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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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반타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8시간의 비행 동안 동현은 자신의 아버지가 기축옥사 때 외할아버지인 정여립과 함께 역적으로 몰려 목숨을 잃은 이진길이라고 주장하는 홍도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400여 년을 늙지 않고 살아왔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나 소설이라 생각하던 동현은 점점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운명과 마주하게 되는데…….
-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
작가정보
목차
- 사백서른세 살
여섯 살
한성
기축년 시월 초이틀
달빛에 그리운 그림자
변고
사정전
결론은… 아직 모른다
리진길
어딜 가시겠다는 건가?
지금 이순간
의문
이제 다 이루었다.
오라버니
붉은 제비부리댕기
회령성
뒤바꾼 운명
오카야마 성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정주
흉악무도한 도적떼
항아
그대로 죽어도
영영
바닷물이 깊다고들 하지만
김한빈
죄의 사하심을 믿으며
순교
현해환
얀
믿는다
이제 무슨 말이 필요하랴
심사평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세세한 사정까지는 잘 알지 못한다던 홍도가, 사백이십여 년 전 여서 살 배기 시절들을 거침없이 이야기 한다. 가능한가? 동현은 여섯 살 적 어느 봄날을 떠올려본다. _본문 31쪽
아직까지는 빈틈없는 완벽한 구성이다. 물론 자치기와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자치기 속내를 들여다보는 듯 묘사를 하기도 했다. 마치 전지적인 삼인칭작가 시점으로…. _본문 85쪽
1589년 음력 10월 27일, 군기시 앞에서 펼쳐졌던 정여립을 비롯한 역적들의 책형은 한마디로 이벤트였다. 지치고 굶주리고 칭얼거리는 백성들을 달래기 위해 주상전하이신 임금이 베푸는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용 빅 이벤트였고 페스티벌이었던 것이다. _본문 148쪽
“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아마도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계시지 않습니까?”
“예…….” _본문 280쪽
함경도 땅을 어슬렁대다가 북쪽 오랑캐가 쳐들어왔다 하여 전쟁터에서 베어죽고 찔러죽으러 남한선성으로 나섰더니 임금이 대신하여 땅바닥에 이마를 처박고 항복을 했다고 했다. 입에 칼을 물고 엎어져도 칼날이 부러졌고, 도적질에 패악질을 일삼아 곤장이라도 맞아 죽을라치면 나라에 경사가 있다면 사면령이 떨어졌다. 홍도는 죽을 수 없었다. _본문 288쪽
“홍도는, 처음 만나던 날 그대로인데…… 난, 이렇게 늙어버렸어…… 홍도…… 나중에, 먼 훗날 언제라도 날 다시 보게 된다면…… 내가 누구든지 간에 먼저 아는 척을 해줄래? 내가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꼭…….” _본문 365쪽
“기억은, 기억이란 게 항상 제멋대로입니다. 사람은 제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을 기억하기 마련이지요. 그러다보니 제가 기억한다고 모두 사실인 것만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제 기억 속에 남아 있으니 분명히 터무니없는 것들만도 또한 아닐 것입니다.” _본문 373쪽
출판사 서평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홍도』를 밤에 품지 마시라.
무엇에 홀린 기분으로 꿈과 같은 아침을 맞고 싶지 않다면. _정유정(소설가)
2013년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김대현의 『홍도』가 선정됐다. 총 138편의 응모작 가운데 ‘다른 응모작들을 압도하는 흡입력’,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역사에 대한 심오한 장악력’, ‘개인의 소소한 삶과 커다란 사회적 사건들을 적절히 배합하는 균형감각’, ‘역사의 갈림길을 휘몰이장단으로 몰아가는 서사가 생생하고 장대할 뿐 아니라, 오래 시간을 통과해온 두 인물의 정한 많은 사랑도 눈물겹다’ 등의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당선작으로 결정됐다.
『홍도』는 한 여인의 기구한 삶과 사랑이 역사의 모순과 부조리와 맞물려 펼쳐지는 작품이다. 소설은 영화감독 동현이 비행기 안에서 자신이 433살이라고 주장하는 홍도를 만나며 시작된다. 홍도의 말을 농담이나 소설로 받아들이던 동현은,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 등을 겪고 진주만, 암스테르담, 핀란드 등을 떠돌며 살아온 그녀의 삶과 사랑 속에 서서히 빠져든다. 늙지도 죽지도 않고 살아왔다는 홍도의 사랑과 이별, 희망과 절망은 반복되는 역사의 주요 사건들과 맞물려 동현이 가진 의문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헬싱키 반타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8시간의 비행 동안, 두 인물 사이에는 400년 넘는 세월과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오간다.
“내 네 년을 오독오독 씹어먹을 테다.” 역모 누명을 쓴 아비의 저승길을 조롱한 한 창기의 다리를 물어뜯으며 어린 홍도가 던진 독기어린 대사는 전율 같은 예감을 불렀다. 이 당돌하고 당찬 여자아이는 사백 년 시간을 달빛처럼 건너와서 세상을 제 치마폭으로 휘감아버릴 것이라고. 그러니 『홍도』를 밤에 품지 마시라. 무엇에 홀린 기분으로 꿈과 같은 아침을 맞고 싶지 않다면. 소름끼치는 추동력과 흡입력이 이 작가의 필살기이다! _정유정(소설가)
나는 당신을 400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1561년은 신유년이고 경진년은 1580년. 1580년생이시면 올해로… 433살?”
여자가 남자에게 눈길을 맞춘다.
“그렇다면 저는, 1986년 병인년에 태어나 올해로 겨우 27살인 김동현입니다.” _본문 중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역사에 대한 심오한 장악력과 압도적인 흡입력!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난설헌』,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제2회 수상작 『프린세스 바리』에 이어 『혼불』의 정신을 잇는 제3회 수상작으로 김대현의 『홍도』가 선정됐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무런 색채가 없는 수많은 문학상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유독 ‘혼불문학상’만이 그 색채와 특성, 그 진정성이 점점 더 진해져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할 만하며 또한 주목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심사평에서)
『홍도』는 한 여인의 기구한 삶과 사랑이 역사의 모순과 부조리와 맞물려 펼쳐지는 작품이다. 총 138편의 응모작 가운데 『홍도』는 ‘다른 응모작들을 압도하는 흡입력’,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역사에 대한 심오한 장악력’(심사평), ‘역사의 갈림길을 휘몰이장단으로 몰아가는 서사가 생생하고 장대할 뿐 아니라, 오래 시간을 통과해온 두 인물의 정한 많은 사랑도 눈물겹다’(박범신), ‘소름끼치는 추동력과 흡입력이 이 작가의 필살기이다’(정유정), ‘개인의 소소한 삶과 커다란 사회적 사건들을 적절히 배합하는 균형감각’(최재봉) 등의 평을 받으며 본심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당선됐다.
홍도, 그녀의 운명을 뒤흔든 세 번의 사랑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 일본, 진주만, 핀란드…
“기억은, 기억이란 게 항상 제멋대로입니다.
사람은 제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을 기억하기 마련이지요.
그러다보니 제가 기억한다고 모두 사실인 것만은 아닐 겁니다.” _본문 중
소설은 정여립에 대한 영화를 준비하던 27살 동현이 자신이 433살이라고 주장하는 홍도를 만나며 시작된다. 헬싱키 반타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8시간의 비행 동안, 동현은 자신이 정여립의 외손녀이며, 400여 년을 늙지 않고 살아왔다는 홍도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나 ‘소설’이라 생각하며 듣는다. 그러나 홍도의 미모와 엉뚱함에 반해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을 뿐인 동현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 생각이 드는 홍도의 이야기에 서서히 빠져든다.
홍도의 사랑과 이별, 희망과 절망은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 등 역사의 굵직한 사건과 맞물려 있다. 죽도 할아버지라고 불렀던 정여립에 대한 기억, 기축옥사 때 반역죄로 목숨을 잃은 아버지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함께 끌려간 원수(선조)의 딸 정주옹주 그리고 양반과 천민의 자식으로 만났지만,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자치기와의 운명적인 사랑과 이별까지. 동현은 홍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울고 웃으며 홍도가 애절하고 허무맹랑한 얘기를 마칠 때마다 생각한다. “궁금하다. 홍도는 과연 앞으로 어떤 상상을 펼칠 것인가?”(본문 중)
비행기 도착시간이 다가와도 동현은 홍도의 이야기에서 거짓을 밝혀내지 못했다. 홍도의 이야기는 영생을 얻은 이후로 이어진다. 죽은 이들과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는 홍도… 동현은 홍도의 이야기 속에서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동현은 8시간의 비행이 끝날 무렵,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운명과 마주하게 된다.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 조선, 일본, 진주만, 암스테르담, 핀란드… 그리고 마침내 돌아온 한국. 두 인물 사이에는 400년 넘는 세월과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오간다.
“바닷물이 깊다고들 하지만
내 그리움에는 반도 미치지 못하리라”
홍도는 죽지 않았다. 백 년이 지나고 이백 년이 지나도 홍도는 죽지 않았다.
기근이 들어 풀뿌리조차 말라 비틀어져 사람들이 다 죽어가도
홍도는 새벽녘 이슬 한 방울이면 죽지도 않았다. _본문 중
“이 허무맹랑한 얘기가 제발 사실이기를, 하는 심정으로 책장을 넘길 만큼 소설 『홍도』는 절실해서 좋다.”(이병천) “남녀 주인공들 성격만큼이나 호방하고 활달한 상상력으로 작가는 광활한 시공간을 자유롭게 주유한다.”(최재봉) 의뭉스런 홍도에게 천연덕스럽게 말을 붙이는 동현과 그런 동현의 마음을 휘어잡으며 길고긴 세월 속에서 슬픈 사랑을 끄집어내는 홍도 사이의 대화를 따라 읽어가다 보면, “이런 사랑이 이 현실에서도 분명히 실재한다고 믿는 작가의 우직한 진심”(하성란)을 느낄 수 있다.
『홍도』는 무엇보다 압도하는 흡입력을 갖추고 있었다. 아마도 이는 홍도라는 캐릭터가 발산해내는 매혹과 문제성에 기인할 것이고, 홍도를 아주 자연스럽게 홍도가 빛날 수 있는 역사적 순간에 가져다 놓을 수 있는 작가 특유의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역사에 대한 심오한 장악력에 그 뿌리가 있을 터이다.(류보선)
추천사
소설 『홍도』는 힘있게 읽힌다. 조선 중반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곡절 많은 역사의 갈림길을 휘몰이장단으로 몰아가는 서사가 생생하고 장대할 뿐 아니라, 오래 시간을 통과해온 두 인물의 정한 많은 사랑도 눈물겹다. 민족구성원인 우리 모두가 누대에 걸쳐 헤치고 나온 가시밭길의 신선한 재현이 아닐 수 없다. _박범신(심사위원장, 소설가)
이 허무맹랑한 얘기가 제발 사실이기를, 하는 심정으로 책장을 넘길 만큼 소설 『홍도』는 절실해서 좋다. “절실하니께 살아야제, 어쩌겠는가…” 하고 말하는 작중 인물의 독백처럼 이 소설의 도처에 보이는 절실함 하나쯤 얻어 가시기를 권해드린다. 절실함으로 모든 것을 견뎌냈다고 한다. 그게 홍도처럼 늙지 않고 죽지도 않으면서 무려 사백여 년을 버틸 수 있는 묘약이 된다. _이병천(소설가)
“내 네 년을 오독오독 씹어먹을 테다.” 역모 누명을 쓴 아비의 저승길을 조롱한 한 창기의 다리를 물어뜯으며 어린 홍도가 던진 독기어린 대사는 전율 같은 예감을 불렀다. 이 당돌하고 당찬 여자아이는 사백 년 시간을 달빛처럼 건너와서 세상을 제 치마폭으로 휘감아버릴 것이라고. 그러니 『홍도』를 밤에 품지 마시라. 무엇에 홀린 기분으로 꿈과 같은 아침을 맞고 싶지 않다면. 소름끼치는 추동력과 흡입력이 이 작가의 필살기이다! _정유정(소설가)
남녀 주인공들 성격만큼이나 호방하고 활달한 상상력으로 작가는 광활한 시공간을 자유롭게 주유한다. 퓨전사극 풍 터치에 윤회 전생하는 사랑 이야기라는 소재가 자칫 식상한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개인의 소소한 삶과 커다란 사회적 사건들을 적절히 배합하는 균형감각이 돋보인다. _최재봉(한겨레신문 기자)
사백여 년을 죽지 않고 살아 한눈에 자신의 연인을 알아보는 홍도라는 인물에 숨을 불어넣은 것은 근대까지 아우르는 작가의 꼼꼼한 역사 재현의 솜씨도 솜씨이지만, 무엇보다 소설의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작가의 신념이었다. 이런 사랑이 이 현실에서도 분명히 실재한다고 믿는 작가의 우직한 진심이었다. 결국 작가의 그 진심이 통했다. _하성란(소설가)
기본정보
ISBN | 9791130600390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9월 30일 |
쪽수 | 400쪽 |
크기 |
130 * 194
* 27
mm
/ 45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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