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분의 연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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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11.
#12.
#13.
#14.
#15.
#16.
#17.
#18.
#Epilogue.
#번외 - 그리고…….
#작가 후기
책 속으로
오후 7시, 애정이 일하는 카페는 점심시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반짝 벌이를 하는 작은 개인 매장이었기에, 퇴근시간이 지나면 거의 손님이 없었다. 더구나 오늘 같은 불금엔 간간이 테이크아웃을 해 나가는 사람들 외에는 매장에 앉아 머무는 사람도 드물었다.
한산한 틈을 타 바를 정리하는데 연회색 니트에 네이비색 피코트를 입은, 얼굴이 하얀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희고 보송보송한 피부와, 애교 있는 입술이 인상적인 귀여운 얼굴이었다.
‘올, 귀여운데?’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오.”
“내 후임이 여기 커피를 키핑해놨다고 하던데.”
‘너구나, 욘석. 이 구역 쓰레기가.’
상냥했던 애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적대감으로 물들자, 눈앞에 선 남자는 조금 당황한 표정이었다. 보조개가 생기도록 싱긋 웃더니 얼굴을 매만진다.
“내 얼굴에 뭐 묻었어요?”
“아, 아닙니다. 경흠이 선임분 되시나 봐요.”
“네, 경흠이가 내 이야기해요?”
“네, 아주…… 특별한 분이시라고.”
특별하다는 말에는 굉장히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특별히 멋있다, 특별히 소중하다. 그리고 특별히 월등하게 재수 없다. 애석하지만 눈앞에 선 남자의 특별함은 세 번째였다. 남다르게 재수 없다는 평가와는 달리 멀쩡하게 생긴 얼굴이 아쉬웠다. 차라리 세상 둘도 없는 추남이라면 구정물을 먹이는 데 죄책감이 좀 덜할 텐데 말이다.
“아, 연경흠이가 그럴 리 없는데. 특별하게 뒷담을 했나?”
남자가 입술을 끌어당겨 웃으며 예리하게 이야기한다. 애정은 표정을 숨길 수 없어 조금 더듬거린다.
“어, 에티오피아 구지 샤키소로 드릴까요? 매번 그걸 사가던데.”
“그건 낮에 마셨으니까. 케냐로 주세요.”
남자는 커피콩을 한번 슥 훑어보더니 케냐AA가 담긴 원두통을 손끝으로 톡톡 두드렸다.
애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원두통 뚜껑을 열어 콩을 덜자, 남자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앉아 계시면 자리로 가져다 드릴게요.”
“아니에요. 내가 커피에 관심이 좀 많아서. 구경 좀 할게요.”
‘아이, 이러시면 곤란하오만.’
애정이 어정쩡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바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일련의 행동들을 꼼꼼하게 지켜보기 시작했다. 애정은 경흠이 이야기를 하고 돌아갔을 때부터 미리 준비해둔 행주 빤 물을 포트에 옮겨 담아 끓이면서도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
“저기, 아가씨.”
“네?”
“그 물.”
애정이 흠칫 놀라서 포트 손잡이를 꼭 쥔다.
“왜요?”
“에버퓨어로 뽑은 거죠? 어때요, 저 정수기? 좋아요?”
남자는 바 한편에 정수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애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좋다고 대답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드립커피를 내리는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
“아가씨.”
“네?”
“역시 누가 보고 있으면 잘하던 것도 잘 안 되죠? 너무 떠시네.”
“아……. 네…….”
애정은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커피 잔을 남자 앞으로 건넨다.
달달달. 커피 잔이 요란하게 떨리자, 남자가 얼른 손을 뻗어 잔을 받았다. 힘줄이 돋은 손이 곱상한 얼굴과 다르게 제법 남자다웠다. 길고 가지런했는데, 손등에 제법 큰 흉터가 있어 외려 거친 느낌이 나는 묘한 손이었다.
남자는 도와주듯 커피 잔을 받았지만 그의 손에서도 어김없이 잔은 흔들렸다. 얼핏 손을 조금 떠는 것 같았다. 그 묘한 진동이 이상하게 남자의 매력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얼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슬그머니 약한 듯한 그 떨림이.
애정은 사지말단 부위에 매력을 느끼는 타입이었다. 그것도 흠 잡을 것 없이 반듯한 것보다는 고생이나, 세월의 흔적, 혹은 아픔이 담긴 사연 있는 손과 발을 좋아했다. 애정이 유심히 남자의 손을 들여다보자 남자가 민망한 듯 웃는다.
“뭘 그렇게 봐요? 내 손 잡고 싶어요?”
“네? 아닌데요!”
애정은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빽 질렀다. 남자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커피 잔을 들어 향기를 음미한다.
‘5. 4. 3. 2. 1.’
향기를 한껏 맡은 남자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입술을 축이고 입맛을 다시는 모습이 보였다. 좋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는 남자의 얼굴을 보면서 애정은 긴장했다.
“음, 저기요.”
“네?”
“이거 로스팅 매장에서 직접 해요?”
“네, 직접 합니다. 사장님께서.”
“그래요? 낮에 마신 에티오피아도 사장님께서 직접 하셨어요?”
“아, 그건. 그건 제가 했어요.”
“음, 그렇구나.”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커피 잔을 내려놓는다. 애정을 올려다보며 싱긋 웃는 모습이 퍽 다정했다. 분명히 빌어먹을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 못하게 자상한 눈빛이 당황스러웠다. 애정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라 어정쩡하게 웃었다.
“커피 좋아해요
출판사 서평
애가 타도록 당신이 좋다.
더 많은 착한 일을 하고 싶게 만드는 당신이 좋다.
바리스타 이애정. 친구 연경흠의 간절한 부탁으로
그의 악마 같은 상사 서진석의 커피에 장난을 쳤다가 딱 걸리고 만다!
꼼짝없이 약점이 잡힌 애정은
진석의 카페 ‘클린트’의 오픈을 도와주는 신세가 되고,
진석은 그녀를 들볶는 것이 짜릿할 만큼 재미있다.
그런데 갈수록 이애정이 예뻐 보이는 일이 벌어지는데…….
“이애정, 너 누가 이렇게 예쁘게 하고 다니라고 했어?”
“아……. 이거 새 옷이에요. 예쁘죠?”
“누구 보여주려고?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애정은 원피스 밑단 플레어스커트 자락을 손으로 잡으면서 방실거린다.
“나한테 잘 보이려고.”
“뭐?”
“내가 나한테 잘 보이려고. 그래야 앞으로도 씩씩하게 잘 살아내지.”
기본정보
ISBN | 9791130009803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7월 19일 |
쪽수 | 416쪽 |
크기 |
129 * 187
* 25
mm
/ 433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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