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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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김하인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대학교 3학년 때 《조선일보》, 《경향신문》,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다. 『아침인사』『소녀처럼』『목련꽃 그늘』『연어』『나는 못생겼다』등 다수의 장편 소설을 발표했으며, 『왕목』으로 제5회 추리문학 마니아상을 받았다. 시집으로는 『박하사탕, 그 눈부신』과 『눈꽃편지』등이 있으며, 산문집 『우츄프라카치아』와 『사랑한다면 우리도 이들처럼』 등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하인의 소설은 『국화꽃 향기』를 비롯해 모두 열 네 권이 중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국내작가로는 처음으로 중국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으며, 중국 8대 성을 돌며 작가사인회를 갖기도 했다.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외국작가’로 선정되었고 북경국제도서전에 유일하게 외국작가로 초청된 바 있다. 현재 전업 작가로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아름다운 문암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고성에서 ‘김하인 아트홀’을 운영하고 있다.
목차
- 꽃잎 아기를 기다리며
국화꽃 향기
벼랑
바다
첫 키스
결빙의 시간들
은빛 겨울 속의 한여름
은사시나무, 사랑, 가을
프러포즈
바다가 들어오는 방
세월
느닷없이 들이닥치는 것들
선택
폐교
태아
흐르는 강물
절망이 슬픔에 닿기까지
주문
그들만의 가을
주단 인형
은행나무 아래에서의 댄싱
전투
오리온자리
여심
겨울이 낳은 봄
미소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승우는 그녀의 머릿결 가까이에 코를 대고 숨을 가볍게 들이켰다. 틀림없는 국화 내음이었다. 야생의 싱그러움과 햇빛 분말이 노랗게 날아다니는 듯, 은은하면서도 담백한. (…중략…) 머릿결에서 국화꽃 향이 나는 여자……. 멀대 같이 큰 키에 부지깽이같이 기다란 다리를 가진 그는 껑충거리는 걸음으로 그녀를 이내 따라잡았다.
_pp18~19(‘국화꽃 향기’ 중에서)
나는 당신을 은혜하고 고와하며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쉼 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국화꽃 향기가 나는 사람이여, 내 마음을 받아주십시오. 나와 결혼해주십시오. 나는 당신의 향기로 이미 눈멀고 귀먹어버렸습니다. 당신이 내게 지상에 살아 있는 유일한 한 사람의 여자가 된 지 이미 8년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주는 무심함이 내게는 참기 힘든 가혹함이었지만 난 얼마든지 견딜 수 있습니다. 10년을 채우고 20년도 채울 수 있습니다.
_pp116( ‘프러포즈’ 중에서)
승우는 폭포처럼 울부짖고 싶었다. 폭풍의 언덕에 선 삼나무처럼 울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망연자실 흔들거리며 가물거리는 눈빛으로 흐르는 밤 강물을 언제까지나 굽어보고 서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기실 그는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그가 보는 것은 참담한 절망뿐이었다.
소리 없는 눈물이 흘렀다. 지금껏 감춰온 미주에 대한 원망과 야속함, 이 지경이 되도록 눈치를 채지 못한 자신의 무신경함에 승우는 미친 듯이 비명을 질러대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나 큰 슬픔이 그의 몸을 박제로 만들어버린 듯했다. 그의 에너지 전부는 삽시간에 모두 강탈당하고 도망간 상태였다. 입술도 더 이상 달싹일 수 없이 탈진된 것 같았다.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몸속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승우는 강변에 누군가 박아놓은 입상처럼 서 있다가 무릎을 꿇으며 무너져 내렸다.
_pp240(‘흐르는 강물’ 중에서)
그가 가여웠다. 죽는 건 두렵지 않았지만 그를 세상에 남겨야 한다는, 한 남자로 놓아두어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나 미주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미주는 인정했다. 하루하루가 절박했지만, 시간은 너무나 빨리 지나갔다.
_pp337(‘오리온자리’ 중에서)
꺼멓게 타들어 간 미주의 갈라진 입술이 꽃결같이 부드러운 주미의 볼에 닿았다. 미주는 미소를 지었다. 한 줄기 환희의 눈물을 유성처럼 뺨에 그으며 주미의 두 눈에 눈빛을 맞추었다. 그 직전이었을 것이다. 미주는 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보았다. 푸른 하늘에 네 개의 별로 벽을 이루고 세 개의 가족별이 든 오리온자리도. 지구를 혼자 떠나는 우주 미아의 고독한 마음은 아니었다. 주미! 딸을 지상에 남겼으므로 이룰 것은 다 이룬 평화스런 마음이었다.
미주의 눈동자 속에서 파르르 퍼런 불꽃이 다시 한 번 살풋 일더니 완전히 고요한 수면을 이루었다.
모든 게 일시에 하얀색으로 탈색되었다.
_pp369(‘겨울이 낳은 봄’ 중에서)
출판사 서평
[책 소개]
제 목숨을 다해 당신을 사랑합니다
200만 독자를 감동시킨, 한국 문학의 전설
드라마 《가을동화》, 영화《국화꽃향기》 원작!
소설로, 영화로, 드라마로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준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국화꽃 향기』는 영화 [국화꽃 향기]와, 드라마 [가을동화]의 원작 소설로 많은 독자를 감동시킨 순정 멜로 소설이다.
여주인공인 미주의 몸에 암이라는 죽음의 그림자와 아기라는 생명의 씨앗이 공존함으로써, 단순한 사랑이야기에 갇히지 않고, 이들의 로맨스를 인간의 본질적인 영역에 대한 질문으로 끌어올렸다.
잘생긴 얼굴에 헌칠한 몸매를 자랑하는 승우는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다. 하지만 봄꽃이 만개하듯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할 시기에 그의 관심은 온통 한 여자에게 쏠려 있다. 그녀의 이름은 미주. 머리에서 국화꽃 향기를 풍기는 그녀는 승우가 속한 영화 제작 동아리의 선배다. 미주를 향한 승우의 사랑은 지고지순하다. 끊임없이 피하고 도망치는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땅속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결국 미주는 해바라기 같은 승우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야속한 운명은 두 사람의 행복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는다. 어렵게 찾은 사랑의 기쁨을 느낄 여유도 없이 미주는 몸속에 새로운 생명과 죽음을 잉태한다. 삶과 죽음, 사랑과 희생의 갈림길에서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승우는 그 아픔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국화꽃향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다.
[출판사 리뷰]
영혼을 말끔히 씻어주는 순백의 사랑 이야기
“나는 이제서야 삶이 주는 폐허의 무게를 견디고 있습니다.”
‘사랑’. 누군가는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말이다. 아니, 어떤 이는 행복과 슬픔을 동시에 느끼기도 한다. 그만큼 사랑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서로 사랑하는 사람도 각자 느끼는 감정의 질감이 다르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가? 혹시 ‘사랑’이라는 단어를 듣고도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메마른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가벼운 사랑이 유행처럼 번지는 시대다. 좋아하는 감정을 ‘썸’이라 부르며 개그 소재로 삼고, 짧은 만남과 헤어짐을 ‘쿨하다’고 표현한다. 성숙하지 못한 남녀의 섣부른 감정 표현이 순수한 사랑의 의미를 잿빛으로 퇴색시키고 있다. 그러니 사랑이라는 ‘단어’를 들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 밖에. 그만큼 우리는 사랑이 빛을 잃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소설 《국화꽃향기》는 때묻은 마음을 정화시키고, 식어버린 가슴에 불을 지피는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같은 작품이다. 마음이 깨끗한 어린아이는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상처를 주는 일이 없다. 자기 감정을 억지로 꾸미거나 오만하게 구는 법도 없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승우와 미주 역시 마찬가지다. 모질고 가혹한 운명 앞에서도 그들은 오로지 서로를 사랑하고 보듬는 데에만 온 마음을 쏟는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아이처럼 순수한 두 사람의 사랑을 바라보며 영혼이 정화되는 순백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사랑의 기쁨, 그리고 운명의 가혹함
“사람이 가슴을 지니고 사는 것만큼 무섭고 아름다운 일이 또 어디 있을까요.”
사랑에 빠진다는 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두려운 일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지독한 자기 인내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더 큰 사랑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해야 한다. 그래서 사랑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아름답고, 아름답다.
남자 주인공 승우는 한번 뿌리를 내리면 움직일 줄 모르는 나무와 같은 사람이다. 국화꽃 향기를 품은 여자, 미주를 향한 승우의 감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다. 10년 동안 그 자리에서 오직 한 여자만을 바라보며 더욱 단단하게 뿌리를 다진다. 요즘처럼 사랑의 의미가 가벼워진 시대에 도대체 이런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인물이다.
반면에 미주는 튼튼한 날개를 가진 새처럼 자유로운 영혼이다. 꿈을 향해 도전하고 현실과 부딪히는 현실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마음껏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녹초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기가 머물 곳이 튼튼한 나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의 기쁨을 깨달았을 때, 그녀는 자신이 가혹한 운명의 쳇바퀴 속에 갇혀있음을 알게 된다.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명작의 향기
200만 독자를 감동시킨 《국화꽃향기》의 저력
소설 《국화꽃향기》는 누구보다 순수했던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다.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에 쓰인 이 작품은 이미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연극으로 각색되어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중국에 번역되어 한국 소설로는 최초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 소설의 대중적 가치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국화꽃 향기》의 어떤 점이 그토록 독자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걸까? 바로 승우와 미주의 순수한 사랑이 ‘죽음’이라는 인간의 근원적인 한계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시대를 풍미한 영웅이든, 길거리에서 동냥을 하는 거지든 인간의 일생은 ‘죽음’이라는 자연의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사랑’은 다르다. 진정한 사랑은 죽음을 뛰어넘어 다음 세대로 전승된다. 지금 이 순간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바로 그 증거이며, 이것이 미주가 승우와의 사랑을 간직하기 위해 제 목숨을 버리고 새로운 생명을 선택하는 까닭이다.
좋은 문학 작품은 시대와 국경의 벽을 뛰어넘어 오랫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된다. 《국화꽃향기》 역시 앞으로 오랫동안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본정보
ISBN | 9791130604428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12월 22일 | ||
쪽수 | 384쪽 | ||
크기 |
136 * 200
* 30
mm
|
||
총권수 | 1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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