다〉, pp. 065-066
헤라클레스는 배가 닻을 내리자 먼저 해변에 내렸다. 그는 여자들 속에 있는 히폴리테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히폴리테는 헤라클레스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주기 위해 말에서 내려 그를 맞았다. 헤라클레스는 여왕을 가까이에서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의 온몸이 갈색으로 그을려 있었고 근육으로 울퉁불퉁했기 때문이다. 다른 아마존 여인들도 마찬가지로 남자처럼 보였다.
헤라클레스는 히폴리테 여왕에게 아홉 번째 과업을 설명해주었다. 히폴리테는 자신의 허리띠를 가지러 왔다는 말에 처음에는 경악했으나, 놀랍게도 허리띠를 풀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6. 아마존의 여전사들〉, pp. 097-099
기원전 3000년 메소포타미아에서는 부드러운 금속인 구리를 주석과 함께 녹여서 단단한 청동을 만들었다. 청동은 인류 최초의 합금이다. 중동 지역에서 비롯된 청동 제조 기술은 중국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측된다. 기원전 2000년대 중반에 중국인들은 청동 주조의 귀재가 되었다. 중국인들은 이러한 합금 제조 기술로 청동기 문명을 꽃피웠다. 2,000년 동안 청동은 무기, 선박, 공예품, 도구 등을 만드는 데 필수 재료로 사용되어 인류 문명의 초석이 되었다.
〈8. 인간을 위해 불을 훔치다〉 p. 140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집수 시설로 추정되는 댐은 기원전 34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 지어진 자와(Jawa) 댐이다. 현대의 요르단 지역에 위치한 댐으로, 수압으로 벽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상류 쪽에 석벽을 세우고 그 뒤로 암석을 쌓아올려 이중으로 보강하는 놀라운 방식으로 지어졌다. 몇 년 전 외부 충격으로 일부가 파괴되기 전까지 고대의 원형이 유지되었을 정도로 견고하게 건설된 이 댐은 겨울철에 발생하는 홍수로부터 1,500년 동안 도시를 지켜주었고,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살릴 농작물에 관개할 수 있는 안정적인 물 공급원이 되어주었다.
〈9. 홍수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pp. 154-155
중국의 신화를 모아놓은 『산해경』을 보면 기굉국(奇肱國) 사람들이 갖가지 신기한 기계를 만들었다고 한다. ‘기굉’은 손이 하나만 있다는 뜻이다. 여러 가지 기계를 만든 것으로 보아 손이 아니라 다리가 하나였던 것 같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손이 하나뿐이었으면 하나의 손으로 신기한 기계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며, 다리가 하나뿐이었기 때문에 불편을 해소하려고 여러 가지 기계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논리가 그럴 법하다.
〈17. 인간이 하늘을 날다〉, p. 266
신화 속의 크레타 섬에 미노스 왕의 궁전이 실재했던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미노타우로스가 갇혀 있던 라비린토스의 존재 여부가 세인의 관심사가 되었다.
크레타 섬 사람들은 라비린토스 안에 있는 문 위에 새겨진 비문을 해독하면 문이 저절로 열려 수많은 보물도 찾을 수 있다고 믿었다.
고고학자들은 신화 속 크레타 미궁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애당초 미궁 건조물 따위가 없었거나, 아니면 미궁이 흔적도 없이 파괴되고 말았는지 모른다. 단지 미궁의 도형만을 볼 수 있을 따름이다.
〈15. 신화 속 궁전이 현실로 나타나다〉, p. 243
네소스는 켄타우로스였으므로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말인 반인반마의 괴물이었다. 여느 켄타우로스처럼 네소스 역시 여자를 좋아하는 특성을 지녔다. 네소스는 강에서 돈을 받고 나그네를 건네주는 일을 했다.
어느 날 그리스의 영웅인 헤라클레스가 그의 아내인 데이아네이라와 함께 강을 건너려 했다. 네소스는 데이아네이라를 등에 업고 강을 건너고, 헤라클레스는 헤엄을 쳐서 따라오기로 했다. 그러나 네소스는 강 건너편에 닿자마자 데이아네이라를 겁탈하려고 등에서 내려놓지 않은 채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헤라클레스가 히드라의 독에 적신 화살을 쏘았다. 히드라는 머리가 여러 개 달린 물뱀이다. 히드라의 입김은 물을 독으로 오염시킨다.
〈21. 독약으로 사랑을 복수하다〉, p. 333
암리타는 인도의 감로(甘露)이다. 감로는 ‘하늘에서 내린 달콤한 이슬’을 뜻하며, 중국인들은 감로를 불로장생하는 신선의 음료라고 생각했다. 암리타의 뜻은 ‘죽지 않는 것’이며 암브로시아와 어원이 같다. 암리타는 힌두 신화에서 생명의 물이다.
소마는 넥타르와 같이 신주(神酒)라고 번역되지만, 양조 과정을 거치는 술이 아니라 즉석에서 복용할 수 있는 환각 물질로 여겨진다. 『리그베다』에는 “우리는 소마를 마셨다. 우리는 불사신이 되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25. 불로장생을 꿈꾸는 사람들〉, p. 388
우리 자신을 꼭 닮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메타버스에서 우리 대신 활동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로 우리 자신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똑같이 만든 이 소프트웨어는 디지털 복제 인간(digital double)이라고 불린다.
디지털 복제 인간은 기능적으로 아바타와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적지 않다. 아바타는 힌두교에서 유래한 말이다. 힌두교 신화에는 수많은 신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창조, 유지, 파괴라는 영겁의 순환이 나타나는 양상에 불과하다고 여겨진다. 이 중에서 유지의 신인 비슈누는 그의 힘을 아바타라, 곧 ‘하강’으로 불리는 온갖 형태로 현현했다. 아바타라는 산스크리트어로 ‘내려오다(ava)’와 ‘땅(terr)’을 합성한 단어로서 ‘지상에 강림한 신의 화신’을 의미한다.
〈32. 사피엔스가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닌 세상〉, pp. 528-529
와이즈먼 교수는 인류가 사라진 지구 생태계의 모습을 설명하기 위해 홍적세 말기에 발생한 대형 포유류의 절멸을 언급했다. ……
이들의 절멸 속도는 아프리카에서는 완만했으나 북아메리카에서는 급박했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1만 3,000년 전 아시아에서 이주해 온 인디언들이 북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내디딘 직후 매머드가 대부분 사라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매머드 멸종을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주장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이 매머드를 살육하여 씨를 말렸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와이즈먼은 지구에서 인류가 사라지면 북아메리카 대륙이 나무늘보 등 거대한 초식동물의 낙원으로 복원될 것이라고 상상했다.
〈33.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다〉, pp. 555-556
출판사 서평
“세계 신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류의 조상들이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예견한 과학기술이 어김없이 구체화되는 과정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의무감을 갖게 되었는데, 이제 그 숙제를
마치게 된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_〈책을 내면서〉 中
신화는 과학이 되고, 과학이 또 다른 신화가 되는 시대
신화의 시간은 시작과 끝이 없다
신화는 처음 생겨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두루 읽히고 늘 새롭게 해석되는, 인류에게는 영혼의 지문 같은 존재이다. 인간을 사랑하고 또 미워하는 신들과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괴물들, 고난을 이겨내고 과업을 완수한 영웅들이 펼치는 이야기, 그리고 함께 등장하는 신기들은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인류에게 영감의 보고로 존재하였다.
주관적인 환상이라 할 수 있는 신화와 객관적인 과학 지식은 서로 상반될 수밖에 없는 관계이지만, 저자인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은 일찌감치 지식이 꽃피었던 문명의 발상지일수록 풍부한 고대 신화가 존재하였음에 주목하고 신화가 과학기술 지식 전달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모든 문명권에 두루 퍼져 있는 신화들을 모아 독자들에게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이를 통해 신화 속 꿈같은 이야기가 마침내 실현되는 위대한 순간을 독자들이 생생하게 마주함으로써, 독자들이 과학기술에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이 책은 지난 2002년 『신화상상동물 백과사전』을 펴낸 것을 시작으로 저자가 마음속에 품어 온 계획을 공들여 실천에 옮긴 결과물이다. 2008년 2권으로 나뉘어 출간된 『이인식의 세계 신화 여행』을 바탕으로 전면 재구성하였다.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한 과학기술에 대한 내용을 강화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것이 밝혀지거나 해석 관점이 바뀐 이론들은 내용을 새로 고쳐 썼다. 신화 속 장면을 묘사한 예술작품, 유적지와 유물 사진, 상상도를 비롯한 자료 이미지를 풍성하게 포함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다채로운 읽기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델포이 신탁의 주인공에서 메타버스의 아바타까지,
현대문명 속 창조적 상상력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여정
이 책은 크게 8부로 나뉘어, 총 3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세상의 시작〉에서는 세계 전역에 퍼져 있는 창세신화를 통해 세상의 근원을 궁금해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우주론, 그리고 복잡계 과학을 살핀다. 2부 〈같은 세계, 다른 존재〉에서는 우리와 같은 세계에 사는 이질적인 존재들을 어떻게 대해왔는지 사회 인식의 흐름과 함께 보여준다. 3부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는 신화시대부터 언급된 문명의 기반을, 4부 〈신이 인간에게 준 또 다른 선물〉에서는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온갖 발명들과 기술을 선보인다. 5부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다〉는 중력을 뛰어넘고 하늘에 닿고자 했던 인류의 오래된 열망을, 6부 〈신도 인간처럼 사랑한다〉는 인간의 감정과 욕망, 육체와 성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7부 〈필멸자 인간, 영원을 욕망하다〉와 8부 〈새로운 신화의 탄생〉에서는 영원한 삶을 추구하지만 동시에 종말에 대해 생각해온 우리의 오래된 질문이 들어있다.
시대별, 대륙별로 발견된 유물 사진과 연구 결과들을 읽노라면 문명의 발전사가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고대 그리스에서 발달한 과학지식이 어떻게 후대까지 명맥이 끊기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는지 읽다 보면 거기에 이슬람 문명권과 르네상스가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는 기쁨이 있다. 성경 속 노아의 방주가 걸렸다는 아라랏 산부터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관개시설인 자와 댐까지, 신화 속 유적지에 남겨진 흔적을 찾아 떠나는 즐거움은 독자들에게 특별한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신화의 시대와 21세기를 잇는
과학 칼럼니스트 이인식의 세계 문명 탐험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은 대중들을 위한 과학 교양서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절부터 30년 가까이를 어렵고 낯선 과학기술을 독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글을 써온 이력으로 인해 ‘과학 칼럼니스트 1호’로 불리지만, 저자가 지닌 또 다른 별명은 ‘융합전도사’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도 문·이과를 초월한 융합적 글쓰기를 어김없이 선보인다. ‘달나라로 도망간 여자’ 항아의 전설을 설명하면서 중국 정부의 우주산업 개발 열망을 언급하고, 오늘날 ‘테세우스의 배’ 역설로 상징되는 복제 윤리 논쟁을 해석할 때도 오늘날 인간이 만들어낸 발명품들과 놀라운 과학적 발견들을 연결시켜 생생하게 살려내는 방식을 취하는 식이다.
저자 특유의 간결한 문체는 명쾌한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바람기 다분한 신들이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들이 불러온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사건 묘사, 두려움이나 질투 같은 원초적인 감정까지 다루면서도 그 서술이 일관되게 담백하여 여러 분야의 지식과 이야기가 혼재된 책임에도 몰입하여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처음 읽는 세계 신화 여행』 은 인류사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 속으로의 여정을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을 위한 첫 번째 책으로, 신화의 세계지도가 되어 초심자들에게 성실한 길잡이가 되어주기에 충분하다. 북유럽 신화보다는 마블 코믹스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채워지는 문명사와 과학 지식의 뼈대가 되어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30678061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1월 23일 |
쪽수 | 612쪽 |
크기 |
156 * 223
* 39
mm
/ 101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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