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설헌
도서+교보Only(교보배송)을 함께 15,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20,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Box 기준 : 도서 10권
해외주문/바로드림/제휴사주문/업체배송건의 경우 1+1 증정상품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패키지
북카드
키워드 Pick
키워드 Pick 안내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다른 연관 도서를 다양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클릭 시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키워드는 최근 많이 찾는 순으로 정렬됩니다.
작가정보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를 졸업했다. 1988년 「돌무지」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1995년 『율리시즈의 초상』으로 제4회 작가세계문학상, 『서로가 침묵할 때』로 제2회 국민일보문학상에 연이어 당선되었다.
소설집 『크리스털 속의 도요새』(1995), 『백년보다 긴 하루』(2000), 『나비눈물』(2008), 『이중섭(게와 아이들과 황소)』(2013), 『정약용의 여인들』(2017)을 펴냈고, 에세이집으로 『내 인생에 미안하지 않도록』(2020)이 있다.
목차
- 녹의홍상
가슴에 깃든 솟대
마지막인 것을
가을의 비늘
슬픈 고리
처음이기에
옥인동, 그 얕은 숨소리
그을린 가슴
애처로움
태워도, 태워도
삐걱대는 밤
소헌 아가
금실이
붉은 빗방울
어긋난 것들
하지(夏至)의 너울
닫힌 문
치미는 오열
몽환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혼불문학상 심사평
작가의 말
허난설헌 가계도
추천사
책 속으로
차양 끝에 매달린 풍경소리가 오늘따라 무겁다. 두 손을 깍지 낀 초희가 어긋나서 맞물린 열 손가락을 새삼 들여다본다. 열 손가락의 맞물림 같은 것이 결혼인가, 너무 조여잡은 손가락들이 어느새 저려든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반드시 행복한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서로의 체온을 묻히고, 서로의 지문을 가슴에 감으면서 서로의 숨결 소리를 듣는 것, 그것이 결혼이라는 만남일까. 초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시댁 사람들과 어우러져 잘 해낼지, 그것에 대한 불안도 가슴 밑바닥에 안개처럼 고여온다. 바람이 일어 처마끝에 달린 붕어가 몸부림친다. 구름 저편에 산이, 산 너머 저편에 마을이, 그 마을을 지나 강이나 들…… 바람이 처마끝 풍경을 때리고 지나간다.
_ 마지막인 것을 (52쪽)
머물지 않고 흐르는 모든 것들은 아름다웠다. 고여 있지 않아 늘 새롭고 싱싱하다. 그미도 때때로 흐르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을 느꼈다. 청정한 상태로 머물다가 언젠가는 그 존재 자체가 사라진다는 것, 공기 중에 떠도는 한 톨의 먼지가 되어 하늘로 스며든다는 것은 얼마나 신비하고 아름다운 현상인가.
_ 옥인동, 그 얕은 숨소리 (97~98쪽)
갑자기 낮은 돌담으로 둘러쳐진 두 칸짜리 이 별당이 감옥처럼 느껴진다. 앞뒤가 막막하다. 절벽이다. 시집온 지 네 해가 기울고 있는데도 신행 첫날에 느꼈던 그 밑도 끝도 없는 막막함은 때 없이 밀려온다. 그미는 좌불안석이다. 고운 정보다는 미운 정에 길들여지는 것이 시집살이의 지혜라 했던 배다른 언니의 말이 그미의 정강이를 일으켜 세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미가 나대는 건 시어머니의 심기를 더 거스를지도 모른다. 빗살무늬 구름이 바람살에 쓸려간다.
_ 태워도, 태워도 (166쪽)
그미는 꽁꽁 묶였던 오랏줄에서 풀려난 듯 큰 숨을 쉬었다. 생각은 늘 오랏줄이 되어 그미를 결박한다. 옥인동 시댁에서의 삶이 그러했다. 아무것도 바랄 것 없는 나날들이었다. 세상에 두려운 것, 가지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소망하는 것, 어느 한 가지도 그미의 마음을 정착시키지 못했다. 무채색의 세상은 덧없고 아프기만 했다. 예쁜 비단옷이나 보석도 그미의 마음을 채워주지 못했다.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 어찌 광에 가득한 나락이며 괴 가득 담겨져 있는 은전이며 보옥이랴. 덧없고 부질없는 허욕은 그나마 죽으면 그만 아닌가. 어린 시절부터 그미에게 귀중하고 아까운 것은 사람의 곱고 따스한 마음이었다. 정성, 그 마음이 인정받지 못하고 상처받으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_ 어긋난 것들 (243쪽)
순간 그미도 떠나고 싶다는 간절함이 목젖까지 차오른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다는 간절한 갈망이 어찌 남정네들에게만 있는 특별한 감정이든가. 이 울울한 담 안에 갇혀 살아온 세월의 이끼가 온몸에 슬었다.
_ 몽환 (334쪽)
푸른 바닷물이 구슬 바다에 스며들고 (碧海浸瑤海)/ 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에게 기대었구나 (靑彎倚彩彎)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지니 (芙蓉三九楹)/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紅隋月霜寒)
최순치는 소스라쳐 몸을 일으킨다. 생시 같은 꿈이다. 연못 위에 나붓이 앉아 있는 난설헌 아씨를 보았다. 부용꽃 한아름을 가슴에 안은 채 누군가에게 한 송이 한 송이 가려내어 던지고 있었다. 가지 잘린 꽃망울들이 수록색 연못을 가득 덮었고, 손에 든 연꽃 잎새를 따내고 있는 섬섬옥수. 한 송이 두 송이, 어느새 스물일곱 송이…… 눈으로 그것들을 헤아리다가 벌떡 몸을 솟구쳤다.
_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350쪽)
출판사 서평
15만 부 돌파 기념 리커버 에디션
“나에게는 세 가지 한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작가 최명희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15만 부 판매 기념 리커버 에디션
스물일곱, 짧고 불행한 삶을 살다간 여인. 고통과 슬픔을 시로 달래며 섬세한 필치로 삶을 노래한 시인. 호는 난설헌蘭雪軒. 자는 경번景樊. 이름은 초희楚姬. 여성이 존중받지 못한 시대, 창작의 힘으로 스스로를 일으키고 고통을 인내했던 여인의 삶은, 작가 최문희의 혼신과 신념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사물과 사람을 난설헌의 마음으로 되새기며 꼼꼼하게 마름질하고, 이야기의 육체를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꿰매 완성한 이 소설은 “최명희의 작가정신을 오롯이 담아낸 소설”로 평가받으며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후 10년간 15만 부가 팔리며 소설이 가진 힘을 증명한 『난설헌』이 새 옷을 입고 독자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작가가 꼼꼼하게 매만진 어린 초희의 총명함과, 한 사내를 향한 여인의 숨죽인 마음, 현실과 불화하며 시대의 그늘 아래로 침잠하고야 마는 난설헌의 눈물을 다시 한번 만날 시간이다.
16세기 천재 시인의 삶을 따라가는 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소설 전반에 수 놓이듯 묘사된 조선의 풍속사다. 혼수 함이 들어오는 풍경, 양가 대소가(大小家) 사람들이 모두 모인 데서 치러지는 혼례식 장면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듯 선명하게 그려진다. 난설헌의 삶을 둘러싼 이들에 대한 묘사도 소홀함 없이 촘촘하게 엮어냈다. 어느 하나 구겨진 곳 없도록 정갈하게 다림질한 작가의 손길이 작품 곳곳에 배어 있다.
시대를 넘어서는 재능이 삶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비극적 운명
독자들의 마음을 저릿하게 만드는 위대한 수작
소설 속의 난설헌은 단지 빼어난 재능을 가진 시인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뛰어난 시편 뒤로 드리워진 삶의 질곡이 이 작품 안에 오롯이 박혀 있다. 빛나는 시어들이 고단한 삶의 고통을 디뎌가는 과정에서 멍울져 나온 것임을 이 소설은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
결혼 이전의 초희와 결혼 이후의 난설헌의 삶, 이 극명한 대비는 이 작품에서 단연 이채로운 부분이다. 딸도 귀한 존재로 존중해주었던 집안에서 자라나 자신의 천재성을 마음껏 발휘하던 초희의 삶은 결혼이라는 제도로 들어선 순간 곤두박질친다. 시대를 넘어서는 재능이 삶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덫이 되고야 만 것이다. 얄궂게도, 난설헌을 짓누르는 현실이 무게를 더해갈수록 그미의 시는 더욱 깊어지고 처연해진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저릿하게 만드는 위대한 작품이 자신을 불사르는 고통 속에서 나왔다는 것을 작가는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이 소설이 그저 역사적 인물의 삶을 복원한 데서 머물지 않음을 입증해 보인다.
스물일곱에 져버린 짧은 생,
21세기에 다시 피어난 난설헌의 시어들
당대의 시인으로 손꼽힌 손곡 이달에게 시를 배운 어린 초희는 여덟 살에 「백옥루 상량문」을 지으며 놀라운 재능을 세상에 알린다. 여자에게는 글을 가르치지 않은 시대였지만, 아버지 초당 허엽과 오빠 하곡 허봉은 초희의 재능을 아끼고 존중해주었다. 그러나 열다섯에 안동 김씨 가문의 김성립과 혼인하며 그미의 삶은 삐걱대기 시작한다. 시와 마음을 나누었지만 신분 차이라는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애틋한 마음을 거두어야 했던 사내 최순치, 며느리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시어머니와의 갈등, 아내에 대한 열등감으로 마음을 닫은 남편과의 불화, 마음을 다해 지지해준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잇따른 객사, 어린 딸과 아들마저 먼저 떠나보내는 헤아릴 수 없는 상실감까지. 삶이 주는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오로지 시를 쓰는 일, 그뿐이었다. 생을 옭아매는 규범의 족쇄와 규방 속 고통을 모두 끌어안았음에도, 난설헌의 영혼은 시 안에서 자유로웠다.
푸른 바닷물이 구슬 바다에 스며들고 (碧海浸瑤海)
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에게 기대었구나 (靑彎倚彩彎)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지니 (芙蓉三九楹)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紅隋月霜寒)
시대의 굴곡을 온몸으로 감내하며 찬란한 시어로 스스로를 일으킨 여인. 난설헌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듯, 이 아름다운 시를 마지막으로 남기고 스물일곱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허난설헌은 죽었으되, 죽지 않았다. 작가 최문희가 탄탄하게 직조한 이야기를 입고 되살아난 난설헌은 가슴시린 여인의 삶의 궤적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그 슬픔의 유전자가 우리 안에 흐르고 있음을, 읽는 이의 마음에 찬찬히 아로새긴다.
허난설헌 許蘭雪軒, 1563~1589
명종 18년(1563년) 강릉에서 태어나 자유로운 가풍 속에서 당대의 시인으로 손꼽힌 손곡 이달에게 시를 배웠고, 여덟 살 때 지은 「백옥루 상량문」으로 천재적인 시재詩才를 발휘했다. 그러나 열다섯에 안동 김씨가문의 김성립과 혼인하면서 삶이 삐걱대기 시작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 남편과의 불화, 어린 딸과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고통까지, 그 모든 불행을 가슴속에 끌어안다가 짧은 생을 마감하고야 만다. 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 동생 허균이 펴낸 『난설헌집』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시에 매료된 명나라 시인 주지번朱之蕃이 『허난설헌집』을 펴내며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18세기에는 일본에까지 그녀의 시가 전해져 널리 애송되었다.
기본정보
ISBN | 9791130635811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3월 15일 | ||
쪽수 | 380쪽 | ||
크기 |
133 * 195
* 31
mm
/ 462 g
|
||
총권수 | 1권 | ||
이 책의 개정정보 |
가장 최근에 출시된 개정판입니다.
구판보기
|
Klover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리뷰 종류별로 구매한 아이디당 한 상품에 최초 1회 작성 건들에 대해서만 제공됩니다.
판매가 1,000원 미만 도서의 경우 리워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리뷰는 1인이 중복으로 작성하실 수는 있지만, 평점계산은 가장 최근에 남긴 1건의 리뷰만 반영됩니다.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200원 적립
문장수집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주문취소/반품/절판/품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