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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업자에게 공사장을 관리하는 야쿠자를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반만 합법인 이른바 '건설 컨설턴트' 니노미야 케이스케, 뼛속까지 건달이자 ‘츤데레 패션리더 야쿠자’ 구와바라는 서로 묘하게 머리와 몸을 나누어 쓰며 여러 사건에 얽히고설키고 어쩌다가 결국 해결해내곤 한다. 이 문제적 파트너가 이번에는 일본의 심장부 도쿄로 뛰어든다. 사건은 일본 불교 계파 가운데 하나인 전법종의 보물 에카이 성인 그림전이 밖으로 나오면서 시작된다.
전법종에서 흘러나온 어음을 회수해야 하는 야쿠자 구와바라는 그림전을 담보로 돈을 되찾으려고 나선다. 마침 그 그림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니노미야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모신 절의 주지라는 사실을 안 구와바라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니노미야를 끌어들이고, 다시는 구와바라와 엮이고 싶지 않았던 니노미야는 또다시 파란만장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냉혹한 세계를 다루면서도 저변에 깔린 인간미와 일상 속의 웃음을 놓치지 않는 작품이다.
작가정보
저자 구로카와 히로유키(?川博行)는 1949년 일본 에희메현(愛媛?) 출생. 교토시립예술대학 미술학부 조각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던 중, 1983년 『두 번의 이별(二度のお別れ)』로 제1회 산토리미스터리대상 가작에 선발됐다. 이듬해인 1984년 같은 작품으로 소설가 데뷔,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TV도쿄에서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후나코시 에이이치로(船越英一?) 주연의 TV 드라마 《수요 미스터리9》의 인기 시리즈 〈형사 요시나가 세이치 눈물의 사건부刑事吉永誠一〉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1986년 『캐츠아이 굴렀다』로 제4회 산토리미스터리대상을, 1996년 『카운트 플랜』으로 제4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카운트 플랜』,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 『분부쿠차가마』, 『국경』, 『악과』로 총 다섯 번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2014년, 니노미야 시리즈 가운데 『파문』으로 마침내 151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역자 민경욱은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 회사에 근무하며 1999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으며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일본 문화 블로그 ‘분카무라(www.tojapan.co.kr)’로 일본 마니아들과 교류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첫사랑 온천』 『여자는 두 번 떠난다』, 히가시노 게이고 『11문자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백마산장살인사건』 『아름다운 흉기』 『몽환화』, 이케이도 준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사카 고타로 『SOS 원숭이』 『바이, 바이, 블랙버드』, 누마타 마호카루 『유리고코로』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핸드메이드 레시피』, 이시카와 나오키 『최후의 모험가』, 야마자키 료 『커뮤니티 디자인』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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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지금까지 구와바라 때문에 얼마나 지독한 일을 당했나. 중국 국경의 두만강에서 북조선 경비대의 총격을 받았고 히사기미쿠니의 맨션 건설현장에서 공사현장 지하 갱에 파묻힐 뻔했다. 구와바라와 적대 관계인 야쿠자에게 감금되어 얻어터진 일도 한두 번이 아니다. 건드리지 않으면 재앙은 없다. 요컨대 불이 떨어지고 땅이 갈라진다고 해도 구와바라에게 접근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 본문 38p에서
구와바라는 창가 소파에 앉아 다리를 있는 대로 벌리고 있다.
“몇 시여?” 구와바라가 노려보며 묻는다.
“이제 막 2시가 됐네요.” 벽시계를 봤다.
“고바에게 말은 했겄제. 시간과 장소.”
“팩스로 여기 지도를 보냈어요.”
구와바라의 건너편에 앉았다.
“오늘 복장은 아주 세련되었네요.”
밝은 회색, 글렌체크 양복에 스모크블루 클레릭 셔츠, 짙은 파란색 도트 타이. 화려한데다 허세가 가득하다. 그렇다고 취향이 형편없다는 말은 못한다.
“야쿠자는 말이야, 스타여.”
구와바라가 건성으로 말한다.
“불량소년의 귀감이 되어야제.”
이 남자가 귀감이라면 일본 불량소년에게 미래는 없다.
- 본문 42p에서
지금도 당시 일은 또렷이 기억하는데 “야쿠자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이상하게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야쿠자가 사회악이라고 결정 내린 적도 없지만 생업의 하나라고 가볍게 생각한 적도 없다. 다만 막연하게나마 이대로 가족 셋이 계속 살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반년이 지나 다카유키가 돌아왔을 때는 마치 남처럼 느껴졌다.
- 본문 59p에서
“우에교사뿐만 아니라 큰 절에 있는 낡은 그림이나 걸개, 두루마리는 말여, 벌레 먹은 흔적이나 얼룩 하나까정 진짜와 똑같은 것을 화가한티 그리게 해서 전시하는 경우가 많다는구마이. 진짜는 공조 시스템이 완비된 수장고에 숨개두고, 모사한 가짜를 신자나 관광객에게 보여준다는 거여.”
“그래요? 문화재 보호네요.”
“뭐시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여쌌고 지랄이여! 나는 열 받아 죽겄는디. 우리덜은 속아부렀시야.”
우리들…? 농담 하나. 내가 언제부터 당신 파트너였냐고! 속은 것은 당신 혼자고 나하고는 관계없어. 그런 식으로 들러붙지 좀 마?. …라고 생각했지만 입 밖으로는 내지 않는다.
- 본문 64p에서
“구와바라 씨 이름이 나오는 순간 무서워하던데요.”
“내 드높은 명성은 오사카에 퍼져 있은게.”
“드높은 명성이라…. 어떤 글자를 쓰십니까?”
“너는 참말로 교육이 부족허당게. 번개 할 때 뢰(雷)와 목숨 명(命) 자를 쓰제.”
“번개에 목숨이 있나요?”
“아주 짧은 순간. 생명과 목숨을 바꾸는 푸른 불빛. 고것이 남자의 삶이제.”
본문 162p에서
출판사 서평
Cool한 이야기꾼 구로카와 히로유키의 2014년 나오키상 수상작 『파문』,
그 시작이 된 ‘니노미야 시리즈’. 그 마지막 한국어 번역판을 만난다!
2014년 7월, 151회 나오키 문학상에서 『파문』을 통해 수상의 영광을 안은 작가 구로카와 히로유키의 ‘니노미야 시리즈’, 그 마지막 한국어 번역판 『파트너』가 출간되었다. 눈앞에서 보는 듯 생생하고 현실적인 상황 설정, 개성 뚜렷하지만 친근하고 미워할 수 없는 인물 묘사로 독자를 사로잡는 ‘츤데레’ 이야기꾼 구로카와 히로유키. 『파트너』를 포함한 '니노미야 시리즈'에 해당하는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 『국경』, 『악과』, 『파문』 모두 나오키상 후보에 가장 먼저 거론되어 그 작품의 완성도를 입증받았고, 그 가운데 『파문』이 마침내 나오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서로 싫어하고 구박하면서도 결코 헤어지지 못하는 니노미야와 야쿠자 구와바라. 두 좌충우돌 파트너가 펼치는 코믹 액션 누아르가 또다시 독자를 사로잡는다!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왜 자꾸 엮이는 것인가!
두 문제적 남자의 하드보일드 코믹 액션 누아르
해체업자에게 공사장을 관리하는 야쿠자를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반만 합법인 이른바 '건설 컨설턴트' 니노미야 케이스케, 뼛속까지 건달이자 ‘츤데레 패션리더 야쿠자’ 구와바라는 서로 묘하게 머리와 몸을 나누어 쓰며 여러 사건에 얽히고설키고 어쩌다가 결국 해결해내곤 한다. 이 문제적 파트너가 이번에는 일본의 심장부 도쿄로 뛰어든다.
사건은 일본 불교 계파 가운데 하나인 전법종의 보물 에카이 성인 그림전이 밖으로 나오면서 시작된다. 전법종에서 흘러나온 어음을 회수해야 하는 야쿠자 구와바라는 그림전을 담보로 돈을 되찾으려고 나선다. 마침 그 그림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니노미야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모신 절의 주지라는 사실을 안 구와바라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니노미야를 끌어들이고, 다시는 구와바라와 엮이고 싶지 않았던 니노미야는 또다시 파란만장한 사건에 휘말린다.
하지만 당하는 것도 한두 번. 이제 니노미야도 만만치 않다. 대놓고 제 몫을 요구하고 난제가 쌓일수록 몫을 높여달라고 요구한다. 또 구와바라 앞에서 서슴지 않고 깐죽대고, 구와바라가 경비를 펑펑 쓰도록 유도하며 놀고 즐기려고 시도한다. 말의 수위도 훨씬 높아져 위험을 넘나든다. 그러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구와바라를 찾고, 늘 툴툴대고 니노미야를 무시하면서도 구와바라 또한 어김없이 나타나 순식간에 상대를 해치우며 니노미야를 구해낸다. 그러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니노미야에게 미운 말을 던지고 괴롭히고 이용해 먹는다. 서로 싫어하고 구박하고 무시하면서도 서로를 늘 필요로 하는, 미운 정으로 얽힌 사내들이 만들어내는 재미와 카타르시스가 여전하다.
바로 오늘, 우리 동네에서 만난 듯 생생한 인물군상
현실을 묘사하며 은근슬쩍 사회를 비판하는 능청의 마력
이야기가 네 번째에 이르자 니노미야와 구와바라는 더더욱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만담에 가까운 말씨름도 재미를 더하는 데서 나아가 완전히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도쿄를 비롯해 나고야, 나라, 교토를 잇는 일본의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벌어지는 『파트너』에서는, 유명한 불교 종단의 비리에 끼어들어 한몫을 챙기려는 구와바라를 니노미야도 적극적으로 거들며 나선다. 구로카와 히로유키는 플롯을 먼저 짠 뒤 인물의 동선을 배치하고 그 뒤 세부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끼워 넣는다. 영화나 미술이 탄생하는 과정과도 비슷한데,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했던 작가의 독특한 이력을 상기시킨다.
구로카와 히로유키는 전면으로 드러내놓지는 않지만, 늘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과 그에 얽힌 다양한 인간군상을 담아냈다. 전작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에서는 폐기물 처리장 유치사업을 둘러싸고 종합건설사, 토건업자, 컨설턴트, 부동산업자, 투기꾼, 지방의원, 야쿠자들까지, 물욕에 눈이 벌개진 인물들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악당』에서는 거대 운송회사와 정계 비리를 중심 사건으로 해 니노미야 콤비의 고군분투기가 펼쳐진다. 이번에는 일본 불교의 타락상을 그려낸다. 일본 불교는 우리나라 교회와 마찬가지로 사적 재산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각 절은 주지가 실제 주인이고 주지 자리는 아들에게 물려준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비리 가운데 한몫 챙기려고 뛰어드는 니노미야와 구와바라 역시 계산적인 속물이긴 마찬가지다. 돈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지만 어리숙하고 개성 뚜렷한 다양한 등장인물의 모습과 개성을 통해 작가는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냉혹한 세계를 다루면서도 저변에 깔린 인간미와 일상 속의 웃음을 놓치지 않는다.
타락한 경찰, 야쿠자 부조장, 묘한 매력을 지닌 미인이지만 비밀스러운 화상, 야쿠자 전문 치료 담당인 괴짜 의사까지, 적이든 동지든 주변 인물들도 하나하나 실제 인물처럼 생생히 살아있다.
“너, 내가 싫으냐?”
“아니, 좋아합니다. 가끔은요.”
“나는 니가 싫어야.”
“아, 네네. 그러시군요.”
작가 구로카와 히로유키는 서사와 캐릭터의 개성이 분명한 이야기 사이에 코믹한 상황 설정을 능수능란하게 삽입하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속도감과 스릴 등 실감나는 재미도 겸비해, 특히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 가능한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는 그의 소설 중 『형사 요시나가 세이치 눈물의 사건부』는 일본 TV도쿄에서 후나코시 에이이치로 주연의 TV 드라마 《수요 미스터리9》의 인기 시리즈로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황당하면서도 결국 유쾌한 폭소를 터뜨리게 만드는, 미워할 수 없는 속물 파트너 니노미야와 구와바라. 마치 첩보 영화의 주인공처럼 속도감 있게 도쿄와 오사카를 동분서주하는 액션 활극, 그리고 야쿠자 구와바라의 사투리와 뻔뻔한 유머가 뒤섞여, 벽돌 같은 책장이 순식간에 넘어가는 기묘한 경험을 독자들은 다시 한 번 만끽하게 될 것이다.
"라이벌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구로카와 히로유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구로카와 히로유키는 요즘 젊은 작가와 달리 작품과 등장인물에 대한 자질구레한 설명을 일절 늘어놓지 않는다. 때문에 그의 소설이 이처럼 잘 읽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점이 구로카와를 평범하지 않은 작가로 만든 힘이다.
그동안 총 다섯 차례 후보에 오른 작가는 매번 높은 평가를 받고도 간발의 차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오사카를 거점으로 끊임없이 같은 주제를 다루는 작가로서의 인내력과 소설가의 혼이 심사위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드디어 오사카 최고의 작가에게 봄이 찾아왔다.
- 151회(2014년) 나오키상 심사평
“시의적절하면서도 새로운 소재, 우선 그 점에 감탄했다. 그리고 콤비가 얽히는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 둘의 호흡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만하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 미스터리의 골격을 제대로 갖추고 긴장감을 자아낸다는 점을 높이 산다.”
- 다나베 세이코(田?聖子,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원작자)
“간사이 사투리의 템포가 좋아 문장에 독특한 리듬감이 있다.”
-와타나베 준이치(渡?淳一, 소설 『실락원』 저자)
“흥미진진, 단번에 읽어버렸다. 이야기의 무대를 정직하게 그려낸 점에 힘이 있다. 이 사람 역시 재능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츠키 히로유키(五木?之, 소설 『청춘의 문』 저자)
기본정보
ISBN | 9791129700353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10월 20일 |
쪽수 | 640쪽 |
크기 |
139 * 211
* 46
mm
/ 78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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