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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시작하며
현대사회
인간의 삶
질문과 신호
자유와 자기이야기
모순과 세신감
책 속으로
그럼에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여기에, 통상 약 두 시간 정도 분량의 특강 내용을 일별해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내놓습니다. 그동안 제가 학교 바깥에서 만난 이들의 대부분은 청소년이나 직장인, 혹은 인문학에 대해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어르신 등이었습니다. 이 책은 우선 그 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8p
산업사회의 특징은 한 마디로 ‘대량생산 대량소비’였습니다. ...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된 것이 비단 자동차나 세탁기, 옷이나 우유 같은 것뿐이었을까요. 지난 시대를 돌이켜보면 가장 대량으로 생산되고 대량으로 소비된 것은 다름 아닌 새로운 유형의 인간들, 다름 아닌 우리들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13p
공장에서 하듯, 2년 혹은 4년짜리 교육과정을 촘촘하게 계산해서 미리 만들어두고 상업학교나 공업학교 또는 전문대학이나 대학원 등에서 나름의 용도에 맞게 효율적으로 아이들을 훈련시킨 다음 사회로 내보냅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과 비슷한 양상입니다. 국가나 사회는 자격증이나 학위 같은 면허를 통해 이들의 품질(?)을 보증해줍니다. 산업사회의 사람들은 이 보증을 받기 위해 어릴 때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다그치며 살게 됩니다. -15p
옆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다 알고 지내던 옛날 혹은 시골의 작은 공동체 사회에서는 왕이 누가 되고, 대통령이 누가 되고, 또 사회에 무슨 변화가 생기든 당장 자기의 일상생활에까지 그 영향이 전해오는 일은 적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나비의 날갯짓 같은 작은 변화라도, 사회의 변화는 우리들 하루하루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나 자신의 제대로 된 삶을 위해서라도 사회의 변화를 읽는 능력이 필요해졌다는 얘기입니다. -17p
하지만 그 자체로는 쓰레기에 다름 아닐 이 정보들은 어떤 나름의 관점과 경험, 혹은 감성을 중심으로 편집되었을 때 완전히 다른 가치를 갖게 됩니다. 파편화된 하나하나의 우리들이 어떤 이유를 중심으로 함께 할 때 완전히 다른 힘을 갖게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20p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산업사회에서는 사회 변화의 흐름이 덩어리 단위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지만 정보사회에서는 개별성의 가치가 증가하면서 그만큼 돌발적이거나 우연적인 상황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기업이나 사회는 이렇게 증가한 불안요소를 직접 부담하지 않고 아래로 전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죠. 다시 말해 기업이나 사회가 원하는 창의적 인재는 예전과는 달라진 훨씬 엄혹한 상황에서 그럼에도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는 인재라는 겁니다. ... 기업이나 사회가 점점 더 책임지지 않고 그 위험부담을 아래로 전가할 때, 아래에서 실무를 책임진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창의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는 사회가 됩니다. -25p
제가 학생들에게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꿈과 현실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입니다. 이분법에 익숙하니까 나오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꿈과 현실이 서로 대립하는, 상극의 관계라고 전제하면 이런 질문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꿈과 현실은 상극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보완해주는 상보적 관계라고 보는 게 나을 겁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실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갑니다. 우리의 관념 속에서 세계는 상극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실제 세계는 대체로 상보적 관계로 이루어져있습니다. -55p
역사가 진보한다는 말의 의미도 여기에 있습니다. 진보라는 개념을 믿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관점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단 역사가 진보한다는 가정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이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가 조금이나마 진보한다는 말은, 그만큼 사회구성원 각자의 자유의지가 구현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성별이나 세대, 가난, 장애, 혹은 인종 같은 이런저런 이유로 차별받는 일 없이 모두가 저마다의 자유의지를 구현할 수 있고 또 그럴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된 사회, 그런 사회야말로 역사의 진보가 최종적으로 꿈꾸는 사회의 모습일 겁니다. -67p
매일매일 온갖 비극과 추악한 일, 선정적인 자극 등이 펼쳐지는 대도시이지만 그럴수록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들만이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 마침내 제대로 된 시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로 이해해보면 어떨까요. 자기 이야기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사회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와 건강한 비판 능력도 바로 여기서 출발합니다. 이 기반이 없는 참여나 비판은 잘난 체이거나 일회용에 그칠 가능성이 크죠. 요컨대, 자기 자신의 삶에 충실하지 않으면서 건강한 시민이 될 수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79p
출판사 서평
자기이야기와 세신감,
한 나절 동안 떠나는 인문학 산책
철학에세이 〈소년의 철학〉과 사회학에세이 〈록킹 소사이어티〉의 저자이자 대학에서 문화사회학을 8년째 강의하고 있는 저자가 수년 간 여러 기관 및 단체에서 특강 형식으로 만난 청소년, 직장인, 마을 어르신 등 이제 막 인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5개의 키워드로 묶었다. 현대사회, 인간의 삶, 질문과 신호, 자유와 자기 이야기, 그리고 모순과 세신감이라는 키워드로 나누어 독자들이 한나절 정도 가볍게 읽음으로써 인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향후 보다 깊이 있는 사유로 이어갈 수 있도록 유도했다. 우선 20세기 산업사회와는 달라진 지금 우리의 현대사회에 대해 소개한다. 또 인간은 어떤 존재이고 왜 사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거쳐 자유로운 삶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서 질문과 신호, 그리고 자기이야기를 제안한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서 출발해 마침내 모두가 각자의 자유의지를 구현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인문적’ 삶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특히 어느 때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대사회에서 제대로 된 인문적 성숙을 위해서는 흔히 말하는 인문학의 기본인 문학, 역사, 철학에 더해 사회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불안요소와 위험요인이 급증하고 있는 시대에 나름의 중심을 잡고 나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고민해볼 문제들은 무엇일지 가벼운 형식과 쉬운 언어로 정리했다.
현대사회와 인간, 모순과 자유
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초대장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대라지만 청소년이나 직장인 등을 위한 입문서는 많지 않다. 학교에서는 인문학이 쓸모없는 취급을 당하지만 학교 바깥에서는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며 금과옥조로 떠받들어지는 기현상 속에서 전문가들의 언어로 쓰인 책은 막상 몇 페이지 읽지 못하고 지치게 되는 때도 많다. 또 서구 이론이나 개념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추상적 접근이 많아 이제 막 인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청소년이나 직장인들의 접근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대학 강의 외에도 방송, 출판, 문화기획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어떻게 새로운 분야와 만나게 되는지 관심을 기울여 온 저자는, 이 책에서도 최대한 경직된 틀을 벗어던지고 가벼운 형식을 통해 인문학 입문자를 위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분량과 형식은 대중적이고 가볍지만 그 내용은 이론과 개념의 차원을 넘어서는 풍부한 함의를 담고 있어 독자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고 인식의 폭을 확장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 책속으로 추가 }
하지만 이런 엉망진창, 모순투성이의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하고, 무언가를 표현하려 하며 마침내 희망을 노래합니다. 저는 이것을 세신감(世信感)이라고 표현합니다. 제가 만들어낸 말인데 말하자면 자신감이 스스로를 믿는 느낌이라면, 세신감은 세상을 믿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엉망진창인 세상을 믿으라니 역시 모순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만 말 그대로입니다. -93p
기본정보
ISBN | 9788998937331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6월 20일 |
쪽수 | 94쪽 |
크기 |
125 * 200
* 12
mm
/ 150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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